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 서비스를 위해 한 해 500만 유로씩 3년간 1,500만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신문사들도 같은 비용을 투자해 한 해 예산은 1,000만 유로로 책정되었다. 예산에는 신문 배송을 포함한 구독료, 배송료와 서비스를 위해 마련한 웹사이트, 홍보비용 등이 포함된다.

정부·신문사 공동 부담
청소년에게 신문 무료제공

송영주  한국언론재단 프랑스통신원, 파리3대학 박사과정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1월 인쇄매체대책위원회를 끝맺으면서 “신문을 읽는 습관은 매우 어려서부터 배우는 것”이라며 청소년 무료 신문 구독 서비스에 대한 운을 떼었다. 녹서에서 제안한 “18~24세 청소년들을 위한 신문 무료 구독 서비스”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10월 초 프레데릭 미테랑 문화부 장관은 청소년 무료 구독 계획을 국회에 소개했고 10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년 1000만유로씩 3년간 지원

이 서비스는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신문산업에 젊은 독자들을 수혈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시작된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신문에 대한 청소년들의 무관심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시도하는 것이기도 하다.
문화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가장 신문을 읽지 않는 연령대는 15~24세 청소년들이다. 1997년에 신문을 읽는 15~24세 청소년은 전체의 20% 정도였으나 10여 년이 지난 현재 이 수치는 절반으로 줄었다. 게다가 1주일에 한 번 신문을 읽는 청소년 역시 17.5%에 지나지 않는다. 젊은 독자층의 관심을 사려는 신문들의 노력은 이미 몇 해 전부터 계속돼 왔다. 지면 개편은 항상 젊은 층을 겨냥해 웹 페이지와 닮아 갔고, 새로운 섹션은 젊은이들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하지만 쏟아지는 구독 선물과 경품들 속에서도 이들에게 신문은 그저 “나이 든 사람들의 것”으로 여겨졌다.
물론 요즘 청소년들은 무료 신문을 읽고 인터넷을 통해 여러 미디어를 접한다. 미테랑 장관은 서비스 개시를 알리면서 “불행히도 청소년들은 여론을 형성하는, 시민정신에 입각해 뉴스 비평을 하는 대부분의 언론을 그냥 지나친다”며 “많은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신문을 사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언론은 자유의 버팀목이며 국가의 민주주의를 형성하고 청소년들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데 기여한다”며 모든 언론이 경제적인 생존과 시민사회 형성의 두 가지 측면에서 젊은 독자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는 것이 관건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무료 구독권을 부여 받는 청소년의 나이도 투표권을 획득하고 시민사회에 참여하는 18세부터이다.
청소년 무료 구독 서비스에 대한 비용은 정부와 신문사들이 절반씩 부담한다. 정부는 이 서비스를 위해 한 해 500만 유로씩 3년간 1,500만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신문사들도 같은 비용을 투자해 한 해 예산은 1,000만 유로로 책정되었다. 예산에는 신문 배송을 포함한 구독료, 배송료와 서비스를 위해 마련한 웹사이트, 홍보비용 등이 포함된다. 전국일간지협회장 드니 부셰는 예산상 무료 구독권의 혜택을 20만 명에게만 제공하기로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올해 이 서비스 참여를 결정한 신문은 59개로 이 서비스를 위해 마련된 웹사이트(www.monjournaloffert.fr)를 통해 청소년 20만 명에게 선착순으로 무료 구독권을 나눠 준다. 신청자들은 59개의 신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한 번 선택한 신문은 다른 신문으로 변경이 불가능하다. 선택한 신문은 매주 한 부씩 신문사 측이 결정한 요일에 배달된다. 각 신문은 발행 부수 조사기관(OJD)에서 발표한 발행 부수에 따라 무료로 청소년에게 배포할 수 있는 부수의 쿼터가 정해지며 발행 부수가 많을수록 무료 구독권 쿼터도 높아진다.

서비스 개시 5일 만에 18만명 신청

한편 서비스에 참여하는 59개의 신문들 중 유일하게 정론지에 속하지 않는 스포츠 신문 레큅이 끼어 있어 미테랑 장관에 대한 아모리 그룹의 로비 의혹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스스로 젊은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신문이기도 하거니와 ‘정치와 시민정신을 배우게 할 의도’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르몽드지에 따르면 레큅은 정부의 지원금이 없이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으며 미테랑 장관이 레큅의 참여를 주장했다고 전했다.
서비스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은 기대 이상이었다. 10월 30일 서비스 개시 전에 이미 3만 명의 청소년이 사이트를 통해 무료 구독권을 선예약한 상태였으며 서비스 개시 후 5일째에는 이미 18만 명이 무료 구독권을 신청했다. 이들 중 62%는 전국일간지를 선택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르몽드(19%), 레큅(12%), 리베라시옹(11.6%), 르피가로(8.2%) 순으로 신청이 가장 많았다. 문화부에서 정한 쿼터 때문에 원하는 신문을 선택하지 못한 청소년들을 위해서 몇몇 신문사들은 자체적으로 무료 구독권을 추가 배부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쿼터를 채운 르몽드지의 경우 이미 신문사 사이트를 통해 청소년 무료 구독을 신청 받고 있다.
서비스의 성공적인 시작에 언론계는 자축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실제로 이 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가진 이들도 적지 않다. 이미 인터넷의 무료성에 익숙해진 청소년에게 무료로 신문을 나누어 주는 것이 과연 현명한 방법인가 하는 우려에서이다. 과연 1년 후 이들 중 몇 명이나 자발적으로 신문을 사게 될까? 이에 미테랑 장관은 “이미 르몽드가 4,000여 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 같은 실험을 한 경험이 있는데 1년 후 재구독률은 10% 미만이었다고 한다. 잔에 물이 반밖에 없느냐, 반이나 있느냐는 각자가 판단할 문제”라 평가했다. 이 서비스로 인해 젊은 독자가 한 명이라도 더 신문 읽는 즐거움을 배운다면 그도 보람 있는 성과일 것이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이 서비스에 등록한 독자들을 유지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며 신문사들에게 더욱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미디어 사회학자인 장마리 샤롱은 “기사와 편집 스타일을 젊은 층에게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용어 선택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소년 무료 구독을 제안했던 인쇄매체대책위원회의 녹서 작성 담당자였던 베르나르 스피츠 역시 “이 같은 성공은 신문이 ‘한물간’ 것은 아니라는 의미를 띤다”며 “하지만 잃어버린 끈을 다시 잇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이 연결고리를 다양한 마케팅과 콘텐츠 면에서의 피나는 노력으로 활기를 띠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문과방송> 프랑스 통신원이 프랑스 전문신문조합 위원장을 직접 만나 청소년 신문구독 지원 제도의 취지와 추진과정에 대해 직접 들어보았다.

청소년 무료 구독 서비스는 어떻게 구상되었나?
웨스트 프랑스를 포함한 몇몇 지역일간지들이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약 2년 전부터 실행하고 있었다. 그러한 시도가 좋은 결과를 낳았고 인쇄매체대책위를 통해 이 서비스를 전국적인 수준에서 실행하자는 생각이 퍼졌다. 모든 전국일간지와 대부분의 지역일간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고, 그렇게 59개의 일간지 리스트가 만들어졌다.
일단 청소년들에게 보여 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신문을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청소년들이 신문을 접하게 되고 언론사들은 청소년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청소년들에게 더 흥미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려 힘쓸 것이다. 청소년들 역시 그들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를 신문에서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거라 믿었다.
문화부의 지휘하에서 모두가 협력해 서비스를 준비했다. 문화부, 전국일간지협회와 두 지역일간지협회(SPQR와 SPQD)가 여러 번의 회의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진행할 것인지 모든 세부 사항을 함께 결정했다.

쿼터를 발행부수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발행부수는 신문이 사로잡을 수 있는 잠재적인 젊은 독자 수에 대한 지표를 나타낸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일정한 규칙이 있었어야 했고, OJD 발행부수가 가장 일관성 있는 기준이라고 생각했다. A라는 신문의 독자가 35만 명이고 B라는 신문의 독자가 70만 명일 때, B신문이 A신문보다 2배 더 많은 젊은 독자와 콘택트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료 구독으로 제공되는 신문을 1주일에 한 부로 제한한 이유는?
한때 매주 한 부씩 52부를 1년 동안 무료로 제공하느냐 아니면 매일 한 부씩 52부를 3개월 동안 제공하느냐는 문제로 고민했다. 신문광인 미테랑 장관은 매일 한 부씩 제공하기를 원했지만 신문사들이 세 가지 이유로 그를 설득시켰다. 첫째, 청소년들에게 평소 하지 않던 것을 익숙해지게 만들기 위해서는 조금씩 다가가야 한다. 신문 읽는 습관이 없던 청소년들이 매일 신문을 받는다면 그들은 신문을 읽지도 않은 채 쌓아갈 것이 자명했다. 둘째, 대다수의 신문들이 특정 요일에 젊은 독자층을 위한 섹션을 발행한다. 예를 들면, 르몽드는 르몽드 이코노미를, 르피가로는 문화생활 섹션인 르피가로스콥을 발행한다. 따라서 이들이 젊은 층을 겨냥한 섹션을 발행하는 요일에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더 쉬운 방법이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경제적인 이유에서이다. 이미 신문을 사서 읽던 청소년들은 무료로 신문을 받으면서 3개월간 신문을 더 이상 구입하지 않을 테고 신문사들은 이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면서 유료 독자를 3개월 동안 잃는 이중고를 겪어야 하기 때문에 반대했다.

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는가?
청소년에게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청소년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고유한 방식이 있는데, 여러 홍보 에이전시와 심사숙고했다. “올바른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신문을 읽어야만 해” 식의 화법으로는 그들을 설득할 수 없다. 이번 홍보를 담당한 에이전시가 특히 정부의 명령이나 부모님의 잔소리, 선생님의 말이라고 느껴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그들 스스로가 흥미를 가지도록 해야 했기 때문에 스포츠 일간지인 레큅 역시 이 서비스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 외에도 개인정보를 저장하고 신청 사이트를 통해 접수한 정보를 각 신문사에 전송하는 등의 기술적인 측면을 구성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유일하게 정론지가 아닌 레큅의 참여가 논란이 되었는데.
레큅의 참여는 미테랑 장관이 원했던 것이기도 하고 또 우리가 원했던 것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목적이면서 가장 어렵고 근엄한 신문들, 그들이 자발적으로 사지 않는 신문만을 권하고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사는 유일한 신문인 레큅을 제외하는 것은 모순이었다. 모든 일간지를 제공해야 했는데 더군다나 레큅의 경우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신문이기도 했다. 레큅이 참여함으로써 홍보의 전체적인 이미지에 일관성을 줄 수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신문들이 걱정했던 것처럼 레큅에만 많은 청소년들이 몰리는 현상은 없었다. 오히려 영자신문인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예상밖의 엄청난 신청률을 보였다. 르몽드도 마찬가지다. 레큅의 참여가 특별히 서비스의 성공적인 시작에 기여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참고로 레큅은 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않으며 서비스에 드는 비용 전체를 신문사가 부담한다.

이 서비스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은데 개인적인 생각은 어떠한가?
나는 전혀 회의적이지 않다. 닷새 만에 전국일간지의 쿼터가 거의 채워졌다. 지역일간지의 경우는 좀 느리지만 곧 다 채워질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전국일간지에 대한 청소년들의 열광이 해일처럼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현재로서는 청소년들의 관심이 놀라울 따름이다. 청소년들이 신문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던 편집자들이 이제 그들이 더 이상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니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청소년들에게 맞는 구독 방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6개월에서 1년쯤 뒤에 신문들이 어떠한 방법을 구상해 냈을지, 청소년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을지일 것이다.

내년에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생각인가?
별 다른 일이 없는 한 내년에도 청소년 무료 구독 서비스를 계속할 예정이다. 청소년 무료 구독 조치를 위해 이미 3년 동안의 예산이 승인되어 있다. 하지만 정말로 어떻게 될지는 올해 서비스 결과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해 봐야 알게 될 것이다. 홍보 방향, 재구독률 등을 모두 따져 봐야 할 것이다.


월간 <신문과방송> 2009년 12월호 미디어월드와이드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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