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로 예정된 뉴욕타임스의 웹 신문 유료화 방안 발표에 귀추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같이 비중 있는 신문이 온라인 뉴스에 대한 유료화를 단행하면 심화돼 가는 신문위기 국면에서 개별 신문사들은 이전이라면 주저할 수밖에 없었던 유료화 방안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점점 강화되는 저작권법
신문위기의 해법으로 등장

김영훈 한국언론재단 미국통신원, 럿거스대 박사과정


  
20년 이상 된 노후 차량과 저연비를 갖고 있는 자동차를 처분하는 대가로 현금 4,500달러를 지불해 주는 노후 차에 대한 현금지원(Cash for clunkers) 프로그램에 대한 인기는 8월 불볕더위만큼이나 뜨거운 듯하다. 애초 오바마 정부의 경기 자극책이자 자동차 산업에 대한 지원사격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 계획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일부 의원들도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인기 때문에 추가적인 예산편성 반대 의견을 슬그머니 감출 정도다. 이 덕분에 6월 초 청산을 전제로 하지 않는 파산신청을 해야 했던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업체들은 잠시 시름을 달랠 수 있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산업만큼이나 나락에 빠지고 있다던 신문산업에 대한 연방 정부의 지원은?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 정답이다.

찬밥신세된 신문산업 지원법안

심화되는 미국 신문산업의 위기에 대한 미국 사회의 대응은 미 의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3월 24일 메릴랜드 민주당 상원의원 벤 카딘은 신문사를 비영리 법인으로 등록하는 것을 골자로 한 신문 부흥을 목적으로 한 법안을 제출했다. 한때 관심을 불러 모았던 이 법안의 행방은? 현재 이 제출 법안은 미 의회 상원의 재정위원회에 계류 중이지만, 추가적 토론 등 어떤 추가적 조치도 취해지지 않고 있다. 미국 정계가 오바마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 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카딘의 제안과 같은 신문산업 부흥방안이 심각하게 다루어질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많은 관계자들이 전망했던 대로 연방정부 차원의 신문 구제안은 실질적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미국애서 신문산업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움직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개별 신문사 차원에선 온라인 신문의 ‘유료화’를 단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점에선 8월 말로 예정된 뉴욕타임스의 웹 신문 유료화 방안 발표에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사회에서 뉴욕 타임스가 차지하는 비중 때문에 여타 신문사에 미칠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같이 비중 있는 신문이 온라인 뉴스에 대한 유료화를 단행하면 심화돼 가는 신문위기 국면에서 개별 신문사들은 이전이라면 주저할 수밖에 없었던 유료화 방안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8월 말까지 뉴욕타임스 웹사이트에서 기사를 읽는 것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요금을 부과할 것인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뉴욕타임스의 온라인 콘텐츠 요금부과 방식은 대략 두 가지다. 첫째는 택시 요금 부과와 같이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내게 하는 것이다. 일정한 페이지 혹은 일정 개수의 기사까지는 무료로 접할 수 있게 하고, 그 다음부터는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방식은 ‘회원가입 모델’로 유료 가입자들에게만 좀 더 차등화된 특권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별 신문사들이 웹 신문의 유료화로 방향을 잡은 것과 함께 현 신문의 위기에 대응해 온라인 내용물에 대한 저작권법의 강화론이 대두되고 있다. 저명한 보수주의 법조인 리처드 포스너가 제기한 저작권법 강화론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작권 인정 콘텐츠의 소유주의 허가 없이 온라인을 통해 저작권 인정 콘텐츠에 접근하고, 저작권 인정 자료와 링크시키거나, 다른 말로 바꿔 인용하는 것조차 제한 혹은 금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신문사가 생산해낸 온라인 콘텐츠의 무료 이용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유료화로 자구책 모색

온라인 내용물에 대한 저작권법 강화론은 인터넷 검색엔진이 전체 웹 페이지를 복사하는 것을 저작권법 침해의 구체적 사례로 규정하고 금지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 관점은 인터넷 검색엔진이 인덱싱을 위해 웹 페이지에 실린 내용을 복사하는 것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규정하자는 것이다.
인터넷 저작권법 강화 집행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세 가지 계기는 AP통신사가 인터넷 검색엔진의 선두주자 구글과 새로운 저작권법 계약을 맺으려 시도한다는 점과 유럽의 출판간행물 사업자들과 국제신문협회 등이 주축이 되어 웹 페이지 제작 및 온라인 콘텐츠 출판과 관련한 새로운 기술적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 그리고 역시 AP통신과 관련된 것으로 소위 핫뉴스(hot news) 독트린을 연방 차원의 저작권으로 법제화하자는 주장이다. 
2006년 인터넷 검색엔진의 선두주자 구글은 AP통신사가 생산해낸 뉴스 콘텐츠가 구글 뉴스 모음을 통해 제공되는 것에 대해서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는 뉴스기관의 저작권법 위반 소송을 피해 가려는 구글의 타협책이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자신의 내용물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데 적극적이었던 AP통신이 2006년 저작권료 지불 합의에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AP통신은 구글과의 새로운 저작권 협정을 추진 중인데, 2006년 협정이 구글의 뉴스 모음(news aggregator)에 대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일반적으로 구글 검색엔진에 의해 검색되는 AP통신의 콘텐츠 전반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받기 위한 것이다.
소위 핫뉴스 독트린을 연방 정부 차원에서 입법화하자는 주장도 저작권 강화론의 한 축이다. 현재 핫뉴스 독트린은 뉴욕 주에서만 인정되고 있는데, 주 정부 차원에선 뉴스 콘텐츠를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다른 사람들이 활용하는 것을 불공정 경쟁행위로 간주하고 있는데 이를 연방정부 차원에서 법제화하자는 것이다. 핫뉴스 독트린은 AP통신이 자신들이 생산해낸 내용물을 다른 경쟁사들이 도용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인 법적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정립됐다. 1918년 ‘인터내셔널 뉴스 서비스 대 AP통신’ 소송을 통해 AP 측은 자신들이 생산해낸 콘텐츠를 경쟁사가 무단 도용하는 것이 부당하게 경쟁을 저해할 목적의 행위에 해당한다는 뉴욕 주법원의 판결을 이끌어 냈다.

검색엔진의 기사수집도 저작권 위반

온라인 콘텐츠를 검색엔진들이 색인하는 것 자체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볼 것인가? 앞에서 언급한 대로 포스너 판사를 필두로 대두되고 있는 온라인 내용물에 대한 저작권 강화론은 검색엔진이 통째로 웹 페이지를 읽고 인덱스하는 것을 금해야 한다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검색엔진은 웹 페이지를 읽고, 해당 내용을 색인한 다음 검색엔진을 지원하는 서버로 색인된 내용을 복사해야만 한다. 저작권법 강화론자들은 이 과정 자체에 대해 저작권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대부분의 검색엔진들은 웹 페이지의 특정 도메인에 설치돼 있는 ‘로봇 텍스트’ 파일이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 로봇 텍스트 파일은 자동화 웹 탐색 소프트웨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된 것으로, 자동화 웹 탐색 소프트웨어들이 접근해서는 안 되는 개별 파일들이나 디렉토리 체계(directory tree)들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따라서 로봇 배제 프로토콜에 동의해 가입한 검색엔진이라면 이 프로토콜이 규정한 특정한 콘텐츠나 콘텐츠들이 어떻게 배치돼 있는가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로봇 텍스트 파일을 통한 검색 통제는 보다 근본적인 콘텐츠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는 방법으로 활용된다. 왜냐하면 로봇 텍스트 파일에 의해 색인이 거부된 웹 콘텐츠들은 결국 인터넷 이용자들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온라인 내용물에 대한 저작권법 강화론에 대한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내용물에 대한 저작권법 개정 강화론이 최우선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온라인 뉴스 모음(news aggregators)들만이 현재 신문사가 직면한 경제적 위기의 주범인가라고 묻는다. 또 다른 비판은 저작권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정당한 이용’(fair use)의 원칙을 어떻게 이해, 해석, 그리고 적용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앞으로 어느 범위에서 뉴스 기관이 생산해낸 내용물의 저작권을 인정해야 할 것인가 하는 논쟁은 신문 위기의 심화와 함께 미국 사회의 논쟁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9월호 미디어월드와이드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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