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TV: 기술, 미디어 및 정책’ 심포지엄


김경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지난해부터 스마트폰이 우리 사회와 미디어 업계에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작은 기기의 출현이 이렇게 큰 사회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스마트폰의 등장은 우리 사회 전반을 바꾸어 놓았다.

올해 들어서는 스마트폰에서 나아가 스마트TV에 대한 세미나들이 하나둘 열리기 시작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TV 광고도 스마트TV로 바뀐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TV가 도대체 무엇이며,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정책적으로 준비할 부분은 없는지 등 총체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해 본 장은 마련되지 못했다.


학회, 새 미디어로 스마트TV 가치 주목

그런 점에서 정보통신정책학회와 한국방송학회, 한국통신학회 등 3대 학회가 주최한 심포지엄 ‘스마트TV: 기술, 미디어 및 정책’은 주목할 만했다. 공동 심포지엄 조직위원회는 ‘스마트TV가 새로운 미디어로서 산업과 정책적 가치 면에서, 통신기술 면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이슈인 데다 3대 학회의 전문적 지식과 관점이 종합될 때 비로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특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로 선정했다.

이 심포지엄은 크게 기조연설과 두 개의 세션, 종합토론으로 이루어졌다. 제1세션은 ‘산업계에서 본 스마트TV’라는 주제로, 제2세션은 ‘학계에서 본 스마트TV’라는 테마로 진행됐다. 산업계와 학계의 입장을 모두 다룸으로써 산업체의 입장과 학문적 입장을 조화롭게 살펴보자는 의도에서 이 두 세션이기획됐다. 또 미디어, 정보통신정책, 통신기술의 세 관점을 모두 이해해 볼 수 있도록 각 세션의 발표자는 분야별로 1명씩 선정됐다.

기조연설은 방송통신위원회 박재문 융합정책관이 스마트TV의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기조연설에서 박 융합정책관은 휴대폰·컴퓨터·TV가 인터넷과 통합되면서 스마트화되는 경향을 이 시대의 메가트렌드라고 전제하고, 스마트TV 발전의 주요 변수로 인프라 확산과 기술 혁신, 수익모델 변화, 이용자 변화를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의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터미널 사업자들이 현재 갖고 있는 경쟁력을 발판으로, 서로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때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융합정책관이 생각하는 스마트TV 정책의 기본 방향은 이용자 편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새로운 실험과 혁신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며, 기존 방송 제도와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었다. 또 그는 국제적 흐름과 연계하며 상생협력의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에서 본 스마트TV’라는 주제로 구성된 제1세션은 방송사 쪽의 입장을 설명해 줄 수 있는 KBS 탁재택 연구위원의 발표와 통신사 입장에서 스마트TV를 분석한 KT 유태열 경제경영연구소 소장의 발표, TV 제조사 입장을 대변해 줄 수 있는 LG전자 최승종 상무의 발표로 진행됐다. 스마트TV는 방송사, 통신사, TV 제조사 모두에게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이 세 발표를 통해 산업계가 스마트TV시대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으며, 각 업계에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지상파 방송도 새 플랫폼 개발 중

먼저 지상파 입장에서 스마트TV를 조망한 KBS 탁재택 연구위원은 방송 미디어가 지상파TV(1단계)→ 케이블TV/위성TV(2단계) → DMB/IPTV(3단계) → 스마트TV(4단계)로 변천하고 있으며, 최근들어 지상파TV의 광고 성장률보다 온라인/케이블TV의 광고 성장률이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양방향적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소비자 참여적·중심적인 방향으로의 방송환경 변화는 방송과 통신이 결합된 스마트TV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았다. 이런 변화에 대응해 지상파 방송은 지상파 매체의 특성에 적합한 신규 플랫폼을 개발 중에 있다며 구체적인 사례로 ‘오픈하이브리드TV’와 ‘코리아뷰스마트’(KoreaView-Smart)를 소개했다. 오픈하이브리드TV는 지상파 방송과 인터넷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서비스로, DTV 방송망을 이용한 실시간 방송과 인터넷을 통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며, 콘텐츠 다운로드(Push VOD), EPG,
비디오 북마크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다 트래픽 유발 등은 문제로

코리아뷰스마트는 지상파 무료 다채널 서비스(KoreaView) 기능에 인터넷을 연결해 시청자와의 양방향 소통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검토 중인데, 이를 통해 경제적 약자를 위한 방송을 마련하고 소외 계층의 디지털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며, 폭력성과 선정성이 배제된 다채널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통신 사업자 입장에서 본 스마트TV’ 발제자로 나선 KT 유태열 경제경영연구소 소장은 스마트TV는 단방향의 단순 시청이라는 기존의 TV가 아닌, 양방향·참여형·개방형 TV라고 전제하고, 끊김없는(Seamless) N스크린(N-Screen)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스마트TV는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38% 성장해 2013년 1억 대에 이를 것이며, 국내에서도 연평균 30% 성장해 2013년에는 TV 시장의 50%를 점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TV는 단순한 단말이 아니라,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T(터미널) 차원의 생태계적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네트워크는 스마트TV 생태계의 한 축으로 콘텐츠, 플랫폼, 터미널을 연결하는 수송망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소장은 스마트TV와 관련한 네트워크의 이슈로, 과다 트래픽 유발의 문제와 이로 인해 네트워크 품질이 낮아져 이용자 편익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속도와 용량을 제한해 트래픽을 제어하는 네트워크 관리와 서비스 품질 보장 서비스, 수입 공유제, 네트워크 공동 투자 등 수익자 부담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시간 TV 시청과 몰입은 줄어들 것

세 번째로 TV 제조사 입장에서 스마트TV를 발제한LG전자 최승종 상무는 스마트TV는 화면 크기, 동영상 중심의 콘텐츠, 콘텐츠 스토어, 입력장치 등에서 스마트폰과는 다른 사용 환경에 놓인다는 점을 설명하고, UI(이용자 인터페이스)는 이용자의 직감에 의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오픈 플랫폼 구조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상무는 TV 제조사들이 스마트TV를 구입한 고객들이 인터넷망을 통해 방송사의 다시 보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방송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것에 대해 통신업자들이 반발한다는 기사를 소개했지만, 그에 대한 TV 제조사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학계에서 본 스마트TV’라는 주제로 진행된 제2 세션은 한국방송학회 소속 숭실대 박창희 교수와 정보통신학회 소속 경희대 김도훈 교수, 통신학회소속 연세대 최윤식 교수의 발표로 이루어졌다. ‘스마트TV의 수용 이슈’에 관해 발제한 박창희 교수는 스마트TV 시대에는 트위터, 영상통화, 게임, TV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미디어 이용으로 실시간 TV소비는 줄어들 것이며, TV에 대한 몰입 수준이 점차 감소하고 병행 미디어 소비 행위가 증가할 것으로 보았다. 모바일 기기로 방송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개인화된 시청 경험이 늘어나겠지만,
그렇다고 이런 경향을 모두 퍼스널 TV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스마트TV는 이용자의 친근성과 편리성을 고려해 모든 세대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단순하고 익숙한 형태로 개발돼야 하며, 사회 취약 계층의 보호와 수용자 복지를 위한 보편적 서비스도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스마트TV 도입에 따른 네트워크 정책 이슈’를 발표한 김도훈 교수는 스마트TV 서비스는 디바이스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네트워크 관리에 대한 고려 없이 구현될 경우 IPTV에 비해 최소 5배 이상의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트래픽이 스마트TV 활성화의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스마트TV는 스마트 디바이스(스마트TV 또는 셋톱박스), OS를 포함한 플랫폼, 콘텐츠와 서비스, 네트워크를 포함한 인프라라는 4대 요소와 함께 플레이어 간 협력적 생태계 조성이 핵심 요소라고 전제하고, 관련 사업자 모두가 함께 협력하고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용자 맞춤형 ‘지능형 TV’로 진화

그는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정책적 이슈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인터넷 트래픽이 음성에서 데이터(특히 동영상)로 이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네트워크 용량 부족을 해결하고 그 이상의 효과를 보기 위한 스마트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정책 기반의 문제이고, 두 번째는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콘텐츠·서비스 유통 구조를 제공하여 서비스 라이프 사이클에 걸쳐서 편리성, 안전성,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생태계의 조성이라는 이슈이다.

구체적으로는 디바이스 제조업체의 망 이용 대가부과 문제와 망 중립성 문제가 있다며, 스마트TV 정책은 기본으로 돌아가 사용자 권리에 대한 보호와 공정한 경쟁이라는 큰 틀에 집중해야 하며, 잦은 정책 변경과 개입은 오히려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최윤식 교수는 스마트TV의 개방형 IP 컨버전스 오픈 미디어 서비스 기반 NDR(Networked Digital Recorder) 플랫폼 기술, IP 컨버전스 오픈 미디어 서비스 기반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기술, 인터넷 기반 P2P 스트리밍 서비스(라이브 방식과 VoD 방식) 등 스마트TV의 기술 동향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TV의 발전된 형태로 지능형 TV를 소개했는데, 지능형 TV는 2차원 기반의 지시 동작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기술로, 실시간 영상 처리에 의해 이용자의 움직임을 포착, 반응해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시청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TV이다. 또 지능형 TV에서는 글로벌 커뮤니티 서버를 활용해 커뮤니티의 시청 패턴과 선호도를 분석, 프로그램을 추천해 주는 등 커뮤니티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이용자가 이동할 때에도 선호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파일을 이동 기기로 휴대할 수 있는 기법도 개발돼 언제
어디서나 이용자 맞춤형 시청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았다.

마지막으로 한양대 장석권 정보통신정책학회장의 사회로 이루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김훈순 한국방송학회장과 홍대형 한국통신학회장 등이 패널로 참여해 스마트TV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의제와 스마트TV 생태계 정립을 위한 정책적 방안, 국제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이 다학제적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논의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스마트TV에 대한 단편적 지식을 습득하는 차원을 넘어 미디어와 정보통신정책· 통신기술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관점에서 스마트TV를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미디어 컨버전스 시대에는 기술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미디어 생산과 이용, 정책과 산업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지 않는 한 미디어 업계나 미디어 학계가 시대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이런 심포지엄이 좀 더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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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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