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인터넷 신문의 부과금 체계는 유료와 무료가 공존하는 혼합 모델이라는 점과 단계별 부과금 체계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이러한 특징을 보여 주는 모델은 지난 2002년 르몽드지에 의해 성공적으로 도입되었던 모델이기도 하다. 이번 리베라시옹의 경우도 이와 동일하다.


온라인 뉴스 콘텐츠 유료화 열풍

송영주 한국언론재단 프랑스 통신원, 파리3대학 박사과정


이제 인터넷상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온라인 신문은 찾기 힘들지도 모른다. 루퍼트 머독의 유료화 발언이 논란이 된 데 이어 프랑스 일간지들이 차례로 인터넷 사이트의 유료화를 발표하고 나섰다. 그 중 처음으로 유료화를 추진한 건 ‘리베라시옹’이다.

온라인 뉴스 유료화 재도전

리베라시옹은 이미 8년 전인 2001년에 사이트 유료화를 한 차례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인터넷 광고 시장의 침체로 인터넷 사이트 담당 부서 인력 감축과 함께 사이트 유료화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당시 언론계는 리베라시옹의 유료화 계획을 혁신적이라 평가했지만 독자 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를 피할 수는 없었다. 결국 2003년 무료 일간지의 등장과 함께 유료 서비스를 축소하여 과거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부과금 정책만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근래의 경제 위기에 따라 인터넷 광고 시장이 다시 침체기를 겪으면서 지난 9월 지면 개편과 함께 사이트 부분 유료화 재시도에 이르게 된 것이다. 리베라시옹은 이번 유료화 서비스를 통해 1년간 2만 명의 가입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요신문 역시 올해가 가기 전에 사이트의 일부 서비스를 유료화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프랑스 신문사 사이트 중 가장 많은 페이지 뷰를 보유하고 있는 르피가로 사이트도 내년 1월부터 사이트 유료화를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지난 8월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시기에 시사 주간지 렉스프레스를 소유한 렉스프레스 훌라흐타 그룹 역시 마찬가지로 L'Express.fr에 연말까지 유료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유료화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주요 프랑스 신문사는 경제일간지 레제코와 전국 일간지 르몽드를 꼽을 수 있다. 프랑스 인터넷 신문의 부과금 체계는 유료와 무료가 공존하는 혼합 모델이라는 점과 단계별 부과금 체계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이러한 특징을 보여 주는 모델은 지난 2002년 르몽드지에 의해 성공적으로 도입되었던 모델이기도 하다. 이번 리베라시옹의 경우도 이와 동일하다.
예를 들어 리베라시옹의 경우 기본적으로 각 콘텐츠를 발행 후 18시간 동안 모두 공개한 후 일부를 유료로 전환한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에도 존재하였으나 이후 월 12유로의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한 가입자와 6유로의 일반 가입자 간의 콘텐츠 접근성에 차별을 두는 새로운 정책도 도입하고 있다.
리베라시옹 인터넷 프리미엄 서비스 가입자는 매일 아침 디지털 신문의 형태로 콘텐츠를 제공 받으며 1973년부터의 데이터베이스 접근과 무작위 추첨을 통한 편집위원회의 참관권을 부여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입자들이 오후 8시부터 가판의 편집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으며 완성된 가판에 오후 10시 30분부터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획기적인 시도라고 평가 받고 있다. 일반 가입자는 기본적인 서비스 접근만 가능하다.
지면 개편과 사이트 유료화를 추진하고 한 달 뒤에 리베라시옹의 판매는 10%가량 증가했다. 웹사이트에는 한 달 동안 1,000여 명의 독자들이 유료 서비스에 가입했다. 2만 명 달성이라는 목표와 비교해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수치이지만 담당 부서에 따르면 의외로 월 6유로 서비스보다 월 12유로의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는 독자들이 더 많다고 전했다. 곧 유료화를 추진하는 일요신문과 렉스프레스 또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1997년부터 유료화를 시작해 한 가지 요금제(월 15유로)만을 고집하던 레제코 역시 다음 달 중 단계별 요금제를 선보인다.


광고수입 하락으로 유료화로 선회


이와 같이 오랫동안 무료를 고집했던 프랑스 일간지들이 갑자기 무료 독자들을 포기하고 유료화를 단행한 데는 주요 수입원이었던 인터넷 CPM 광고 단가의 하락세가 컸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에르상 미디어 그룹의 자비에 기용 연구실장은 “배너 광고의 수입이 2009년에 약 6.5%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국 무료 독자들의 방문이 늘어도 광고비가 터무니없이 낮아졌기 때문에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르몽드 사이트를 관리하는 ‘르몽드 인터랙티브’의 필립 자네 CEO는 “콘텐츠가 주를 이루는 사이트의 재정이 광고로만 뒷받침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며 “문제는 어디까지를 유료로, 어디까지를 무료로 할 것인가 하는 기준점이다”고 설명한다. 필립 자네 CEO는 이러한 상황에서 유일한 선택지인 유료화에 혼합 모델이 각 신문사의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유로 서비스의 타기팅과 무료 서비스의 강점을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무료 서비스로 다수의 불특정 독자층을 확보함과 동시에 유료 서비스 가입자로 지속적인 수입원을 확보하는 것이 직접적인 장점이다.
여기에 자체적인 브랜드 가치의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일정한 수준의 독자층을 유지함으로써 광고단가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간접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지만 어디까지를 유료화할 것인지 문제제기를 하기 이전에 수준 높은 서비스를 팔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제 일간지 레제코와 르피가로는 이 같은 생각을 토대로 특권 계층을 위한 인터넷 정보 사이트를 신설했다. 두 사이트 모두 경제, 파이낸스 전문 정보 사이트로 월 구독료는 100유로 상당이다.

유료화 반기지 않는 독자들

언론계의 야심 찬 유료화 계획들에도 불구하고 르피가로가 최근 발표한 한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네티즌 10명 중 8명은 여전히 인터넷상의 정보에 돈을 내는 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뉴스 기사의 경우에는 약 16%만이, 심층 조사·분석 기사에는 약 9%가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대답했다. 게다가 신문사 사이트의 월정액제 구독에 대해서는 단 5%만이 지불 의사를 밝혔다. 물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가정 소득이 높을수록 거부 의사는 줄어들었다.
어쩌면 인터넷 언론의 모범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AFP통신의 전략분석팀장 에릭 셰헤는 인터넷에서 특종의 수명은 15분에서 20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특히나 경제 관련 정보의 경우에는 더욱 수명이 짧아진다. 그는 인터넷상에서는 언제나 더 전문적인 정보를 무료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전문성에 사활을 걸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한탄한다.
결국 하락하는 광고 단가 그리고 인터넷상의 정보에 돈을 지불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독자 사이에서 언론이 저널리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콘텐츠의 수준을 높이고 독자와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만이 그들 스스로 더 나은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11월호 미디어월드와이드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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