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방송 결산분석
이상기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밀레니엄 혹은 21세기의 시작이 2000년부터라면 2009년 새로운 10년의 종지부를 찍은 해였다. 세계각국은 신종플루와 금융위기를 수습하느라 어수선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PricewaterhouseCooper)는 2009년 세계 미디어 시장규모를 1조 3,540억 달러로 추정한다. 이는 전년(1조 4,090억 달러)에 비해 3.1% 정도 줄어든 규모인데 주된 원인 역시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의 경기침체였다.

 광고 시장은 미디어 시장의 규모를 좌우할 뿐만 아니라 경기에 민감한 특징을 지닌다. 이 때문에 미디어 시장을 크게 유료와 광고의 이중시장(dual market)으로 분류한다면 광고 시장의 하락폭이 훨씬 컸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예상대로 2009년 전세계의 텔레비전 광고수익은 전년 대비 4.1% 감소한 1,207억 달러로 추산됐다. 북미가 -7.2%, 유럽기 -5.4% 등 미디어 시장이 성숙한 국가들에 경기침체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과 뉴미디어 성장세 돋보여

 한국 역시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2009년의 시작과 함께 광고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비록 경괴 활성화 정책 및 하반기 경기 회복에 힘입어 총광고비(7조 2,560억 원)는 6.9%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광고 의존도가 높은 전통 매체의 광고수익 하락폭은 상당했다. 예컨대 2008년과 대비해 텔레비전은 -12.0%, 라디오는 -19.5%, 신문과 잡지는 각각 -9.5% 및 -8.7% 성장했다. 평균적으로 이들 4대 매체의 성장률은 -11.2%에 이르렀고, 점유율 역시 2.5% 감소하여 52.8%로 줄어들었다.

 전체 가구의 85%에 이르는 점유율로 '보편적 서비스'로 일컬어질 정도로 성숙한 케이블 TV도 2008년의 성장세를 이어 가지 못했다. 즉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9.4% 하락한 7,794억 원의 광고수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2008년에 전년 대비 5분의 1이나 광고가 감소했던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은 전년도와 같은 95억 원의 광고수익을 거두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할 수 있다.


 경기 활성화 정책 및 하반기 경기 회복에 힘입어 총광고비(7조 2,560억 원)는 6.9%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광고 의존도가 높은 전통 매체의 광고수익 하락폭은 상당했다. 2008년과 대비해 텔레비전은 -12.0%, 라디오는 -19.5%, 신문과 잡지는 -9.5% 및 -8.7% 성장했다.



 이와 같은 전반적인 하락세와 달리 인터넷과 뉴미디어의 성장세는 위기 속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인터넷 검색 광고는 전년 대비 10%의 성장률을 보였고, 비록 노출형 광고는 줄어들었지만 전체 인터넷 광고 시장 역시 전년보다 4.5% 성장한 1조 2,430억 원을 기록했다. DMB는 전년 대비 54.4%의 성장을 보이며 176억 원의 광고 수익을 거두었다.

 지난해 방송시장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IPTV의 본격적인 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2008년에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IPTV)'이 통과됐지만 상용 서비스는 KT가 2008년 11월 17일에야 처음으로 개시했고, SK브로드밴드와 LG텔레콤은 2009년 1월 1일부터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2009년 12월 31일 현재 실시간 IPTV 가입자는 174만 명이다. 최근까지의 성장 속도로 볼 때 IPTV는 상용화 개시 후 2년이 채 안 되는 2010년 상반기에 200만 가입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 TV(5년), 위성방송 (5년), 위성 DMB(4년)에 비해 가장 빨리 200만 가입자 달성이 예상되는 유료방송 플랫폼이다.

 대부분의 IPTV가 TPS(Triple Play Service :텔레비전, 전화, 인터넷)을 제공하는 관계로 광고수익의 비중은 낮다. 그럼에도 IPTV 3사는 지난해 총 114억 원의 광고수익을 거두어 전년 대비 115.1%의 고속 성장세를 보였다.(2008년의 경우는 pre-IPTV 시장이 보다 정확한 표현임) 이에 따라 2012년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 유료를 앞두고 향후 디지털 방송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상파 방송 3사 광고매출액 1조 6,459억 원

 한편 방송 광고수익을 좀 더 세밀히 분석해 보면 KBS, MBC (지방 계열사 포함), SBS 등 주요 지상파 방송 3사의 광고 매출액은 모두 합쳐 1조 6,459억 원이었다. 이는 전체 지상파 방송(지역민방, 종교방송, 지상파 DMB 등 포함) 광고비의 86.9%에 이른다.<표1> 전년과 비교했을 때 KBS의 성과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3사 모두 광고비가 감소했지만 그나마 KBS의 감소폭이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이는 KBS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률 순위로도 간접 파악이 가능하다. AGB닐슨 및 TNS미디어 공히 시청률 1위와 2위는 MBC의 '선덕여왕'과 SBS의 '찬란한 유산'이었지만 KBS가 개수로는 예닐곱 개로 가장 많았다.

 지역 지상파 민영 방송사들의 총광고비는 1,646억 원으로 전체 지상파 방송 광고비의 8.7%에 불과하다.<표2> 이는 SBS의 광고비 4,120억 원과 비교해도 40.0%에 불과한 액수다. 이들이 SBS의 제휴사로 대부분의 오락 프로그램을 공급받고 있고, SBS가 경제력과 인구가 밀접된 서울 및 수도권 일원을 방송권역으로 삼고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초라한 실적이다.

 그런데 지역 민영 방송사들을 상호 비교해 보면 인구 등에서 큰 차이가 있는 지역 민영 방송사들 간에도 방송광고 수익에 별 차이가 없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정책적 방송광고 단가가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영남권의 일부 지역 민영 방송사는 복수 미디어렙이 출현하면 오히려 방송광고 단가가 상승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구와 산업기반이 취약한 호남과 호서 지역 및 강원 지역의 경우는 더욱더 SBS에 예속당하거나 독자적인 경영이 어려울 수 있다. 지난해 통과된 미디어 관련 법이 규제완화와 경쟁촉진을 표방하고 있기에 정책적인 지원보다는 통신, 케이블, 신문 등 미디어 기업과의 제휴나 미디어 이외 분야의 대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안이 적극 강구돼야 하리라고 본다.

 KBS 타 방송사에 비해 경영 성적 탁월

 최근 들어 방송사들은 광고수익 외에도 사업수익이나 기타수익, 영업외수익 등의 비중을 늘려 나가고 있따. 이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경영 안정성 증대라는 측면에서 권장할 만한 사안이다. 또한 KBS의 경우에는 수신료의 비중이 적지않아 광고수익만으로도 경영성과를 분석하는 데 제한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상파 방송 3사의 지난해 배출액과 당기순이익을 살펴보았다.


 대부분의 IPTV가 TPS를 제공하는 관계로 광고수익의 비중은 낮다. IPTV3사는 지난해 총 114억원의 광고수익을 거두어 저년 대비 115.1%의 고속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2012년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 완료를 앞두고 향후 디지털 방송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광고수익을 통해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는 바였지면 지난해 KBS의 경영 성적만큼은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매출액 신장(1조 2,741억 원→1조 2,931억 원)을 들 수 있다. 비록 수치는 1.5%에 불과하지만 지난해의 경기침체 및 MBC와 SBS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을 감안하면 작지않은 성과라 할 수 있다. 또한 2007년과 2008년 연이어 적자를 기록하였고, 누계 손실금이 1,044억 원에 달했던 데서 흑자 전환으로 돌아섰다. 뿐만 아니라 순이익 규모도 693억 원으로 2002년 이래 최고의 성과였다. 여기에는 제작비 절감이 큰 몫을 차지했다.



 이러한 경영성과 때문에 일각에서는 KBS의 이익금이 국고에 납입될 것인가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을 정도다. KBS가 다른 정부 출자기관과의 형평성 논란에 휘말려 '이익의 국고 납입'으로 정관을 변경(2007년 8월)한 이후 첫 흑자이기 때문이다. KBS 측이 영업외수익이 576억 원에 달해 국고에 납입할 만큼의 영업이익이 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혀 선뜻 국고에 납입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전년 대비 -13.0%의 매출신장을 하였지만 당기순이익은 746억 원으로 상당히 높았다. 그렇지만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은 여의도 경영센터를 KTB자산운용펀드에 매각(920억 원) 하는 등, 1,165억 원에 이르는 영업외수익이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60억 원에 불과했다.

 SBS도 MBC와 같이 전년 대비 -8.51%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영업이익 155억 원, 영업외이익 259억 원에 힘입어 23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 2년 전인 2007년에 비해 광고수익이 980억 원이나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의 감소액은 305억 원에 불과했다. 이를 통해 2년간 상당한 긴축 경영을 펼쳤고, 그 효과가 간접적으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0년간 지상파 방송 3사가 낸 경영성과를 종합해보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매출액이 5,000억 원 정도 증대돼 전체적으로 2조 5,000억원에서 2조 7,000억 원 사이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지만 순이익은 들쑥날쑥해 불안정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KBS의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커 경영이 불안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장 임명 등의 절차에서 정부의 입김이 크고, 그에 따른 눈치 보기로 소신 경영을 하지 못한 까닭이 주된 이유였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최근 MBC가 사장 및 임원의 임명 등과 관련해 정부와는 물론 내부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데, KBS의 전례에 비추어 본다면 향후 MBC의 경영이 불안정하리라는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정부와 언론의 관계를 새삼 깨닫게 된다.

 지역 지상파 방송사들의 지난 10년은 다음과 같다. 먼저 지역 MBC의 경우 19개 계열사가 2000년 3,943억 원의 매출에서 출발해 2003년 및 2007년에 각각 4,464억 원과 4,425억 원의 매출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해 3,789억 원으로 10년 전의 수준으로 회귀했다. 부산, 광주, 여수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MBC들은 2007년 이후부터 상당히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민영 방송사들은 2002년 3,029억 원, 2003년 3,201억 원의 합산 매출을 올려 정점(순이익도 2003년 468억 원으로 최고점이었음)에 이르렀다가 이후 2,500억 원대의 매출로 추락했다. 여기에는 시장 퇴출 직전인 2003년에 58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경인방송의 몫이 컸다. 지난해는 11개 방송사 합계 2,32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함으로써 지역 민영방송사들 역시 2000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복수 미디어렙 체제로 방송광고 시장이 재편되면 일부 지역방송은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과 함께 경영구조 개편이 시급해 보인다.

 2010년의 방송시장 경영 여건도 여전히 험난

 이상과 같은 과거의 방송시장 분석으로부터 향후의 방송시장을 예측해 보자면 다음과 같은 전망을 내놓을 수 있다. 첫째, 민영 미디어렙 구체화, 종합편성 채널의 등장, 간접·가상광고의 도입 등 방송시장의 지각을 뒤흔들 만한 요소가 산재해 있어 2010년의 방송시장 경여 여건도 여전히 험난할 것이다. 아울러 경쟁이 심화되면 될수록 방송기업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가시화될 것이다. 특히 지역방송 및 종교방송 등과 같은 특수방송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미디어 사업자들과의 합종연횡 혹은 국내 대기업 및 해외 미디어 자본과의 결탁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이는 위기가 곧 기회도 될 수 있음을 의마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전문 경영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4대 매체의 광고비와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만큼 새롭게 부상하는 매체에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다. 예컨대 모바일, 게임 등과 방송이 접목하는 사업이 보다 활성화 될 것이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방송시장만을 따로 분석하는 시도가 불가능할 정도로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가속화 될 것이다.



 둘째, 보다 긴 안목에서 보자면 LCD/PDP 형태의 디지털 TV수상기가 더욱 널리 보급될 것이다. 아울러 2012년에는 지상파 디지털로 전환이 완료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 TV수상기를 소유한 소비자들은 IPTV나 디지털케이블 TV, 디지털 위성방송과 같은 고급유료방송 서비스에 더 많이 가입할 것이다. 또한 디지털 유료방송 서비스에 더 많이 가입할 것이다. 또한 디지털 유료방송 서비스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보는 VOD 서비스를 늘릴 것이고, 이는 콘텐츠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증대될 것이라는 말과 같다. 따라서 시청률에 따라 방송 분량이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는 고무줄 편성 행태는 지양돼야 마땅하다. 즉 사전전작제가 정착돼 방송의 기획에서부터 국내 유통, 해외판매, 부가서비스 산업 등을 총체적으로 엮어 내는 콘텐츠 전략이 주효할 것이다.

 셋째, 4대 매체의 광고비와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만큼 새롭게 부상하는 매체에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다. 예컨대 모바일, 게임 등과 방송이 접목한 사업이 보다 활성화 될 것이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방송시장만을 따로 분석하는 시도가 불가능할 정도로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가속화될 것이다. 본문에서 케이블 TV,위성방송, DMB, IPTV등을 더 자세히 다룰수 없었던 까닭도 이 때문이다. 케이블 TV SO나 PP중에는 경영공시의무 대상자가 아닌 경우도 많지만, 거대 기업의 경우 이미 수직적·수평적 결합은 물론 경영 다각화가 심화돼 따로 방송사업만을 떼어 분석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을 정도다. 특히 디지털케이블 TV나 IPTV는 실질적인 방송통신 결합 서비스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어색하게 여긴다. 그조직의 실질적인 융합 역시 미완성인 상태다. 마찬가지로 통신을 가르치즌 신문방송학과(언론정보학과)도 드물고, 방송을 가르치는 통신 관련 학과도 접하기 힘들다. 융합을 유행어처럼 말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현실은 방송과 통신을 섞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즉 방송 따로 통신 따로인 채 크로스오브미디어에 머물고 있다. 방송에서 통신으로 나아가든, 통신에서 방송으로 나아가든 먼저 발을 내딛는 자가 시대의 선구자가 될 것은 여전히 자명한 듯하다.
Posted by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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