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루(hulu.com)는 NBC 유니버설, 뉴스 코퍼레이션, 그리고 후에 참여한 월트디즈니사가 공동 소유하고 있다. 이는 일종의 디지털 시대 텔레비전의 미래를 테스트해 보기 위한 실험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무료로 서비스인 훌루는 2009년 3월 현재 4,200만 시청자를 기록하고 있다.



방송사업자들의
웹 기반 비즈니스 모델 모색

김영훈 한국언론재단 미국통신원, 럿거스대 박사과정



7월 둘째 주, 미국 아이다호 주 선밸리에 미국의 미디어 거물들이 모였다. 이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는 미국 경제 침체로 인한 전반적 경제위기와 좀 더 구체적인 위기, 즉 전통적인 미디어의 비즈니스 모델의 위기 극복과 새로운 모델의 모색 및 수립으로 모아졌다.

웹에서 방송의 미래를 찾아라

지금과 같은 비상한 경제위기가 아니라면 아마 선밸리에서의 미디어 업계의 모임은 미디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거래 매물을 찾고,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막후 거래 등이 오가는 장이 되었을 것이다. 2008년 말 그리고 2009년 초 꽁꽁 얼어붙은 미국 크레디트 시장은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비즈니스계가 만족할 수준의 신용을 제공하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미디어 기업 매물거래를 둘러싼 상담은 아주 저조했다고 전해졌다. 활력을 잃어 가는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 이상으로 이들의 관심을 모은 이슈는 웹에 의해 붕괴돼 가는 기존 미디어의 비즈니스 모델 모색과 정립.
이들은 웹에 의해 초래된 미디어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위기를 논의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미디어 비즈니스에 어두운 전망을 가져다주는 불확실성은 현재 진행 중인 경제침체가 주된 원인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웹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모색이 좀 더 심각한 이슈였다. 예컨대 전통적인 방송사업자들이 스마트폰과 같은 뉴미디어를 통해 뉴스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여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가와 같은 문제를 들 수 있다.    
웹은 이미 신문산업과 음반산업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했다. 특히 신문업계에는 심각한 구조적 위기를 가속화하게 한 근본적 원인이다. 텔레비전과 케이블 사업자들과 같은 방송사업자들은 ‘웹’이라는 미증유의 미개척지이자 동시에 감당하기 어려운 경쟁자를 다뤄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 미디어 업계가 공유하는 최소공배수는 웹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 불확실하기 때문에, 최소주의 전략이 적당하다는 것이다. 즉 웹을 통해서는 수용자들에게 많은 소비 시간을 요구받는 분량의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극적 최소주의 전략은 이들 방송사업자들에게 웹을 통한 콘텐츠 소비에 대한 명료한 이해와 모델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반영한다. 
방송사업자들의 웹 기반 비즈니스 모델 논의에서 핵심적인 쟁점은 웹에서 무료로 자신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인가 아니면 유료화로 나아갈 것인가로 모아진다. 대부분의 미디어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점차 온라인상 무료 콘텐츠에 익숙해져 가는 상황에서 어떻게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서 자신감을 갖고 있지 못하다. 한편 텔레비전 방송사업자들과 달리 케이블 사업자들은 자신들이 전통적 무료 텔레비전 시청자 모형을 깨고 나왔던 역사적 배경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좀 더 유료 가입자 모형에 초점을 두고 있다. 타임워너사의 ‘TV Everywhere’와 컴캐스트사의 ‘On Demand Online’이 갖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자신들의 유료 가입자들에게만 웹상에 케이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방송 콘텐츠 시장 가능성 크다

텔레비전 사업자들은 웹에 의해 결정적 타격을 입고 있는 신문과 음반 산업의 교훈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웹상에서 공짜로 텔레비전 쇼프로그램들과 영화, 여타 전문적인 방송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콘텐츠들을 받아보길 원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등장한 전통적 콘텐츠 제공자, 텔레비전 사업자들의 실험적 시도는 훌루(Hulu.com). 훌루는 NBC 유니버설, 뉴스 코퍼레이션, 그리고 후에 참여한 월트디즈니사가 공동 소유하고 있다. 이는 일종의 디지털 시대 텔레비전의 미래를 테스트해 보기 위한 실험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 웹사이트는 무료로 수천 개의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영화를 제공하고 있다. 훌루의 시청목록에는 NBC의 인기 드라마, ‘오피스’와 같은 최신작에서부터 고전이 되어 버린 텔레비전 드라마까지 포함되어 있다. 훌루의 이와 같은 선택의 폭이 넓은 시청목록, 그리고 기본적 시청료의 무료화 등이 온라인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2009년 3월 현재 4,200만 시청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수치는 텔레비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쇼인 팍스 채널의 ‘아메리칸 아이돌’의 두 배에 달한다. 훌루의 기대 밖 성장은 온라인상의 미디어 콘텐츠 소비가 잠재력을 갖고 있는 시장임을 보여 주었다. 전통적 방송사업자, 텔레비전 회사들이 자신들의 기존 영토를 넘어 온라인에 자신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통해 온라인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한 예로 기록되고 있다. 한편 훌루 역시 광고수익 모형에 기반하고 있다. 훌루는 30분짜리 프로그램에 2분의 광고 스페이스를 갖고 있다. 기존 텔레비전이 8분을 광고에 할애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훨씬 작은 광고 스페이스를 갖고 있는 셈이다.
훌루의 기대 밖 성공은 웹상 비디오 콘텐츠의 거인 유튜브에 자극을 주지 않을 수 없다. 유튜브를 소유하고 있는 구글이 타임워너의 TV Everywhere 모델 등 유료 가입자 모형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이런 외부의 자극 때문이다. 시장에선 유튜브에 올려지는 케이블 채널의 쇼 프로그램들에 대해서 유료화(월 7~9달러 정도를 받는)가 심각하게 모색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광고와 가입비 혼합한 유료화 모델

웹 관련 잡지 와이어드의 크리스 앤더슨은 그의 책, ‘공짜(Free)’에서 미디어 기업들이 자신들이 생산해낸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개념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미디어 업계는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무료 모델은 결국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결코 새로운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방송사업자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공중파 텔레비전은 무료였지만 결국 유료 케이블에 의해 우위를 잃었고, 각광받는 광고 통로로서의 매력을 잃어 가고 있다.
7월 초 미디어 시장의 영향력 있는 인물, 리버티 미디어 그룹의 존 멀론은 온라인상에 공급되는 텔레비전, 필름, 그리고 출판 회사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콘텐츠를 원하는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강구해 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산업의 현재를 예로 들어 그는 광고수익은 곧 수익의 원천으로 불충분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디어 업계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유료 모형이지 유료 모형 그 자체가 아니다. 멀론이 인터넷의 희생물이 돼 버린 것으로 예를 든 신문업계 역시 온라인 유료 모형의 필요성과 절박성을 인식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무료 온라인에 익숙해져 버린 이용자들에게 구독료를 지불하게 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SPN과 디스커버리 채널 같은 케이블 네트워크들은 광고수익의 증가를 즐기면서도 동시에 계속해서 가입자들의 가입료를 인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무료로 자신들의 콘텐츠를 온라인에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결국 미디어 업계의 선택은 크리스 앤더슨의 무료 철학과 반대로 유료 가입자와 광고의 혼합 수익모델일 수밖에 없다.



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8월호 미디어월드와이드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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