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C.리(Alvin C. Lee)는 경쟁도입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한국이 콘텐츠 제공 시장자유화에 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보다 건전한 경쟁과 협력을 통해 역동적인 시장이 선순환 구조로 변화하여 고용 확대와 투자 재 확대 등이 이루어 질 것이다”라고 시장개방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전달했다.


글로벌 미디어 산업 양성위해
규제 완화해야

2009 국제방송통신콘퍼런스

강선영 인턴기자 ksy1229@kpf.or.kr


방송통신위원회는 ‘미디어 융합과 그 이후(Media Convergence and After)’라는 대주제로 6월 17일, 18일 이틀간 코엑스에서 2009 국제방송통신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올해로 다섯번째를 맞는 이번 콘퍼런스는 전년도에 비해 참여국과 연사의 수가 늘어나 규모가 더욱 확대되었다. 영국, 미국, 독일, 미국, 중국, 일본 등 총 12개국에서 55명의 방송통신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해 총 3개 트랙, 12세션과 기조강연 및 슈퍼패널 세션으로 진행됐다. ‘미디어 융합시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 방향’ ‘디지털 콘텐츠의 성공을 위한 비전과 전략’ ‘방송통신 융합환경하의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전략’을 주제로 방송통신 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전략과 비전을 제시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미래에는 방송통신 융합산업이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인류 복지 향상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번 콘퍼런스에서 미디어 융합 촉진, 규제 선진화 등 융합 시대의 대응전략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정책과 콘텐츠 글로벌화 필요

이어서 진행된 기조연설에서는 가쿠 이시자키(Gaku Ishizaki) 일본 총무성 수석 차관이 ‘미디어 융합시대에 규제기관의 역할 및 대응’이란 주제로 현재 일본의 ICT(Information&Communication Technology)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으로 변화되는 서비스구조에 맞춰 기존의 수직적 법적 규제에서 새롭게 재편되는 수평적 법적 틀이 필요하다. 일본은 융합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에 개편한 융합법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두 번째 기조 연설자로 나선 에밀리아노 칼럼직(Emiliano Calemzuk) 미국 뉴스 코퍼레이션 폭스텔레비전 스튜디오 대표는 ‘미디어 융합시대에 미디어 그룹의 대응 전략 및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기술의 발전이 시청패턴의 변화는 물론 콘텐츠 공급 방식까지 바꾸는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광고주들도 전통적인 TV 스튜디오에서 상호작용이 가능한 통신분야로 넘어갔다. 그렇다면 우리와 같은 TV 스튜디오는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칼럼직 대표는 대안으로 TV 제작의 글로벌화를 꼽았다. 그는 “끊임없이 변화할 시장에 대처하기 위해 법적인 측면에서 규제를 풀고 국제적인 공동제작이 가능한 분위기를 조성해 독창적인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조지 페날베(Georges Penalver) 프랑스 텔레콤 그룹 전략&개발 부사장은 자사 통신업체인 오랑쥬(Orange)의 융합 서비스를 예로 들며 “시청자와 광고주 간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전세계가 디지털화에 노력을 기울이며 점점 많은 기기들이 기술융합의 폭발적 반응을 느끼고 있다”며 “모든 콘텐츠가 전달 될 수 있는 폭 넓은 네트워크 연결 시스템을 개발해 가속화되는 융합시대에 대응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미디어 융합 자체가 개방

오후부터는 정책(규제), 콘텐츠, 서비스 등 3개의 트랙으로 콘퍼런스가 진행되었다. 17일엔 동시간대에 진행되는 3개 트랙의 강연장이 모두 꽉 찼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정책 트랙은 세계 각국의 정책들과 한국의 정책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발표자들은 한국이 글로벌 미디어 산업을 양성하기 위해서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규제를 완화하고 자유로운 경쟁구조를 이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미디어 산업 및 정책 방향’ 세션에서 미국 브렛 아즈마(Brett Azuma) 오범 텔레콤(Ovum Telecoms)부문 부사장은 “기업은 복잡해진 가치사슬과 융합시장 속에서 자사의 위치를 제대로 알고 가치사슬을 재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작은 역할에 매달리기보다 큰 흐름을 예측해야한다. 여기서 정부 정책의 역할은 효과적인 수요기반창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앨빈 C.리(Alvin C. Lee) 타임워너 국제협력&정책부문 아시아 지역 총괄은 경쟁도입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한국이 콘텐츠 제공 시장 자유화에 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보다 건전한 경쟁과 협력을 통해 역동적인 시장이 선순환 구조로 변화하여 고용 확대와 투자 재 확대 등이 이루어 질 것이다”라고 시장개방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전달했다. 김대호 인하대 교수 역시 폐쇄적 모델을 취하고 있는 한국이 글로벌 미디어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책 차원에서의 개방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시장개방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콘텐츠관련 정책수립이 시급하다. ‘방송통신 콘텐츠 활성화 정책 방향’에서 조나단 D.레비(Jonathan D. Levy)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부수석 경제학자는 콘텐츠의 경제정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심상민 성신여대 교수는 “콘텐츠 공급자들이 검증된 캐쉬박스에 집착하기보다 내용의 가치를 높이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고 콘텐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리고 정책 담당기관이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통합적인 관리정책을 펴야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의 방송통신산업을 총괄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입장도 들어볼 수 있었다. 서병조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은 세계적으로 한국의 콘텐츠 위상이 경제수준에 비해 매우 낮다고 전했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시장구조 개선을 통해 콘텐츠가 성장할 수 있는 근본적인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경쟁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밖에도 All-IP 시대에 적합한 통신규제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에서 방송통신 융합시대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통신정책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콘텐츠의 범위를 재해석하라

콘텐츠 트랙에서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 속에서 변화하는 콘텐츠의 구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전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켰던 디지털 콘텐츠 혁신 사례가 소개됐다.
퀴즈 프로그램인 ‘1대 100’의 포맷을 개발해 전세계에 성공적으로 수출했던 투웨이트래픽(2waytraffic)의 줄리안 커티스(Julian Curtis) 세일즈 총괄은 콘텐츠 시장에서 포맷이 더욱 중요하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강조했다.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디지털이라는 만국 공통의 언어가 굳게 자리잡아감에 따라 이제 잘 만들어진 포맷은 전세계로 수출되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머니 카우가 되고 있다. 투웨이트래픽사에는 오로지 컨셉트와 아이디어를 만들어 방송국에 판매하는 개별 부서가 있을 정도다. 그는 “새로운 시대에서 콘텐츠의 범위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라”는 화두를 던졌다.
한국에서 가장 역사가 긴 드라마 독립 프로덕션인 삼화네트웍스의 사례는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One Source Multi Uses)를 넘어 원 브랜드 멀티 소스(OBMS: One Brand Multi Source) 전략이 한국에서도 활발히 시도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삼화네트웍스는 2008년부터 2년 동안 디지털 기반으로 TV와 영화관을 동시에 메인 윈도로 삼은 8편의 단편 드라마인 ‘텔레시네마’라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아시아 시장을 목표로 한국, 일본의 다양한 자원을 모아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이는 ‘드라마 한 편 제작하는 비용으로 만드는 영화’로서 애초부터 TV와 영화관을 목표로 만들어진 변종포맷의 실험이라는 의미가 있다.
‘2009년 세계를 지배할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콘텐츠를 직접 소개하는 세션도 흥미로웠다.
BBC의 iplayer는 BBC방송프로그램을 개인이 직접 선택해서 자신만의 컬렉션을 만들고 언제든지 필요할 때 소비할 수 있는 개인화 서비스의 최신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개인 컴퓨터는 물론, 웹, 모바일, 게임기, IPTV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웨이크업픽처사의 'The Weiredest'는 UCC를 이용한 프로그램 포맷이다. 청소년들에게 ‘네가 사는 동네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은 무엇이냐?’라고 묻고 청소년들이 직접 카메라나 핸드폰으로 찍은 영상을 웹에 올리면 이것을 바탕으로 TV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시스템이다. 한국기업인 텔스톤의 ‘IPTV용 청소년 진로 상담 프로그램’ 또한 매우 독특하다. IPTV의 쌍방향성을 기반으로 전문가들은 물론 시청자들이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을 상담하는 프로그램이다.
소개된 ‘성공사례’들은 모두 이제까지 새로운 콘텐츠의 주요 요소로 지목되어온 ‘쌍방향성’ ‘디지털’ ‘편의성’ 등을 십분 활용한 형태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각각의 요소가 하나로 융합되어 지금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콘셉트와 포맷으로 탄생했다는 점이다.
콘텐츠 트랙은 이 밖에도 플랫폼 개발 전략과 광고 전략에 대한 세션들이 이어져 콘텐츠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말보다 행동으로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정책과 콘텐츠뿐만 아니라 IPTV, WiBro, 모바일 2.0, SNS(Social Network Service) 사업 등의 서비스 관련 세션과 테크놀로지 세션이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다. 또한 18일에 진행된 슈퍼패널 세션에서 미디어 융합시대의 세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 선도기업의 전략 및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방통위 측은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방송통신융합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과 바람직한 정책방향 정립 등을 통한 위기 극복의 해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콘퍼런스의 취지에 맞게 방송통신 분야 직종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었다. CATV PP사에서 팀장직을 맡고 있다는 한 참가자는 “각 국의 정책과 한국의 정책 방향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하지만 콘텐츠 트랙은 개별적인 사례제시보다 통합적인 흐름과 정책관련 코멘트가 필요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영화나 게임과 같이 방송통신 주제에서 조금 벗어난 예시가 많아서 주제에 좀 더 집중했어야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지적했다.
분명 이번 콘퍼런스는 한국이 국제방송통신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번에 제시된 많은 해법들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남은 과제일 것이다.


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7월호 언론현장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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