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일간신문사, 뉴스통신사의 지상파방송·종합편성채널ㆍ보도전문채널 진입 허용이 이번 법 개정안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이다. 소유 지분은 10%로 완화되고 대기업과 신문사의 지상파겸영은 2012년 말까지 유보하기로 하였다.
더불어 주목해야 할 점은 지상파방송 등에 대한 1인지분제한을 현행 30%에서 40%로 확대한 것이다. 지난 10년간 방송시장에 진입한 신규사업자들이 2∼3년 이후 자본경색으로 급속히 동력이 상실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소유규제 완화로
미디어 시장 장벽 허물어
개정 미디어법과 향후 과제

황근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hkuhn@chol.com


 

작년 12월 여당인 한나라당이 발의한 신문법, 방송법을 비롯한 3개 법안이 지난 7월 22일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처음 개정안이 발의된 후 무려 8개월 가까이 지난 시점이다. 법통과 역시 이전 방송법들과 마찬가지로 극단적인 여야갈등 속에 볼썽사나운 모습도 보여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개정된 신문법과 방송법 그리고 IPTV법 개정안으로 미디어환경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대기업과 신문사의 방송사업 진입을 허용한 것은 미디어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막판 법안통과를 위한 정파간 타협으로 당초 진입허용 수준보다 크게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이번에 통과된 법개정만으로 당장에 급격한 방송시장 구조개편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30년 이상 묶여 있던 진입장벽을 철폐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고 할 것이다.

작은 출발점, 규제완화의 시작

이외에도 이번에 개정된 신문법과 방송법은 적지 않은 개정 내용들을 담고 있다. 우선 신문법에는 신문방송겸영을 금지한 조항을 삭제한 것 말고도, 작년 헌법 재판소의 위헌 및 헌법 불합치 판정을 받은 신문시장지배사업자 관련 규정과 신문의 복수 소유 규정 등이 삭제되었다. 아울러 언론지원기관 통합, 인터넷뉴스서비스 등의 규정 등이 새롭게 포함되었다.
또한 방송법 개정안에는 대기업과 신문사의 방송시장 진입과 같은 소유규제완화에 따른 다양한 사후규제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여론다양성과 여론독과점 방지를 위한 장치들과 방송사업자의 위반행위에 대한 실질적 제재조치들이 추가되었다. 이외에도 가상광고와 간접광고에 대한 근거 규정, 방송광고 사전심의 폐지 등도 새롭게 규정되었다.
이와 함께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이하 IPTV법)은 방송법 소유제한규제완화와 연동되어 개정되었다. 그렇지만 당초 쟁점이 되었던 일명 ‘사이버모욕죄’와 관련된 ‘정보통신망법’은 이번 의장직권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번 미디어법 개정의 최대 쟁점은 역시 방송법 개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방송사업에 대한 진입·소유규제 완화문제 였다. 정부·여당은 “방송사업에 대한 칸막이 규제를 없애고 경쟁을 촉진해 방송산업을 활성화하고, 다양성을 제고함으로써 시청자 선택의 기회를 늘린다”는 법 개정 취지를 밝혀 왔다.
이에 따라 1980년 언론기본법 제정이후 금지되었던 신문사와 대기업의 지상파방송과 종합편성채널 진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지상파방송은 제외되었지만,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채널에 대한 외국자본 진입도 부분적으로 허용하였다. 하지만 막판 국회 입법과정에서 여러 정당, 정파간 협상을 거치면서 진입범위는 작년 12월 24일 여당이 발의했던 원안보다 다소 낮아졌거나 일부 유보되었다.    

핵심은 방송 소유규제 완화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동안 금지되어 왔던 대기업과 일간신문사, 뉴스통신사의 지상파방송과 종합편성채널ㆍ보도전문채널 진입을 허용한 것이 이번 법 개정안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당초 20% 허용 지분은 자유선진당 요구를 받아들여 10%로 완화되었다. 또한 대기업과 신문사의 지상파방송 진입은 디지털전환 완료시점인 2012년 말까지 소유만 허용하고 경영권은 유보하기로 하였다. 이 안은 당초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제안한 안을 일부 수정해서 받아들인 것이다.
그렇지만 정부ㆍ여당이 정책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종합편성PP의 경우에는 당초 원안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대기업과 신문사의 진입을 30%까지 허용하고, 외국자본도 20%까지 허용하였다. 그렇지만 보도전문채널의 경우에는 49%에서 30%로 낮추었고, 외국자본 또한 20%에서 10%로 낮추었다. 이는 뉴스분야의 특수성을 감안해 진입수준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이번 방송법 개정안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지상파방송,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에 대한 1인 지분 제한을 현행 30%에서 40%로 확대한 것이다. 이 또한 여당의 49% 원안에서 자유선진당 안을 받아들여 40%로 낮춘 것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방송시장에 진입한 신규사업자들이 2∼3년 이후 자본경색으로 급속히 동력이 상실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디지털전환 등 향후 적지 않은 자본이 요구되는 기존 방송사업자들의 숨통을 터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하겠다. 하지만 경영적 의미가 애매한 40%로 정한 것은 규제합리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외에도 경쟁형평성 차원에서 위성방송의 대기업/신문사 지분소유범위를 49%로 늘렸고, 종합유선방송에 대한 신문사 참여도 같은 수준으로 늘렸다. 또한 그 동안 금지되어 있던, 지상파방송사와 케이블TV의 겸영도 허용함으로써 이른바 신문/방송  뿐만 아니라 매체 간 교차소유를 실질적으로 가능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신문/방송간 교차소유 허용에 대한 일부 우려를 반영하여, 최종 개정 법안에서는 진입조건을 부가하였다. 즉, 구독률 20%이상인 신문사의 지상파방송,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사업 참여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전체 가구 중에 일정기간 동안 일간신문을 유료로 구독하는 구독률 조사주체나 방법, 실제 이 규정의 실효성 등을 놓고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신문사가 지상파방송사 등의 지분을 소유할 경우에는 발행부수 등의 자료제출과 공개를 의무화해서 이른바 신문경영의 불투명성이 방송시장에 전이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사전규제조항을 신설한 것은 그 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미디어시장 특히 신문시장의 경영투명성을 제고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전규제완화에 따른 사후규제 강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소유규제 관련 사전규제완화 뿐만 아니라 일부 사업자들에 대한 규제완화 규정들이 보완되었다. 우선 방송사업자에 대한 허가· 승인 유효기간을 7년까지 늘린 것이다. 지금은 5년 이내로 규정하고, 획일적으로 3년에 한 번씩 재허가 혹은 재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만 개정안에서는 7년 이내에 사업자의 특성과 환경, 평가결과 등에 따라 재허가 혹은 승인 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결정된 방송광고사전심의를 폐지하였고, 그 동안 방송사업자들이 요구해온 가상광고 혹은 간접광고 규정을 새로 신설해 방송광고시장 확대를 도모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규제완화의 대칭규제로서 사후규제 장치들도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당초 개정 원안에는 시정명령이나 제재조치명령 불이행을 위반하는 방송사업자에 대해 6개월 이내의 광고영업중단 또는 허가· 승인유효기간 단축 등의 제재조치를 하도록 하였었다. 또한 방송심의규정이나 협찬고지 규칙 등을 위반하는 경우 5,000만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여하도록 하였다. 이는 현행 제재조치인 시청자에 대한 사과, 해당 프로그램의 정정· 수정, 방송편성책임자, 해당 방송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징계, 주의, 경고 등의 조치가 실효성이 낮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후규제만 가지고는 여론독과점 혹은 다양성 훼손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이른바 시청점유율 제한 등의 사후시장규제방안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우선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제안을 받아들여 시청점유율 3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이를 초과하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방송사업소유 제한, 광고시간 제한, 방송시간 일부 양도와 같은 조치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특정 방송사의 시청점유율이란 본방송과 지분을 소유한 방송사의 시청점유율을 합한 것이 된다. 그렇지만 공영방송인 KBS와 EBS에는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향후 논란이 될 수 있는 것이‘매체 간 합산 시청점유율’이라는 사후시장규제조항이다. 신문, 방송, 인터넷을 단일 여론시장으로 보고 각각의 영향력을 산출해 단일 점유율로 합산한다는 것이다. 이 제도는 지구상에 어느 나라도 시행하지 않고 있는 방식으로 적지 않은 논쟁과 갈등이 예고된다.
실제로 방송 시청률과 신문 구독률을 합산하는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FCC가 신문/방송 소유규제완화를 위해 개발한 ‘다양성 지수(diversity index)’도 매체 간 가중치 부여방식 때문에 문제가 되었고, 결국 규제완화 법안이 부결되는 이유가 되었었다. 또한 여론독과점 문제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여론에 영향을 주는 정치와 시사보도를 포함하고 있는 매체와 그렇지 않은 매체를 구분하는 방법도 쉽지 않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구독률조사가 상시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도 않고 있고, 신문시장을 그나마 가장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발생부수공사제도(ABC제도)도 정착되어 있지 않다. 여기에 방송시청률 역시 공인된 기관이 아닌 민간회사에서 조사된 결과를 차용하고 있을 뿐이다. 시청점유율 제한을 적용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경우, 대부분 국가기관 혹은 국가가 공인한 기관들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물론 개정안에서는 여론다양성 보장을 위해 ‘미디어다양성위원회’를 구성ㆍ운영하고, 2012년까지 매체 간 합산 영향력지수 등을 개발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보다는 현재 민간영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발생부수공사제도를 정착시켜 신문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사후규제방안들은 방송시장진입규제완화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여론독점을 예방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 이러한 사후규제가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규제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도리어 신문/방송 두 시장의 독점사업자가 다른 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이 문제라면, 두 시장을 별도로 측정하고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사업자에 대해서 소유ㆍ겸영을 전부 혹은 일부 제한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최종 법안이 통과되는 협상과정에서 진입ㆍ소유 범위는 대폭 축소되고, 사후규제만 강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즉, 소유규제완화에 따른 시장확대 및 진입효과는 별로 나타나지 않으면서, 기존 사업자에 대한 사후규제만 강화된 듯한 느낌이다. 결국 규제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적 묘에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진흥기구 통합 한국언론진흥재단 설립

방송법 개정이 워낙 큰 쟁점이어서 미디어법의 한 축인 신문법 개정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문방송 겸영을 금지하고 있던 신문법 조항은 삭제되었다. 그렇지만 일간신문에 대한 대기업의 지분소유를 1/2로 제한하여 신문의 공정성을 제고하였다. 또 '일간신문 복수소유금지', '시장지배적 사업자 추정' 등에 대한 위헌 및 헌법 불합치 조항 등이 삭제되거나 정비되었다.
이외에도 인터넷 포털을 인터넷뉴스서비스로 규정하여 언론매체 규율대상에 포함시키고 언론지원기관을 통합한 것 등을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선 인터넷 포털사업자를 신문법상의 언론매체로 규정한 것은 향후 인터넷규율과 관련하여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터넷포털이 뉴스서비스로 규정되면서, 기사배열, 기사배열책임자 공개, 외부 공급기사 수정시 동의요구, 독자 생산 기사의 구분과 같은 책임성이 강화되었다. 이는 인터넷포털들이 기존 언론매체들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책임과 규제는 거의 부여 받지 않은 모순된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규정은 개인 간 통신영역으로 규정해 왔던 인터넷영역을 언론현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인터넷영역에서의 위축효과(chilling effect)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고, 또 규제형평성차원에서 논란이 될 수도 있다. 
한편 신문발전위원회, 한국언론재단, 신문유통원을 통합하여 ‘한국언론진흥재단’을 설립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히 산재되어 있던 신문지원기능을 통합한다는 물리적 의미를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지난 참여정부시절 신문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가가 직접 지원했던 방식에서 간접지원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언론매체에 대한 지원은 건전한 여론형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과도한 직접 지원은 도리어 국가의 언론통제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직접 지원기관들을 통합하고, 언론진흥기금과 별도 자체 수익금을 통해 지원하도록 한 것은 국가 통제의 가능성을 줄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통합기구가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향후 합리적인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부족한 출발, 산적한 정책과제

결국 이번 미디어법 개정안은 실질적 의미보다는 미디어시장의 장벽을 헐었다는 규제완화의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된다. 물론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당초 취지가 크게 약화된 ‘누더기 법안’이 된 듯 한 느낌도 든다. 또 애매한 모법의 한계로 인해, 시행령제정과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정책기관의 부담만 늘어난 모습이다.
그렇다면 결국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균형감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무엇보다 다양한 자본과 자원들의 미디어시장 진입을 유인할 수 있는 정책투명성을 크게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 한편 정책추진과정에서 늘어난 사후규제들이 시장을 도리어 위축시키는 것은 아닌지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청점유율 제한과 같은 사후규제 장치들을 마련하는데 있어 탄력성이 절대 요구된다.
지금의 규제완화는 단지 시작했다는 의미만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그 범위를 확대해가기 위한 토대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문/방송 등 모든 사업자들의 경영투명성이 제고되어야 하고, 미디어시장의 시장합리성이 정착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제기되고 있는 여론시장 왜곡의 비판들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번 미디어법이 성공하기 위한 열쇠는 정부의 직접 통제를 받지 않는 민간영역으로의 이양이 미디어산업도 활성화시키고, 여론다양성도 제고되었다는 시청자들의 판단에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8월호 특별기획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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