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BS 디지털 방송은 현재 NHK 등 12개 채널로 구성되어 있다. 10월부터 12개 채널이, 내년 3월에는 7개 채널이 추가로 늘어난다.
이처럼 채널 수가 늘면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사업자들은 독자적인 서비스를 무기로 시청자 확보에 나섰다. 또 채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무료 방송 시간을 대폭 늘렸다.



채성혜 일본 학습원여자대학 강사


일본의 BS(Broadcasting Satellite) 디지털 방송의 채널 수가 10월 1일부터 24개로 늘었다. 내년 3월부터는 31개 채널로 증가, 본격적인 다채널 시대를 맞는다. 이처럼 채널이 많아지는 것은 지난 7월 24일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된 뒤 총무성이 비어 있는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기 위해 BS 채널 수를 늘리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폭스(FOX), 월트디즈니 등 글로벌 미디어 그룹들도 일본의 BS 시장 진출을 결정하면서 BS 채널의 경쟁 구도가 주목된다. 본고에서는 그 경쟁 구도 실태와 과제에 대해 알아본다. 새로 BS 디지털 방송 시장에 진출하는 채널 사업자들(7개사와 1개 단체)은 지난 9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채널 시대의 장점을 살려 문화 콘텐츠를 강화하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현재 일본의 BS 디지털 방송은 NHK, 민방 키국 계열, 유료방송, 기상예보 데이터 방송 등 12개 채널로 구성돼 있다. 10월부터 음성방송 등 12개 채널이, 내년 3월에는 7개 채널이 추가로 늘어난다.


2,200만 가구가 BS 방송 시청 가능

BS 방송은 비싼 전용 안테나와 튜너가 필요한 CS방송과 달리 그런 부담이 없다. BS 튜너를 내장한 디지털 기기는 벌써 1억 대 이상 출시됐다. 또한 BS 수신 안테나를 설치한 아파트도 많아 BS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가구는 2,200만에 달한다. CS 방송을 볼 수 있는 900만 가구보다 2배 이상 많다. BS 채널 시장에 진출하려는 사업자로서는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채널 수가 늘면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사업자들은 독자적인 서비스를 무기로 시청자 확보에 나섰다. 스카파 JSAT는 1년간 무료로 방송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폭스(FOX)와 와우와우(WOWOW)도 한시적으로 시청료를 받지 않는다. 채널 인지도를 높이고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시청자 확보 위해 무료 서비스 경쟁

스카파는 10월 1일부터 10일 동안 시청제한(스크램블)을 해제하고 ‘BS 스카파!’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게 했다. 11월부터는 전화와 인터넷으로 신청한 사람에 한해 내년 9월까지 무료 시청을 허용한다. 스카파의 드라마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외에도 CS방송에서 서비스하는 스포츠와 일부 라이브 음악프로그램도 제공할 예정이다. BS 안테나로 시청할 수 있는 유료 ‘스카파! e2’ 서비스 가입자를 늘리려는 포석이다.

1996년에 퍼펙 TV로 개국한 스카파 JSAT는 외부 부속 튜너형 ‘스카파!’와 지상파, BS, CS 3파 수신기로 보는 ‘스카파! e2’, 유선을 경유하는 ‘스카파!광’ 등 3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말 현재 372만 명에 달한다.

스카파 JSAT 다카다 대표는 우선 e2 가입자를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많은 전문 채널을 고화질로 즐길 수 있도록 ‘스카파!’를 HD화한 ‘스카파!HD’에 주력하고 있다. 7월부터 인상폭을 제한한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스카파는 올여름부터 각 가정에 안테나를 무료로 대여하는 등 영업력을 강화했다. 700여 명 규모의 2개 콜센터를 전화 영업 거점으로 확보했다. 다카다 대표는 “스카파라는 이름은 알고 있어도 사업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향후 가전 판매점의 영업을 줄이고, 홈페이지 보강 및 광고 확대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플랫폼 전체에 도움이 되고, 가입자 확대에 효과가 있다면 양질의 프로그램 제작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스마트폰 확산에 따라 스카파의 서비스를 휴대폰으로도 볼 수 있도록 연내에 새로운 송신을 시작할 계획이다.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인 애니맥스는 10월부터 전국 36개 가전 판매점에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보내 어필했다.

미국 드라마와 영화를 방송하는 폭스의 ‘FOX bs 238’은 1년간 CM을 포함해 무료 방송을 한다. 기존 1개 채널에서 3개 채널로 늘린 와우와우는 10월 1일부터 36시간 무료 방송을 하고 있다. 무료 기간이 끝난 후에도 평일 오후 6~8시에 방송하는 정보 프로그램 등은 계속 무료로 서비스한다.

내년 3월에는 미국의 월트디즈니 등 7개 채널이 새로 등장한다. 지금까지 민방 키국 계열의 BS를 중심으로 광고 수입에 힘입어 무료 방송을 했지만, 새로 BS 방송 시장에 진출하는 채널은 18개 중 16개가 유료화된다. 민방 키국 계열의 BS는 신규 채널의 무료 방송 캠페인에 대해 “유료 방송으로 총무성의 인가를 받았으면서 이는 약속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폭스와는 광고주 확보를 둘러싸고 경쟁할 수밖에 없어 긴장하고 있다.




유료 방송에 대한 인식이 바뀔지 주목

BS 채널 사업자의 신규 진출로 향후 유료 방송 문화가 일본에서 얼마나 정착될지 주목된다. 내년 3월 2개 채널을 개설하는 월트디즈니 재팬은 일본에서 유료 방송의 성공을 확신한다. 콘텐츠 제작 능력과 유료 방송 선진국인 미국에서의 성공 경험 때문이다. 이것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일본은 위성방송과 유료 방송 문화의 인식에 차이가 있어
서다.

미국은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의 보급률이 90%에 이른다. 유료 방송이 완전히 정착된 셈이다. 수백 개의 채널이 경쟁하고, 유료 방송 보급률이 20%에 그친 일본과는 상황이 다르다. 주마다 지리적 특성이 다르고, ABC 등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없는 지역이 많아 미국에서는 1970년대에 이미 케이블TV 보급 정책을 시행했다. 전문 채널이 성장하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반면 일본은 난시청지역이 적고, NHK의 수신료 외에는 오랫동안 TV 방송을 무료로 시청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컨설턴트는 “일본에 유료 방송이 보급되기에는 장벽이 높다”고 말했다. 1991년에 민방으로 처음 본격 BS유료 방송을 시작한 와우와우는 개국 당시 영화 중심 프로그램 편성으로 화제가 됐지만, 가입자가 늘지 않아 손실이 늘었다. 흑자 반전은 계획보다 늦어 졌다.

현재 일본 시청자가 평소 선택하는 채널 수는 평균 10개 미만이다. 이런 현실에서 유료 방송 인지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을까. 위성방송 사업자들은 위기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위성방송협회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민방의 유료 방송 가입자 수는 1,284만 명으로 현재보다 110만 명밖에 늘지 않을 전망이다. 1개 채널당 7만 명꼴 증가다.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애니맥스 브로드 캐스팅 재팬은 첫해에 1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해야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고 예상한다. 매월 360엔의 시청료를 기준으로, CS 방송의 2배인 위성사용료, 콘텐츠 비용, 하이비전화 코스트 등을 고려한 수치다.

질 높은 프로그램 생산 또한 과제다. BS의 다채널화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과 독자적인 제작 능력 확보가 시급해졌다. 와우와우와 스카파 엔터테인먼트는 자체 제작 드라마를 방영하고, J스포츠는 스포츠 중계를 연간 6,000시간으로 늘릴 계획이다. BS 폭스는 미국 프로그램을 내세워 일본의 BS 시장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이 최대 과제

그러나 BS 방송의 제작비는 CS의 두 배가 넘는다. 도태하는 사업자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BS다채널화가 결정된 1998년에 방송 시장은 고성장이 기대됐지만, 이후 시장 환경은 격변했다. 인터넷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시청자 수가 줄어든 것. 늘어난 채널들은 한정된 방송 시장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거의 모든 지상파 TV의 드라마를 송출하는 야후의 인터넷 송신회사 갸오(GyaO)는 TV 콘텐츠 유료회원 수를 늘리고 있다. 경쟁은 BS 채널 사업자들끼리뿐만 아니라 민방 계열의 BS, 인터넷 업체와도 이뤄지는 것이다.

와우와우의 대표는 “우리들의 경쟁력은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방송 송출과 어떻게 차별화할지, 타 매체들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생존할지 과제는 산적해 있다.

위성방송협회의 다채널방송연구소는 지난 9월 7일 도쿄 미타에서 ‘신BS 시대의 다채널 방송’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올해 3, 4월 위성방송협회 가맹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내년 3월 말 유료채널 가입자 수는 총 1,18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5년 후에는 1,284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사가 시장 확대의 어려움에 직면한 셈이다. 토론자들은 고령 인구가 늘면 BS와 CS 시청자도 늘 것으로 기대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총인구가 줄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돌파하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지상파와는
다른 재미의 킬러 콘텐츠(간판 프로그램)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양질의 프로그램을 생산하기 위해 현장 제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위성방송 시청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채널 방송의 장기 전략으로 인터넷 송출을 활용해시청자층을 넓혀야 한다는 논의도 있었다. 미국은 인터넷에서 프로그램별로 요금을 지불하는 페이채널 식으로 송출하고 있다. 이는 유료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BS 사업자가 늘면서 위성방송의 경쟁 구도도 달라지고 있다. 관건은 가입자에게 매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지, 채산성을 고려한 장기적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신고
Posted by inhana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