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 프로덕션은 한국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독립 프로덕션이다. 역사가 길다고 전통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긴 역사를 저력으로 새로운 변화에 자신있게 몸을 던져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다. 삼화 프로덕션은 2009 국제방송컨퍼런스에서 독특한 포맷인 '텔레시네마'를 선보였다. 거인도 변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텔레시네마는 텔리비전 드라마와 시네마(영화)를 합친 삼화 프로덕션의 새로운 콘텐츠 포맷의 이름이다. 내용은 간단한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120분짜리 단편극을 8편을 찍는다. 단 이때 TV의 HD급 화질을 뛰어넘어 극장의 대형 스크린에서도 뛰어난 화질을 보여주는 최첨단 카메라를 활용해서, TV와 영화관에 동시에 콘텐츠를 릴리즈한다는 개념이다.

   *텔레시네마 중 '천국의 우편배달부' 포스터. 동방신기의 영웅재중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관을 시작으로 소비되는 영화가 결국 TV에서 다시 소비되는 것은 일반적이다. OSMU(One Source Muti Uses)는 흔하디 흔한 관행이 됐다. 하지만 텔레시네마는 지금까지의 OSMU를 살짝 꼰다. 즉, 순차적인 창구의 변화가 아니라 포맷 자체가 다수의 창구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변종 포맷이다.

이러한 변종 포맷은 곧 이제까지 영화관을 먼저 돌고 단물이 거진 빠질 때쯤 TV에 플릴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타파했기에 가능하다. 우선 텔레시나마의 경우 비용을 줄였다. 삼화 측은 "극장용 단편 제작비의 4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1편을 만든다."고 밝혔다. 즉, TV용 단편 제작비 수준으로 극장용까지 만든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TV와 극장 동시 공략이 가능한 것이다.

제작비를 낮춘 만큼 영화관에서의 흥행력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삼화가 내세운 것은 OBMS(One Brand Multi Sources)다. '여러 전문가들이 하나의 상품을 위해 똘똘 뭉친다'는 개념으로 볼 수 있겠다. 삼화는 텔레시네마를 위해 빅뱅 동방신기 등 한국의 유명 배우, TV 드라마에서 작가주의를 인정받았던 유명 PD를 모았다. 여기에 아시아에서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일본의 유명 극작가들의 원작을 사용했다. 한류도 계산됐겠지만 무엇보다 '최고의 전문가들의 역량을 하나의 콘텐츠에 집중해 퀄리트를 높인다'는 전략이 숨어있다.

텔레시네마가 언뜻 보면 기존의 콘텐츠와 다름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확실히 '변종 콘텐츠 포맷'이다. 따라서 그 성공여부가 주목된다. TV에서는 우위가 있다. 아이돌과 유명감독 및 작가가 힘을 합쳤기 때문이다. 반면 영화에서는 큰 메리트가 없어 보이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다. 즉, TV와 영화 중간의 경쟁력 정도라고 생각한다. 또 한가지 부정적인 부분은 단편 드라마란 형태가 TV 시청자들을 얼마나 강하게 몰입시킬 수 있을까다. 이 부분을 편성과 마케팅 쪽에서 얼마나 커버해주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또 그 결과에 따라 텔레시네마가 새로운 콘텐츠 포맷으로 잡리 잡을 수 있을지가 결정되리라고 본다. 실험이다. 안전한 실험은 없다. 어차피 새로운 것은 언제나 리스크 속에서 시작되는 것이니까.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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