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트리뷰터사의 방식이 주목할 만한 점은 기사 도용 웹사이트들의 기사 도용을 불법화하고, 구글이나 야후 같은 온라인 광고 네트워크 비즈니스들을 위축시키기보다는 신문사 등 미디어 기업들의 내용물을 이용한 만큼 그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콘텐츠의 주인들에게 돌리게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에 있다.


공정 신디케이션 컨소시엄
무단도용 용납 안한다

김영훈 한국언론재단 미국통신원, 럿거스대 박사과정



온라인상 콘텐츠 도용에 대처하기 위한 콘텐츠 생산자들, 즉 신문사와 잡지사들의 움직임이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대응의 한 축에는 콘텐츠를 도용하는 사람들에 대해 ‘채찍’ 휘두르기를 주저하지 않을 AP 통신사가 자리잡고 있고, 다른 한 축에는 공정 신디케이션 컨소시엄(Fair Syndication Consortium)의 참가자들과 같이 ‘당근’을 강조하는 입장이 형성되고 있다.

기사도용 적발해내는 소프트웨어 개발

전통적으로 AP 통신사가 상대 회사들이 자신들이 생산해낸 뉴스 콘텐츠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적 조치에 적극적이라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저작권법 위반 사례를 찾아내고 입증하기 위해 AP 측은 디지털화된 추적 시스템을 개발했고, 이의 실행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저작권법 위반자들에 대해 어떤 조처를 취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지만, AP가 취할 조처가 어떤 것인지를 가늠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듯하다. 바로 법적 조치다.
AP가 법적 제재에 중점을 둔 콘텐츠 보호에 치중하고 있다면, 미국의 주요 신문사와 잡지사들은 자신들의 저작권 인정 콘텐츠가 가져올 수익을 되돌려 받는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허스트, 미디어뉴스 그룹, 매클래치 등은 앞서 언급한 공정 신디케이션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자신들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해 수익을 얻는 행위로부터 수익을 거두어들이기 위한 구체적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이들은 ‘어트리뷰터(Attributor)’라고 불리는 캘리포니아의 벤처창업 회사를 고용했다. 어트리뷰터 사가 수행할 작업은 자동화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콘텐츠를 송두리째 복사하여 온라인상에 게재하고 있는 웹사이트와 블로그들을 찾아내고, 이들 사이트에 온라인 광고를 게재한 광고 네트워크들에게 이를 통보하며, 기사들의 주인인 신문사 및 잡지사들과 (부당하게 얻은) 광고 수익을 나눠 갖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어트리뷰터는 웹사이트들이 거두는 광고 수입에서 적정 부분을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되돌려줄 수 있는 자동지불 방식을 개발, 공급하는 것이다. 어트리뷰터의 추적에 걸린 기사 도용 웹사이트들은 크기에 상관없이 어트리뷰터가 제공하는 플랜에 따라 자동 납부 방식으로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게 된다. 물론 이들 웹사이트가 어트리뷰터가 제시하는 플랜에 동의해야만 하지만. 
구글 뉴스 등 온라인 뉴스 애그리게이터(News aggregator)는 AP통신사의 주된 타깃이었던 반면, 공정 신디케이션 컨소시엄은 뉴스 애그리게이터에 초점을 두고 있지 않다. 오히려 신문사와 잡지사 같은 콘텐츠 생산자들의 콘텐츠를 송두리째 베껴 게재하고 광고수입을 거두는 소위 '스팸 블로그'(spam blogs)라고 불리는 해적판 블로그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정 신디케이션 컨소시엄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선 신문, 잡지 출판업체들의 내용물을 송두리째 복사하는 기사 무단도용 웹사이트들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이들 기사도용 웹사이트는 일단 주요 신문사나 잡지사들의 기사를 무단으로 복사해서 자신들의 블로그나 웹사이트에 올리고, 이들 콘텐츠에 대해 온라인 광고를 붙이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 즉 이들 스팸 블로그는 뉴스 기사들을 복사하여 그대로 게재하는 한편 아주 값싼 광고를 실어 수익을 거두고 있다.

포털, 블로거에 기사 사용료 요구

문제는 이들 기사 도용 웹사이트들의 대부분이 광고를 게재하기 위해 구글의 애드센스(AdSense)와 같은 광고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웹사이트와 스팸 블로그들에 대한 광고 게재가 유력한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스팸 블로그 광고 시장은 더블클릭, 야후, 그리고 구글의 자회사, 애드센스 등에 의해 좌우되고 있고, 최근 구글이 더블클릭을 인수, 소유함에 따라 콘텐츠 도용 웹사이트들의 광고 상당 부분은 구글의 자회사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인터넷 검색엔진 선두주자 구글 역시 기사 도용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얻고 있는 셈이다.
공정 신디케이션 컨소시엄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할 애트리뷰터사의 방식이 주목할 만한 점은 기사 도용 웹사이트들의 기사 도용을 불법화하고, 구글이나 야후 같은 온라인 광고 네트워크 비즈니스들을 위축시키기보다는 신문사 등 미디어 기업들의 내용물을 이용한 만큼 그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콘텐츠의 주인들에게 돌리게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에 있다. 신문, 잡지 출판간행업체 입장에선 스팸 블로그들을 통해서 자신들의 콘텐츠를 보다 폭넓게 보급할 수 있게 되는, 일종의 신디케이션을 구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기사 도용 웹사이트들은 대가를 콘텐츠의 주인들에게 지불함으로써 제재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편 구글과 야후가 운영하는 광고 네트워크들도 콘텐츠 생산자들이 좀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경우 스팸 블로그들에 게재한 광고를 내릴 수밖에 없는데, 공정 신디케이션 컨소시엄의 모델이 적절히 작동할 경우 이들 기사 도용 웹사이트들에 합법적으로 광고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모두가 협력하면 모두에게 긍정적 결과가 돌아가는 정합 게임의 아이디어가 기저에 깔려 있다.
공정 신디케이션 컨소시엄이 성공적으로 콘텐츠 도용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글과 야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두 인터넷 검색엔진 회사들이 소유, 운영하는 온라인 광고 네트워크가 스팸 블로그들에 광고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구글이 운영하는 애드센스와 달리 작은 규모의 광고 네트워크들은 공정 신디케이션 컨소시엄의 계획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광고회사, 애드브라이트(AdBrite)사는 ‘공정 신디케이션 컨소시엄’에 참여한 첫 번째 광고 네트워크가 되었다. 그러나 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성패를 좌우할 구글 등 덩치가 큰 광고 네트워크들의 참여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구글은 이미 문제가 될 해적 웹사이트들로부터 자신들이 게재한 광고를 내린 바 있기 때문에 기사 도용 웹사이트들과의 관계가 정리되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저작권료 손실 연간 2억 5,000만 달러

두 번째, 컨소시엄에 참여한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의 규모가 커야만 한다. 이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근본적 이유는 자신들이 현재 잃고 있는 수익, 즉 스팸 블로그들에 의해 도난당한 수익을 온라인 광고 네트워크들이 지급하는 방식으로 되돌려 받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즉 구글과 야후의 광고 네트워크가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돌려주는 수익이 실질적 규모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되돌아오는 수익의 규모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지 않을 경우 참가자들이 컨소시엄에 얼마나 머무를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공정 신디케이션 컨소시엄이 진행되고 있는 수준은 애트리뷰터사가 컨소시엄 참가를 결정한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자료를 공급하고 구체적인 수익 배분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하고 있는 단계이다. 즉 콘텐츠 생산자들이 만들어낸 콘텐츠이지만 그 대가가 정당하게 지급되고 있지 않는 규모에 대한 자료를 애트리뷰터사가 제공하고 있고, 이를 컨소시엄 참가자들이 받아 보고 있다. 애트리뷰터사가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월 기준 25개 콘텐츠 생산자들이 만들어낸 25만 개의 기사들이 11개의 해적판 기사 도용 웹사이트와 스팸 블로그들에 버젓이 올려져 있다고 한다. 이런 수치에 기반해 애트리뷰터사는 한 해에만 2억 5,000만 달러 정도를 미디어 기업들이 잃고 있다고 주장한다.
공정 신디케이션 컨소시엄 아이디어는 개별 콘텐츠 생산자들이 개별 스팸 블로그나 기사 도용 웹사이트를 상대로 법적 제재 등의 압력 수단을 행사하는 방식보다는 이들 콘텐츠 도용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광고 수익의 적정 부분을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되돌리는 일종의 공존 방식에 기반하고 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제재에 초점을 두는 AP의 ‘채찍’과 대비되는 공정 신디케이션 컨소시엄이 어떤 결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10월호 미디어월드와이드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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