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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윤리 위반으로 비판을 받는 ‘클로즈업 현대’는 NHK가 20년이 넘게 방송하고 있는 NHK의 대표 시사보도 프로그램이다. ‘클로즈업 현대’ 홈페이지.


지난 11월 6일, 일본 방송윤리/프로그램향상기구(BPO)는 올 상반기 문제가 됐던 NHK의 시사프로그램 ‘클로즈업 현대’의 ‘출자사기’ 편에 대한 위원회 결정을 발표했다.

발표된 의견서에서 위원회는 중대한 “방송윤리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함과 동시에, 이 프로그램과 관련해 여당 조사회가 방송사 관계자를 불러 사정청취를 한 데 대해 방송법이 보장하는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이례적으로 정치권을 비판했다.

이러한 BPO의 지적에 여당 자민당 측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일본 정부의 언론 개입이 다시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방송윤리기구, “NHK 방송윤리 위반”

NHK가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7시 30분부터 약 30분간 방송하는 ‘클로즈업 현대’는 지난 1993년 첫 방송 이래, 20년 넘게 장수하고 있는 NHK의 대표 시사보도 프로그램이다.

2014년 5월에 방송된 “추적 ‘출자사기’-표적이 되는 종교법인” 편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종교법인이 다중채무자를 출가하게 해 호적상 이름을 바꿔 주택 대출 사기의 온상이 되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프로그램이 방송된 지 10개월 후, 문제가 불거졌다. 방송 중에 출자사기 브로커로 소개된 인물이 “나는 브로커가 아니라, 기자가 브로커를 연기하도록 의뢰했다”고 주간지에 폭로하고, 지난 4월 1일 NHK에 정정방송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방송 내용조작 의혹이 떠오른 것이다. 이에, NHK는 4월 3일 사내에 자체적으로 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프로그램 관계자를 조사한 뒤 지난 4월 9일에 중간보고서를, 28일에 최종보고서를 발표해 “과도한 연출”과 “실제 취재 과정과 동떨어진 편집”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한편, “사실의 날조로 이어지는 소위 ‘조작’은 없었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한편, NHK의 자체 조사와는 별개로 방송 윤리관련 사안을 검토하는 방송윤리/프로그램향상기구(BPO)도 관련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 2003년, NHK와 민방 각 사의 합의에 의해 설립된 제3자기구인 BPO는 방송윤리검증위원회, 청소년위원회, 방송인권위원회 등 3개 위원회로 구성돼 있고, 각 위원회 및 평의원회는 방송 사업자 임직원 이외의 인사로 선임된다.

문제가 된 방송 내용과 관련해B PO는 ‘클로즈업 현대’의 해당 방송분과 함께 이 방송의 바탕이 된 간사이 지역방송의 ‘간사이 열시선’(2014년 4월 방송)도 심의 대상에 포함하고, NHK 관계자뿐 아니라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브로커, 다중채무자와의 면담을 통해 방송 내용과 제작 과정을 검증했다.

그 결과 11월 6일에 발표된 의견서에서는 대상이 된 두 편의 방송과 관련해, “정보 제공자에 의존한 안이한 취재” 및 “보도 프로그램에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난 표현”으로 인해, 정확성이 현저하게 결여된 정보를 전달했다며 “중대한 방송윤리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정부의 방송 자율성 침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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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작 논란이 있었던 NHK 프로그램에 대해 방송윤리/프로그램향상기구(BPO)는 “중대한 방송윤리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동시에 여당 조사회가 방송사 관계자를 불러 사정청취를 한 것은 방송법이 보장하는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정치권을 비판했다. 조사 의견서를 발표하는 BPO의 기자회견 모습. / 사진 출처: NHK 뉴스워치9 화면 캡처. 필자 제공


그런데 이번 위원회 의견서의 경우 프로그램 자체의 내용뿐 아니라 방송의 자율성에 대한 유감을 보고서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 표명했는데, 이로 인해 문제가 정치권으로 확산됐다.

조작 의혹이 제기되고 NHK의 중간보고서가 발표된 이후인 4월 17일 자민당의 정보통신전략위원회는 NHK 경영 간부를 불러 사정청취를 실시했고, NHK의 최종 보고서가 발표된 4월 28일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이 프로그램에 대해 서면으로 엄중주의를 내렸다.

방송 내용을 문제 삼아 총무성이 문서로 엄중주의를 내린 것은 2009년 이후, 총무상 명의로 엄중주의가 주어진 것은 200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며, BPO는 NHK의 보고서가 발표된 당일, 겨우 몇 시간 만에 엄중주의가 내려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총무상은 엄중주의 처분의 이유를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보도 및 자체 프로그램 기준에 저촉되는 내용이 방송됐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방송법상의 “사실을 왜곡하지 않을 것”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BPO는 의견서에서 이러한 조항은 방송 사업자의 자체 규제를 위한 ‘윤리 규범’이며, 총무상이 개별 프로그램의 내용에 개입하는 근거는 될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박했다.

또 방송법에 규정된 ‘방송의 불편부당’ ‘진실’ ‘자율’ 등의 원칙을 지켜야 하는 것은 정부 등의 공권력이고, 이들 조항은 정부가 방송에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존재한다며, 정부가 방송법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위원회는 “방송의 자유와 자율성을 지키면서 방송 프로그램의 적절성을 담보하기 위해, 방송 내용에 관해서는 국가나 정치가가 간섭할 것이 아니라, 방송 사업자의 자기규율 및B PO를 통한 자주적인 검증에 맡기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을 정부 및 관계자에게 강력히 요구”했다.

위원회 결정 발표와 함께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BPO 방송윤리검증위원회의 가와바타 요시하루 위원장은 “정부, 그것도 방송행정의 허가권을 갖고 있는 총무상이 지도를 내리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며, “방송법에는 정부 여당이 방송 내용에 간섭할 수 없도록 정해져 있는데 압력을 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BPO의 지적에 대해 정부 여당 측에서는 반발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다카이치 총무상은 BPO 발표가 있던 당일 담화문을 내고 NHK에 대한 행정지도에 관해, “방송 내용이 방송법에 저촉된다고 인정했기 때문에 방송법을 소관하는 입장에서 필요한 대응을 취했다”고 설명하고, “NHK는 공영방송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깊이 인식하고 방송법, 프로그램 기준 등을 준수하고 철저히 실행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1월 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총무상의 엄중주의 처분과 관련해 “방송을 소관하는 입장에서 필요한 대응을 취한 것”이라 밝혔다.

또, “BPO는 방송을 편집할 때 지켜야 할 준수사항을 단순한 윤리 규범이라고 해석하고 있다”며 오히려 “BPO가 방송법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 간사장도 “보도의 자유가 있으니 조작에 대해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좋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하고 향후 비슷한 문제로 NHK나 민방간부를 호출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다음날인 10일 아베 총리 역시 방송법 조항은 “단순한 윤리 규범이 아닌 법규이며, 법규에 위반하기 때문에 해당 관청이 법에 입각해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방송법의 ‘불편부당’ 등이 윤리 규범에 해당한다는 BPO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고, 자민당 조사회의 사정청취가 정권의 압력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NHK 예산을 승인할 책임이 있는 국회의원이 사실 왜곡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무상도 10일 기자회견에서 필요한 대응이었다고 재차 반론하며 “구체적인 재발 방지 태세를 만들어 달라는 강한 마음에서 서둘러 행정지도 문서를 작성했으며, 졸속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언론계, “언론 탄압” 우려 목소리 

여당의 이러한 반응에 야당과 언론계는 BPO의 견해를 지지하며 정부 여당을 비판했다.

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간사장은 9일, “문제가 있으면 BPO가 시정하는 것이 보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기본자세”라며 “정부나 여당은 부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보도에 대해 억압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노우에 히로시 일본민간방송연맹(민방련) 회장은, 10일 열린 민방련 주최 행사의 인사말에서 “공권력으로부터 독립해 방송계가 자주적으로 설치한 제 3자기관이라는 현재의 형태가 최선”이라며 BPO를 옹호하고, 보도 외압에 대해 “방송 사업자는 방송법과 자체적으로 규정한 방송기준에 기반해 자주적으로 판단해 방송한다”며 “취재, 보도의 자유를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을 확인해 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노우에 회장은 19일의 정례기자회견에서도 총무성의 행정지도와 자민당의 사정청취를 비판했다.

일본민간방송노동조합연합회도 정부 여당의 반론에 대해 “BPO에 대한 권력의 과잉반응이야말로 정치 압력”이라고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사히 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중도-진보계 일간지도 BPO의 비판을 지지하는 내용의 사설 및 기고문을 내고 가와바타 위원장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는 등, 현정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언론의 자유문제에 주목하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보수계열인 요미우리 신문이 BPO의 정부 비판을 상대적으로 축소해 보도하고 있는 점은 흥미롭다.

언론에 대한 아베 정권의 외압 의혹은 지난해부터 거의 끊이지 않다시피 계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연초에는 뉴스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출연자가 정권의 외압을 생방송에서 폭로하면서 방송사 간부가 자민당의 사정청취에 불려가는 사건이 있었다.

6월에는 오키나와 미군기지 문제가 난항을 겪자 자민당 내 ‘문화예술간담회’가 오키나와 지역신문의 보도를 문제 삼으며 “오키나와의 신문사를 망하게 하자” “매스컴을 손보려면 광고 수입을 없애는게 최고다”는 등의 망언을 퍼부어 오키나와의 신문사가 언론 탄압이라며 항의성명을 내는 등 논란이 됐다.

이번에 정권의 언론 개입을 강도 높게 비난한 BPO에 대해서도 정권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일각에서는 BPO를 해체하고 정권이 관여하기 쉬운 조직으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설도 있다(아사히신문 11월 7일 보도).

민방련 이노우에 회장이 인사말에서 BPO 조직구성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난 연말의 중의원 선거에서 아베 정권은 특정 정보보호법 강행 통과가 논란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을 큰 차이로 이기고 정권 연장에 성공했다.

언론에 대한 탄압과 안보법제 강행 통과 등 논란이 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배경에는 이처럼 선거에서 대승을 거뒀던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내년 7월에는 참의원 선거가 실시된다.

안보법제 강행 통과로 정권에 대한 비판이 높아진 지금, 선거 결과를 통해 아베 정권의 폭주에 제동을 걸수 있을지 초점이 되고 있다.

곽선영
도쿄대학 대학원 학제정보학부 박사과정


참고문헌

NHK総合テレビ‘クローズアップ現代-出家詐欺’報道に関する意見, http://www.bpo.gr.jp/?p=8322&meta_key=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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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정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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