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지원비용 산출 노력 필요_신문의 위기진단과 해결을 위한 논의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jkkim@hanyang.ac.kr


'신문의 위기 극복을 위한 대토론회’를 소중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 삶의 질, 우리 사회의 수준을 결정하는 바탕이 되는 민주주의의 형성·유지·발전에 미치는 신문의 막중한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신문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 신문 시대의 종말이 임박했다는 비관론이 무성하다. 신문이 사라질 수도 있는 세상· 행정·사법·입법부에 이어 제4의 권력으로서 사회의 목탁으로 추앙받던 신문의 몰락은 여러 요인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신문의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도 있을 것이다.

신문은 인간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들 사이의 의미와 관계에 대한 정보를 담아내는 매체이다. 정보를 수집하고 편집하는 경험에서 다른 어떤 매체를 능가한다. 이런 신문의 역사는 문자를 사용한다는 점과 함께 보다 광범위하고 심층적인 정보의 제공을 통해 사람들과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신문의 영향력은 막강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믿지 않다가도 신문에 나왔다고 하면 믿게 되었다. 긍정적으로 실리면 감사하고, 부정적이면 불안해했다. 이런 일희일비에는 개인, 조직, 단체, 기관, 기업, 정부 모두 예외가 없었다. 그러나 다매체 다채널 환경,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따른 새로운 매체 환경이 도래하면서 신문의 매력과 입지는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이제 고개를 다른 매체로 돌린 행운의 여신을 따라 신문의 영화가 다해 가는 징후가 여실해진 것이다.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고 세계적인 추세이다.

 

구독률 10년 만에 64.5%에서 36.8%

신문의 위기를 대변하는 신문 이용의 하락세는 매우 현저하다. 신문 구독률은 1998년 64.5%, 2004년에는 48.3%, 2008년 36.8%로 감소해 왔다. 열독률은 2002년 82.1%, 2004년 76.0%, 2006년 68.8%, 2008년 58.5%로 줄었다. 신문 구독시간도 1998년 40.8분, 2004년에는 34.4분, 2008년 24분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한국언론재단, 1996, 2004, 2008). 신문에 대한 신뢰도 또한 1992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이은주, 2004), 텔레비전과 인터넷에도 뒤처진 형편이다(한국언론재단, 2008). 신문 이용의 감소 원인은 다양하다. 인터넷 언론이나 포털과 같은 새로운 매체가 신문의 콘텐츠 기능을 대신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점(이준웅, 2005), 신문이 제공하는 내용의 품질이 소비자인 독자의 사회적 심리적 욕구에서 비롯되는 정보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점(김세은, 2004), 정파적인 이해관계의 대변에 따른 불공정 편파성이 신뢰도의 저하를 가져오고 신문 구독 이탈을 가져왔다는 것이다(강명구, 2005).  
    

이와 함께 디지털 시대의 도래에 따른 정보의 생산·유통·소비 과정에서 신문에 비해 다른 매체의 매력이 커졌다는 점도 원인일 것이다. 특히 사람들의 영상정보 선호는 가공할 정도이다. 인간의 오감 중에서도 보고 싶은 욕구가 압도하는 형상이다.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눈부신 발전은 정보의 영상화 기술과 비중을 높였고, 이는 소비자들에게 소구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읽는 것과 듣는 것보다 보여 주는 것이 이용자의 충족감과 이용 정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점점 더 시각적인 욕구 충족에 초점을 맞추는 정보의 영상화 노력이 치열해져 영상적 요소가 정보의 형식과 내용, 질을 좌우하는 실정이다.   

신문의 위기 극복을 위한 대토론회’를 소중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 삶의 질, 우리 사회의 수준을 결정하는 바탕이 되는 민주주의의 형성·유지·발전에 미치는 신문의 막중한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신문이 살아야 민주주의도 살고, 나라도 잘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 토론회에 임해야 할 것이다. 후회나 반성을 할 때가 아니라 처방하고 행동할 때라는 점에서‘대토론회’는 큰 의의와 사명감을 지닌다.


반성이 아니라 처방하고 행동할 때

이번 토론회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문화체육관광부의 협조를 얻어서 구성한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신문을 살리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한 것은 지난 2008년 10월 2일부터 12월 말까지 10주간에 걸쳐 진행된 프랑스의‘국민토론’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이다. 국가가 신문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우리의 상황에서 적절하고 요긴한 토론회로 보아야 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새로운 매체환경에 대한 냉철한 현실 인식을 통해 신문의 정상화를 서둘러야 한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문화공보부 장관, 의원, 신문사 사장, 기자, 유통업과 위탁판매인 등에게 사려 깊은 연설을 했다.“신문은 여러 권력의 균형자 역할을 합니다. 신문에 나쁜 것은 민주주의에도 좋지 않습니다. 신문은 경제적 제품입니다. 신문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따르게 돼 있습니다. 신문도 수지가 맞아야 합니다. 그것이 또한 신문이 독립을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문은 여느 상품과 같지 않고 결코 같을 수도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신문을 시장경제의 논리에만 맡겨둘 수 없는 것입니다”(신문발전위원회, 2009)라고 하였다.

그는 또한 중요한 것은 매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보호하는 것이며, 종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로 적힌 것을 보호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사르코지의 연설처럼 신문은 독특한 유용성을 지닌다. 한국 신문이 처한 구체적인 상황과 대처 방안이 프랑스 토론회의 내용이나 프랑스 대통령의 입장과 동일할 수는 없지만 신문에 대하여 어떤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점에는 무조건 동감한다. 신문의 절박함은 우리 사회를 위하는 절박함이기 때문이다.     

이번 토론회는 위원장을 포함하여 51명의 위원으로 언론계, 학계, 유관단체, 전문가 집단을 망라하며, 4개 분과(저널리즘, 신문산업, 뉴미디어, 읽기문화)로 나누어져 있다. 지난 3일 위원들을 위촉하고 1차 분과회의를 통해 토론회 진행과 방법을 협의하였다. 

토론회는 분과별로 2월 두 번째 주부터 3월 마지막 주까지 매주 개최된다. 각 분과의 위원들은 어떠한 의견이라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으며, 분과별 토론회에서 토의되는 내용은 녹취될 것이다. 분과별로 위원들의 의견은 난상토론을 거치며 여과되고, 실천 가능한 방안으로 협의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 각 분과위원장이 최종 정리하여 발표하게 된다. 
해결방안은 전적으로 분과별 토론의 결과에 근거할 것이다. 토론회를 막 시작한 단계에서 물론 그 결과를 알 수 없지만, 우리 신문이 바람직한 이노베이션을 성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제안에 포함되었으면 하는 점들을 몇 언급하면 아래와 같다. 



4개 분과 51명 위원 위촉

우선 신문이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발전의 핵심이라는 점이 명료하게 강조되기 바란다. 그러한 공공성을 구현하기 위한 신문 운영모델과 다양성과 심층성을 통한 질 좋은 정보, 고급 정보를 담아낼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었으면 한다. 신문산업이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조직, 제작구조, 유통, 판매 등에 대한 제안도 필요하다. 신문의 과잉 난립에 대한 과감한 시시비비를 보고 싶다. 또한 신문사에 따라 천차만별인 임금수준과 근무환경에 대한 개선안과 함께 저널리스트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 포함되었으면 한다.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기사와 콘텐츠 개발에 대한 활기찬 논의와 아이디어를 기대한다. Web2.0의 참여·공유·개방이 정보의 생산과 이용 과정에서 구현되었으면 한다. 독자의 신문 지면 참여를 대폭 늘려 독자와 함께 만드는 신문의 미래를 열어 주기 바란다.

신문 구독자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분석 역량을 갖추고, 자료와 결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문독자 연구는 다른 매체 수용자 연구에 비해 매우 부진한 실정이다. 신문이 오랜 기간 동안‘갑의 입장’의 상황에 안주해 오면서 구독자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를 분석하는 일에 소홀했고, 수집된 정보도 공개하는 일이 드물었다(김세은, 2004). 이제부터는 활발히 신문독자를 조사분석하여 신문이 당면한  어려움에 과학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이용동기, 이용경험, 이용결과, 메시지와의 상호작용, 재이용 등 신문 이용자에 대한 연구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신문 비구독자에 대한 분석도 물론 필요하다.    

신문 콘텐츠의 유료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인터넷 뉴스 서비스의 확장, 온라인 저널리즘, 뉴스 아카이브 사업, 신문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 젊은 독자층의 붕괴에 대한 대응책, 유인책이 시급하다. 청소년은 물론이고 20대와 30대 젊은 세대를 독자로 전환시키는 것이 신문 위기 타개의 근간이다. 이와 함께 젊은 세대에게 영상정보에 비해 문자정보가 지니는 가치에 대한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 보기문화 일변도를 보완하는 읽기문화를 어떻게 진흥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신문 콘텐츠의 유료화 방안 강구돼야

 이번 대토론회에서 도출되는 제안은 합당한 이유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명확한 설명을 선행하고, 일시적 연명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방안을 구비했으면 한다. 특히 지원에 필요한 비용을 구체적으로 산출하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예산이 뒷받침하지 않는 지원책은 지금까지 되풀이해 온 논의의 재탕에 그치고 말 것이다. 예산을 관장하고 집행하는 부처에서도 신문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발전에 핵심이라는 점에서 합당한 설득력을 지니는 경우 강력한 지원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해, 여러 차례에 걸쳐 논의는 할 만큼 해 왔다.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이다.

이번 토론회의 결과물인 최종 발표회와 보고서에서 도출되는 제안들이 큰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 신문에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 신문이 현재 진행형으로 진화하는 디지털 매체 환경에서 우리 사회가 신문에 기대하는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참고문헌>
강명구 (2005). 언론, 이렇게 변해야 한다: 언론 당파성. 신문과 방송, 1월호. 43-48.
김세은 (2004). 신문 독자 프로파일 연구. 서울: 미디어연구소.
이은주 (2004). 한국 신문 산업의 시장, 정책, 운동의 딜레마. 서강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이준웅 (2005). 한국 신문 위기의 진단. 김경호 외(편), 사라지는 신문 독자(5-42쪽).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신문발전위원회(2008). 녹색보고서: 신문에 관한 국민토론.
한국언론재단 (1996).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서울: 한국언론재단.
한국언론재단 (200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서울: 한국언론재단.
한국언론재단 (2008). 2008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서울: 한국언론재단.


월간<신문과방송>2010년 2월 '특집_신문의 위기 극복을 위한 대토론회'


Posted by 정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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