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 의의와 성과

강승묵 공주대 영상학과 교수

2012년 연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MBC, KBS, YTN의 파업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논란 끝에 2011년 12월 1일 개국한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방송학 연구자의 고민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방송통신위원회 초대 위원장은 검찰로부터 출국금지를 당한 채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더구나 2012년은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와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해이다.

그 어느 때보다 방송의 역할과 책무에 대한 원론적인 논의가 필요하고 방송학 연구자의 성찰이 요구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총 25개 섹션에서 연구와 토론 진행


방송계가 혼돈을 겪는 이 시대에 한국방송학회는 방송학의 길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방송과 방송학이란 무엇인가? 학회의 정체성은 어디에, 어떤 모양새로 있는가? 과연 정도(正道)는 있는가? 과거에 대한 뼈아픈 반성과 현재에 대한 냉정한 성찰 없이 미래를 모색할 수는 없다.

지난 4월 20일 공주대학교에서 개최된 2012 한국방송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의 대주제인 ‘혼돈의 시대 - 방송학의 길을 묻다’는 이 시대에 당연히 제기해야 할 문제였던 셈이다.

이날 열린 정기학술대회는 한국 사회의 시대상과 디지털미디어 생태계의 격변 속에서 한국방송학회가 초심으로 돌아가 방송학의 현 위치와 정체성을 심도 있게 고민해보는 자리였다. 앞으로 방송학이 나아갈 올바른 길을 탐색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이번 정기학술대회는 시의적인 문제에 휘둘리지 않고, 다양성 속에서 지속가능한 방송학회의 학문적 정체성을 올곧게 세우며, 균형 발전하는 학회시스템의 제도화라고 하는 제24대 한국방송학회(회장 송해룡)의 운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세션으로 구성되었다. 학회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회 세션은 문화연구, 방송경영과 마케팅, 영상연구, 방송편성, 디지털방송, 인터넷, 모바일(인터넷·모바일 합동), 지역방송, 방송과 수용자, 영상미디어교육, 방송제작교육, 남북한방송통신, 방송과 정치, 방송법제 등 총 14개로 구성되었다.

‘TV 이후의 텔레비전: 포스트 대중매체 시대의 텔레비전 문화정경’(문화연구 연구회), ‘대북방송의 현안과 쟁점’(남북한방송통신 연구회), ‘관점이 있는 방송의 사회문화사’(방송사연구위원회 특별세션), ‘영상(커뮤니케이션)의 이론과 그 적용’(영상연구 연구회) 등 4개의 라운드테이블 세션도 진행되었다.

또한 EBS의 ‘미래 세대를 위한 EBS의 사회적 역할’, SKT의 ‘스마트 미디어의 진화 : 스마트, SNS, 앱, 진화에 따른 콘텐츠’, 지역방송 특별세미나인 ‘지역방송 광고요금의 책정 체계와 배분과정의 쟁점’, YTN 사이언스의 ‘과학커뮤니케이션의 미래’, 아리랑국제방송의 ‘글로벌 미디어 이슈와 공공미디어로서 아리랑 국제방송의 역할과 기능’ 등 방송 및 방송학의 최근 관심사를 엿볼 수 있는 5개의 기획 세션이 뜨거운 관심 속에 열리기도 했다.

이와 같이 이번 정기학술대회에서는 14개 연구회 세션과 특별세션, 기획세션을 포함해 총 25개 세션에서 62편의 논문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었다.


SNS로 변화된 언론환경 연구에 관심


2012 한국방송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는 정치경제적인 격랑과 사회문화적인 격변 속에서 방송과 관련된 이슈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혼돈의 시대’에 방송의 공적 기능과 방송학 연구자에 대한 성찰을 촉구하며 ‘방송학의 길을 묻는’ 자리였다.

이번 정기학술대회에서 그에 대한 해답이 정치하게 구해지지 않았더라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나눈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현재 한국사회가 처한 상황과 맞물려 대북 방송의 현안과 쟁점(남북한방송통신 연구회), 방송프로그램의 정치적 효과(방송과 정치 연구회), 디지털 방송 환경에서의 디지털 전환 특별법과 방송통신 심의(디지털 방송 연구회), 방송미디어 환경 변화와 방송법, 제도의 정비(방송법제) 등의 주제가 참가자에게 주목을 받았다.

이 주제의 면면을 살펴보면 남북한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한 민간 대북방송에 대한 논의, 대안 정치담론이 주류 정치담론을 밀어내는 현상이 발견되는 한국 정치 지형, 청소년의 정치참여에 대한 문제제기, 디지털 방송환경에서의 수용자 복지, 디지털 전환 특별법, 방송통신 심의,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 등에 대한 검토, 인터넷 내용구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규제기구, 수신료, 미디어랩 등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정비, 공민영 방송 소유 지배 구조 관련 법 정비 모색의 필요성 제기 등이다.

이외에도 디지털 미디어와 관련된 스마트 미디어와 방송통신 심의규제(방송경영과 마케팅 연구회),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편성정책(방송편성 연구회), SNS 서비스와 총선(인터넷, 모바일 연구회), 디지털 문화콘텐츠의 유통(방송과 수용자 연구회), SNS 이용자의 정치 참여(영상미디어교육 연구회), 스마트 웹(방송제작교육 연구회) 등의 연구주제에도 관심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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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연구주제별로 살펴보면, 우선 SNS와 같은 디지털(스마트) 미디어가 한국의 방송과 인접 지형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는 양상과 그 결과가 갖는 함의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마트미디어의 등장에 따른 방송통신 심의규제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대두와 위성방송(SKYLife)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 SNS 간 유사성과 서비스 선호도,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시청자 변화와 편성정책의 재수립, 새로운 미디어로서 SNS와 총선의 상관관계, 인터넷 광고의 선정성과 표현의 자유, SNS 사용자 혁신성이 개인적·사회적 가치, 몰입과 중독에 미치는 영향 등의 연구주제가 이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연구주제는 디지털 문화콘텐츠의 유통방안, 영상미디어교육과 광고 활용 교육, 현상학적 접근을 통한 SNS 이용자의 정치경험과 인식의 분석, 차세대 스마트 웹 환경에서의 신개념 비즈니스모델인 대학 정체성 프로그램 등 논의의 너비를 한껏 확장시키고 있기도 하다.

1988년 학회가 창립된 뒤 25년 동안 학회와 방송학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꾸준히 이루어졌다.

아울러 학회와 방송학이 가야 할 길을 두고도 논의가 치열하게 이어졌다. 이번 정기학술대회는 그 연속선상에서 방송학의 본류를 찾고자 했다.

방송학의 본류를 모색하는 핵심은 2012 봄철 정기학술대회와 가을철 정기학술대회를 관통하는 연구 프로젝트의 추진이었으며, 그 결과가 학회에서 직접 주관한 ‘TV 이후의 텔레비전 : 포스트 대중매체 시대의 텔레비전 문화정경’(문화연구 연구회)과 ‘영상(커뮤니케이션)의 이론과 그 적용’(영상연구 연구회)이었다.

2개 연구 프로젝트는 2월 16일 학회 공모를 통해 접수된 7개 제안서를 토대로, 시의적인 이슈와 관계없이 순수학문으로서 방송학을 연구하기 위해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되었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연구회가 중심이 되어 자체적으로 연구주제와 세부 연구영역을 정해 연구를 진행한 후 2012 가을철 정기학술대회에 결과를 발표하고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우수 논문 시상 등으로 연구활동 격려

이번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주목을 받은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전체 발표논문 중에서 연구역량이 뛰어난 우수 논문을 선정해 시상하는 것이었다.

최우수 논문상에 ‘SNS 사용자 혁신성이 몰입과 중독에 미치는 사회적, 개인적 가치 요인 연구 : 스마트폰 및 페이스북 사용자를 중심으로’(고아라, 경성대 Smart & Lab 연구원·이상호, 경성대 디지털콘텐츠학부 교수)가, 우수 논문상에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통한 사회적 기억 제도로서의 영상 재현에 관한 연구 : <우리는 8·15를 어떻게 기억하는가>(KBS)에 나타난 1945년 8월 15일의 기억을 중심으로’(태지호, 호서대 겸임교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상파방송과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IPTV, DMB, 인터넷방송, 종합편성채널 등등 방송의 숲은 이미 한치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울창하다. 마치 침엽수와 활엽수가 상대의 영역에 개의치 않고 난립해 있는 양상이다.

방송과 정치경제 권력과의 관계, 시청자 주권과 이용자 권리의 간극, 방송의 공공성과 자율성에 대한 논쟁, 대안 방송의 사회참여, 방송 (외주)제작시장의 난맥 등 2012년 오늘의 한국 방송은 그야말로 ‘혼돈의 시대’를 겪고 있다.

방송은, 방송학은, 한국방송학회는 숲에 갇혀 나무를 식별하지 못하거나 나무 한 그루에 막혀 숲을 조망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지, 끊임없이 스스로 묻고 그 답을 구하고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길을 떠날 준비를 하며 이번 정기학술대회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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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정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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