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미디어 시대 방송 콘텐츠 규제 논란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스마트 미디어 시대를 대표하는 현상의 하나가 SNS(Social Network Service)와 스마트 TV의 보급이다. SNS는 인터넷상에서 친구, 동료 등 지인과의 인간관계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인맥을 형성함으로써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는 서비스다. 블로그, 마이크로블로그, 미니홈피, 커뮤니티(카페·클럽) 등을 포함하는 SNS는 개방성과 확장성, 연결성이 특징이다. 이러한 SNS는 최근 스마트 미디어의 확산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이용자가 급증하는추세다.


앱과 SNS 내용 규제는 사각지대

그러나 SNS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야기되는 새로운 사회적 문제도 적지 않다. 대부분의 SNS는 국경을 초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해외 SNS는 메일 계정만 있으면 손쉽게 가입이 가능하다. SNS의 익명성은 불건전한 정보 유통, 명예훼손과 프라이버시 침해, 사행성 도박과 이로 인한 블랙머니 마켓 확대와 같은 역기능을 수반한다. 나아가 앱과 SNS는 현재 내용 규제의 적용도 받지 않는다. SNS의 사회적 부작용이 적지 않게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차단이 어렵고, 트위터처럼 리트위트를 통해 기하급수적 정보 확대가 이뤄진다는 특성 때문에 규제의 실효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앱과 SNS에 대한 내용 규제는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SNS는 서비스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규제의 적용이 크게 달라진다. 인터넷 기반 서비스1)를 일반적으로 규율하는 대표적 법률로는 ‘전기통신사업법’과‘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등 20여 개가 존재한다. SNS는 기간
통신 역무를 이용해 인적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통신법상의 부가통신 역무 또는 인터넷 기반 서비스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 법률의 적용 대상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이러한 앱과 SNS에 대한 내용 규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촉발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앱과 SNS 심의 전담팀 신설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앱과 SNS가 국제 평화질서, 헌정질서, 범죄 및 기타 법령, 선량한 풍속 및 기타 사회질서 위반 등을 위반하는지를 판단해 인터넷 사업자에게 해당 게시물의 삭제, 사이트에서 이용 해지, 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 등을 요구하도록 할 계획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규제 방침 대한 여론은 입장에 따라 양분된다.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SNS의 매체적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규제로 앱과 SNS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항변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개방적이면서도 동시에 사적 의사소통 공간의 성격이 짙은 SNS에 대한 내용 규제는 실효성은 물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이다. 반대로 앱과 SNS의 사회적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SNS와 앱의 음란·선정성 등 불법 정보에 대한 내용 규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청소년 보호나 범죄 예방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는 꼭 필요하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나꼼수’ 인기 등이 규제 나선 배경

물론 정부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8조(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설치 등)2)를 법적 근거로 방송통신 방송 내용에 대한 규제와 통신 내용에 대한 사후 심의를 할 수 있다. 다만 방송통신심의위 설치의 입법 취지는 방송 및 정보통신 내용 심의를 정부가 아닌 정치적 중립성을 가진 제3의 기관이 관장하도록 하는 것에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앱과 SNS에 대한 내용 규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배경에는 대표적 SNS의 하나인 트위터 등을 이용해 끊임없는 대중 소통으로 기성 정치권에 경종을 울린 ‘안철수 신드롬’과 팟캐스트 형식의 방송으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나꼼수’(나는 꼼수다)에 대한 높은 인기가 자리 잡고 있다. 검찰이 SNS를 통한 불법 선거운동을 엄중 감시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정부까지 앱과 SNS에 대한 심의팀을 신설하면서 통신서비스상에서의 개인 간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표현의 자유를 막고 정부가 여론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골라 보는 ‘맞춤형 편파 중계’ 논란

한편 스마트 TV의 경우 문제가 복잡하다. 방송은 상대적으로 통신에 비해 엄격한 내용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방송은 공공재인 주파수를 활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적 커뮤니케이션으로 간주돼 내용 규제 적용의 강도가 세다. 그러나 스마트 TV가 도입되면 기술적 특성상 방송 서비스가 방송용 주파수가 아니라 통신망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일종의 개방형 IPTV 서비스 등장이 예상된다. 따라서 방송 내용에서도 폐쇄형 서비스인 IPTV보다 훨씬 개방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스마트 TV의 등장은 실시간 방송 및 채널별 내용 규제 방식을 택해 왔던 기존의 방송심의 체계로는 대응에 한계점을 노출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로야구의 편파 중계다. 편파 중계란 특정 프로야구팀 마니아를 겨냥한 맞춤형 중계 서비스로 ‘중립적 해설’에 성이 차지 않는 야구팬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서비스다.3) 지난 4월 판도라TV가 ‘팬캐스트’(프로야구 생중계 서비스)를 통해 처음 편파 중계 서비스를 개시했고, 9월부터 KT도 ‘올레TV’ 스포츠채널 iPSN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내놨다. 스카이라이프도 지난 11일부터 스포츠채널 ‘SkyEN’ 등을 통해 편파 중계방송을 선보이고 있다. 판도라TV는 지난 4일 서비스 개시 6개월만에 1,700만 명이 이용했다고 밝혔고, KT도 중계방
송 11회 만에 300만 명이 ‘편파 해설’을 시청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러한 편파 중계는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방송 서비스에서 벗어나 시청자가 자신의 취향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 중계방송에 국한되지 않고 오락 프로그램이나 심지어 정치토론 프로그램의 중계에도 적용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진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멀티앵글이나 편파 중계가 일반화됐을 때 방송의 내용 규제 적용에는 심각한 혼란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실시간 방송이 되는 주채널과 달리 부채널이나 멀티앵글을 통해 주채널과 다른 내용을 방송하고 대신 시청자의 선택권을 보장했다는 것을 명분으로 특정한 주장이나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내용을 방송했을 때 이를 방송의 공정성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의 문제가 있다. 단지 스포츠 중계라면 그냥 넘길 수 있겠지만 이러한 방식이 토론 프로그램 등에 적용되면 사회적 파장은 심각하다. 이러한 서비스가 이미 IPTV나 팟캐스팅을 통해서는 일반화됐다는 점에서 현재 매체별, 채널별 내용 심의의 차별적 적용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 국내 내용 심의 체계로는 더 이상 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이 전개될 전망이다.

향후 스마트 미디어에 대한 내용 규제와 관련해 우선 앱과 SNS 같은 서비스는 규제의 실효성이나 현실성 차원에서 가급적 사업자의 가이드라인 책정에 기초한 자율규제가 바람직하다. 이미 유럽연합은 SNS를 제공하는 사업자나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인 이용자들을 위해 사업자들이 이용자들의 사생활과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적 조치를 보장하도록 SNS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을 작성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이용자들이 개인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범주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정보 사용의 주체와 목적, 개인정보 활용의 동의, 익명성 보장,정보 삭제 요청을 보장했다. 프랑스와 같은 국가는 규제 기관이 성범죄와 관련된 비밀 정보를 SNS 사업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성범죄자들의 SNS 사용을 제한하기도 한다.


심의 기준 등 사회적 합의 전제돼야

스마트 TV와 같은 방송의 내용 규제 역시 궁극적으로는 사업자의 자율규제가 바람직하다. 하지만 방송의 내용 규제에 필요한 공적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특징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방송의 시장 획정, 서비스 내용, 기술적 특성 등과 같은 복합적 요소를 감안해 미디어 생태계 전체를 고려한 내용 규제 체계의 구조적인 재설계가 선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 방송에 대한 내용 규제는 타인의 표현물을 심의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언론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라고 하는 인간의 기본권을 제약한다는 점에서 법적 근거와 합목적성이 전제돼야 한다. 지금
까지는 무료인 지상파 방송과 유료매체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경우 무료매체 대 유료매체, 종합편성채널 대 전문편성채널이라는 기준에 입각하면 매체별·채널별 차별성의 구분이 비교적 손쉬웠다. 매체별·채널별 차별성에 따른 내용 규제의 적용에도 큰 무리가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멀티 플랫폼 이용 환경, 다양한 미디어 및 플랫폼을 통해 프로그램 시청 및 이용이 가능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체별, 채널별 구분이나 차별적 적용의 정당성이 약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내용 규제는 관련 법 규정의 정비 작업뿐만 아니라 심의기준, 심의 제재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확보해야 이해당사자 간 갈등과 논란이라는 사회적 비용, 시청자 혼란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주>
1) 여기서 말하는 인터넷 기반 서비스는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접속을 도와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인터넷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를 의미한다. 따라서 인터넷 광고를 포함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제공을 매개하는 서비스, 재화 또는 용역을 거래하거나 거래를 매개하는 서비스, 사물정보통신(M2M) 서비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인터넷 기반 결제 서비스, 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서로 결합되거나 인터넷 기반 서비스 이외의 다른 서비스 또는 기술과 융합된 서비스 등 인터넷 기반 서비스의 제공 또는 이용이 가능하도록 플랫폼을 제공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정보 처리, 서비스 제공, 이용 사실 또는 당사자의 인증, 정보보호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2)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8조는 방송 내용의 공공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에서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정보통신의 올바른 이용환경 조성을 위하여 독립적으로 사무를 수행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두도록 설치 목적을 밝히고 있다.

3) A팀과 B팀이 경기를 벌일 경우 방송사는 각각 특정 팀의 편을 드는 개별 해설자를 통해 중계방송을 하면 시청자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해설자 중계방송을 선택해 보는 서비스다. 이러한 서비스는 단지 해설자의 해설에 그치지 않고 응원 팀의 입장에서 방송화면을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예를 들면 KT 올레TV의 경우 ‘멀티앵글’을 강조하며 투수와 타자를 여러 각도에서 잡은 모습은 물론 경기장 구석구석 풍경까지 한 화면에서 분할해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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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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