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0일 샤프가 갈라파고스를, 소니가 리더를 발매하는 동시에 전자서적 송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샤프는 서적 송신 외에 닛케이신문 등 신문 3개와 잡지 30개를 정기 송신해 비즈니스맨의 수요에 응하고 있다. 샤프는 ‘스타야 갈라파고스’를 통해 경제정보에 충실하고 있다.


 

채성혜 일본 도쿄정보대 강사


2010년 일본의 출판계에서는 ‘전자서적 원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판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전자서적 붐에 대한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계기는 2010년 1월 미국에서 출시된 아이패드가 5월에 일본으로 진출하면서부터이다. 전자서적에 대한 대응은 자본력을 가진 가전 메이커와 통신회사 주도로 출판계와의 제휴하에 진행되고 있다. 전자서적 붐이 아니라 전자서적 세미나 붐이라고 할 만큼 각종 미디어가 전자서적의 향후 행보에 대해 연일 보도하고 있다.

일본에서 ‘전자서적 원년’은 2010년에 처음으로 도래한 것이 아니라 이미 30년 가까이 수차례 언급돼 왔다. 그러나 채산성과 콘텐츠 확보,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 좀처럼 정착하지 못했다. 그러다 미국발 전자서적 붐을 맞으면서 일본 출판계에는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2007년에 출시된 아마존의 킨들이 버전업을 계속하고, 아이패드의 급속한 보급과 사회적 관심에 더해 구글에디션의 등장이 이어지자 콘텐츠와 채산성의 모색, 일본형 전자서적 모델 구축에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일본 전자서적의 시장 구도와 현황, 향후의 대응 과제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아이패드 출시와 전자서적 구도

일본에서 처음으로 ‘전자서적 원년’이라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1985년쯤이다. 소니가 전자책 플레이어를 발표한 것은 1990년이고, 경제산업성과 출판계의 공동 프로젝트 연구로서 ‘전자서적 컨소시엄’이 발표된 것은 1998년이다. 전자서적이 다소 확대된 것은 소니의 리브리에와 마쓰시타의 시그마북이라는 전자서적 전용 단말기가 발매된 2004년이다. 그때마다 전자서적은 정착되지 못했지만, 2010년 일본 출판계를 석권한 전자서적에 대한 관심은 지금까지 거듭 언급돼 온 ‘전자서적 원년’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출판계뿐만 아니라 가전 메이커, 통신회사, 각 미디어의 관심이 고조되며 사회적 관심 또한 확대되고 있다. 미국발 전자서적의 붐에 대한 경계와 대응, 일본형 전자서적 모델 구축에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문, 잡지도 정기 송신 서비스

2010년 5월 고단샤가 교고쿠 나쓰히코의 ‘죽으면 되는데’(死ねばいいのに) 아이패드 발매를 발표했고, 7월에는 작가 무라카미 류가 직접 전자서적 회사를 설립해 작가들에게 전자서적에 의한 작품 발표를 권유하는 등 저작자를 비롯해 대규모 출판사의 관심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전자서적의 경쟁 구도와 위기의식은 국가적 관심, 각 업계의 제휴협력 관계로도 이어지고 있다. 애플사의 아이패드 진출이 클로즈업되기 시작한 2010년 3월 총무성・문부과학성・경제산업성이 ‘디지털 네트워크 사회에서 출판물의 이용과 활용 추진에 관한 간담회’를 열었고, 5월에는 ‘전자서적출판사협회’, 6월에는 전문서 출판사를 중심으로 ‘전자서적을 생각하는 출판사의 모임’이 설립됐다. 아이패드 일본 출시를 전후로 관련 서적 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또한 출판계와 메이커, 타 미디어와의 제휴 관계도 늘어나며 혼란스럽기까지 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0년 5월에는 소니, 돗판인쇄(凸版印刷), 아사히신문사, 통신회사 KDDI가 송신 플랫폼 준비회사 설립을, 8월에는 다이니혼인쇄(大日本印刷)와 NTT 도코모가 휴대단말 대상 전자출판 업무 제휴를 발표했다. 7월에는 폰트 소프트 개발회사인 모리사와 전자서적 개발회사인 야파가 전자서적 사업에서 연계, 닛케이 BP 스토어가 이를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이 구글북스와 연동한 서비스로 구글에디션을 발표해 책이 검색 대상으로서뿐만 아니라 전자서적을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로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애플, 아마존, 구글이 영향력을 발휘하며 일본의 출판계와 사회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형성된 것이다. 특히 지금까지는 경쟁관계에 있었던 다이니혼인쇄와 돗판인쇄 2대 인쇄 회사가 제휴해 전자출판제작유통협의회를 설립함으로써 전자출판이 출판계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2010년 12월 10일 샤프가 갈라파고스를, 소니가 리더를 발매하는 동시에 전자서적 송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0년 12월에 발매된 샤프의 갈라파고스(위)와 소니 리더

샤프는 서적 송신 외에 닛케이신문 등 신문 3개와 잡지 30개를 정기 송신해 비즈니스맨의 수요에 응하고 있다. 샤프는 ‘쓰타야 갈라파고스’를 통해 경제정보에 충실하고 있다. 경제지는 ‘닛케이비즈니스’와 ‘주간 다이아몬드’ 등 주요 5개지를 송신하고, 그중 4개지는 정기 구독에 대응한다. 무선 기능을 사용해 구독자의 단말에서는 가장 최근 잡지가 자동으로 송신된다. 어학 프로그램 교재와 취미 관련 잡지도 갖추고 있다.

소니는 문예와 실용서, 비즈니스 서적 등을 충실히 갖췄다. 이용자가 판매 사이트에서 서적 데이터를 구입하고, 컴퓨터에서 단말로 전송하는 방식을 채용했다. 정기 구독에는 대응하지 않고 있고, 판매 사이트 ‘리더 스토어’에서 구입 이력을 감안해 추천 작품을 제안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샤프의 갈라파고스는 편의점에서도 주문할 수 있고, 소니의 리더는 기노쿠니야서점의 일부 지점에 전용 매장을 설치했다. 개시 시점에서 작품 수는 샤프가 잡지와 만화를 포함해 2만 4,000종, 소니가 서적만으로 2만 종이다. 출판사 또한 2004년의 양쪽 메이커 발매 때보다 작품 제공에 긍정적이며, 권리 계약 관계의 확인에 시간이 걸릴 듯하지만, 확인이 이루어지는 대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 한다.

전자서적의 채산성과 수익성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전자서적의 붐에 대한 기우 또한 논외로 할 수 없다. 2004년 소니와 마쓰시타의 전자서적 전용 독서 단말기가 실패에 그친 이유는 출판사가 콘텐츠 제공에 협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판사 쪽의 채산성과 수익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전자서적이라고 해서 텍스트 데이터만으로는 송신할 수 없으므로 저작권 인세, 전자서적화에 대한 제작비와 인건비, 관리유지비, 유통판매 비용 등을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저자가 유명한가, 출판사가 종이로 유통하기 어려워 전자서적에서밖에 살 수 없는 콘텐츠인가, 엑세스하기 쉬운가에 의해 전자서적의 보급 확산과 채산성 확보가 좌우된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출판계의 적극적인 협력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현재는 오프라인 서점의 매출 관련 문제로 출판사가 전자서적화하는 콘텐츠 정보를 서점에는 잘 알리지 않는 등 연계 관계의 결여가 보인다. 전자서적에 적합한 콘텐츠의 확보, 기존 데이터베이스와 작품의 전자서적화를 위한 제작 비용은 과제다. 전자서적이 비즈니스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서버의 관리와 결제를 비롯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는데, 채산성 확보 등 출판사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일본형 전자서적 모델 구축

미국에서 전자서적이 붐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일본과 달리 미디어도 콩글로메리트에 의한 메가 기업적 사고가 주를 이루고, 일본과 같이 쉽게 활자문화를 접할 수 있는 문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디지털 사회라고 하더라도 일본은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과 잡지를 사고, 가까운 곳에 서점이 있는 문화다. 책 한 권을 사기 위해 차를 타고 서점에 가거나 잡지를 정기 구독하는 온라인 서점의 이용자가 지배적인 미국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출판문화라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발 전자서적 붐을 일본 사회가 수용하기까지는 시행착오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0년에 도래한 전자서적 붐은 과거와 같이 일시적인 것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각 미디어 산업 간의 경계가 융합의 구조로 변화하며, 과거의 전자서적 전용 단말에 그치지 않고, 통신 기능을 첨부한 원 소스 멀티유스형 콘텐츠 산업의 상호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붐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미국발 전자서적 구도의 대응에 쫓길 것이 아니라, 일본형 전자서적의 모델을 독자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메이커, 통신회사와 출판사의 콘텐츠 제공과 저작권 관계,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노력 등 각 산업 간의 실제적인 협력 관계가 추진돼야 할 것이다.

행정적인 개입을 꺼리는 것이 출판계의 입장이었지만, 국가적인 연구와 대응도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출판물을 전자화할 때 서식은 정부가 표준화하고, 송신기술의 표준화 또한 생각해야 할 과제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독자가 같은 단말에서 다른 사업자의 송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어떠한 작품도 읽을 수 있고, 전자서적의 보급도 확대된다. 따라서 산업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저작권 관리의 문제 또한 한 단말에서 다른 회사 단말의 정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전자서적을 좀 더 자유롭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즉 한 대의 단말기에서 어떠한 책이든 읽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자서적 지향의 콘텐츠 확보도 장르별・연령대별로 구체화해야 한다. 현재의 만화 중심 콘텐츠가 아니라 10대와 20대 젊은 층, 30대와 40대 이후의 독자층이 읽을 수 있는 콘텐츠를 구분해 확보해야 할 것이다. 전문서를 비롯한 절판서들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 등 독자의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갖출 때 일본형 전자서적 모델이 구체화되고, 구조가 정착될 여지가 있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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