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공용 '멀티미디어 뉴스 콘텐츠 제작지원센터'
권혜진 동아일보 인터넷뉴스팀 기자 hjkwon@donga.com/


 멀티미디어 뉴스 콘텐츠 제작지원센터는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멀티미디어 뉴스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따르는 기술적인 문제를 지원하는 것이 주요사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주요사업 내용은 크게 멀티미디어형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 멀티미디어 뉴스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전문교육 등의 세 분야로 나눠진다.


 오은선 대장이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14좌를 등정한 날. 수없이 쏟아지는 기사를 보며 뉴욕타임스의 한 기사가 떠올랐다. 톰 비셀(Tom Bissell)이라는 작가의 킬리만자로 등정기(Climbing Kilimanjaro)를 다룬 뉴욕타임스 기사였다. 이 기사가 강렬한 기억으로 남은 건 인터렉티브 그래픽 때문이었다. 킬리만자로 등반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3D GIS 지도, 특정 고도에서의 심박수 변화를 보여주는 그래픽, 각종 비디오들…. 이 모든 멀티미디어 콘텐츠들이 기사와 결합되어 필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이는 새로운 뉴스 경험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멀티미디어 뉴스콘텐츠 제작지원센터의 필요성

 멀티미디어로 융합되는 미디어 환경에서 변화하는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매우 중요하다. 해외 언론 사이트에선 인쇄 매체의 기사를 멋지게 멀티미디어화 한 기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탐사보도는 더욱 그러하다. 이에 비해 한국 뉴스미디어는 어떤가. 오프라인 매체가 보도 내용을 그대로 웹 사이트에 퍼다 붓는 셔블웨어(shovelware)식 보도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독자 수·클릭 수 경쟁이 심화되면서 품이 많이 들어가는 탐사기획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은 경비 절감 등을 이유로 곳곳에서 좌절되는 게 현실이다.



 언론인들이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선 이들이 손쉽게 쓸수 있는 좋은 DB·콘텐츠가 늘어나야 한다. 뉴스 기획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재료가 많아져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국 언론사의 경영여건에선 고가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개별 신문사가 독자적으로 구입하고, 전문 인력과 교육 시스템에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공적 기구 또는 산학협력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는 형태로 멀티미디어 뉴스콘텐츠 제작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가 생긴다면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는 뉴스 미디어와 언론인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정보 인프라가 취약한 중소 매체나 지역 언론인들에게 좀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이러한 필요성 속에서 지원센터 구축의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¹) 이 보고서의 국내 언론인 수요 조사에 따르면, 현직 언론인들은 CAR 및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대한 필요성과 요구수준은 높지만 과도한 업무량과 경영진의 인식 부족 등으로 인해 기술 활용을 포기하거나 개별적으로 습득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포커스그룹 인터뷰(FGI)에서 현직 언론인들은 국내 언론사들이 멀티미디어 융합시대에 부응하는 고급 콘텐츠를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사 내부와 외부의 여러 요인이 이를 가로막고 있는데 언론사 내부 요인으로 ▶ 제작 인프라 부실 ▶ 경영진의 지나친 상업주의 ▶ 뉴스제작자의 인식 부족 등을 꼽았다. 언론사 외부 요인으로 ▶ 정보 공개를 회피하는 국내 분위기 ▶ 심층보도를 외면하는 국내 독자들의 마인드 ▶ 지나치게 강한 출입처주의 등을 지적했다. 멀티미디어 뉴스 콘텐츠를 활성화하고 창의적·융합적 심층 보도물이 출현하도록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었는데 ▶ 우수 사례의 데이터베이스화 ▶ 전문 멀티미디어 교육 ▶ 전문가와 전문프로그램의 연결 또는 대여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지원센터 구축 및 운영 방안

 지원센터는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멀티미디어 뉴스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따르는 기술적인 문제를 지원하는 것이 주요사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주요사업 내용은 크게 멀티미디어형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 멀티미디어 뉴스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전문교육 등의 세 분야로 나눠진다.

 첫째, 멀티미디어형 DB 구축 사업이다. 취재원 DB, 국내외 우수기사 사례 DB, 공공기관 자료 DB, 정보공개청구 등이 대상이다. 아울러 기존의 인터넷 취재정보원을 모아 한 곳에서 제공하고, 대학도서관처럼 유료 DB를 원격 접속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 언론인들의 정보 복지 수준을 높인다. 즉, 언론사가 개별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공공적 성격의 DB를 체계적으로 구축하여 제공함으로써 언론인들이 보다 풍부하고 심층적인 뉴스를 생산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 IRE(www.ire.org)의 경우 주료 연방정부 등 다양한 정부기관으로부터 유료로 수집한 40여 종류의 DB를 수집·가공하여 언론인들에게 제공한다. 제공되는 DB로는 경제, 선거, 호나경, 연방정부 지출, 보건, 운송(항공,도로,수로,공공안정), 기타등의 8개 분야로 구분 할 수 있다. 2009년 IRE 내부 운영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데이터분석 수익이 1만 8,205달러, 데이터 판매수익은 9만 622달러로 총 10만 8,827달러였다. 이처럼 멀티미디어형 DB구축 사업은 언론인에게 필요한 정확한 자료를 제공함과 동시에 지원센터의 수익사업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멀티미디어 뉴스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이다. 우선, 디지털 취재기법을 활용한 Computer-Assisted Reporting(CAR) 관련 지원을 제공한다. 통계 프로그램, SQL, GIS, SNA 등 CAR과 관련된 전문 소프트웨어와 장비, 전문 인력을 지원함으로써 뉴스 콘텐츠의 고급화, 과학화, 심층화에 기여한다. 또한, 멀티미디어 뉴스 콘텐츠 제작에 많이 쓰이는 기본 도구들, 즉 일정표(timeline), 통계자료의 시각화, 인터렉티브 지도, 플래시 등을 탬플릿으로 제작하여 제공한다. 개별 언론사는 이 탬플릿을 이용하여 자체 콘텐츠에 맞게 가공해서 쓸 수 있다.

 셋째, 언론인 전문 교육 프로그램 사업이다. 언론인들이 디지털 저널리즘을 이해하며 멀티미디어 뉴스콘텐츠를 기획·제작할 수 있도록 전문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하는게 목적이다.

 미국의 IRE는 다양한 형태의 '컴퓨터 활용취재' 워크숍(Boot camps)을 개설하고 있다. 또한 포인터 연구소나 대학 주도의 연구기관에서 실행하고 있는 '웹비나(Webinar)', 즉 온라인을 통한 세미나 역시 언론인을 위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나이트 디지털미디어센터(www.knightdigitalmediacenter.org)의 멀티미디어 훈련과정 역시 마찬가지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 기법과 스토리텔링 기법 교육

 지원센터의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 기법 교육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는 새로운 이야기 방식이 필요하며, 텍스트 기사뿐만 아니라 영상, 사운드 애니메이션, 지도와 인터렉티브 그래픽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동시에 언론인 네트워킹 지원 프로그램과 각종 리서치 수행 등도 지원센터의 역할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 지원센터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함과 동시에 언론인들이 폭넓게 교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세미나 공간 마련, 뉴스레터 발간 등을 통한 정보 교류 등 다양한 방법들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인들은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며 저널리즘과 디지털 스토리텔링 등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 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지원센터를 설립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공정성·객관성·다양성 원칙에 부응하여 독립된 형태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선 지원센터를 미국의 IRE나 포인터 연구소와 같이 산학 연계 프로그램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외에도 언론사를 위한 공동의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운영, 웹 서버 저장 공간(storage) 임대 및 비용 할인 등 IT 관련 인프라 지원책도 지원센터 구축 방안과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지원센터가 잘 운영되려면

 지원센터를 설립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공정성·객관성·다양성 우너칙에 부응하여 독립된 형태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각 사의 이해가 부딪히는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언론사의 참여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지원센터를 미국의 IRE나 포인터 (Poynter)연구소와 같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 할 수 있는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또한, 지원센터는 콘텐츠의 1차 가공 단계까지만 지원하고 콘텐츠 생산의 최종 작업은 각 사에서 1차 가공 정보를 가져다가 활용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DB와 멀티미디어 기본 기능들을 템플릿화, 모듈화해서 제공한다면 언론사 공용 인프라로 기능함과 동시에 각 사의 창의성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지원센터 설립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전문 인력의 배치 문제다. 언론 현장을 이해하고 잘 소통할 수 있는 전문가가 배치되는게 바람직하다.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독자들의 요구사항은 한층 다양해지고 그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멀티미디어 뉴스 콘텐츠 제작 지원센터의 설립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비용과 시간의 문제로 탐사보도 등 저널리즘 본연의 기능이 축소되는 국내 언론사의 상황에 비춰볼 때, 지원센터의 설립은 한국 저널리즘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와 함께 뉴스룸 혁신 등 언론사 자체의 노력도 계속되어야 한다. 멀티미디어에 기반한 뉴스 콘텐츠 생산과 소비를 새롭게 고민하면서 지원센터 등 독립적인 기구를 통하여 스스로의 노력을 보완한다면 새로운 내용과 형식의 보도가 빠르게 정착될 것이라 기대한다.

* 주석

1) 이민규·강남준·권혜진(2010), <멀티미디어 뉴스콘텐츠 제작지원 센터 설립방안>. 서울: 한국언론진흥재단
Posted by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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