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의 방송콘텐츠를 합법적으로 다운 받을 수 있는 사이트가 생겼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헤비유저들은 콧방귀를 뀔 수도 있겠다. 이제껏 웹하드를 통해 원하는 프로그램은 적은 비용으로 언제든지 다운받아 PC에서도 보고, 모바일에서도 보고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최종소비자들에게는 큰 차이가 없을지 몰라도 미디어의 관점에서는 몇 가지 의미있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우선, 이번에 론칭한 '지상파 3사 통합 다운로드 서비스' 콘팅(www.conting.co.kr)은 KBSi, iMBC, SBSi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해오던 자회사들이 참여해서 만든 서비스란 점이 눈에 띈다. 제3의 업체가 나서 방송사 콘텐츠를 사모아 서비스하는 것이 아닌 방송 3사의 자회사들이 직접 만나 콘텐츠 판매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아주 깊은 관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UI의 사이트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다운로드 판매라는 새로운 변화를 위해 3사가 공조체제를 구축한 모습은 경쟁관계에 있던 방송사들에게서는 보기 어려운 이례적인 모습이다. 그만큼, 디지털 콘텐츠 판매의 중요성을 방송사들이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언론사 경영 측면에서 새로운 형태의 OSMU(One Source Multi Uses) 콘텐츠 수익모델이 본격적으로 가동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제까지 DVD(VCR) 판매, VOD 정도에 머물던 방송콘텐츠의 개인고객용 판매방식에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 콘텐츠 다운로드 판매가 공식적으로 추가됐다. 웹하드 등을 통해 유통되던 불법잠재시장이 순식간에 합법적인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다. 게다가 다운로드를 통해 내는 수익은 OSMU이기 때문에 투자가 크게 필요 없어 경영상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 산업 측면에서 지상파라는 물리적 기반의 미디어가 디지털 미디어 패러다임으로 더욱 깊이 편입된 현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경쟁 프로 때문에 좋은 프로그램도 시청율 죽쒔다"라는 푸념도 옛말이 될 것이다. 이제 방송 콘텐츠도 기획단계에서부터 다운로드 시장을 염두하게 될 것이다. 즉, 지상파  콘텐츠의 제작, 편성, 마케팅, 시청율조사 등 전 과정이 디지털 패러다임을 고려해서 진행되는 시대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일단 언론계에서 관심있게 지켜볼 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영방송"의 콘텐트들이 모두 산업적 가치로 환원되는 현상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특히, 산업논리에 의해 잘 팔릴 법한 오락, 연성 프로들만이 다운로드 가능하게 가공될 것이고, 그렇다면 방송이 문화발전에 이바지한다던 가치보다 오락추구에더 가까워질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현재 콘팅에서 다운로드 가능한 프로들은 드라마와 오락 프로 위주다. 다큐나 시사 등은 소수이며 결국 "돈 안 되는 것은 계속 VOD로 봐라!"란 말이 된다. 아주 유사한 서비스인 BBC iPlay는 무료이고,  그러다보니 포커스가 산업적(수익) 측면보다 문화발전에 맞춰 있다는 사실이 부러워진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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