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산업에 미치는 영향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ssk2976@gmail.com)


 갈수록 모바일 매체를 통한 뉴스 소비가 늘어가고 있는데 휴대전화 이용자의 33퍼센트가 휴대전화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6퍼센트의 미국인이 휴대전화를 통해 뉴스를 보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시대에 콘텐츠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통이 가능하다. 이제는 앱 스토어를 통해 개인 이용자가 사업자가 되어 정보유통에 뛰어들기 용이한 상황이 됐다. 그러나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언론의 역할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활동하는 존재로서 정적이기보다는 동적이다. 이는 생활의 문제이기보다는 생존의 문제이므로 활동은 자연스러운 인간 본연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이러한 활동의 개념을 시공간적으로 확대해 전 지구적으로 넓혔고, 이제는 언제 어느 곳으로든 이동의 자유를 부여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인간의 활동 영역을 극히 제한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테크놀로지가 개인 생활, 산업 시스템 바꿔

 몇 년 전 어느 텔레비전 쇼에서 방영된, 집안에서 인터넷만으로 일주일을 지낼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처럼 네트워크의 발달은 방에서 꼼짝 않고 있어도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충족뿐만 아니라 사회생활도 가능하게 한다. 인터넷으로 식사를 시킬 수도 있고 장을 볼 수도 있으며,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도 있고 지인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인간행동의 양면성은 테크놀로지가 가져온 삶의 다양한 변화 중 한 단면이다.

 전혀 다른 삶의 방식처럼 보이는 이 두 가지 예에서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모두 네트워크 사용을 필연적으로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인터넷이건 통신이건 인간의 활동을 다양하게 만드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이다. 이러한 네트워크의 힘은 인간 개개인의 생활양식을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생태 시스템을 바꾸었다.

 테크놀로지의 발전 가운데 20세기 최고의 히트작은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많은 매체에서 다루었듯이 단연 모바일 미디어다. 인간이 살아가는 생태환경의 변화를 이끈 주된 변인이기도 하다. 물론 모바일 미디어의 핵심은 네트워크이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새 호모 모빌리쿠스(homo mobilicus)라는, 정작 영어권에서는 사용하지도 않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하며, 변화하는 인간상을 새로운 인간군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모바일 기기의 확산은 인간의 근원적 모습을 추적해 보면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더불어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었을는지 모른다. 인간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영역을 확장하고, 관계를 넓히며 사회생활을 하는데, 모바일 기기가 이러한 인간의 근본적 욕망을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의 입장에서 이러한 환경변화는 도전이자 기회일 수 있다. 물론 현재 상황은 언론사에 매우 불리하다. 2009년 3월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기사를 보면 시카고 트리뷴을 포함한 미디어 그룹인 트리뷴 컴퍼니가 파산신청을 하는 등 100여 개의 언론사가 파산을 했거나 파산신청을 하는 중이다. 이는 지난 2년간 광고시장이 25퍼센트나 줄고, 온라인 광고 영역이 확대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인 26% 휴대전화로 뉴스 본다

 그러나 이러한 불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긍정적인 신호도 보인다. 2010년 3월 퓨 인터넷(Pew Internet & American Life Project)에서 발간한 뉴스소비자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포맷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92퍼센트의 미국인들이 텔레비전, 인터넷, 신문, 라디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데, 46퍼센트의 미국인들이 네 개에서 여섯 개의 복수 플랫폼을 통해 매일 뉴스를 접한다고 하고, 단지 7퍼센트의 사람들만이 하나의 미디어로 뉴스를 접한다고 한다. 또한 60퍼센트의 사람들이 온?오프라인 매체를 오가며 뉴스를 접하고, 흥미로운 내용은 갈수록 모바일 매체를 통한 뉴스 소비가 늘어가고 있는데 휴대전화 이용자의 33퍼센트가 휴대전화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6퍼센트의 미국인이 휴대전화를 통해 뉴스를 보는 것을 의미한다. 휴대전화와 같은 모바일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찾는 것은 이제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이다. <표1>




 스마트폰 기능을 갖춘 블랙베리가 처음 소개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03년 뉴욕의 맨해튼과 미국 공항 곳곳에서 블랙베리를 갖고 이메일을 체크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때만 해도 쿼티(qwerty) 방식의 자판을 가진 휴대기기를 양손을 이용하며 무엇인가를 하는 모습이 낯설다 못해 신기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휴대전화가 비즈니스맨들이 잘못된 약속을 피하거나 상대와의 일정을 맞추는 데 도움을 줌에 따라 보통 주당 2시간을 절약하게 해 준다는 개혁확산 연구에서 나타난 것처럼 시간과 비용에 도움이 되는 모바일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주로 비즈니스맨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블랙베리가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이래로 스마트폰이 이렇게 다양한 종류로 소개되며 전 세계적으로 히트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미디어 업계는 모바일 미디어에 대한 인식변화와 함께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키는, 비로소 모바일 미디어 시대라는 거대 시장을 열게 됐다.

컨버전스로 새로운 환경 맞아

 그렇다면 이러한 모바일 기기의 확산에 따른 모바일 미디어 시대에 언론 산업은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될까? 분명한 사실은 언론산업 역시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모바일 미디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주요 미디어들이 컨버전스됨으로써 발생하는 새로운 환경에 맞닥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AT&T가 인터넷 TV를 중심으로 방송통신 시장에 진출하면서 처음으로 소개한 3S가 좋은 예이다. 3S란 3Screen을 말하는 것으로 텔레비전, 컴퓨터(인터넷), 그리고 모바일을 의미한다. 인터넷이 방송과 통신 분야로 확장되면서 각각의 미디어가 단독으로도 존재하지만 컨버전스로 인해 IPTV, 모바일 TV, DMB, 웹TV, 모바일 인터넷 등 새로운 미디어로 컨버전스되어 나타남을 의미한다.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콘텐츠를 끊임없이 미디어를 바꿔 가며 이용함으로써 ‘끊임없는 연계(seamless connection)’를 이루며 미디어 간 경계를 약화시키며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빌리티의 구현은 이미 약한 단계로 구현되고 있는 개인화(personalized)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행 가능하게 해 주는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이용자 중심의 플랫폼 구현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사업자의 관점에서는 통신사업자, PP와 SO를 아우르는 방송사업자, 제조업자, 인터넷 플랫폼 업자들이 기존의 사업만으로는 성장이 더 이상 어렵다는 점을 깨달으면서 업계 전반의 변혁을 가져오는, 즉 방송은 통신으로, 통신은 방송으로, 제조사와 인터넷 플랫폼 업자는 콘텐츠 영역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계기가 된다. 즉 이제 이종 업체 간 전략화를 시행해야 하는 필연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모바일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인터넷이나 통신과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지는 디지털 기기이므로 모바일 미디어 시대는 온라인 미디어 이용의 확산과 흐름을 같이한다. 즉 모바일 자체로만 새로운 산업이 형성되기보다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3S, 즉 온라인과 방송 영역과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따라서 언론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모바일 시대는 모바일 미디어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인터넷과 방송, 그리고 컨버전스된 미디어에서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3S 전략으로 인해 결국 통신 분야의 네트워크는 개방될 수밖에 없어 데이터요금이 정액제가 되고, 와이파이 접근이 용이하며, 무료 또는 저렴한 이용이 가능하게 되고,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컴퓨터와 통신의 기능을 충분히 갖춘 스마트폰이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하게 되는 등의 외적 환경이 이루어지게 된다. 

종이에 대한 집착 버린다면 좋은 기회

 그렇다면 결국 핵심 가치는 콘텐츠로 귀결된다. 디지털 시대에 콘텐츠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통이 가능하다. 이제는 앱 스토어(app store)를 통해 개인 이용자가 사업자가 되어 정보유통에 뛰어들기 용이한 상황이 됐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정보유통 경로가 새로 선보인다고 해도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언론의 역할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어찌 보면 언론 산업은 이러한 미디어가 제공되는 환경이 사업하기에 가장 좋은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고려할 수도 있다. 물론 그간 가장 중시했던 종이에 대한 집착을 버린다면 말이다.
 이러한 징조는 아마존이 선보인 ‘킨들(Kindle)’이나 반즈앤노블의 ‘누크(Nook)’ 또는 애플의 ‘아이패드’와 같은 전자책, 이와 유사한 미디어의 출시와 함께 드러난다. 가령 소니의 리더 데일리에디션(Reader Daily Edition)은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사 19곳과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었다. 대외비이므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매출액의 30퍼센트 이상이 언론사에 배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전자책 시장의 난립으로 콘텐츠의 중요성이 배가되는 상황이어서 언론사의 이익 배당 비율은 더욱 올라가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도 조선일보사는 전자책 콘텐츠 몰을 출범시키기로 하고, 중앙일보는 전자책 공동출자법인 설립에 참여하기도 하며 콘텐츠 제공 기회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아이폰의 등장으로 촉발된 앱 스토어 역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다. 가디언은 앱 스토어에 2.39유로의 뉴스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전자신문이 0.99달러짜리, 중앙일보와 매일경제 등이 무료 뉴스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표2>. 



 모바일 미디어 시대는 언론 산업 전반에 큰 도전으로 다가올 것이다. 디지털을 이해하고, 서로 다른 미디어 간 끊임없이 제공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개인화된 정보 제공 시스템을 만들고, 각각의 미디어에 적합한 콘텐츠 개발에 노력을 경주한다면 모바일 미디어 시대는 언론 산업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사가 변화하는 미디어 패러다임에 적극 대처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이다.

Posted by 박선미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