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가 경쟁적으로 계열 PP 확장에 나서는 것은 미디어법 통과 이후, 신문사와 대기업의 방송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데 대한 대응책으로 볼 수 있다. 방송 채널이 늘어나면서 시청 점유율을 케이블 PP들에게 빼앗기고 방송광고 매출이 다른 채널로 분할되는 환경에서 콘텐츠 제공 창구를 늘리는 것이다.



다큐채널, 경제 채널 신설
자회사 PP확장에 분주한 지상파 방송사

이아람 기자 aram@kpf.or.kr




지상파 방송사들이 계열PP 늘리기에 나섰다. MBC는 10월 5일 생활문화·다큐멘터리 전문 채널 ‘MBC 라이프’를 개국한다. SBS는 케이블 스포츠채널 ‘엑스포츠’를 인수했으며 10월 중 경제전문채널로 변경등록할 예정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TV방송채널사용사업자로 등록한 전체 등록 PP 239개 중 지상파 3사 계열 PP가 14개에서 16개로 늘어나게 됐다.
지상파 3사가 경쟁적으로 계열 PP 확장에 나서는 것은 미디어법 통과 이후, 신문사와 대기업의 방송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데 대한 대응책으로 볼 수 있다. 방송 채널이 늘어나면서 시청 점유율을 케이블 PP들에게 빼앗기고 방송광고 매출이 다른 채널로 분할되는 환경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빠른 방법으로 콘텐츠 제공 창구를 늘리는 것이다. 또한 달라진 소비자의 채널 선택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MBC, 새로운 시청자를 찾아 “출사표”

MBC 자회사인 MBC플러스미디어(대표이사 장근복)은 10월 5일 10시 30분 케이블 PP ‘MBC 라이프’를 개국한다. 이를 위해 MBC플러스 미디어는 지난 7월 홈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가 운영하고 있는 가족영화 전문채널인 앨리스 TV의 지분을 100% 인수해 생활문화·다큐멘터리 전문 채널로 변경등록을 마쳤다. 이로써 MBC는 MBC드라마넷, MBC게임, MBC에브리원(예능), MBC ESPN(스포츠)에 이어 5번째 PP를 보유하게 됐다.
MBC플러스미디어의 김동진 국장은 지난 9월 23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MBC 라이프’ 런칭 기자간담회를 통해 “민영 미디어렙이 출범하고 종합편성채널이 도입되는 등 현재 미디어 환경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휴화산과 같다. 시청자들도 원하는 채널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쪽으로 시청 패턴이 변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들은 새로운 시장과 시청자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이번 MBC라이프 개국은 그 출사표다”라고 밝혔다. 
‘MBC라이프’는 각 연령대의 인구비율과 TV시청일수를 분석해 30세에서 55세까지의 중산층 남녀를 시청 타깃으로 잡았다. 이 시청 타깃은 광고주가 선호하는 주요 소비계층일 뿐 아니라 현재 인구 비율이 가장 높고 주당 TV시청일수가 가장 높은 계층이다. ‘MBC라이프’는 기존 앨리스 TV의 가입 가구 수인 850만 가구를 가입자로 확보하고 있으며 2010년내 1000만 가구 돌파를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SBS계열 PP사업자인 SBS미디어넷은 CJ미디어와 IB스포츠로부터 케이블 스포츠채널인 ‘엑스포츠’((주)썬티브이)를 인수해 케이블 경제전문채널로 변경등록할 예정이다. 변경 등록 및 개국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지상파 방송사중 SBS가 최초로 경제전문채널을 개국하게 된다. SBS미디어넷은 기존의 SBS드라마플러스, E!엔터테인먼트, SBS스포츠, SBS골프에 이어 총 5개의 PP를 운영하게 된다(현재 방통위에 등록되어 있는 SBS 계열 PP는 7개이지만 포유골프와 포유스포츠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PP는 5개로 본다).
SBS의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 관계자는 “지상파TV 성장률이 뉴미디어(케이블TV)에  역전당한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도 뉴미디어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경제전문채널은 SBS가 기존의 보도 인력과 기반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분야다. 내부적으로 수익성 검토를 충분히 마쳤다.”고 밝혔다. 한편 SBS는 이번 인수를 통해 SBS스포츠의 경쟁자이던 엑스포츠를 없애고 국내 스포츠 중계권을 거의 독점해온 SBS스포츠의 채널 영향력을 키우는 부수적인 효과도 누렸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한편, KBS자회사인 KBSN은 KBS드라마, KBS스포츠, KBS조이, KBS프라임 등 4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KBS 관계자는 “케이블 PP 신설이나 확장과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사항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지상파방송사들이 케이블 방송채널을 확대하는 이유는 줄어드는 시청점유율과 방송광고매출을 보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TNS미디어의 시청점유율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8월 한 달간 케이블 PP 전체(지상파 방송사 계열 PP포함)의 방송점유율의 합계는 47%로 기존 지상파 3사의 방송점유율 53%과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성장했다. 우리나라에 케이블방송이 시작된 1995년 이후 14년 만에 원래 100%나 다름없었던 방송 3사의 지상파 채널 시청점유율이 절반 가까이까지 줄어든 것이다.
시청점유율은 방송광고 매출과 직결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08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에 따르면 2008년 지상파방송사의 방송매출은 전년대비 3.4% 감소했으나 PP 방송매출은 10.4% 증가했다<표>.
PP 방송매출 중에서도 KBS엔, 엠비씨게임, MBC드라마넷, 지역MBC수퍼스테이션, MBCESPN, SBS골프, SBS드라마플러스, SBS스포츠, SBSi, SBS 이플러스 등 10개 지상파 계열 PP의 2008년 매출 합계는 4,352억원에 해당한다. 전체 PP매출액(3조 537억원)의 14.3%에 달하며 2위와 3위인 CJ미디어 계열 PP 매출액 2,895억원, 온미디어 계열 PP 매출액 2,473억원에 비해 훨씬 많다. 지상파방송사들이 지상파방송 매출 감소의 상당부분을 계열PP로 만회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자금력을 이용해 뉴미디어를 독점하고 기존 프로그램을 재탕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새로 개국하는 PP들의 자체제작 프로그램 비율이 높다는 것을 홍보하는데 힘쓰고 있다. MBC 라이프의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주당 10개까지 편성할 것이며, 연간 100억 원의 예산을 자체제작에 할애할 계획이다. SBS도 경제전문채널의 채널 재정비 과정에서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다수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미 PP들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새로 개국한 두 채널이 다른 지상파계열PP처럼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앨리스TV는 기존 다큐전문채널인 Q채널,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의 수익성이 좋지 않았던 선례를 깰 수 있을지가 관심이 되고 있다. 또, SBS는 이미 10개의 경제관련PP가 등록되어 있는  상황에서 레드오션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도 있다. 현재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중 경제관련채널로 등록되어 있는 곳은 부동산경제TV, 부동산 TV, 비즈니스앤(Business&), 서울경제TV, 오마이비즈니스, 온토마토, 이데일리TV, 토마토TV, 한국경제TV, MBN, MTN의 10개 채널에 이른다. MBC 플러스 미디어 측은 “현실적으로 지상파 계열 PP의 마케팅 능력은 다른 PP들보다 훨씬 막강하기 때문에 Q채널 등 신문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PP보다 두 배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 교육사업 등 자회사도 늘려
지상파 3사의 수익창출 노력

방송사들은 지상파 PP확장 외에도 자회사를 통한 수익 창출에 고심하고 있다. SBS는 ‘SBS콘텐츠 허브’로 자회사들 간에 이원화되어 있던 콘텐츠 유통을 일원화 했으며, MBC는 교육테마파크 운영에 나섰다. KBS는 비정규직 법안을 계기로 ‘KBS 미디어텍’을 설립하고 비정규직 업무 이관을 통한 비용 절감에 나섰다. 
SBS는  지난 8월 14일 (주)SBS프로덕션의 제작부문과 유통부문을 분할해 제작부분은 (주)SBS드라마플러스로, 유통부문은 (주)SBSi로 분할합병했다<그림1>. (주)SBS드라마플러스는 (주)SBS플러스로 (주)SBSi는 (주)SBS 콘텐츠허브(구 SBSi)로 사명을 변경했다. SBS는 온라인(디지털) 콘텐츠 판매는 SBSi, 오프라인(아날로그) 콘텐츠 판매는 SBS드라마 플러스로 콘텐츠 유통이 이원화되어 있었으나 앞으로는 SBS콘텐츠허브가 SBS의 디지털, 아날로그 판권을 모두 소유하게 됐다. SBS측은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콘텐츠 협상력과 판매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SBS콘텐츠허브는 SBS의 실시간 재전송을 제외한 방송, 음악, 게임, 영화 등 모든 장르의 콘텐츠를 활용하는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SBS콘텐츠 허브는 최근  KBSi, iMBC 등 지상파방송콘텐츠유통 3사와 공동으로 웹하드 업체와 수익률 분담 합의를 맺고 토토디스크 등 대형 웹하드를 통한 지상파 방송 콘텐츠의 합법 유통 방안을 내놓는 등 저작권 수익 관리에 나서고 있다.
한편 MBC는 지난해 9월 어린이 교육용 테마파크를 운영할 자회사 ‘MBC 플레이비(PlayBe)’를 설립한 바 있다. MBC 플레이비는 MBC의 7번째 자회사로 멕시코에 본사를 둔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인 ‘키자니아’의 한국 사업권을 가지고 있으며 최성금 인력자원국 부국장이 MBC 자회사 최초로 여성CEO를 맡았다. 테마파크 ‘키자니아’는 7월 28일 착공식을 거쳐 올 12월에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MBC는 내부적으로 자회사 효율화와 업무조정을 계획하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신임 방문진 이사진이 MBC경영진에 보낸 설문에서는 “타 방송사와의 1인당 매출액 차이가 일부 업무의 자회사 이관에 따른 것”이라며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MBC는 방문진 이사에게 11월까지 미래전략을 제출하기로 했으며 이중 자회사 전략을 9월 말까지 우선적으로 수립하기로 해 최종 내부조율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BS는 지난 9월 1일 ‘KBS미디어텍’을 신설하여 사내의 기간제 비정규직(연봉계약직) 인력을 수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BS나 MBC와 달리, 새로운 사업 창출보다 비용절감에 중점을 두고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새 자회사의 인력수용대상은 KBS본사와 지역국의 영상편집 및 컴퓨터그래픽관련 인력이다. 앞서 KBS는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마련한 ‘연봉계약직 운영방안’에서 대상자 420명 가운데 239명을 자회사로 업무이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7월 1일부터 시행된 비정규직보호법안에 따른 것으로 KBS 측은 “자회사로 일부 업무를 이관하고 사내 비정규직 사원들을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채용해 고용안정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6월말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또는 무기계약직 전환을 촉구해온 전국언론노동조합 KBS계약직지부 조합원들은 “일자리 창출에 힘써야 할 공영방송이 비용절감을 내세워 비정규직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10월호 경영정책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