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벽돌 굽는 마을-아슐리아’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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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수도 다카를 가로지르는 부리 강가 하류엔 수많은 벽돌공장이 건기 때(11월말부터 3월말까지) 벽돌을 굽느라 굴뚝연기로 자욱하다. 배로 운반해온 진흙을 인부들이 운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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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미만의 어린아이들도 생계를 위해 힘에 겨운 벽돌 나르기 작업에 내몰리고 있다.)


방글라데시 대부분의 지형은 퇴적층으로 이뤄져 산과 바위가 없어, 건설자재로 쓰일 벽돌 생산은 이 나라에서 아주 중요한 산업이다.

건기가 시작돼 강바닥이 드러나면 생계를 위해 어린아이는 물론 온 가족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벽돌을 굽고, 지고 나르는 벽돌공의 인생을 산다.


온 가족이 벽돌공으로 생계 잇는 다카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인근에만 8,000곳, 전국적으로 2만여 곳에 달하는 벽돌공장은 건기인 11월 말부터 3월 말까지 주로 가동된다.

공장 한 곳에 대개 70여 가구가 모여 움막을 짓고 살며 가구당 두세 평 정도인 곳에서 많게는 5명 이상 생활한다. 이 중 절반 정도의 가정은 우기가 시작돼 공장이 가동하지 않는 4월 초쯤 시골 고향으로 돌아가 그해 11월에 다시 이곳을 찾는다.

우기에 갠지스 강 하류에서 내려온 물줄기는 저지대인 다카 부리 강가 ‘아슐리아’ 지역 주변에 질 좋은 진흙을 남겨 놓는다. 배를 이용해 진흙을 벽돌공장 근처까지 운반하면 인부들이 머리에 이고 날라 산처럼 쌓아 놓는다.

이 진흙을 물과 반죽해 벽돌모양의 틀에 넣고 성형을 해 건조장에서 이틀 정도 수분을 빼내며 자연건조를 한다.

그런 다음 굴뚝이 설치된 대형 가마에 벽돌을 차곡차곡 쌓고 불을 지펴 1,500도가 넘는 고온에서 48시간 이상 벽돌을 굽는다.
 
나무와 석탄가루를 이용해 불을 때는데 이로 인해 수천 개의 굴뚝이 쉴 새 없이 검은 연기를 내뿜는다. 하늘을 뒤덮는 연기는 방글라데시의 환경오염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다 구워진 벽돌은 가마에서 인부들이 머리에 지고 직접 옮긴다. 벽돌 하나의 무게는 2kg에 달해 어른들은 보통 12장 이상씩 옮기지만, 어린아이들은 4장에서 8장씩 옮긴다.

나르는 벽돌의 개수, 왕복 횟수가 곧 돈이라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벽돌을 옮기다 보면 무거운 벽돌이 짓누른 이마에는 주름이 깊게 팬다. 어른은 물론이고 어린아이까지 노인처럼 이마 주름이 쭈글쭈글하다.

벽돌을 만드는 사람들은 붉은 흙먼지와 공장에서 내품는 매연으로 최악의 작업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 먹고살기 위해 치열한 삶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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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 한 번 운반해서 받는 칩으로 하나에 1다카, 한국 돈 15원 정도인데 하루 일당이 300다카에 불과하다.(위쪽) 고단한 하루 일을 마친 러먼(14세)이 환하게 웃으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아래쪽))


종일 일하고 받는 돈은 아이들은 1,500원 남짓에 불과하다. 흙을 반죽해서 벽돌을 만드는 팀은 1,000장 만들면 300다카(4,000원 정도)를 받고, 다 구워진 벽돌을 운반하는 인부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해서 200다카 정도를 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 낮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일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그들은 웃음을 잃지 않고 희망찬 내일을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벽돌공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고되고 힘든 일이지만 벽돌은 집을 짓는 유일한 재료인 동시에 이들에겐 희망을 짓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임열수 / 경인일보 사진부 차장

 
Posted by 미디어정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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