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성혜 일본 학습원여자대학 강사

2011년 7월 24일 일본의 지상파 아날로그방송은 동일본대지진의 피해지역인 3개 현을 제외하고 종료되었다. 그 3개 현도 2012년 3월 31일자로 아날로그방송을 종료함으로써 지상파방송은 디지털로 완전히 이행했다.

아날로그방송 종료와 더불어 주목되는 점 한 가지는 전파의 재편성이다. 지상파방송 디지털화완료에 따라 비어 있는 전파의 이용에 대한 기대에 관하여 살펴본다.


통신 - 방송 - 휴대전화 업계 간 경쟁


2001년 지상파 아날로그방송의 종료 기한이 결정된 시점부터 전파 이용의 재편성 문제는 주목받는 안건이었다.

특히 2001년의 전파법 개정에서는 주로 휴대전화 사업자에게 징수한 전파이용료를 방송 주파수지역의 재편에 이용할 것을인정하는 조건으로 ‘아날로그방송 종료 후 비어 있는 주파수를 방송 이외의 용도로 이용할 것’이라는 항목을 규정하였다.
 
이러한 방침에 의하여 아날로그방송 종료 후 전파의 이용을 둘러싸고 통신업계, 방송업계, 그외 제3의 사업자의 논의가 열기를 띠었다.

2006년 3월에는 비어 있는 전파의 이용법에 관한 검토를 위하여 ‘전파유효이용방책위원회’가 구성되었다.

논의의 대상이 된 주파수대 지역은 첫째로 NHK가 주로 이용하고 있는 VHF 대 로밴드 1~3ch의 18MHz(90~10 MHz), 둘째로 민방 각 방송국이 이용하고 있는 VHF 대 하이밴드 4~12ch의 52MHz(170~222 MHz), 셋째로 지상파의 디지털화로 인하여 채널이행 작업이 필요하여 일시적으로 대여한 형태인 53~62ch의 60MHz(710~770MHz, 2012 년 7월 이후 이용가능 예정)의 세 가지로 합계 130MHz였다.

1년 이상 논의를 거친 2007년 6월의 답신에서 VHF 대 로밴드(통칭 V-Low)와 VHF 대 하이밴드의 일부(207·5~222MHz, 통칭 V-High)에 관해서는 ‘현행 TV 외의 방송시스템용에 배치’해야 함을 명시, 이동체 대상의 멀티미디어방송 등의 이용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불어 UHF 대의 53~62ch에 관해서는 ITS(고속도로 교통시스템)에 활용(715~725MHz), 휴대전화 전기통신 대상(730~770MHz)에 이용이 타당하다는 결론이었다.

이러한 결론을 두고 주파수대의 이용에 관심을 보이는 사업자 간에 경쟁이 격화되어온 것이다.


V-High 대에 관심 집중


특히 관심이 집중된 것은 이용 주파수대 지역의 특성상 전파의 직진성이 비교적 높고 수신 단말기의 소형화가 용이하며 이동체 대상의 방송서비스에 적합한 V-High 대이다.

미국의 휴대전화 관련 통신기술개발기업인 퀄컴은 자사에서 개발한 이동체 대상 방송규격 ‘미디어 플로(Media FLO)’의 이용을 목적으로, 2005년 KDDI와 공동으로 미디어 플로 재팬 기획주식회사를 설립, 조기 진출에 의욕을 보였다.

한편 NTT도코모, 후지티브이를 비롯한 방송사업자를 중심으로 지상파디지털방송의 규격 ISDB-Tmm 방식에 의한 진출을 위하여 ‘멀티미디어방송’ 진영도 등장하였다.

양 진영이 쌍방의 기술적 우위성, 진출 사업자수, 서비스 이용의 이미지를 둘러싸고 논의가 격화된 것이다.

그 뒤 V-High 대의 주파수 할당에 대해서는 ‘전국 대상의 방송용으로 1개 사업자만 면허를 교부한다’라는 방침이 제시되며, 수차례에 걸친 전파감리위원회의 격렬한 공개 토론을 통하여 2010년 9월에는 멀티미디어방송 진영이 인정을 획득하는 형태로 매듭지어졌다.

멀티미디어방송은 ‘mmbi’라고 개칭, 방송용 무선설비의 운용을 실제로 행하는 ‘수탁방송사업자’로서 정식 인정을 받았다.

서비스 명칭은 ‘모바캐스’로 정하고, 아날로그방송 종료 후 2012년 4월의 서비스 시작을 향하여 급속도로 정비를 진행하여 왔다.

개업 초년도에는 전국 29개 도도부현에서 세대 확보율 76%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관동지역에서는 현재 건설 중인도쿄 스카이트리가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개업 3년 후인 2014년 말까지는 전국 주요도시로 확대하며 세대 확보율도 90%까지 올리고, 2015년에는 일본 전역을 거의 확보할 것을 목표로 세웠다.

수신 단말기에 관해서도 mmbi의 중심 주주인 도코모를 중심으로 개업 후 5년간 5,000만 대의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이 개시된 4월의 시점에서 모바캐스용 스마트폰 1종, 태블릿형단말 1종을 투입하고, 2012년 겨울 모델은 10종 정도 투입할 예정이다.

판매 단말기의 3분의 2 정도를 모바캐스용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 도코모의 계획이다.

한편 V-High의 실제 프로그램 편성 및 제공을 담당하는 위탁사업자의 모집에서는 KDDI 진영이 참가하지 않겠다고 표명하였다.

mmbi 진영에서는 채널명을 ‘nottv’로 하여 4월에 개국하였다.

내용은 1세그(seg)의 10배라는 고화질·고음질의 ‘리얼타임 방송’과, 보고 싶은 콘텐츠를 자동적으로 대응 디바이스에 저장, 언제나 어디서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축적형 방송’등 2가지를 서비스의 중심으로 하고 있다.

요금은 매월 420엔으로 추가요금을 내면 스포츠중계와 음악 등의 일부프리미엄 콘텐츠도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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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속도 느린 V-Low 대의 행방은


V-High 대와 비교하여 V-Low 대는 논의 속도가 느리다. V-Low 대는 전파의 직진성이 낮다는 특성이 있다.

즉 V-High 대 등 높은 주파수와 비교하면 일정지역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인프라 설비 수는 적어도 되므로 인프라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수신기의 안테나는 더 큰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수신 단말기의 개발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진출 희망사업자가 일부에 그쳤다.

2007년 ‘전파유효이용방책위원회’의 답신에서는 V-low 대의 활용에 대하여 FM방송과 지상파 디지털 라디오방송에서 이용을 희망하는 사업자가 있었다는 점을 포함하여 라디어방송 사업자를 중심으로 활용서비스를 모색하게 되었다.

이러한 답신의 배경에는 2003년부터 V-High 대에 해당하는 7ch에서 실용화를 향한 시험방송이 이루어진 디지털 라디오방송에 주파수가 할당되지 않는다는 방침이 내려짐으로써, 디지털 라디오방송에서 검토되었던 서비스는 V-Low 대로 계승되어야 한다는 것이 총무성의 판단이었다.

2008년 3월 총무성이 개최한 ‘휴대전화단말 대상의 멀티미디어방송 등의 형태에 관한 간담회’에서 V-Low 대는 V-High 대와는 기능과 역할을 바꾸어서 전국 대상의 방송서비스가 아니라, 블록별로 복수의 주파수(채널)로 나누는 ‘지역블록 대상’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논의를 거쳐서 2009년 2월에는 FM도쿄, TBS라디오&커뮤니케이션즈, 닛폰방송, NHK의 라디오국과 미쓰이물산 등 V-Low 대에 방송사업자로서 참가를 기대하는 17개 사업자와 단체에 의하여 ‘V-Low 대 멀티미디어 방송추진협의회(약칭 VL-P)’가 발족되었다.

또한 2008년 10월에는 총무성의 정보통신심의회에서 V-Low 기술방식으로서 ISDB-Tsb 방식의 채용이 바람직하다는 답신이 있었다.

2011년 2월에 발표된 진출희망 조사에서 참가희망을 표명한 곳은 전국의 라디오국과 VICS(도로교통정보시스템)센터 등 133개 사로 증가하였다.

V-Low 대의 논의가 비교적 느리게 진전된 배경에는 V-High 대의 통신사업자와 TV국과 같은 강력한 서비스의 실현을 추진하는 사업자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V-High 대와 비교하여 인프라 투자비용이 저렴하게 예상된다고 해도 700억 엔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전국적 인프라 설비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비즈니스모델로서 성립시킬 수 있을지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V-Low 대의 인프라 정비에 대해서는 당초 NHK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리라고 기대되었지만, NHK는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NHK는 2011년의 참가희망 조사에서 실제 프로그램의 제공에 대해서는 관심을 나타냈지만, 수탁방송사업자로서는 인프라 정비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 배경에는 수신료 인하 요구라는 정치적 쟁점, 지상파방송의 디지털화와 BS방송에 대한 투자가 우선순위이며, 다미디어화의 대응을 회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V-Low 대의 활용에 관해서는 기존 라디오방송의 주요 시청자가 자동차 운전자라는 점을 포함하여, 자동차에서 이용 가능성이 크리라 보고 있다.

또한 태블릿형 단말의 보급 등을 예측한 전자서적, 그중에서도 전자교과서의 이용에 관해서도 검토가 진전되고 있다.

또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긴급 시 정보인프라의 중요성이 재인식되면서, 그 역할을 해온 라디오를 지금까지 배양해 온 V-Low 대에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V-High 대와 같은 구체적인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향후 V-Low 대에 관한 논의는 공공적인 정보 인프라의 정비라는 관점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700MHz 대는 휴대전화사업자 간 경쟁


주파수 활용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700MHz 대의 활용방법이다.

이 주파수대는 세계적으로 휴대전화 용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으로 봐도 알 수 있듯이 소형 휴대전화단말은 개발하기 쉽고, 인프라 시설도 용이하다는 점에서 통신사업자에게는 ‘플라티나 밴드’로 불린다.
 
휴대전화 사업자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 주파수대 획득을 희망한다.

무선통신량의 급증 때문에라도 주파수대의 획득은 시급하며, 총무성은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주요 각 휴대전화 사업자에게 가능한 한 넓은 주파수대를 할당할 수 있도록 계획을 발표하였다.

구체적으로는 디지털화로 인하여 비어 있는 700MHz 대와 마찬가지로 재편이 예정되어 있는 900MHz 대를 함께 할당하는 안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국제협조를 얻을 수 없으므로 주파수 이용에 관해서 국제적인 고립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비판에 응답하기라도 하듯이 총무성은 2010년 11월 ‘와이어리스 브로드밴드 실현을 위한 주파수 검토 워킹그룹’에서 700MHz, 900MHz대와 함께 각각의 주파수대별로 밴드를 만드는 안이 적용되었다.

이러한 방침의 전환으로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휴대전화의 글로벌적인 경쟁을 초래하는 효과가 기대되는 한편, 각각의 주파수대에서 진출 가능한 사업자 수가 한정됨으로써 휴대전화 사업자 간 주파수대 획득을 향한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주파수대의 할당에 경매를 도입하면 거액의 재정을 발생시킨다는 목소리도 크다.

이에 따라서 정부는 2010년 장래에 주파수 경매를 도입할 것을 각료결의, 총무성에서는 2011년 2월부터 ‘주파수 경매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2011년 11월의 보고서에서는 2015년에 실용화가 예상되는 4G 대상의 주파수인 3.4~3.6GHz부터 주파수 경매를 실시할 방침이 명시되어 있다.

동일본대지진 후에는 700/900MHz의 할당에서도 주파수 경매를 도입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출되었다. 논의가 거듭되면서 경매를 하지 않기로 했지만, 할당의 유효기한 종료 뒤에는 경매 적용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파수 경매 도입을 둘러싼 논의는 재정 면에서의 기대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경매의 도입 의의와 그 본질은 지상파디지털 방송의 도입 의의 이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을지도 모른다.

방송과 통신의 영역에서 미래에 어떠한 현상이 발생할까.

그 현상이 예상도 못한 형태로 찾아올 때 더욱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이러한 논의는 지상파디지털 방송의 도입 목적과 유효성을 재확인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효율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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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디어정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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