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무기로’ 단말기·플랫폼 시장의 ‘왕좌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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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독일 미디어 그룹인 악셀 슈프링어와 손잡고 만든 뉴스 서비스 ‘업데이(UPDAY)’ 홈페이지.


지난 호에선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뉴스 전략에 대해 다뤘다.
 
그 글에서 나는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은 ‘끊김 없는 서비스’를 위해 인링크 방식 뉴스에 초점을 맞춘 반면 성장 정체로 고민에 빠진 트위터는 뉴스 큐레이션을 통해 볼 만한 콘텐츠를 보강하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뉴스 서비스라도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는 얘기다.

이번 호에선 모바일 단말기와 플랫폼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과 애플, 그리고 구글의 뉴스 전략에 대해 살펴본다. 이 세 업체들 역시 뉴스에 대한 문제의식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비슷하다.

뉴스는 자신들의 단말기(삼성, 애플)나 플랫폼(애플, 구글)의 가치를 높이는 데 더 없이 좋은 상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페이스북,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뉴스 서비스를 하는 방법은 조금씩 다르다.

이들 중 가장 먼저 구체적인 상품을 내놓은 것은 애플이다. 애플은 지난 9월 16일부터 공식 배포한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9에 ‘애플뉴스’ 앱을 기본 탑재했다.

애플뉴스 앱에선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50개 언론사들이 콘텐츠를 제공한다. iOS9가 출시된 지 불과 2개월 만에 전체 아이폰 66%에 탑재될 정도로 빠르게 보급1된 점을 감안하면 뉴스 서비스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애플은 단순히 뉴스앱만 만든 것이 아니었다. iOS9부터 검색 API를 공개했다. 쉽게 설명하자면 앱을 일일이 열지 않고도 아
이폰이나 아이패드 검색창에서 바로 검색할 수 있게 됐다.

당연한 얘기지만 뉴스앱도 여기에 포함된다. 모바일 기기에서 검색을 하면 관련 뉴스가 바로 뜨도록 한 것이다.


뉴스 통한 서비스 가치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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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만으론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다. 스마트폰에서 검색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플은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검색 화면 하단에 뉴스가 자동으로 뜰 수 있도록 했다.2

애플이 정확한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뉴스가 뜨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기능 덕분에 모바일 기기에서 뉴스 소비가 한층 더 강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애플과 경쟁 중인 삼성도 지난 9월 뉴스 서비스를 공개했다. 자체 앱을 만든 애플과 달리 삼성은 독일 미디어 그룹인 악셀 슈프링어와 손을 잡고 ‘업데이(UPDAY)’란 앱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업데이는 삼성이 플랫폼을 제공하고 악셀 슈프링어가 콘텐츠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또 애플과 달리 구글 플레이에서 내려받아야만 한다.

삼성이 악셀 슈프링어와 손잡고 만드는 ‘업데이’는 편집자들이 취사선택하는 ‘꼭 알아야 할(Need to know)’ 콘텐츠와 사용자 개인의 관심사에 기반해 알고리즘으로 정리된 ‘알고 싶어 할 만한(Want to know)’ 콘텐츠로 구성된다.
 
이 중 ‘꼭 알아야 할’ 콘텐츠는 악셀 슈프링어가 제공하는 뉴스다.

반면 ‘알고 싶어 할 만한’ 콘텐츠는 다양한 언론사 기사를 큐레이션해서 보여주는 형태다. 현재 독일과 폴란드에서 시범 서비스 중이며 내년 초부터 유럽 전역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글도 가만있지 않았다. 구글 역시 모바일 뉴스를 좀 더 빨리 볼 수 있는 AMP(Accelerated Mobile Pages)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일종의 캐시 방식을 활용한 AMP의 기본 문제의식은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과 비슷하다. 역시 모바일 기기에서 구글 검색을 활용할 때 로딩
 
속도 때문에 불편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뉴욕타임스, 가디언을 비롯한 전 세계 40여개 언론사가 동참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트위터다.

구글이 AMP 프로젝트를 하면서 트위터와 손을 잡은 것이다. 덕분에 AMP에 참여한 언론사 기사 링크를 트위터에서 누를 경우엔 곧바로 뜨게 된다.

삼성과 구글, 그리고 애플은 현재 모바일 시장의 3대 강자다.

특히 세 업체는 묘하게 서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면서 긴장과 견제를 계속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그림은 ‘안드로이드 원조’인 구글과 iOS를 앞세운 애플 간의 플랫폼 전쟁이다. 하지만 애플은 안드로이드의 또 다른 축인 삼성과 단말기 시장을 놓고도 경쟁하고 있다.
 
두 회사는 미국에서 몇 년째 특허 분쟁을 계속하고 있을 정도로 앙숙 관계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삼성이 월등하게 앞서지만 수익 점유율 면에선 애플이 삼성을 압도한다.

삼성과 구글의 관계는 묘한 편이다. 일단 둘은 시장에선 동반자 관계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로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을 석권하는 데는 삼성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주요 안드로이드폰 중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것은 삼성 제품이 거의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삼성과 구글은 서로 협력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사이다.

삼성은 구글이 단말기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며, 구글은 삼성이 타이젠 같은 자체 플랫폼에 공을 쏟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여기에다 구글은 삼성을 견제할 또 다른 안드로이드 업체가 등장하길 은근히 바라는 듯한 느낌도 있다.


애플-누구나 뉴스 공급 가능해

이런 복잡한 시장 상황은 세 업체의 뉴스 전략에도 그대로 연결된다. 독자적인 모바일 생태계를 갖고 있는 애플의 장점은 단말기와 플랫폼을 모두 지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플랫폼 점유율 면에선 안드로이드에 많이 못 미친다. 하지만 파편화된 안드로이드 생태계와 달리 애플은 iOS 생태계를 오롯이 통제할 수 있다. ‘애플뉴스’ 앱 전략엔 이런 장점이 그대로 스며들었다.
 
아예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에 기본 탑재하면서 이용자가 아이폰 단말기에 별도 설치하지 않아도 볼 수 있도록 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애플은 이용자들을 iOS 생태계 내에 잡아두기 위해 뉴스 서비스를 했다고 봐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적 엄정한 제휴 과정을 거치는 페이스북과 달리 누구나 뉴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참여를 원하는 언론사는 아이클라우드 뉴스 퍼블리셔(iCloud News Publisher)3에 접속한 뒤 RSS 피드를 등록하기만 하면 된다.

그런 차원에서 애플뉴스 앱은 ‘좀 더 세련된 플립보드’라고 묘사할 수 있다. 전체적인 틀은 플립보드와 비슷하지만 디자인이나 인터페이스가 좀 더 세련된 편이다.

플립보드와 다른 점은 해당 채널의 관련 기사를 적극 노출해 준다는 점이다. 관련 기사를 누르게 되면 해당 사이트로 바로 연결된다. 국내 포털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련 기사와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된다.

애플 역시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과 마찬가지로 ‘애플뉴스’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은 해당 언론사 전체 트래픽에 합산해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트래픽 측정 전문 기관인 컴스코어와도 얘기를 끝냈다.


삼성-악셀 슈프링어 손잡고 애플 공격

아직은 미국을 중심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애플뉴스 앱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참여 언론사들은 살짝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대했던 만큼 트래픽이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광고나 트래픽 합산 등이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불만의 주 이유다.4

폭 넓은 참여가 중요한 애플 입장에선 이른 시일 내에 이런 불만을 잠재우는 게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 시장 후발 주자인 삼성의 1차 목표는 물론 애플이다. 단말기 라이벌인 애플이 iOS9부터 뉴스앱을 선보인 부분이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삼성은 애플처럼 뉴스앱을 기본 탑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안드로이드란 구글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악셀 슈프링어란 대형 파트너와 손을 잡았다. 악셀 슈프링어는 빌트, 디벨트 등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 최대 미디어 그룹이다.

악셀 슈프링어 역시 삼성과 뉴스 서비스를 함께 하면서 다른 언론사까지 동참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콘텐츠 제공업체에겐 ‘인접저작권료’까지 지불하면서 외부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플랫폼을 갖고 있지 못한 삼성에게는 최적의 파트너인 셈이다.

하지만 파트너 관계인 삼성과 악셀 슈프링어가 염두에 둔 가상의 경쟁자는 서로 다르다. 삼성에겐 애플 견제가 중요한 과제인 반면 악셀 슈프링어는 구글이 더 중요한 상대다.
 
실제로 악셀 슈프링어가 삼성과 손을 잡은 데는 구글과의 불편했던 관계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악셀 슈프링어는 독일이 지난 2013년 통과시킨 인접저작권법을 놓고 구글과 한 차례 갈등을 겪었다.
 
기사를 비롯한 각종 콘텐츠는 발행 후 1년 동안 로열티 계약을 하지 않는 한 무단 공유를 못하도록 하는 것이 독일 인접저작권법의 핵심 골자였다.

하지만 언론사들은 허점투성이란 비판을 쏟아냈다.

구체적인 공유 가능 범위를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글이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 링크할 수 있는 방법이 적지 않은 탓이다.

그 때문에 이 법이 발표된 직후엔 “사실상 구글의 승리”란 진단이 나오기도 했다.

악셀 슈프링어 역시 이런 점에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말 계열사 콘텐츠에 대한 구글 검색을 차단하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악셀 슈프링어는 불과 2주 만에 백기를 들었다.

구글을 차단한 뒤 검색 트래픽이 40%, 구글 뉴스를 타고 들어온 트래픽이 80%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악셀 슈프링어가 삼성과 손을 잡은 것은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삼성이란 또 다른 강자와의 제휴를 통해 구글을 견제하려는 욕구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봐야한다.


구글-뉴스 최적화 배경은 ‘위기의식’

그렇다면 구글은 왜 뉴스 서비스를 하려는 걸까? 구글의 문제의식은 페이스북과 비슷하다.
 
스마트폰 검색창에서 뉴스를 눌렀을 때 바로 뜰 수 있도록 하겠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구글이 뒤늦게 ‘모바일 뉴스 최적화’ 사업에 뛰어든 건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뉴욕타임스가 잘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구글이 ‘모바일 뉴스 최적화’를 꾀하는 것은 페이스북, 애플 같은 폐쇄된 생태계의 공세로 부터 웹을 보호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검색 전문 사이트 서치엔진랜드 창업자인 대니 설리반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구글과 트위터는 언론사 등이 페이스북에 특화된 어떤 것을 만들면서 자신들은 후순위로 밀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5

구글은 오픈 생태계인 모바일 웹에 터를 잡고 있다. 따라서 모바일 웹에서 기사를 비롯한 각종 콘텐츠를 좀 더 잘 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런 문제의식을 해결하기 위해선 ‘최적화된 페이지’를 보여줄 수 있는 API를 만든 뒤 모든 사업자에게 공개
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구글의 AMP 프로젝트에는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언론사뿐 아니라 트위터와 워드프레스가 동참했다. 이들 역시 구글과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다.

그동안 뉴스는 언론사들에겐 제구실 못하는 자식과 비슷했다. 돈을 벌어오는 상품으론 어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바일과 소셜 시대가 되면서 갑자기 인기 상품으로 부상했다. 직접 돈을 버는 재주는 없지만, 사람들을 모으는 덴 다른 어떤 콘텐츠보다 매력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주전 선수론 다소 미흡하지만 농구의 ‘식스맨’처럼 최고의 보충재로 떠오른 뉴스를 바라보는 언론사들의 시선이 다소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


1 https://developer.apple.com/support/app-store/

2 http://www.niemanlab.org/2015/06/for-news-organizationsthis-was-the-most-important-set-of-apple-announcementsin-years/

3 https://www.icloud.com/newspublisher/

4 http://digiday.com/publishers/publishers-underwhelmedapple-news-app/

5 http://www.nytimes.com/2015/09/12/technology/googletwitter-and-publishers-seek-faster-web.html?_r=0


알려드립니다

< 신문과방송 > 11월호(통권 539호) 12쪽 ‘[표]신문사 모바일 서비스 트래픽 실적’은 모바일 전체 트래픽이 아닌 웹브라우저 트래픽만 집계한 자료임에도 이에 대한 부가 설명이 없었고 ‘전체 합계’ 수치가 잘못 게재되었습니다.

편집부는 이 표에 대한 해석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 온라인으로 서비스되는 PDF 기사에서는 이 표를 삭제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Posted by 미디어정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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