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승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ssk279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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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저널리즘에 미치는 영향은 기술적 가능성만으로 짐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테크놀로지는 복잡한 요인들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생산현장에 적용된다. 어떤 요소들은 테크놀로지가 생산과정에 투입되는 것을 가속화시키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최소한 두 가지 요소를 생각해야 한다. 하나는 외적 요소인 시장의 변수이다. 시장은 과연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생산해낸 상품을 원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뉴스 조직은 최종적으로 생산해 낸 뉴스 상품이 매출과 이윤을 제공할 수 있는 충분한 규모의 소비자들에 의해 수용될 것이라는 확실한 예측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테크놀로지를 채용하려고 든다. 다른 하나는 내부 요소인데 생산조직의 반응이다. 젊은 기자들일수록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강하겠지만, 반대로 경력 기자들은 이에 대해 저항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폰은 속보성, 태블릿은 분석 기사

첫 번째 요인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요소의 저항 때문에 테크놀로지의 도입이 무산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뉴스 조직 내외적으로 테크놀로지의 도입과 확산을 가속화하는 요소와 이를 억제하고자 하는 요소들이 다양하게 내재해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소위 e북으로 불리는 태블릿(tablet)과 같은 모바일 테크놀로지가 뉴스의 취재보도 등의 생산행태에 미치는 영향이나 이로 인한 저널리즘의 변화에 대한 논의가 단순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시장수요를 제대로 확인한 결과도 없고, 이를 생산현장에 적용할 만한 뉴스조직의 역량이나 자원에 대한 분석이 정확하게 이루어진 적도 없다. 따라서 이 글은 지극히 이론적 수준에서 가능한 논의를 제공하는 선에서 그칠 수밖에 없다. 이런 전제 아래 필자는 모바일 테크놀로지와 뉴스산업의 관련성을 간략히 전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기자들의 생산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취재보도행태의 변화 및 저널리즘의 성격 변화를 짚어 볼 것이다.

둘 다 이동통신 수단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유선 인터넷망 중심 디지털 저널리즘의 포맷과 다른 모습의 뉴스가 필요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할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디스플레이 크기의 차이가 중요하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스마트폰은 속보성 기사, 발생기사 등의 짧은 기사 중심으로 간편성, 일회성, 신속성 정보들을 추구할 것이다. 이를 통해 보다 대중적인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태블릿에는 분석, 해석, 의견 등 긴 문장의 기사가 적합할 것이다. 때문에 뉴스의 중이용자 그룹이 이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태블릿 뉴스 시장은 스마트폰보다는 대중성은 약할 것이라고 점칠 수 있다. 덧붙이면 태블릿은 아무래도 텍스트가 동영상을 비롯한 이미지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면, 스마트폰은 반대로 텍스트보다 이미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하겠다. 이런 점에서 활자매체인 신문과의 관련성은 태블릿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태블릿은 신문에 매력적인 테크놀로지

최근에 선을 보인 애플의 태블릿인 아이패드는 현재 시장지배 사업자 아마존의 e북인 킨들(kindle)의 텍스트 중심에서 벗어나 동영상 제공 기능을 강화했다고는 하지만 스마트폰에 비하면 여전히 텍스트 정보 제공을 강점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때문에 전문가들도 태블릿을 신문이나 잡지처럼 전통적인 활자매체가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꼽고 있다. 아마존의 킨들이 e북 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텍스트 정보는 오락이나 순간적인 재미보다는 정보적 가치가 높고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의 정보를 담아내는 데 최적의 커뮤니케이션 양식이다. 여기다 앞으로 계속 나올 태블릿들이 영상기능을 강화하게 될 경우 신문이나 잡지들이 갖고 있는 전통적인 핵심역량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텍스트에 제한된 정보는 거의 읽기 경험에 그칠 수 있지만, 영상까지 구현하고 나아가 멀티미디어적 요소를 더하게 되면 사물이나 사안에 대한 완성도 높은 총체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태블릿은 신문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테크놀로지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과연 이것이 종이신문을 대체해 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테크놀로지의 가능성이 그대로 시장의 현실로 옮겨지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태블릿 단말기의 가격이다. 아이패드의 경우 최소 1,000달러 이상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기존의 종이신문 수용자들이 모두 태블릿으로 이동할 수 없도록 막는다. 누구나 쉽게 보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태블릿 시장은 신문에는 하나의 틈새시장으로서의 의미만을 가지는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다. 신문은 태블릿과 종이신문의 병행전략을 구사할 수 있겠지만, 이는 분명히 모험이다. 태블릿은 종이신문의 보완이 아니라 대체재로서 기능할 가능성이 커서 종이신문의 시장수요를 직접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신문 기업의 선택이 결코 단순하지 않은 것이다. 
  
뉴스 생산행태도 변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뉴스를 공급한다는 것은 신문이 기존의 종이신문을 위한 뉴스 이외에 다른 포맷의 뉴스를 공급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적어도 종이신문의 발행을 당장에 중단하지 않는다면 종이신문을 위한 뉴스를 원천생산하고 다시 이를 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포맷으로 재가공할 수밖에 없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산전략은 뉴스의 정보화라고 할 수 있다. 가넷그룹을 비롯해 미국의 신문들은 이미 편집국을 ‘정보센터’라고 이름을 바꿀 정도로 뉴스 상품의 초점을 정보의 제공으로 옮기고 있다. 가넷이 제시한 정보센터의 일곱 가지 기능을 보면 취재에서 기사작성, 편집에 이르는 기존의 생산과정은 질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첫째, 뉴스 콘텐츠를 배급하는 모든 플랫폼을 감시하는 기능을 한다. 둘째,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지역성을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셋째, 수용자들에게 실질적인 유용성을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넷째, 뉴스 조직이 지역사회 토론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동체 대화를 증진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다섯째, 수용자의 개별적 요구사항 및 뉴스 기업의 핵심적인 목표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도록 콘텐츠를 맞춤화하는 기능이 이루어져야 한다. 여섯째, 새로운 시청각 도구에 적합한 뉴스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뉴스 생산 기능을 수행한다. 일곱째, 뉴스 게재의 속도와 양적 증대를 가속화할 수 있는 디지털 신경센터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들 기능은 뉴스가 발생기사, 분석기사, 의견기사의 생산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 정보, 지역 커뮤니케이션의 중심, 지역공동체 연결통로 등의 기능을 하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핵심은 지역 또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얼마나 이들 속으로 파고들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가가 관건이다. 뉴스가 더 이상 프로페셔널 저널리스트의 비판적 판단의 영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보제공자의 기능으로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기자가 이런 일들을 처리하자면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활용능력이 필수적이다. 뉴스 조직은 이를 위해 독자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검색하고 정보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리처드 샘브룩 BBC 보도국장이 지적한 것처럼 BBC의 저널리즘적 기능이 정보집적, 정보조직, 정보중재자의 기능으로 전환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보 중심의 뉴스를 생산하기 위해 기자들은 뉴스의 정보적 특성을 이해하고 정보적 가치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의 수집, 구축, 활용능력이 중요해진다. 엑셀을 비롯해 통계 프로그램 이용 능력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결과보다 과정에 촛점, 분석 능력 요구돼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정보 중심의 뉴스 생산은 뉴스를 하루 24시간 일주일 7일 동안 끊임없이 생산해야 하는 CND(continous news desk) 체제를 구축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지속적 뉴스 생산은 기존의 일일 단위의 마감을 기준으로 이루어지던 생산 리듬을 바꿔 놓는다. 하루 마감 단위의 뉴스는 이슈의 전개를 마감시간에 맞춘 결과를 목표로 생산 리듬이 전개되지만, 24/7 체제에서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적 뉴스 생산은 무엇보다 이슈를 따라가는 긴장의 지속이 중요하다.
이는 뉴스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기존의 뉴스들을 해체하고(deconstruction) 다시 재구성(reconstruction)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특히 멀티미디어 뉴스의 생산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멀티미디어 뉴스는 단순히 영상을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 양식들을 효율적으로 조직하는 것이다. 텍스트 정보를 동영상과 결합시킬 때 양자의 내용적 특성을 어떤 방식으로 결합시키느냐에 따라 텍스트의 구성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뉴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중요하다. 또 멀티미디어 뉴스 생산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생산하는 프로듀서의 입장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다. 취재하고자 하는 이슈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미리 파악해 일종의 스토리보드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스토리보드에 따라 현장에서 반드시 취재해야 하는 요소들을 예상하고 현장취재에 임할 수가 있다. 다시 말해 현장취재와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취재내용, 최종적인 뉴스결과물, 나아가 수용자와의 피드백을 통한 수정과정까지 염두에 두고 뉴스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뉴스의 흐름생산, 특히 멀티미디어 뉴스의 흐름 생산을 위해서는 뉴스 생산과정과 구성의 전체를 꿰뚫어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도록 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별 기사 단위 콘텐츠 생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모두 소액결제 방식의 유료화 비즈니스 모델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모바일 미디어와 유선인터넷 사이의 수익구조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한 아이튠스 모델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이튠스는 다운로드 받는 개별 단위음악별로 이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는데 비해 유선 인터넷에서는 정보는 무료라는 인식이 고착화돼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모두 모바일 미디어라는 점에서 아이튠스 모델의 유료화 수익모델이 구현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경우는 이미 아이폰에서 그런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태블릿은 경우가 다를 수 있다. 수용자들이 이를 휴대전화로 이해할 것인지, 아니면 유선 인터넷의 경우처럼 컴퓨터로 받아들일 것인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후자라면 소액 결제방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수익 모델이 저널리즘의 성격과 관련해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시도하는 소액결제 방식의 유료화 모델을 충족시킬 수 있는 뉴스공급 및 판매방식의 특성 때문이다. 이는 결국 뉴스를 개별 기사라는 단위 뉴스 콘텐츠별로 뉴스를 생산하도록 만들게 된다. 기존의 종이신문이 갖고 있는 편집의 개념이나 뉴스 조직의 브랜드는 이런 생산행태에서는 의미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은 기사 건별로 지불하는 방식의 소액결제 외에 다른 방법을 찾기 어렵다. 태블릿이 편집된 전체 뉴스를 단위로 판매를 시도할 수도 있지만, 이는 이미 유선 인터넷에서 실패를 경험한 방법이다.

일괄적인 유료장벽을 세우려는 노력이 머독을 비롯한 일부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가디언이나 뉴욕타임스는 종이신문 판매방식의 일괄적 유료화는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신문이 갖고 있는 편집에 의한 뉴스가치의 창출이나 브랜드의 구축은 모바일 미디어를 통한 뉴스공급 체제에서는 무의미해질 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과거의 브랜드 구축 방식은 점차 힘을 잃게 된다. 저널리즘의 독자성, 이를 바탕으로 하는 뉴스 조직의 정체성은 새로운 방식을 통해 구축해 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위기의 저널리즘에 회생의 길을 열어 주는 기회인 동시에 지금까지 누려온 바탕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토대를 구축해야 하는 시련의 순간인 것이다.  


- <신문과방송> 2010년 3월호 특집

Posted by 靑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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