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찍어봐 (http://blog.chosun.com/imager)
정경열 조선일보 사진부 기자



 디지털신문 독자는 멀티미디어 콘텐츠에는 2분 이상 시간을 사용하지만, 글로 이뤄진 뉴스를 읽을 때 자신에게 꼭 필요한 기사가 아니면 컴퓨터 화면을 스크롤하면서까지 읽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정보전달의 효율성와 뉴스 친밀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블로그는 글을 쓰고 사진을 첨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도에 표시된 한 점을 누르면 사진이 떠오르기도 하고, 대통령의 연솔도 들을 수 있으며, 직접 제작한 다큐멘터리 동영상도 감상할 수 있는 블로그가 있다. 멀티미디어 신기술을 활용한 블로그 "나처럼 찍어봐(http://blog.chosun.com/imager)'가 그렇다. 사진 기자의 세계를 소개하고 사진에 대한 철학을 펼치기도 한다."

 2009년 2월 조선일보 사보에 소개된 필자 블로그에 대한 기사 첫머리다. 사실 필자의 블로그는 '나처럼 찍어봐'란 다소 '건방진 문패'때문인지 몰라도 방문자가 폭주하는 유명 인기 블로그는 아니다. 그럼에도 사보에 소개된 이유는 이 블로그가 텍스트가 아니라 비주얼 콘텐츠 위주의 멀티미디어형 블로그라는 특색때문일 것이다.

 멀티미디어 저널리즘을 테마로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블로그라고 쌩뚱맞게 여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멀티미디어'란 사진, 비디오, 오디오, 그래픽, 텍스트 등 말 그대로 '멀티'한 소스를 하나로 묶어 새로운 '미디어'로 재창조함을 말한다. 신문이 읽는(read) 것이고 라디오가 듣는 (listen)것이고 TV가 보는 것 (watch) 것이라면 멀티미디어는 하는 (do)것이다. 과거 글로 이뤄지던 설명적인 정보 전달을 이미지와 사운드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경험케하는 것이 멀티미디어다.

 필자의 블로그는 텍스트, 사진, 동영상, 오디오 등 각종 미디어를 복합적으로 통합해 하나의 스토리를 전달하려는 이른바 '멀티미디어 저널리즘'이라는 것을 메타로 잡고 있을 뿐이다. 사실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는 주요 사건이나 이벤트를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가공해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미력하나마 필자가 흥미를 느끼고 블로그를 통해 구현하려는 바가 이런 것이다.

 다행히 방문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 줘 재미있게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런 콘텐츠를 제대로 제작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상당히 드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몇몇 소프트웨어 사용이 필수적이다. 필자는 사진은 '포토샵'으로 가공하고 동영상과 오디오 파일은 '프리미어 프로'라는 동영상 편집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윈도에 무료로 깔려 나오는 '윈도 무비 메이커'라는 프로그램 동영상 편집에는 그만이다.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인터뷰나 내레이션 같은 오디오 파일을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편집하고 가공한다. 이렇게 일차 과정을 거친 여러 종류의 미디어는 '플래시'라는 전지전능한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복합적인 멀티미디어 형식을 띤 콘텐츠가 된다. 플래시는 사진과 동영상은 물론 사운드와 애니메이션까지 아우를 수 있는 멀티미디어 종합가공 프로그램이다. 이 플래시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려면 사실 공부가 좀 필요하다.


멀티미디어 블로그 '나처럼 찍어봐' (http://blog.chosun.com/imager)

 플래시를 통하면 각각의 미디어가 '멀티'한 미디어로 탈바꿈된다. 사진, 동영상, 음악과, 내레이션 등의 오디오 파일, 그리고 텍스트도 플래시를 거치면 통합형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다시 태어난다. 사진에 오디오 파일을 입히는 오디오 슬라이드쇼, 여러 가지 다큐 동영상을 클릭으로 골라 보는 인터페이스, 현장음이 들어간 360도 사진 회전 동영상 등이 이런 과정을 통해 생산된다. 이렇게 만든 최종 파일을 서버에 업로드하고 블로그에 끌어와 링크에 걸면 '나처럼 찍어봐'는 손님 맞을 준비가 끝난다.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더 집중

 이러한 멀티미디어에 의해 외국 사례를 좀 들자면 이미 미국 언론계에 확산되고 있는 추세인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을 말해야 할 것 같다.

 워싱턴포스트는 2006년 6월 기자들에게 동영상 장비를 지급하고 동영상 뉴스 생산을 시작했다. 메트로부와 국제부 소속 기자들이 주로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취재를 하는데 이들은 멀티미디어부에서 2개월가량 동영상 촬영과 편집기술을 먼저 익혔다. 이들 중 이라크전에 투입된 기자가 취재 중 찍은 실제 총격전 동영상은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한 바 있다.


360도 파노라마 사진

 워싱턴포스트의 피에스 캐타, 뉴스옵서버지의 조에이스 같은 기자들은 자신들의 보도에 비디오와 멀티미디어를 함께 이용함으로써 차세대 미디어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생산하는 멀티미디어 콘텐츠 중에서 신문과 닷컴이 동시에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스페셜 리포팅'분야가 제일 압권이다. 신문은 기획물 1면 전체를 할애해 보도하고, 닷컴 역시 다른 뉴스에 구애받지 않고 최상단 톱 자리에 하루 종일 보도하는 방식이다.
 
 가장 인기를 끈 스토리는 'Being a Black Man'이란 이름의 시리즈다. '미국에서 흑인이 살아가는 일이란'이라는 주제로, 미국 내에서 표면상 사라진 듯 보여도 아직 잔존해 있는 흑백갈등과 흑인 차별에 대해 담담히 그려낸 기사다. 신문이 활자와 사진을 종이에 인쇄해 내용을 전달하는 시각위주 미디어인 반면, 웹상의 미디어는 동영상과 오디오를 위주로 해 다감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느 연구 결과에 의하면 디지털신문 독자는 멀티미디어 콘텐츠에는 2분 이상 시간을 사용하지만, 글로 이뤄진 뉴스를 읽을 때 자신에게 꼭 필요한 기사가 아니면 컴퓨터 화면을 스크롤하면서까지 읽는것을 꺼린다고 한다. 더욱이 멀티미디어 사용자들이 더욱 기사 내용을 잘 기억하며 뉴스 접근이 용이하다고 해 기사 만족도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결론도 나왔다. 이처럼 두 방식은 정보전달의 효율성과 뉴스 친밀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학자들이 할 얘기지만 요즘은 웹2.0시대와 미디어 컨버전스 시대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한다. '온·오프라인을 어떻게 결합하고 고품질의 콘텐츠를 어떻게 생산하며 이를 뉴미디어로 가공해 네티즌에게 공급하는 방법은 무엇인가가 최근의 화두다. 한마디로 오프라인 신문의 콘텐츠를 강화해 그걸 토대로 새로운 영역을 창출해 나가자는 것이 핵심과제인 셈이다. 필자는 그것이 멀티미디어라도 믿고 있다.



 사장되는 사진 블로그로 되살려

필자는 블로그가 처음 도입되기 시작하던 시절인 2004년 블로그를 만들엇다. 처음부터 멀티미디어를 외치면서 블로그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당시는 동영상이나 플래시를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또 필자 스스로도 사진에 대한 막연한 답답함만 가지고 있었을 뿐 그 대안을 찾지 못하던 때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카메라를 들고 세상에 나가면 찍을 게 참 많다. 하지만 보도사진에 무슨 특별한 자격이 필요하겠냐마는 신문에 날 수 있는 사진은 시의성을 확보해야 하는 조건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장되는 아까운 사진이 많았다.

 이런 사진들이 블로그라는 게 생기면서 세앙에 및을 보기 시작했다. 우연히 찍혔지만 모양과 내용이 그럴듯한 사진, 피카소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추상적인 이미지를 모아 '포토퀴즈'란 코너를 만들어 연재했다. 사진을 보여 주며 '이것이 무엇일까'라고 질문을 던지면 네티즌들이 댓글로 답을 다는 형식이다. 그러면 다음 문제를 낼 때 이전 이미지의 답을 역시 댓글로 알려 드렸다. 댓글이 답안지이자 정답지가 된 셈이다. 네티즌들은 댓글로 답을 달면서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여 주었다. 글을 읽지 못하면 문맹인 것처럼 이미지를 파악하지 못하면 '이미지맹'이라고 누가 그러는 걸 들은 기억이 난다.

 블로그 하면 글을 우선 생각하기 쉽지만 사진이나 동영상, 이를 접목시킨 멀티미디어 콘텐츠로도 재미있는 블로그를 꾸밀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멀티미디어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때마침 연수라는 좋은 기회를 살려 미국 대학에서 다큐 비디오와 멀티미디어를 공부할 수 있었고 워싱턴포스트 멀티미디어부에서 기자로 활동할 수도 있었다.


조선일보 사진부 기자들의 블로그를 모아 놓은 '픽토리' (http://pictory.chosun.com/pblog.mail.screen)'

 필자의 블로그는 조선일보 사진부 기자들의 블로그를 모아 놓은 '픽토리(http://pictory.chosun.com/pblog.mail.screen)'에서도 볼 수 있다. 어떤면에선 픽토리에 속해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개인별 블로그와 픽토리 사이에 놓인 링크로 픽토리 방문자가 개인 블로그로도 찾아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블로그 형식의 이 픽토리는 2009년 8월 누리꾼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반응은 좋았다. "사진 관련 블로그가 한 곳에 모여 있어 참 좋다" "보도사진에서 느낄 수 없는 이면의 예술적 감응이 담겨져 있다"는 반응이 사내외에서 나왔다.

 추천 수 많은 블로거가 좋다

 특히 사진 누리꾼들이 참여하는 '포토 리포터'코너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코너는 자칫 무관심하게 지나치거나 외면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모습을 네티즌들이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글과 함께 올리는 누리꾼들의 공간이다. 생활 주변 풍견 사진에서 사회 고발 사진까지 각양각색의 종류만큼 참여자들도 다양하다.

 픽토리는 닷컴 방문자들의 사진에 대한 관심과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문화된 웹진 형식의 블로그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탄생됐다. 사진기자들의 고급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수집, 관리, 통합 운영하자는 요구가 현실화된 것이다.

 기존의 글 위주 블로그가 아닌 시각적 형식의 블로그라는 의미에서 네티즌들에게 충분히 어필하고 있으며, 비주얼한 콘텐츠를 가진 새로운 시도라는 측면에서 여러 분야에 교육적인 본보기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흥미위주의 콘텐츠는 아니기 때문에 광범위한 방문자 확보라는 난제를 안고 있기는 하지만 꾸준히 인기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성, 폭력, 돈과 연관된 '황색' 스토리가 만연하는 '트래픽 지향형' 블로그가 없지 않은 게 사실이다. 여기에 선정적인 제목도 한 몫 한다. 워낙 이런 기사나 블로그가 많다 보니 요즘 네티즌들은 제목만으로 판단해 쉽사리 페이지를 찾아 들어가지 않는 경향이 생긴 것 같다. 신중한 그들을 자기 블로그로 모셔올 방법은 일회성 '낚시질'을 계속할 것이 아니라 양질의 콘텐츠로 지속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이외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필자는 클릭보다는 추천이나 댓글, 펌 등에 관심을 더 기울이다. 방문자와 클릭 수에 연연하지 않고 추천 수가 많은 블로그가 더욱 애정이 간다. 필자가 보여드리고 싶은 것을 네티즌들이 즐겁게 보고 가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이런 마음으로 오늘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Posted by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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