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한국언론진흥재단 미국통신원, 럿거스대 박사과정


 하이퍼 로컬 뉴즈는 기존 지역 매체가 다루지 않는 지극히 세부적인 지역 단위 이야기와 소식을 뉴스 콘텐츠의 원천으로 삼는다. 그리고 바로 이런 특징이 인터넷 무료 서비스에 대한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이들은 지역 사회와 이웃들에 관련된 소식, 일화, 그리고 사진 및 비디오를 제대하고 있다.

 자신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 교육구의 동향에는 아주 민감한 반면, 전국적 정치 이슈나 심지어는 살고 있는 시의 정치나 행정 등에 대해선 무관심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지역신문을 비롯한 기존 뉴스 매체들은 이 사람이 살고 있는 교육구와 같이 세분화된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소상하게 다루지 못한다.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다. 기존 지역매체가 미치지 못하는 지극히 세부적인 지역 단위의 이야기와 소식을 뉴스 콘텐츠의 원천으로 삼는 것이다.

 하이퍼 로컬 뉴스는 소규모 커뮤니티와 이웃들에 초점을 맞춘 소식과 이야기로 전통적인 뉴스 매체들이 간과해 오거나 미처 손길이 닿지 않았던 정보들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가능한 자립적 인쇄와 온라인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여러 형태의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이 우후죽순으로 출범하고 있다. 이들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은 지역사회와 이웃들에 관련된 소식, 일화, 그리고 사진 및 비디오를 게재하고 있다. 물론 뉴스 매체로서 아무런 뉴스 여과기능 없이 지역 주민들의 제보를 받아주는 것은 아니다. 제출된 지역 관련 뉴스나 사진 등은 각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마다 상이한 편집 과정을 거친다.

 하이퍼 로컬 뉴스의 개척자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캘리포니아 베이커스필드 소재의 노스웨스트 보이스와 콜로라도 덴버 시에 위치한 유어허브는 해당 지역의 주류신문 발행자에 의해 운영된다. 활자신문 발행을 위해 지역 소재 뉴스로 분류된 소식들을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에서 역으로 발행하는 방식이다. 현재 유어허브는 콜로라도 주 덴버 시와 인근 지역에서만 3만 4,000여 명의 등록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내 8개 주에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과 이에 기반한 지역 공동체 모임을 구축하고 있다. 유어허브의 출발지인 콜로라도 주만 하더라도 한 달에 지역 주민들이 게재하는 기사 수만도 3,000여 건이다. 또 다른 중요한 활동인 지역 공동체 모임도 한 달에 3,000여 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운동과 뉴스 비지니스 차원

 현재 미국의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의 출발 동기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지역 활동가들이 지역 공동체를 구축, 활성화하기 위한 지역 운동 차원에서 출발하는 것과 기존 지역 매체들과 직간접적인 연계를 맺고 본격적인 뉴스 비즈니스 차원에서 운영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의 위상에 대한 서로 다른 접근에도 불구하고 모든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의 공통적인 활동은 주류 지역 언론 매체들로부터 외면되어 왔거나, 낮은 비중으로 처리되어온 지역의 정보를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물론 지역사회에서 비슷한 이해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을 온라인을 매개로 묶어 내는 목적과 기능도 포함된다.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의 운영은 다음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최소한도의 편집과정과 함께 지역 주민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나 지역 정보를 게재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용자들 스스로 자신들이 올리는 정보가 적절한 것인지 부적절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표시하게 한다. 이 방법의 장점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게 하는 열린 포맷이다.
둘째, 지역의 주류 활자매체를 통해 미처 다루지 못한 뉴스를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에서 다시 다루는 방식이다. 이 경우 기존 지역주류 뉴스매체들과 연관을 맺고 있는 만큼 좀 더 엄격한 편집적 개입이 이뤄진다. 역으로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에 게재된 엄선된 기사나 정보들은 지역 주류매체가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활자매체를 통해 발행되기도 한다.
셋째, 블로거들의 관점과 목소리에 초점을 두는 경우이다. 블로거들이 지역 현안이나 지역적 의제 등에 대해 자신들의 관점을 투영하는 글을 올린다. 좀 더 강력한 의견을 전달하고 규칙적인 발행 일정을 유지하는 장점을 갖는다. 반면 블로거들의 글이 그들의 개인적 관점을 반영하는 만큼 지역사회의 전반적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넷째, 오리지널 뉴스나 정보를 생산하기보다는 로컬 뉴스를 다루고 있는 다른 뉴스 매체나 블로그에서 발견되는 정보와 소식들을 모아두거나 링크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이다.
다섯째, 뉴스 기사나 의견 블로그 등보다 특정 정보를 지도에 담는 것을 특화한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이다. 이들 블로그는 이웃과 지역사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지도에 담아낸다. 특정한 사건, 예컨대 범죄 발생을 지역사회의 세부적 단위인 시, 카운티, 타운십별로 나타낸 지도를 작성한다. 지역민들은 아주 세분화된 지리적 단위별로 자신들의 지역 사회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손쉽게 알아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통적 뉴스 기관들이 실험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저널리즘도 하이퍼 로컬 뉴스 생산의 한 형태다. 사건사고 현장에 다기능을 수행하는 기자를 파견해 기사 작성은 물론 사진 촬영, 그리고 비디오 등을 현장에서 즉시 제작해 송출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대표적 뉴스 기업들 중의 하나인 갠넷이 현재 지역사회 사건사고를 취재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 역시 이동통신회사 노키아와 협력해 현장에서 영상 제공 및 기동성 있는 취재보도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장비를 이용하고 있다.

소규모 지역 사회의 소식에 초점을 맞추는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의 출현은 인터넷 및 모바일 테크놀로지와 같은 새로운 기술 덕분에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는 질문은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이 과연 유지 가능한 뉴스 매체로 살아남을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현재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노스웨스트 보이스와 유어허브 등은 모기업 뉴스기관 콘텐츠, 그러니까 지면에서 다뤄질 수 없었던 지역사회 뉴스를 역으로 웹에서 발행하는 방식으로 운영 유지되고 있다. 적지 않은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은 벤처자본의 재정 지원에 힘입어 출범했지만, 뉴스를 공급해 줄 지역 주민들과 충분히 연계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생존에 필요한 안정적 광고수익을 거두는 데도 실패하고 말았다.

인터넷 무료 콘텐츠에 대한 대응책

 대부분의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은 자신들의 전문적 편집기능과 초기 콘텐츠 공급능력을 통해 향후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임계점(critical mass)에 비교적 용이하게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지역뉴스 시장에서 생존 가능한 여력, 즉 광고주의 관심을 끌 만한 규모의 지역 주민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낸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은 그리 많지 않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즈니스 모델이란 차원에서 가장 성공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노스웨스트 보이스와 유어허브 등이 지역매체를 모기업으로 삼고 역출판 방식을 택한 것도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유어허브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의 수익은 활자 간행물 광고에서 나오고 있다.

따라서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을 지역 주민이라는 풀뿌리 지역 저널리즘(grassroots journalism)으로만 국한시켜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하이퍼 로컬 뉴스 생산은 인터넷의 무료 온라인 뉴스 콘텐츠에 독자와 광고주들을 잃어가고 있는 전통적 뉴스매체들의 대응이라는 성격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한 예로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USA 투데이를 비롯한 90여 개 신문사를 소유한 거대 신문기업 갠넷이 하이퍼 로컬뉴스 생산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모조(mojo)’라는 새로운 유형의 저널리스트들이 저널리즘 지형에 자리 잡게 된 배경에도 갠넷의 모조에 대한 지원과 하이퍼 로컬 뉴스 생산, 유통에 공력을 들이는 사정과 관련이 있다. 갠넷의 관심사는 하이퍼 로컬 뉴스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게 해 주는 수익모델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가이다. 갠넷 소유의 지역 신문사들은 대체로 전국 뉴스와 해외뉴스의 비중을 줄여 나가는 대신 거리별 극세 지역뉴스 생산과 유통에 비중을 두어 가고 있다. 갠넷 소유 지역 신문사들은 해당 교육구 내 특정 학교 학급 수와 한 학급 당 교사․학생 수와 같은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한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행정단위에서 교통 흐름이 어떤지를 그래픽화한 동네별 교통지도 정보를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를 통해 제공한다. 

 창업기업 성격의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은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공급하는 뉴스와 정보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지역 주민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포럼을 조직한다.

전문성 있는 뉴스 생산과 지역민 참여 필요

신문 위기 시대에 대처하는 갠넷의 시도는 독자들의 관심을 잡아들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뉴스화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역에서 벌어지고 지역 주민들이 관심 가질 만한 지역의 하이퍼 로컬 뉴스들은 두말할 나위 없는 관심 대상 콘텐츠이다. 하이퍼 로컬 뉴스를 가능케 해 주는 궁극적 동력은 지역 주민이 생산하고 해당 지역에서만 특화한 콘텐츠다. 따라서 대부분의 창업기업 성격의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들은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공급하는 뉴스와 정보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지역 주민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포럼을 조직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외형적 조건으로 지역 주민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과 그들이 안정적으로 지역사회의 관심사에 대해 정보와 뉴스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과는 큰 괴리가 있다. 즉 지나치게 지역 주민이 만들어 내는 뉴스에 의존할 경우 이와는 대조적으로 전문적 뉴스 인력에 의존한 기존 뉴스매체가 지역뉴스를 다룬 데 한계를 갖는 것과 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지역민이 만들어낸 뉴스가 지역사회의 관심사를 제대로 이끌어 내지 못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여전히 전문적 뉴스 편집제작 능력을 갖춘 인력과 지역민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뉴스와 정보 간의 균형이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의 생존에 핵심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이퍼 로컬 뉴스 사이트가 해결해야 할 숙제 역시 어떤 면에서는 기존 뉴스 매체들이 씨름해온 것과 대동소이하다 할 수 있다. 전문성 있는 뉴스생산 능력 확보와 유지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수립, 그리고 지역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어떻게 유도해 내는가에 이들의 생존 여부가 달려 있다.


신문과방송 3월 Media Worldwide - 미국
 

Posted by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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