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주도 금지, 규제 강화
포털 힘빼기 입법 줄줄이


이상헌 기자

18대 정기국회에서도 포털은 중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포털과 관련해 문방위 계류중인 법안만 7개다.물론 법안 전부를 법제화 하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계류중인 법안들은 뚜렷한 트렌드가 있다. 대부분이 포털의 사회적 책임과 강력한 규제를 강조한다.그래서 18대 정기국회를 기점으로 포털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포털도 언론으로 규정
포털도 언론으로 규정입법부인 국회가 포털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간단하다. 포털의 영향력이 급성장했다. 여론형성 기능에서도 웬만한 언론보다 앞선다. 때마침 촛불정국은정치권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제까지 법은포털을 영리 목적 사업자로만 봤다. 지금 계류중인법안의 핵심은 ‘포털에게도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을지우겠다’는 것이다.

법으로 포털을 다루는 첫 번째 방법은 포털을 언론의 울타리 안에 넣는 것이다<표1>. 즉, ‘포털도 언론이다’라고 법으로 규정하려 한다. 그래서 언론을다루는 대표적인 법인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이하 신문법)’ 안에 포털도 넣으려 한다.한나라당 김영선 의원과 심재철 의원 법안이 그렇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영선 의원 안이 좀더 적극적이다. 김 의원 안을그대로 적용할 경우 포털은 업종을 바꾸어 인터넷신문사가 되든가 아니면 자체 기사생산은 물론이고 언론사 기사를 사서 포털에서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그림>. 현실에 적용시켜 볼 때, 현재 포털 초기화면에서 뉴스 비율은 50% 이하다. 따라서 김 의원 안이 통과될 경우 포털은 ‘기타인터넷매체’가 되어 일체의 여론형성 행위를 해서는안 된다. 즉, 포털은 지금의 뉴스 기사 제공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심재철 의원 안은 ‘포털은 언론’이라는 조항을 신문법 안에 넣는 방식이다. 지금의 포털을 언론으로보고 신문법을 적용하자는 취지다. 여기에 신문의독자위원회와 유사하게 포털도 이용자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특히,언론 기사를 재매개 할 때 포털이 자의적으로 기사내용이나 제목을 편집하거나 조회수를 조작했을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는점도 눈에 띈다.

아예 포털만 대상으로 삼는 법을 따로 만들려는노력도 있다. 김영선 의원은 ‘검색서비스사업자법안’을 별도로 제출해놓았다. 인터넷은 신문·방송 등올드 미디어와 완전히 다른 미디어다. 그래서 기존법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배경이다.여기에 영향력으로만 봐도 포털을 다루는 별도법이 등장할 때란 현실인식이 더해졌다. 김 의원의 법안은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법에 명시하고 △포털의 등록, 활동, 광고 등 활동 전반을 규정했다. △기술적으로는 각 게시물마다 ‘신고하기 버튼’을 마련해 불법자료나 문제성 자료일 경우 이용자가 즉시사업자에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영업정지까지 가능한 강력규제
포털을 규제하는 두 번째 방법은 ‘규제강화’다<표2>. 저작권침해, 명예훼손 등과 관련한 콘텐츠에 대한 사업자의 모니터링 의무를 강화하려는 추세다.즉, 사업자가 직접 불법자료를 유통하지 않았어도사업자의 서비스를 통해 불법자료가 유통되면 사업자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이런 법안들이 포털만을 목표로 삼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포털이 콘텐츠 흐름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포털만을 목표로 삼지 않았어도 포털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포털 활동에 대한 규제 강화는 주로 저작권법이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 일부를 개정하는 방식이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저작권법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에 대한 일부개정안을 제출했다.진 의원 법안의 핵심은 사업자가 모니터링을 제대로하지 못했을 때 최악의 경우 사업 자체를 중단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즉, 어떤 포털을 통해 불법자료가 계속 유포되고, 절차에 따라 경고나 시정명령 등이 이뤄졌는데도 문제가 지속될 경우 그 포털은 영업정지 명령을 받을 수도 있다.

이 밖에도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은 온라인상 명예훼손을 좀더 포괄적으로 규정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범위를 넓히는 안을 냈다. 같은 당 임두성 의원은 포털 등 인터넷 사업자가 기존 법에 따라 유통금지나 삭제 명령을 받은 이후 처리결과를 심의위원회에 통보할 의무가 없었다는 점에 착안해 처리결과를 의무적으로 통보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해놓았다.

전문가에게 물었다

❶ 포털을 언론 범주에 넣어 언론과 유사한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려는 입법이 계류중이다.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❷ 포털의 모니터링 의무를 강화하고 관련규제를 강화하려는 법안이 계류중이다.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이며 이유는 무엇가?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➊ 관건은 포털이 ‘편집’ 기능을 하느냐 여부다. 기사를 선별, 편집하는 역할을 하지 않고 단순한 검색만을 제공한다면 언론으로 보기 힘들고, 기사이건이용자 생산 콘텐츠이건 무관하게 콘텐츠에 대한중립적 전달자로 규정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자체기사를 생산하지 않더라도, 포털이 ‘편집’의 역할을한다면 언론 범주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며, 언론과유사한 책임과 의무를 부과해야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언론중재법’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➋ 포털 등의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ISP)에게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ISP의 민형사상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법적 책임을 부담하길원치 않는 사업자들은 조금이라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표현이라면 위법 여부를 불문하고 삭제하0 2 5려고 할 것이다. ISP들을 강력한 사적 검열자로 만드는 것이다. ISP는 사법적 권한도, 역량도 없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표현물들에 대해 일일이 엄격한판단을 내리는 것도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불법적이지 않은 표현물들이 자의적으로 삭제될위험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성동진 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 차장
➊ 포털뉴스와 관련한 핵심적인 쟁점은 포털이 언론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 언론 기사의‘유통’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의 효과적인 구제방법이다. 현행 법제에서는 인터넷 기사 유통을 통해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더라도 포털이 이를 구제해 줄 방법이나 근거가 없다. 따라서 ‘언론중재위원회’와 같은 공신력 있는 중재기관이 삭제 혹은 수정에 대한 판단을 내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급박한 민생 문제를 떠나 오로지 포털을 언론 범주에 포함시켜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논쟁만 하고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➋ 포털의 영향력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법 규제로통제하겠다는 소위 입법 만능주의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오히려 최대한 시장 기능에 맞기거나 인터넷의 자정 작용을 믿고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규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본다. 위법행위에 대한 판단을 전적으로 사업자에게 맡기거나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또 해서도 안 된다. 사업자에게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정책으로서,사실상 인터넷상의 정보에 대해 ‘사전 검열’을 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최진순 한국경제 전략기획국 기자
➊ 포털을 신문법과 언론중재법 등 기존 매체법에포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포털 뉴스편집의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기존 매체법에 넣는 것보다완전히 새로운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타당하다. 포털뉴스 편집과 그 영향력만으로, 그리고 기능론적접근으로 다룬다면 오히려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확대,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신문법은 규제법이기 보다는 진흥법에 가깝기 때문이다.
➋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 즉,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책임 부과를 확대하는 것은 수평규제로 전환하지 못한 데서 초래된 것이다. 콘텐츠 제공자는 콘텐츠의 수준을 높이는 책임에만 한정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접근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포털사업자의 서비스 모니터링 의무 강화는 결과적으로 콘텐츠 제공자의 창작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으며 이용자의 표현 자유 전반을 침해하는 위헌적 요소도 있다.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반사회적 사이버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꾸준한 교육적 예방책이필요하다.

월간 <신문과방송> 2008년 10월호 특집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