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매체의 경우 반론보도문 제목을 초기화면에 게재하고, 제목을 클릭하면 본문이 나타나도록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인터넷 보도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는 ‘삭제’라는 새로운 형태의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 매체의 강한 전파력을 감안한 때문으로 보인다.

포털도 정정보도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으며, 이에 따라 기사를 게재하는데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성이 커졌다. 언론사가 제공한 기사에 대해 포털 자체에서도 진실성 여부를 판단하고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 게재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개정 언론중재법과
포털 뉴스 분쟁의 중재 고려사항

이효성 청주대학교 신문방송학 교수, 언론중재위원회 충북중재부 위원


이 글은 언론중재위원회(위원장 권성)가 4월 21일 청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개정 언론중재법과 인터넷기반 뉴스서비스 분쟁의 중재방향’ 토론회 발제문을 간추린 것이다. <편집자>


오는 8월 7일 시행예정인 개정 언론중재법은 인터넷 포털 등으로 인한 피해도 중재위원회를 통해 신속하게 구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조정·중재제도가 인터넷 매체까지 확대 적용됨으로써 청구건수가 현재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므로 중재제도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계속돼야 할 것이다. 특히 중재위원회나 위원들은 신속한 조정·중재 진행을 위한 인프라구축 방안에 대한 논의와 함께 새로운 매체의 분쟁에 대한 조정·중재 방안이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겠다. 또한 언론사나 인터넷 기반 뉴스 서비스 매체는 물론 잠재적 피해구제의 당사자라 할 수 있는 개인 역시 이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겠다. 

포털 분쟁과 중재 고려사항

포털을 포함한 인터넷 기반 뉴스 분쟁 처리 시 가장 큰 쟁점은 반론보도ㆍ정정 보도를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명확한 것은 인터넷 매체의 경우 기존의 전통 매체와는 그 게재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현행 언론중재법 제27조 제2항은 정정보도ㆍ반론보도ㆍ추후보도 청구문의 내용, 크기, 횟수, 게재부위 또는 방송순서 등을 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신문과 관련한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신청 사건 중 조정 성립된 사례를 보면 반론(정정)보도문 보도(게재) 형식은 기존 신문ㆍ방송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재진(2008)은 포털을 포함한 인터넷 매체에 대한 정정보도, 반론보도, 손해배상을 포함한 조정·중재 신청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인터넷 기반 뉴스 분쟁 처리 시 고려해야할 사항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게재시간 문제-이는 신문ㆍ방송 등 전통 매체가 보도 횟수와 보도문의 크기를 중요시하는 것과 비교되는 것으로 인터넷 매체의 경우 기사가 빈번히 바뀌는 점을 감안하면 게재 시간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인식된다.
   △게재 위치-인터넷 매체의 경우 반론보도문의 제목을 초기화면에 게재하고, 제목을 클릭하면 본문이 나타나도록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인터넷에 저장된 원 기사에 반론보도문을 링크하도록 조건을 추가로 다는 경우도 있다. 이는 인터넷신문의 매체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반론권 부여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글자 크기와 자체(字體)-반론보도문의 제목은 원 기사의 제목활자와 같은 크기로 하고 본문은 원 기사의 본문활자 크기로 게재하기로 합의하거나 활자 크기를 특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자체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글자 크기와 함께 자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반론보도문의 자수(字數)-반론보도문의 내용 못지않게 자수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문자수가 반론문 효과의 기본적인 전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방송법 제91조 제5항은 “방송업자가 행하는 반론보도는 그 공표가 행하여진 동일한 채널 및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이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쇄 매체의 경우 반론보도문의 자수는 이의의 대상이 된 공표 내용의 자수를 초과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며, 이는 원문 보도보다 지나치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사 삭제 요청-기존 매체에서는 언론보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이 반론보도문 게재를 요구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인터넷 보도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는 ‘삭제’라는 새로운 형태의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 매체의 특성인 강한 정보 전파력을 감안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또한 다른 매체와 달리 인터넷 매체 운영 및 기술상 삭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와 같이 삭제를 요청하는 것을 인터넷 시대에 새로운 권리개념으로 제안하고 있다(이재진ㆍ구본권, 2008).


포털 분쟁과 중재의 어려움

   새롭게 등장한 매체와 이로 인한 분쟁과 관련,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실질적으로 피해를 받는 사람들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이다(이재진, 2008). 그동안 포털과 관련된 법 규율 관련 논의의 핵심도 ‘피해구제수단’에 있었다(이동찬, 2008). 가장 표현 촉진적이고 참여적인 인터넷 기반 뉴스 서비스에 의한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개인의 인격권 침해와 같은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구제장치를 마련하는 문제가 중요하게 됐으며, 개정 언론중재법은 이같은 맥락에서 시의적절하게 도입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전통 매체에서는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정보 제공자와 소비자 간 해결의 당사자가 명확하였으나 포털을 포함한 인터넷 기반 뉴스 분쟁에서는 그렇지 못하다(이재진, 2008). 정보 제공자가 정보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전파를 전적으로 담당하던 기존 매체에서는 분쟁이 발생할 때 그 책임여부를 정보제공자에게 묻는 것으로 문제해결이 가능했다. 그러나 다양한 인터넷 기반 뉴스 서비스가 출현하고 우리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서 정보의 생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경우에도 기존 매체와 같이 정보제공자로서의 책임을 져야하는지, 책임을 지게 된다면 어느 정도까지 져야 하는지, 그 책임으로부터 면책되기 위한 요건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문제가 복잡한 쟁점으로 등장하였다.
   인터넷 기반 뉴스 서비스 중에서도 특히 포털의 경우 정보생산자와 정보제공자(배포자)가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분쟁 해결은 더욱 복잡할 수밖에 없게 됐다. 분쟁 해결 시 기존의 인터넷 신문이나 언론사닷컴에 비해서도 고려해야할 사항이 훨씬 더 많아 졌다. 이러한 문제들에 봉착하여 기존의 법조항을 개정하면서 대처해 나가고 있다. 개정 중재법 제17조 제1항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정정보도청구, 반론보도청구 또는 추후보도청구를 받은 경우 지체 없이 해당 기사에 관하여 정정보도청구등이 있음을 알리는 표시를 하고 해당 기사를 제공한 언론사 등에 그 청구 내용을 통보하여야 한다. 또한 동조 제2항은 인터넷 뉴스 서비스 사업자가 정정보도 청구를 받은 경우 기사제공 언론사도 같은 청구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기사제공 언론사에게도 기사내용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취지이지만, 이를 조정절차에 그대로 준용하여 언론사를 피신청인, 즉 포털과 동일하게 보는 데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PAC News, 2009.3). 빠르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인터넷 세계에서 기존 매체에서처럼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 기준을 시의성 있게 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이러한 현실은 조정·중재 과정에서도 어려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언론중재법에 포털이 조정 및 중재의 대상으로 포함된 사실은 포털의 언론성을 인정해 어느 정도의 지위를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는 또한 포털을 단순히 ‘뉴스 유통사’로 볼 수 없게 됐으며 정정보도 청구는 물론 손해배상과 기사의 삭제 또는 게시중지 청구 등이 중재위원회의 조정·중재 절차를 통해 이뤄지게 됐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대단한 파급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언론으로서의 책임으로부터는 자유로웠던 포털이 이제 그만큼의 책임을 부여받게 된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털의 뉴스 서비스 행위와 관련된 분쟁에 대해 전통 언론매체와 동등한 위치에서 기준을 들이대는 것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기존 매체에서는 언론의 명예훼손적 언사에 대해 수용자 자신이 반론을 제기하고자 해도 접근 수단이 매우 제한돼있었지만 포털 등 인터넷 체계 내에서는 다양한 채널을 이용해 개인 본인이나 타인을 통해 어느 정도 반론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문제 등을 포함해 포털뉴스 서비스 분쟁의 피해 구제 방안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논의와 고민이 앞으로도 계속돼야 할 것이다.

진실성에 무거운 책무

개정 중재법 시행에 즈음해 포털 등 인터넷 기반 뉴스 서비스는 진실성을 갖추는 등 기존의 행태와 차별화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언론사로부터 전달받아 게재하게 될 뉴스의 진실성을 검증하는 작업이 특히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게재 기사가 명백하게 사실에서 벗어난 경우 개정 중재법의 법리에 따르면 포털도 정정보도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으며, 이에 따라 기사를 게재하는데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성이 커졌다. 기사의 자체 생산 여부가 포털을 포함한 인터넷 뉴스 서비스의 진실성 결핍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게 된 셈이다. 따라서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부응하여 기사를 생산해 제공하는 언론사와의 기존 계약관계에 대해서도 새로운 검토가 요구된다 하겠다(PAC News, 2009.3.). 한동안 포털사이트 측이 언론사가 제공한 기사의 제목을 변경해 게재하는 등의 행위가 논란이 돼, 최근에는 이 같은 ‘편집행위’를 최소화하거나 거의 하지 않고 그대로 게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앞으로 개정 언론중재법이 본격 시행돼 포털 측의 책임이 요구되면, 포털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게 됐다. 즉 언론사가 제공한 기사에 대해 포털 자체에서도 진실성 여부를 판단하고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 게재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포털 등 인터넷 기반 뉴스 서비스는 이제 언론중재법에 조정·중재의 대상이 된 만큼 언론성을 가진 매체로서 갖는 지위와 영향성을 어느정도 확보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는 또한 객관성이나 공정성을 기반으로 한 진실성에 대해서 무거운 책무를 지게 됐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포털을 비롯한 인터넷 기반 뉴스 서비스는 이제 그 영향력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고 있는 시점이라 하겠다.


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5월호 미디어포럼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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