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이 대체로 경제적 효율성 및 경쟁 확대라는 측면으로 집중되면서 기존에 논의되어왔던 미디어 공공성의 개념을 재규정하고 이를 유지,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이다. 

 
공공성에서 효율성 중심으로 변화
공정경쟁 위한 후속 조치 필요
개정 미디어법 주요 내용 및 향후 과제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ccblade2@hanmail.net

 

지난 7월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 전부개정법률안,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핵심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기존에는 금지되었던 이종 미디어 간 교차소유 허용이다. 특히 방송사업에 대한 1인 지분을 포함하여 대기업, 일간신문, 외국자본의 소유 제한 등이 완화되었다. 이는 기존의 미디어와 미디어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그 동안 미디어 공공성의 담론과 틀에서 작동하던 방송, 신문, 인터넷멀티미디어 등의 사업 분야가 융합 및 경쟁 패러다임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국내 방송 및 미디어 관련법은 이종 미디어 간 소유 및 겸영에 대해 엄격한 규제 정책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미디어 관련법 통과를 기점으로 미디어 공공성보다는 미디어 시장 내 경쟁의 도입 및 경쟁력 확보라는 경제적 효율성 중심의 정책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경제적 효율성 중심의 정책변화

이번에 통과된 미디어법에서 나타난 이종 미디어 간 교차소유와 겸영 조항 등은 미국의 1996년 개정통신법과 유사하게 기존의 시장진입 장벽을 완화하고 경쟁의 차원을 다양하게 확대했다는 측면에서 많은 관심과 논쟁을 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본 글은 소유규제 이외의 미디어 법안 내 주요 내용을 검토하는 것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제외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소유규제 조항을 제외하면 방송법에 포함된 미디어다양성위원회의 설치 조항이나 방송광고 사전심의 철폐, 방송사업자 인허가 제도 변화 역시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문법 개정에서도 기존 헌법재판소의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규정 정비 및 인터넷 포털의 뉴스 제공에 따른 언론관계 법률의 규율 대상 포함, 신문지원기관의 효율화를 위한 통합 등이 중요한 법안 개정 사항으로 볼 수 있다.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는 종합편성 또는 보도전문 IPTV 콘텐츠 사업에 대한 대기업, 일간신문, 외국자본의 소유제한이 완화되었으며 별도의 다른 법안 변경 사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기본 특성을 기반으로 본 글에서는 이종 미디어 간 교차소유 및 겸영 부분 이외의 미디어 관련법에 포함된 중요 사항들을 살펴볼 것이다.

방송법, 미디어다양성위원회 설치 규정

이종 미디어 간 소유 및 겸영 규제 조항을 제외한 이번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살펴보면 여론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디어다양성위원회를 설치하는 규정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방송법 개정안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여론 다양성 보장을 위해 방송사업자의 시청점유율 조사 및 산정과 매체 간 합산 영향력지수 개발 등을 수행하는 미디어다양성위원회를 구성·운영하도록 하고, 매체합산 영향력지수의 개발은 2012년 12월 31일까지 완료하도록 했다. 미디어다양성위원회 위원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위촉하며 직무는 크게 ① 방송사업자의 시청점유율 조사 및 산정, ②매체 간 합산 영향력지수 개발, ③여론 다양성 증진을 위한 조사·연구, ④그 밖에 여론 다양성 보장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등이 포함되어 있다. 시청점유율 제한 제도를 도입하는 것 이외에 일간신문사의 방송사업 겸영 또는 소유에 따른 영향력 측정을 위해 일간신문의 구독률을 일정한 비율의 시청점유율로 환산하여 해당 방송사의 시청점유율에 합산하는 내용이 법안에 포함되었다. 미디어다양성위원회가 미디어법 개정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미디어 소유 집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는가는 계속 논의되어야 할 쟁점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을 받은 방송광고 사전심의 규정 등이 삭제되는 한편 방송광고 심의 방식이 방송사업자의 자율적인 심의제로 변경되었다. 방송광고 관련 심의규정들도 부분적으로 보완되었다 가령 자연환경 보호에 관한 사항, 건전한 소비생활 및 시청자의 권익보호에 관한 사항, 법령에 따라 방송광고가 금지되는 품목이나 내용에 관한 사항, 방송광고 내용의 공정성·공익성에 관한 사항 등이 추가로 신설되었다. 뿐만 아니라 방송사업자로 하여금 허위ㆍ과장 등 시청자가 오인할 수 있는 방송광고를 방송하지 않도록 하게 하는 한편 방송광고를 방송 전에 자체적으로 심의하거나 방송 관련 기관 또는 단체에 위탁하여 심의할 수 있는 규정을 보완적으로 만들었다. 기타 방송내용이라는 법적 용어가 포괄하는 범위에 기존 방송프로그램 및 추가로 방송광고도 함께 포함됨으로써 용어의 범위가 확대되었다. 대체로 방송법 개정령안에서 제시된 방송광고 관련 규정은 사전심의 폐지 및 기타 이를 보완하는 내용 심의 규정 추가, 자율 심의 강화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신문법, 인터넷포털 규제 조항 신설

이번에 통과된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 전부개정법률안 및 수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법으로 인터넷포털이 ‘인터넷뉴스서비스’로 규정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인터넷포털 등이 뉴스를 공급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언론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언론 관련법으로 규율하고자 한 것이다.
법안에 나타난 인터넷뉴스서비스는 “신문, 인터넷신문,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뉴스통신, 방송법에 따른 방송 및 잡지 등 정기간행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잡지 등의 기사를 인터넷을 통하여 계속적으로 제공하거나 매개하는 전자간행물을 말한다. 다만, 제2호의 인터넷신문 및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제외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둘째, 법 제9조에 제시된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준수사항들이 포함되었다. 구체적으로는 ①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기사 배열의 기본방침이 독자의 이익에 충실하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그 기본방침과 기사배열의 책임자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개하여야 한다, ②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독자적으로 생산하지 아니한 기사의 제목·내용 등을 수정하려는 경우 해당 기사를 공급한 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③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제공 또는 매개하는 기사와 독자가 생산한 의견 등을 혼동되지 아니하도록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구분하여 표시하여야 한다, ④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제공 또는 매개하는 기사의 제목·내용 등의 변경이 발생하여 이를 재전송 받은 경우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인터넷홈페이지에 재전송 받은 기사로 즉시 대체하여야 한다는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뉴스 생산 이외에도 뉴스 공급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인터넷 포털이 규제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신문사업자 또는 인터넷신문사업자가 그 사업을 양도하거나  상속시 또는 법인의 합병 등이 있는 때에는 그 양수인·상속인 또는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이나 합병에 의하여 설립되는 법인 등은 그 사업자의 지위를 승계한다는 규정이 마련되었다. 넷째, 일간신문과 뉴스통신의 상호 겸영금지가 폐지되는 한편 일간신문·뉴스통신 또는 방송사업 법인의 주식·지분 소유자의 일간신문 법인의 주식 및 지분 취득 제한 역시 폐지되었다. 다만 법 제17조에 따라 ①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집단에 속하는 대기업 및 그 계열회사는 일반일간신문을 경영하는 법인이 발행한 주식 또는 지분의 2분의 1을 초과하여 취득 또는 소유할 수 없다는 규정은 계속 유지되었다. 이는 방송법 개정령안과 마찬가지로 미디어 간 교차소유 제한 규정을 제도적으로 완화한 것이다.

디지털뉴스 분류 표준 제정 근거 마련

다섯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신문사업자·인터넷신문사업자 및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에 대하여 디지털 뉴스의 분류체계, 형식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에 관한 표준을 제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이는 효율적으로 미디어 간 뉴스 유통을 원활히 하는 한편 표준적인 뉴스 분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여섯째, 시·도지사는 신문사업자·인터넷신문사업자 또는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가 제21조에 해당하여 발행정지처분을 하여야 하는 경우로서 그 발행정지처분이 독자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그 밖에 공익을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 발행정지 대신 10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다. 이는 발행정지 대신 과징금을 통해 신문이나 인터넷뉴스서비스가 중단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책 마련에서 포함된 것이다. 일곱째, 외국신문의 지사·지국을 국내에 설치하려는 경우 허가제 대신 등록제로 대체되었다. 이는 한미FTA 등 글로벌 무역장벽 완화를 위한 목적이 반영된 것이다.
  여덟째, 신문발전위원회, 재단법인 한국언론재단을 통합하여 한국언론진흥재단을 신설하고, 신문유통원은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두도록 했다. 아홉째, 신문·인터넷신문 및 인터넷뉴스서비스 등의 진흥을 위하여 종전의 신문발전기금을 폐지하되, 언론진흥기금을 설치하도록 했다. 열 번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신문, 인터넷신문, 인터넷뉴스서비스, 「방송법」제2조제1호에 따른 텔레비전방송, 라디오방송, 이동멀티미디어방송 등을 대상으로 여론집중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조사하여 이를 공표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미리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과 협의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방송법 개정안에서처럼 미디어 소유 집중에 따른 여론 독점 및 경제적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도입된 조항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외에도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 전부개정법률안 수정안에서는 추가로 무가지, 경품제공 등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금지하는 근거규정이 마련되었으며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재원에 언론진흥기금 외에 재단의 자체수입금 등도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존 법안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조항들이 신설되었다.

공정경쟁, 가격결정 등 후속조치 필요

지금까지 미디어법에서 신설, 변경된 소유규제 관련 조항 이외의 사항들을 검토해보았다. 우선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는 여론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디어다양성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마련되었으며 기존 광고 사전심의 규제가 삭제되는 한편 심의 규정에 대한 사항이 부분적으로 변경되었다. 다음으로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 전부개정법률안 및 수정안에서는 비교적 많은 사항들이 새롭게 법안에 포함되었다. 인터넷 포털이 인터넷뉴스서비스로 규정되어 법의 적용을 받게 되었으며 외국신문의 지사 및 지국 설치 역시 허가 사항에서 등록 사항으로 규제가 완화되었다.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는 교차소유 사항만 개정되었기 때문에 별도의 논의가 필요한 부분은 없다. 다음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시한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서도 중요한 사항들이 다수 논의되고 있다. 우선 허가 및 승인 유효기간 및 방송연장 명령제도와 승계사업자 개념이 도입되어 방송사업자 허가 및 승인 과정에서 나타났던 방송 중단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반영되었다. 미디어다양성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대한 세부 조항 역시 구체적으로 제시되었으며 방송광고 사전심의제도가 폐지되는 한편 간접광고와 가상광고 도입에 대한 구체적 규정들이 마련되었다.
이번 미디어 관련법의 국회 상정 및 통과는 기존 시장의 재편을 가정하고 있다. 법의 목적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규모와 범위의 경제가 작동하는 효율적 거대 미디어 기업을 지원, 육성하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시 말해 공공적 패러다임에서 시작된 방송 환경의 틀이 이제는 경제적 효율성과 성과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일정 정도 전환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를 위해 거시적으로는 이종 미디어 간 소유 및 겸영에 대한 법적 조항들이 신설되거나 수정되었다. 물론 이와 관련된 여론 독과점 논란으로 인해 미디어다양성위원회 설립 근거가 마련되었으며 방송법 시행령안에서도 구체적인 설립 방식이 제시되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방식의 탈규제 정책이 구체화되었다. 위헌 판결을 받은 광고 사전 심의의 폐지를 포함해 간접광고와 가상광고와 같은 새로운 광고 재원 확보를 위한 구체적 근거들이 마련되었다.
결론적으로 이번 미디어법은 경쟁 증가를 통한 소유구조 개편 및 기존에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왔던 여러 가지 쟁점들을 통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 평가될 수 있다. 물론 정책적 지향점이 명확하기는 하지만 현재의 미디어 시장의 수익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경쟁의 증가는 곧 또 다른 사업자간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을 독과점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사업자를 탄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적지 않다. 따라서 미디어 관련법들 내에서는 사업자 간 공정경쟁이나 가격 결정 및 규제, 사업자 합병 및 통합, 국내외 자본 투자 제한 요건 등에 있어서 보다 세부적인 후속 조치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디어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이 대체로 경제적 효율성 및 경쟁 확대라는 측면으로 집중되면서 기존에 논의되어왔던 미디어 공공성의 개념을 재규정하고 이를 유지,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이다. 이외에 미디어법이 지향하는 의도와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또는 의도하지 않은 다양한 결과가 야기될 때를 대비해서도 후속적인 법적 미비점 보완 방식이 필요할 것이다.

 
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9월호 특집 - 방송을 잡아라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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