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방송계의 가장 큰 논쟁을 가져온 것은 방송법을 포함한 미디어법 개정이었다. 개정 방송법은 방송사 소유규정을 대폭 완화하여 대기업과 신문사의 방송사 지분 소유가 가능해졌다. 또한 가상광고와 간접광고를 허용하여 방송광고 시장을 넓혔다.


비상경영 속 수익 다변화 노력,
방송법 개정으로 신방겸영 눈앞에
2009 언론 결산_불황의 늪을 헤쳐라 : 방송

이아람 기자  aram@kpf.or.kr



방송가는 2008년 말부터 시작된 경기침체로 비상경영을 선포한 가운데 2009년을 맞았다. TV, 라디오 등 43개 지상파 방송의 2009년 1월 광고수익의 합계는 전년대비 66.93%에 그쳤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광고시장이 살아나면서 10월에는 전년대비 112.56%로 지난해보다 방송광고비가 많이 집행됐다. 2009년 1월부터 10월까지의 누적 광고수익은 1조 5천억 원대로 전년대비 80.26%까지 회복되었다<표1>. 


비상경영대책 및 편성 논란

한해동안 방송가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방송 3사는 지난해에 이어 2차 비상경영대책을 상반기동안 잇따라 내놓았다. 조직 축소와 인력감축, 제작비 절감 등에 방송 3사 노사가 모두 합의했다<표2>. 출장비, 취재비, 회의비 등 각종 경비와 프로그램 제작비가 일괄 축소되고 상여금 등 임금 반환이 있었다. KBS는 4월 제작비 절감을 목표로 PD집필제를 시행하려 했으나 방송작가협회의 반발로 철회했다. 
방송 3사의 프로그램 개편도 제작비 절감 및 광고 수익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시사 360’ ‘걸어서 세계 속으로’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예능프로그램과 재방송이 늘었다. 프리랜서 MC를 줄이고 내부 아나운서 활용이 극대화됐다. 개편 과정에서 진행자 교체 문제는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비판적인 클로징멘트를 해온 MBC 뉴스데스크의 신경민 앵커의 교체 방침이 알려지자 이에 반발한 MBC 기자회가 제작거부에 들어간 것이다. MBC 차장급 이하 기자 133명으로 구성된 MBC기자회는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4월 9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제작을 거부했다. 전영배 보도국장이 사퇴하면서 제작거부는 종료됐지만 신경민 앵커는 결국 교체됐다. 9월 가을개편에서도 MBC '100분 토론' 진행자 손석희 교체, KBS '스타 골든벨의 MC 김제동 교체를 두고 외압 의혹이 제기됐다.

방송법 개정

2009년 방송계의 가장 큰 논쟁을 가져온 것은 방송법을 포함한 미디어법 개정이었다. 7월 22일 국회에서 신문법, IPTV법, 방송법이 처리되었고, 10월 29일 헌법재판소에서 야당의 미디어법안 무효청구가 기각됐다. 11월 2일에는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공포되었다. 개정 방송법은 방송사 소유규정을 대폭 완화하여 대기업과 신문사의 방송사 지분 소유가 가능해졌다. 또한 가상광고와 간접광고를 허용하여 방송광고 시장을 넓혔다. 야당 및 일부에서 우려한 여론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신문과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겸영은 2012년까지 유예했다. 신문이나 대기업은 2011년 말까지는 지역 방송을 제외한 지상파방송의 최다 출자자가 되거나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없다. 또한 신문구독률이 20%를 넘는 신문사는 방송사 겸영이나 지분소유가 불가하며 방송사업자의 시청점유율도 30%를 넘지 않도록 제한했다. 현재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 선정을 남겨둔 상태로 누가 될 것인가 가장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내년 초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채널에 진출할 신문 사업자가 가려지면 방송시장에도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민영미디어렙까지 도입되면 한정된 방송광고수익을 두고 경쟁이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방송사들은 SO에 대한 재전송 저작권 요구, 계열PP 확장, 웹하드/P2P업체와의 다운로드 유료화 제휴 등 수익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디어법이 통과되기까지는 진통이 많았다. 전국언론노조는 올 한 해 동안 세 번의 총파업을 통해 미디어법에 반대해왔다. 2008년 12월 26일부터 14일간 1차 총파업, 2월 26일부터 7일간의 2차 총파업, 7월 21일 오전 6시부터 100시간(4박 5일)에 걸쳐 총파업을 했다. 1997년 이후 12년 만에 방송 3사 노조가 동참한 파업이었다. 현재 언론노조와 야당은 미디어법 무효 청구소송이 기각되었다고 해서 법안의 유효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며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민영 미디어렙 논의 활발

방송광고 내년 민영미디어렙 도입을 위한 준비과정이 활발했다. 지난해 11월 26일 헌법재판소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방송광고 독점 대행에 대해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국회는 올해안까지 관련 법안을 정비해야한다. 현재 민영 미디어렙 수, 방송사의 지분 출자율, 절차, 지역방송, 종교방송 및 DMB방송 등 취약매체 보완대책 마련 등을 두고 여야간 또는 의원별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국회에서는 3개의 법안(한선교ㆍ김창수ㆍ진성호)이 발의됐고 2개 법안(이용경ㆍ전병헌)이 발의 예정이다<표3>. 민영 미디어렙은 허가제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미디어렙의 성격과 숫자를 두고 1공영 1민영, 1사 1렙, 1공영 다민영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또 정체성 논란을 빚고 있는 MBC가 공영과 민영 미디어렙중 어디를 선택할 지도 관심사다. 가장 핵심 쟁점인 사업자 수에 대해서는 1공영 1민영과 1공영 다민영(1사 1렙) 방식으로 의견이 나누어 지는데 최근에는 1공영 1민영을 지지하는 국회의원들이 늘고 있다. 김창수, 진성호, 이용경, 전병헌 의원이 1공영 1민영에 찬성하고 있다. 지상파방송광고 대행 시장을 완전경쟁 체제에 노출시킬 경우 지상파방송의 광고 독점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SO-지상파의 재전송 관련 소송

수익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방송사들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실시간 방송 저작권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9월 10일 방송 3사는 실시간 전송 유료화를 요구하며 HCN서초방송을 저작권법 위반혐의로 고소하고 CJ헬로비전을 상대로 디지털신규가입자에 대한 지상파 방송 동시재송신행위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SO와 지상파의 저작권 분쟁은 2006년부터 계속되어 온 것이지만 계속 합의를 보지 못하다가 올해 법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소송결과는 이미 유료로 지상파를 재전송 하기로 한  IPTV등 신규 매체들과 지상파 방송사 간의 수익 배분에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SO은 소송제기에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따로 비용을 내지 않고 지상파를 재전송 해왔는데 이제 와서 저작권 수익을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송결과가 불리하게 나올 경우 SO들이 지상파 재전송 일제 중단 등을 통해 실력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상파 계열 PP확장

한편 방송 3사는 자사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확장을 통해 광고수익을 얻을 플랫폼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 지난 10월 5일 MBC는 다큐멘터리 채널 ‘MBC라이프’를 개국했다. MBC플러스미디어가 6월 가족영화채널인 앨리스TV를 인수해 교양채널로 전환하여 선보인 것이다. SBS도 지난 8월 스포츠채널 엑스포츠를 인수해 경제채널로 전환하고 개국을 준비중이다. SBS는 CNBC아시아와 합작해 경제 전문 채널인 SBS CNBC를 내년 초 선보일 계획이다. 지상파가 드라마와 연예, 스포츠를 제외하고 경제 분야 PP에 뛰어드는 것은 SBS 가 처음이다. MBC와 SBS 계열 PP는 현재 지상파가 최대 보유가능한 개수인 7개로 늘어나게 됐다. KBS와 MBC는 SBS 경제 전문 채널의 사업 추이를 지켜보면서 유사한 채널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라 앞으로 지상파 계열PP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일부에서는 지상파 방송사가 케이블TV 시장까지 독점하려고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불법 다운로드 강력 대응

지난 7월 9일 지상파 인터넷 자회사 3사는 방송 3사의 프로그램을 합법적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공동 다운로드 사이트 ‘콘팅(conTing)’을 선보였다. 콘팅에서는 방송 3사 사이트 어느 곳을 통해 접속해도 타사 프로그램까지 모두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디지털저작권관리(DRM)을 제거한 파일이기 때문에 휴대기기와 PC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또 방송사가 보유하고 있는 영화콘텐츠와 EBS 교양프로그램도 서비스하고 있다. 그동안 방송사들은 웹하드를 통한 방송프로그램의 불법 유통을 우려해 다운로드나 저장이 불가능한 주문형비디오(VOD)만 제공해왔다. 그러나 이미 웹하드/P2P를 통한 다운로드가 일반화된 상황에 이르자 불법 유통 자체를 단속하고 직접 콘텐츠 판매에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방송사들은 10월 6일에는 웹하드/P2P 21개사와 방송 콘텐츠 불법 저작물 즉시 삭제 등을 골자로 하는 ‘방송 저작물의 불법 유통 방지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방송사와의 저작권 보호 합의에 응하지 않은 일부 웹하드/P2P업체에 대해서는 형사고소할 방침을 밝혔다.

KBS, MBC, EBS 이사진 선임

올해는  KBS 이사진, MBC 최대 주주인 방송 문화진흥회 이사진, EBS 이사진과 감사,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산하단체들의 이사진이 임기 만료로 대거 교체됐다. 새로 인선된 이사들은 KBS 이사 11인과 방문진 이사 9인·감사 1인 및 EBS 사장 1인·이사 9인·감사 1인 등 총 32인이다.

MBC의 최대 주주인 방문진의 8기 이사진은 8월 13일에 구성되었으며 이사장에는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가 선출됐다. 김우룡 이사장은 업무보고 초반부터 MBC의 경영 상태와 보도의 편향성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엄기영 사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일부에서는 엄기영 사장의 해임과 MBC 민영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시각도 있었다.  엄 사장은 8월 31일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정도를 걷겠다”며 자진사퇴 논란을 일축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포함한 대대적 개혁 드라이브인 ‘뉴MBC플랜(NEW MBC Innovation Plan)’을 발표했다. 방문진은 일단 엄 사장과 MBC의 개혁의지를 연말까지 지켜보겠다며 물러선 상태다.
KBS 이사진은 두 차례의 일정 연기를 거쳐 8월 26일 황 근 선문대 교수 등 11인이 선임되었으며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이 이사장으로 선출되었다. 새 이사진 선출과 동시에 KBS 부사장 2명(김성묵·유광호)이 사표를 냈으며 이례적으로 하루 만에 수리되는 일이 있었다.  KBS 이사회는 정연주 전 사장의 후임이었던 이병순 사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사장추천위원회는 현 이병순 KBS 사장,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 강동순 전 KBS 감사, 이봉희 전 KBS LA 사장, 홍미라 전국언론노조 KBS 계약직지부장 등 5명을 후임 사장 후보로 압축했다. 이후 11월 19일 면접 심사를 거쳐 20일에 김인규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을 차기 사장으로 임명제청했다.
EBS는 9월 14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강성철 전 KBS이사 등 9명의 이사진을 선임하고 이춘호 전 KBS이사를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사장 선임 후보로는 3명이 최종에 올랐으나 적격자가 없어 재공모를 실시했으며 한달 뒤인 10월 14일 곽덕훈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이 EBS교육방송 신임 사장으로 임명됐다. 곽 신임사장은  EBS 사장 1차 공모 당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데다 내정설이 제기되는 등 자격 논란이 일었으나 EBS 노조가 '검증 공청회'를 거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PD수첩 수사결과 발표, YTN 사태 등

MBC <PD수첩> 광우병 편 관련 검찰수사는 방송 1년 여 만인 지난 6월 18일 제작진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11월말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불구속 기소된 제작진은 조능희 CP, 송일준 PD, 김보슬 PD, 이춘근 PD, 김은희 작가 등 5명이다. 이들은 방송을 통해 광우병의 위험성 등을 왜곡·과장하고, 미국산 쇠고기 협상대표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월 초, PD수첩 관련 수사를 지휘하던 검사가 사표를 제출해 사건이 서울중앙지검 형사 6부로 재배당됐으며 3월에 정운천 전 장관과 민동석 전 농업통상정책관이 개인 명의로 제작진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며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검찰은 3월 25일 이춘근 PD 체포를 시작으로 김보슬·조능희·송일준 PD와 김은희·이연희 작가, 독립제작사 프리랜서 PD인 이승구 PD를 체포했고 각 제작진의 자택에 대해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검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김은희 작가의 개인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고 7년치 이메일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혀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있었다. 현재 이 사건은 전문가 심리인 3차 공판까지 진행된 상태이며 4차 공판은 정운천 전 장관, 민동석 전 차관이 참석하여 12월 2일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구본홍 사장 선임으로 시작된 YTN 사태는 올해 8월 구본홍 사장이 자진 사퇴하고 10월 9일 배석규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선임된 뒤에도 여전히 노사간에 징계, 고소가 오가며 노사갈등이 진행중이다. YTN 사태는 지난 4월 사측이 노종면 노조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4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해 노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갈등이 재점화됐다. 노 위원장의 구속적부심을 앞두고 상호 고소·고발 철회, 파업 종료 등의 노사 합의가 이루어져 노 위원장은 석방되었다. 이후 8월 4일 갑작스럽게 구본홍 사장이 자진사퇴의사를 밝히며 배석규 전무의 사장직무대행 체제가 시작되었다. 배 사장대행은 8월 10일 첫인사를 통해 보도국장을 교체하고 ‘돌발영상’의 임장혁 기자를 대기발령냈다. 이에 YTN 노조는 사장 불신임 투표로 대응했다. 이후 해고자 출입금지, 임장혁 기자를 포함한 조합원 5명 징계와 맞고소 등이 이어지며 노사관계는 다시 악화됐다. 11월 13일 YTN조합원 20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 무효 확인 소송에서 법원은 해고자 6명에 대해 ‘무효’를, 정직·감봉 등의 징계를 받은 14명에 대해서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지난 4월 해고자 문제는 법원 판결에 따르기로 노사 합의를 했기 때문에 사측이 1심 판결을 수용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를 택해 YTN사태는 올해 미해결 과제로 남게됐다.
그 외에도 2009년에는 고용 및 임금에 관한 분쟁이 많았다. KBS는 지난 7월1일부터 시행된 비정규직보호법안에 따라 사내 기간제 비정규직(연봉계약직) 사원들을 계약해지한 뒤 자회사로 이관하여 인건비 절감을 꾀했다. 그러나 KBS 비정규직 노조는 계약직 전환 또는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해 현재까지 소송이 진행 중이다. SBS 노조는 올해 상여금이 두 차례 모두 지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 10월 6일 회사를 상대로 임금 청구 민사 소송을 냈다. 노조는 "체불된 상여금은 사규상 경영 성과와 관계없이 지급해야 하는 고정 상여"이기 때문에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12월호 송년기획 (2009년 언론결산_불황의 늪을 헤쳐라)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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