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광고 매체가 광고주가 지불하는 한정된 광고 예산 안에서 보다 많은 비중을 확보하기 위하여 경쟁하는 다매체 다채널 시대를 맞아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광고 노출 지표를 제공하여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매체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온·오프 통합 공사,
독자 프로파일 조사로 신뢰 쌓자

ABC제도의 필요성과 활성화 방안

고한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hanjunko@kookmin.ac.kr



신문과 잡지를 중심으로 구성된 인쇄 매체 광고시장의 상황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문과 방송 4월 호에 게재된 2009년 광고시장 전망에서는 인쇄 매체의 경우 2008년 광고 매출에서 2007년 대비 신문이 6.9%, 잡지가 0.8%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고 2009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정용찬 등(2008)이 진행한 매체별 이용 빈도와 이용 시간 분석에서도 신문은 TV와 인터넷과 비교하여 이용 빈도나 시간 측면에서 매우 격차가 있는 3위의 매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전체 광고비를 기준으로 산정한 2008년 매체별 광고 점유율에서 인쇄 매체는 27.4%로 1위 전파 매체(27.9%)와 3위 온라인 매체(15.3%)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나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광고비 측면에서도 온라인 매체와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향후 소비 및 매체 이용을 주도할 20대 이하의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의 매체 이용 빈도가 신문이나 잡지 등 인쇄 매체와 비교하여 월등히 높게 나타남에 따라 인쇄 매체 시장의 전망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인쇄 매체 광고 의존도 70% 이상

우리나라는 전반적인 매체 운영에서 광고에 대한 의존도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매우 높은 편이다. 이 중에서도 신문이나 잡지 등 인쇄 매체의 광고 의존도는 재원의 70%를 상회할 정도로 타 매체와 비교하여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높은 광고 의존도에도 불구하고 인쇄 매체는 광고 매체 기획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노출 효과 결과에 대한 과학적인 매체 효과 측정 체계를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광고주와 광고 대행사는 총 광고 예산 내에서 광고를 집행할 매체를 선택하고 매체별 광고비의 구성비를 결정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매체 기획자는 매체별 광고 노출 효과 및 수용자 크기를 추정하여 다른 대안들과 비교해야 한다(김희진, 이혜갑, 조정식, 2007). 여기서 각 매체의 노출 효과의 측정 방식은 매체의 종류와 특징에 따라 개념과 산출 방식이 다르다. 예컨대 지상파TV와 케이블TV는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통하여 노출 효과가 파악되고, 인터넷 매체는 방문자 수와 클릭 수 측정으로 파악되며, 인쇄 매체는 각각의 신문이나 잡지의 발행 부수를 바탕으로 얼마나 많은 독자가 물리적으로 노출되었는지 파악된다. 하지만 앞서 제시한 TV나 인터넷은 제3의 기관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러한 매체 효과가 측정될 수 있는 반면 인쇄 매체는 대부분의 신문사나 잡지사가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자사의 부수 정보 외에는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매체 효과 관련 자료 산출 방식이 충분히 정착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렇듯 다양한 광고 매체가 광고주가 지불하는 한정된 광고 예산 안에서 보다 많은 비중을 확보하기 위하여 경쟁하는 다매체 다채널 시대를 맞아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광고 노출 지표를 제공하여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매체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인쇄 매체 광고 효과 평가의 척도가 되는 신문과 잡지의 발행 부수 자료 또한 통일된 기준과 표준화된 방식을 근거로 광고주, 광고 대행사, 매체사에 제공되어야만 한다. 한국 ABC(Audit Bureau of Circulations)는 신문, 잡지, 뉴미디어 등 매체사에서 자발적으로 제출한 부수 및 수용자 크기를 표준화된 기준에서 객관적인 방법으로 실사, 검증하여 특정 기간 동안 해당 매체의 발행 부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ABC가 발표한 발행 부수 자료를 기초로 광고주나 광고대행사는 광고의 도달률, 도달 횟수 등을 고려한 매체 목표를 효과적으로 수립할 수 있고, 매체의 객관적인 광고요금을 기준으로 합리적으로 광고 예산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한국 ABC가 설립된 1989년 5월 이후 약 20년이 지난 2009년 현재 한국 ABC로부터 발행 부수를 검증받는 회원사 수는 242개사이며 이중 신문은 186개, 잡지 28개, 전문지 18개, 프리페이퍼 3개, 웹사이트 8개, 기타 1개에 불과해 우리나라에서 발행하고 있는 인쇄 매체 수가 약 7,000개 이상임을 감안할 때 상당수의 인쇄 매체가 아직까지 ABC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 부족하고 참여해도 차별화 안 돼

ABC제도가 활성화된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우리나라에서는 부수 공사에 참여하는 회원사가 전체 매체 수 대비 1% 미만이라는 저조한 결과를 나타내는 이유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대부분의 신문사나 잡지사가 자사의 신문이나 잡지의 발행 부수가 공개되는 사실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자면 부수가 공개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행 부수에 따른 매체의 서열화가 이루어지고 낮은 순위를 차지하게 되는 매체사는 독자의 관심이나 광고 수입 면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신문 광고 수입이 주로 규모가 큰 신문에 집중되는 한국 광고 시장의 특성상 지역적 한계가 있거나 한정된 독자를 겨냥하여 발간되는 인쇄 매체의 경우 단지 발행 부수에 의해 자사의 가치가 평가되는 것에 대하여 거부감을 갖게 된다. 두 번째로 ABC제도를 통하여 부수를 공개하는 인쇄 매체사와 공개하지 않는 매체사 간에 정부나 광고주로부터 별다른 혜택 또는 불이익과 같은 특별한 차별점이 존재하지 않아 많은 인쇄 매체사가 ABC제도에 참여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ABC협회에 대하여 매체사가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거나 이해가 부족한 경우이다. ABC와 관련하여 지금까지 발생한 공익 자금 지원에 대한 논란, 부수조작 의혹, 부수 측정 기준이나 방식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말미암아 공사에 참여한 매체사와 그렇지 않은 매체사 사이에서 ABC협회의 공정성, 독립성에 대한 견해 차이가 크게 나타나게 되고 이는 ABC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저조한 참여율로 이어지게 된다. 
ABC에 대한 이러한 제한 요인에도 불구하고 ABC 관련 선행 연구와 업계 관련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광고주와 광고 대행사는 물론이고 부수 공개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매체사 또한 발행 부수 공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만큼은 전반적으로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즉 인쇄 매체 광고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인쇄 매체의 노출 효과와 비용 효율성을 비교할 수 있는 검증된 발행 부수 자료가 광고 집행에 사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이해관계를 떠나 모두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매체사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하여 발행 부수 자료가 ABC협회에 보고되고, 이러한 자료를 ABC협회 소속의 공사원이 검증하고 인증하는 절차에 대해서는 매체사와 광고주, 광고대행사 간에 의견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통합검사 해야

이에 따라 ABC협회를 중심으로 발행 부수 공사 제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몇몇 안건은 조만간 실행될 예정이다. 현재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방안으로는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고한 정부광고시행 훈령이 있다. 이 방안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ABC협회의 부수 검증 및 인증을 거친 신문, 잡지에 한해서만 정부 광고를 배정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발행 부수 공사를 정착시킨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 인쇄 매체 광고주인 정부가 ABC제도에 대한 책임 있고 적극적인 실천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지금까지 발행 부수 공사에 참여하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참여한 매체사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이러한 정부의 방침이 향후 신문이나 잡지의 발행 부수 공사를 질적, 양적 측면에서 향상시킬 수 있으리라 예상되지만 문제점 또한 예상할 수 있다. 이미 정부의 광고 시행 훈령과 이와 관련된 ABC협회의 신문부수 공사 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에 대하여 자사의 매체를 통하여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언론사가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반대 의견에 대처하기 위하여 ABC협회는 매체사, 광고주, 광고대행사를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 설명회나 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발행 부수 공사에 대한 올바른 취지 및 활용 방식을 전달하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ABC가 실행하는 여러 활동의 순기능을 전달하는 홍보 자료를 강화하고 지금까지 제한적으로 운영되어온 ABC협회의 웹사이트 또한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한편 정부 광고 시행 방안과 더불어 ABC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협회 스스로의 노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 먼저 무엇보다도 ABC협회는 부수 공개부터 검증이나 판매 및 유통 자료 파악에 이르기까지 객관적인 절차 및 자료로 투명성을 확보하여 매체사로부터의 불신을 해소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로 인증위원회를 구성하여 공사 결과를 철저하게 검증하거나 공사원의 숫자를 충분히 확보하고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부수 공사 측정의 신뢰성을 확보해야만 한다. 특히 향후 부수 측정 과정에서 공정성을 훼손시키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협회 자체의 존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공사 결과를 철저하게 검증하며 공사원의 독립성, 신뢰성 증진을 위한 엄격한 윤리 규정을 적용시켜야 한다.

독자 프로파일 조사 활성화 필요

또한 ABC제도의 실행 방안 측면에서 미국 ABC협회에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매체 공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미국 ABC협회에서 신문 발행 부수 측정 과정에서 온라인 독자까지 포함하는 ‘전체 독자’ 개념을 도입한 결과 종이 신문 구독자 수에서 약 5배가량 늘어난 전체 구독자의 수가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과 잡지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점차 줄어들고 젊은 독자들에게는 인터넷을 통한 기사 검색이나 자료 활용 등이 보다 익숙해짐에 따라 인쇄 매체의 부수 정보와 온라인 매체의 페이지뷰 및 방문자 수 등을 동일 선상에서 측정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발행 부수 집계 방식의 변화를 통하여 신문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미치는 영향력을 광고주에게 보다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이와 더불어 발행 부수 공사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게 실행되었던 독자 프로파일 조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ABC제도에 대하여 적지 않은 매체사가 발행 부수에 따른 매체의 서열화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단지 신문이나 잡지가 발행되어 배포된 수량만을 기준으로 매체를 판단하는 것 이상으로 주요 열독 매체에 따른 독자의 특성이나 경향을 파악하여 광고 매체 기획 과정에서 보다 실질적인 타깃 오디언스 관련 자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ABC제도가 수십 년에 걸쳐 정착한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한국 ABC협회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인쇄 매체 부수 측정 시스템을 구축하려 노력해 왔다. ABC제도의 변화나 ABC협회의 노력을 통하여 인쇄 매체 노출 효과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 궁극적으로 인쇄 광고 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참고 문헌
김희진, 이혜갑, 조정식(2007). Integrated 광고 매체 기획론. 서울: 학현사
정용찬, 이종원, 성욱제(2008). 2008년 TV시청 행태 조사. 방송통신위원회




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11월호 특집 - 'ABC' 투명성 확보가 관건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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