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_ flickr by Les Chatfield



책을 읽겠다고 결심을 한 후 막상 책을 읽으려고 하면 읽어야 할 책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세계가 펼쳐지는 것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 수 없지만 읽어야 할 책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에 더 큽니다. 대형 서점에만 가 봐도 사람들로 가득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여러 매체를 통해 나오는데 대형 서점에만 가보면 이런 말이 정말일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많은사람들이 책을 고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주말에 나가보면 서점 가득히 사람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어서 움직이기도 힘들고 부화뇌동해서 책을 고르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인터넷 서점을 통해 책을 구매하지만 역시나 직접 서점에서 책을 대략적으로라도 보면서 어떤 내용인지 확인한 후에 책을 선택하는 것만큼 확실하고도 안전한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개중에는 서점에 앉아 책을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읽는 분들도 있습니다. 뜻밖에 이런 분들이 많고 그런 분들이 자주 그런 행위(??)를 하므로 서로가 눈인사도 할 정도라고 합니다. 보고 싶은 책은 많고 가진 돈은 적다보니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책 읽기가 아닌가 합니다. 서점 측에서도 딱히 무엇이라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너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책을 선택하는 사람들까지 방해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안 좋게 생각합니다. 자신 말고 타인들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부족해 보여서 말이죠.



출처_ 아시아 경제 2012. 10. 6.




책을 선택하고 읽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책을 많이 읽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읽어야 할 책은 눈에 들어오고 내가 책을 살 수 있는 능력은 한정되어 있으니 입맛만 다시면서 다음을 기약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니 말입니다. 책 한 권 가격이 최저 10,000원 정도는 한다고 할 때 몇 권만 구매해도 그달 자신의 용돈 중에 상당한 금액을 소비하였기 때문에 추가로 구매하는 것이 쉽지는 않게 됩니다. 돈을 많이 벌어 무한정 사면 좋겠지만, 그 또한 불행히도 내 맘대로 되는 것은 아니죠. 

 

저 같은 경우에는 주로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해서 읽고 있습니다. 의도한 행동은 결코 아니었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었습니다. 읽어야 책 목록을 추리고 그 책을 읽으려고 하니 책 구매비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벌고 있는 수입도 얼마 되지 않는 놈이 공부를 위해 책을 산다고 해도 어쩌다 한 번이라면 모를까 매월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독서라는 행위를 중단 할 수도 없으니까요. 

 

한 권을 사서 여러 번 읽는 사람도 있지만, 제 독서 스타일이 한 번 읽은 책은 굳이 다시 읽지 않습니다. 사실 책뿐만 아니라 영화를 비롯한 드라마도 그런 스타일이라 책 구매를 하고 읽게 되면 그것으로 끝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바로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주말이면 도서관으로 가서 책을 읽는다는 분들도 있으신데 저는 서점에서도 그렇고 도서관에서도 이상하게 책을 읽고 싶지 않았습니다. 서점에서는 어떤 책이 새로 나왔는지 보고 도서관에 들어와 있는 책인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찍어두었던 책들이 올라오면 모아서 도서관에서 대여합니다. 뿌듯하게 손에 들고 집으로 가져와 읽는 거죠. 




도서관에서 빌려 보면 기한 내에 책을 반납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싫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이상하게 바로 그게 가장 큰 장점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책을 빌리면 보통 2주라는 기간이 정해져 있고 추가로 1주 정도의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대여가 잘 되는 책은 연장이 안 될 수도 있기에 그런 책들은 대여하자마자 그 즉시 집에 가서 인터넷을 통해 연장해야 안심하고 여유 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저는 최대 3주라는 기간이 정해지면 도서관마다 최소 3권에서 5권까지 빌릴 수 있기에 그것에 맞게 한 권당 며칠 내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합니다. 대부분 정한 목표보다는 이른 시간에 읽기는 하지만 그래도 언제까지 읽어야 한다는 목표가 명확하므로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은 거의 예외 없이 다른 책보다 우선순위로 읽게 됩니다. 

 

이를테면 얇은 책은 이틀 정도를 예상하고 두꺼운 책은 사흘 정도를 예상하고 어려우면서 두꺼워 보이는 책은 일주일 정도를 예상하면서 읽으려고 하는 목표를 정합니다. 그러다 보니 도서관에서 책을 선택할 때도 혹시나 두껍고 어려운 책이 하나 눈에 들어오게 되면 다른 책들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선택하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기한 내에 책을 반납해야 때문이죠. 성격상 연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더더욱 기한 내에 읽으려고 최대한 노력을 하고 지금까지는 대부분 어긴 적 없이 읽고 반납을 했습니다.


 

출처_ flickr by Eunice



도서관에서 빌리는 최대의 단점은 현재 서점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책을 그 즉시 빌려 볼 수 없다는 단점입니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지만, 도서관에서 아직 갖추지 않은 경우도 있고 사람들이 즉시 빌려서 가기 때문에 대여하기가 어렵죠. 또한, 그런 책을 사람들이 미리 예약하는데 제 성격이 이상한 것인지 저는 예약을 통해 읽고 싶지 않고 그저 도서관에 가서 책을 구경하다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맛으로 책을 읽습니다.

 

그러다 보니 『1Q84』 같은 작품은 거의 1년 동안 도서관에서 구경도 힘들더군요. 들어오는 즉시 나가거나 예약이 이미 한 달 이상 밀려있으니 말이죠. 그런 책은 결국 도서관이 아닌 루트를 통해 읽었지만 사실 저는 꼭 지금 유행하고 있는 책을 지금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없습니다. 도서관에 있는 책은 언제라도 읽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습니다. 책이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고, 좋은 책이라면 언제 읽어도 좋을 테니 말입니다.

 

게다가 제가 가는 도서관은 주변에 있는 3~4개의 도서관이 있어 돌아다니며 책을 고르기 때문에 어지간한 책들은 대부분 섭렵하게 됩니다. 심지어 서울시청 도서관이나 정독 도서관처럼 제가 사는 곳과는 아주 멀리 있는 도서관도 가끔 성지순례 하듯이 가서 구경하고 빌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조금만 시간을 들이면 읽고 싶은 책은 도서관에 있습니다. 책이 없어 안 읽는 것이 아니라 읽을 생각이 없어 안 읽는 것입니다. 


그렇게 빌려 본 후에 정말로 좋은 책이고 소장하고 두고두고 보고 싶다면, 그때 가서 직접 사서 소장하면 됩니다. 또한, 그중에는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이지만 이 책은 내가 사서 소장해야 할 책이라는 느낌이 드는 책이 있습니다. 그런 책들은 가볍게 클릭을 하시거나 서점에서 구매하면 됩니다.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려 보는 저도 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보니 집에 쌓여 있는 책에 깜짝 놀라곤 합니다. 무소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처분해야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책만큼 가치 있는 재산도 없으니까요.


 

출처_ flickr by margolove




저는 처음에는 회사 근처인 남산 도서관과 용산 도서관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빌렸고 주말에는 제가 사는 주변 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이제는 그 근처 회사에 다니고 있지 않다 보니 가끔 그 도서관들이 그립고 가보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각 도서관마다 아주 작은 차이지만 특색이 있고 도서관마다 책을 분류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정 책이 어떤 도서관에는 ‘가’라고 분류가 되는데 다른 도서관에서는 ‘A’라고 분류가 되어 있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그러면, 무슨 기준으로 도서관 사서들이 분류했을까 하는 쓸데없는 궁금증도 생깁니다. 대부분은 비슷한 분류로 되어있지만, 가끔 그런 책들이 나옵니다. 또한, 어떤 도서관은 경제 다음에 경영으로 넘어가는데 어떤 도서관은 경제 다음에 주식투자 다음에 부동산으로 넘어간 후에 경영이 나오기도 하는 등 도서관마다 이렇게 다른 체계에 따른 분류를 보는 것도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관찰입니다.


또한, 동네 도서관이 리모델링하면 어떻게 새로 단장을 했고, 책 분류를 새롭게 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도서관 사서들이 보면 주기적으로 책을 새롭게 배치하더군요. 그걸 찾아내는 재미도 있습니다. 


하나 더 도서관 이용의 재미를 찾자면, 아무래도 여러 도서관을 찾아가는 동안 저절로 되는 운동입니다. 책을 딱 한 군데의 도서관에서만 빌리면 아무래도 보유 도서의 한계가 있습니다. 여러 도서관을 다니며 책을 빌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 군데의 도서관을 다닙니다. 제가 도는 도서관이 서로 가까운지를 묻는다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가까운 곳은 걸어서 10분 정도 먼 곳은 40분 정도 걸립니다. 책을 빌리기 위해 먼 곳을 간다면 왕복으로 80분을 걷게 되니 저절로 운동이 되는 것입니다. 


 

출처_ 현장취재



재미도 있지만,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도서관의 숫자가 너무 적습니다. 만약 도서관의 숫자가 10,000개 정도 된다면 양질의 좋은 책들이 출판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도서관에서 모든 책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한 권의 책을 10,000곳의 도서관들이 10분의 1만 소장하게 되어도 최소한 출판사에서 출판하는 책들이 기본적으로 1,000권은 나간다는 뜻이 되어, 좀 더 양질의 책을 펴내기 위해 출판사들이 조금은 부담 없이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에서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할 필요도 없이 도서관이 주변에 있으니 여러 문화 활동도 할 수 있고 책도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읽는 문화가 퍼지면 양질의 책도 나오게 되고 도서관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충원되어 여러모로 긍정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는데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아쉬움이 남지만, 그만큼 도서관이 부족한 이유는 도서관을 찾는 사람의 수가 적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책을 읽기 위한 공간이 적어서 못 가는 것도 있겠지만, 방문하는 사람의 수가 늘지 않으니 도서관을 늘리지 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당연히 도서관의 수도 늘어나겠죠? 이번 주말에 시간을 내서 가족과 함께 도서관을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도서관에서 새로운 재미를 찾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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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정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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