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토론회 경과와 과제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jkkim@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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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은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들 사이의 의미와 관계에 대한 심층 정보를 담아내는 능력을 통해 오늘날 민주적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원천 소스 역할을 했다. 현대 사회가 정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정보사회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가치를 지닌다.

 신문 위기 극복 대토론회는 신문에 대한 선호도가 격감하고 신뢰도가 떨어지며 경영이 어려워지는 신문 상황을 집단적인 지혜를 모아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취지에서 진행되었다. 역사적으로 미디어의 핵심으로 기능해온 신문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와 민주적 공동체 발전에 기여해온 명예로운 저널리즘을 구현하던 신문을 복원하기 위한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하려는 것이다. 신문이 맞고 있는 상황이 불안하기 때문이고, 신문은 한 사회의 합리적인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문의 위기는 그 사회의 위기

 신문 위기의 징후를 몇 가지 정리해 보면 1) 영상매체 선호에 의한 매체 소비 형태 변화와 신문독자의 이탈, 2) 광고주의 이탈에 따른 경영의 위기, 3) 정보의 전문성과 심층성의 약화에 따른 저널리즘의 위기, 4) 원 소스 멀티 유즈 멀티미디어 시대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디지털 시대로의 매체 환경 변화에 대한 신문의 대처 미비에 따른 위기이다. 어느 것 하나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디어 빅뱅으로 불리는 디지털 뉴미디어 시대의 전개로 미디어 천하가 재편되는 요동 속에서 전통 미디어인 신문이 조응하지 못하고 올드미디어로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신문은 다른 매체와 비교할 때 인간과 사회에 독특하고 소중한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매체 양식이다. 신문은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들 사이의 의미와 관계에 대한 심층 정보를 담아내는 능력을 통해 오늘날 민주적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원천 소스 역할을 했다. 현대 사회가 정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정보사회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가치를 지닌다. 신문의 위기를 신문을 발행하는 각 개별 신문사의 문제로 보지 않고 한 사회의 위기라는 큰 문제로 보는 까닭이다. 신문이 발휘해온 환경감시, 공론장, 공동체 형성, 공공지식 보루로서의 역할이 사라진다면 민주적 공동체로서 우리사회의 발전과 번영에 구멍이 생기는 것이다.

 '신문의 위기 극복을 위한 대토론회(이하 대토론회)'에서 지난 2월 3일부터 한국언론진흥재단 주관으로 위워장을 포함하여 51분의 언론인, 학자,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위기의 본질과 타개책을 논의해 왔다. 정부기관을 포함하여 외부에서 신문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일각의 비판이 있지만 세계의 여러나라에서는 이미 신문을 살리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부 주도로 신문산업 살리기 토론회를 진행하고 이미 국가 정책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은 하나의 사례이다.

 이번 토론회는 저널리즘, 신문산업, 뉴미디어, 읽기문화 등 4개 분과위원회로 나누어 120여 일에 걸쳐 60여 회의 분과별 토론과 분과위원장토론, 중간발표회, 최종발표회로 진행하였다. 최종발표회를 가진 지난 6월 4일 이후 수정 작업을 거쳐 최종결과물을 백서 형식으로 출간한다. 익히 예상했지만 분과 토론에서 위원들 간에 의견이 대립하고 분위기가 고조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처음부터 개별적인 이익이 아니라 공공적인 집단 지혜를 구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어려움을 압도하였다.

 논의는 각 분과위원회가 책임을 맡아 독립적으로 운영하였다. 분과별 논의 진행은 첫 번째 모임에서 분과별로 신문의 위기에 대한 기존의 논의 검토, 분과위원회의 향후 진행 방안, 논의할 주제 선정, 각 위원회의 역할을 분담하였다. 그 후 매주 한 차례 분과모임을 가지고 미리 선정한 주제에 관하여 발제자의 발표 원고를 사전에 숙지한 후에 분과 회의에서 발제를 듣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발제 없이 미리 공지한 특정 주제에 대하여 자유토론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분과위원회별로 책임 맡아 독립적 활동

 분과별로 진행한 주제, 발표자, 자유 토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괄호 안은 발표를 맡은 위원으로 지면 관계로 성함만 명기한다. (전체 위원 명단은 <표> 참조).

 저널리즘 분과는 주제를 1) 뉴스 생태계; 건강한 민주주의가 가능할 수 있는 뉴스 환경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2) 뉴스 콘텐츠 : 양질의 뉴스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3) 저널리스트 : 책임성과 전문성을 갖춘 언론인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 4) 언론조직 : 독립성과 자율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5) 국민소통 :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는 등으로 크게 나누었다. 3차 회의부터 분담한 주제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했다. 발제 의제는 (1) 언론조직(이종혁, 조재우), (2) 국민소통(김세은, 송상근), (3) 뉴스콘텐츠(박재영, 이규연), (4) 저널리스트(김성해, 양승찬,이목희), (5) 뉴스 생태계(임영호, 이대근), (6) 콘텐츠(박재영)와 저널리스트(김성해,양승찬)였다. 이후에는 발제자 없이 이미 발표한 내용을 포함하여 자유로은 의견 개진과 토론으로 진행하였다.

 신문산업 분과는 1차 회의에서 다룰 연구 주제로 1) 신문산업의 문제 및 과제 전반적 리뷰, 2) 신문산업 투명성 제고 관련 쟁점, 3) 신문제작 및 유통 효율화, 4) 사업다각화, 5) 신문지원 정책 타당성 검토, 6) 지역신문을 선정하였다. 2차 회의에서는 보다 상세한 의제들을 정하고 발표와 논의를 진행하였다. 발제 의제는 다음과 같다. (1) 신문산업 전반의 위기 현황 (이은주), (2) 국내/해외 신문지원제도 현황과 개선방안 (심영섭), (3) 국내 신문 광고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서창교), (4) 미디어 이용자에 대한 분석 (윤석년), (5) 신문산업의 시장구조 개편을 통한 신문산업 활성화 방안 (장호순), (6) 지역신문발전특별법 (방명균), (7) 신문 광고시장의 영업실태 (손병기), (8) 뉴스 콘텐츠 공급 관련 신문사와 포털의 관계 (안재승), (9) 신문 판매시장의 현황과 마케팅 활성화 방안 (강하구), (10) 신문 판매시장, 지원기구 평가 (강하구), (11) 신문뉴스 공급과 포털의 관계 (안재승), (12) 포털관련 주요 이슈 및 신문사의 대응 방안 (이준) 이었다. 최종 보고서의 초안은 분담하여 작성하고 모든 위원이 검토한 후에 분담하여 수정했다.

 유사한 과정을 통해 뉴미디어 분과에서 발표된 의제는 다음과 같다. (1) 신문산업 변화의 맥락 (김사승), (2) 언론사 뉴스 콘텐츠 생산 전략 평가 및 개선방안 (정상역), (3) 언론사 뉴스 콘텐츠 유통 전략에 대한 평가 및 개선방안 (백재현), (4) 뉴스 콘텐츠 혁신의 필요성과 지원 방안 (권혜진), (5) 온라인 및 모바일 환경과 뉴스 콘텐츠 유통전략 (스마트폰, e-Book, 포털환경) (우형진/ 최민재/김경달), (6) 미디어 환경 변화와 모바일 광고 (이민규), (7) 소셜미디어와 신문 (설진아), (8) 디지털 뉴스 콘텐츠 저작권의 보호, 육성, 유료화 방안 (임영섭/한정일).

 읽기문화 분과의 경우에는 먼저 1) 국내 신문읽기 문화 현황 진단, 신문 위기 현상에 대한 SWOT 분석 : 왜 읽기가 중요한가에 대한 근거 마련 필요 (정문성), 2) 전 세계적으로 신문 구독률과 열독률 급감, NIE 효과에 대한 검증과 체계적 지원 필요 (황치성)의 발제와 위원들의 논의를 통해 의제 분담과 토론 방식을 정하였다. 구체적으로 읽기문화 진흥 전략을 분류하고 각 위원들의 전문분야를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제출받은 후에 유형화하고 논의를 진행하였다. 제안된 아이디어는 1) 신문친화적 캠페인(김기태), 2) 읽기문화 진흥 인프라 구축(황지청, 이연), 3) 신문사 자체의 노력(이선민, 편완식, 고승철), 4) 조사연구·독자이해(박동숙, 김양은), 5) NIE(정문성, 김양은), 6) 읽기문화 전반(허병두, 하종오), 7) 디지털 환경과 신문읽기(김양은, 이선민) 유형으로 나누어졌다. 이 주제들은 (1) 신문사 자체의 노력(이선민), (2) 독자연구조사(김양은), (3) 신문친화적 문화조성 방안(김기태), (4) 소외계층과 신문제작체험센터 건립 등의 인프라 구축(이연), (5) 관광서와 대학 등에 신문카페 설치와 같은 인프라 구축(황치성), (6) 신문사 참여 노력(하종오), (7) NIE활용(정문성), (8) 외국사례 벤치마킹(이연), (9) 신문케이블채널 등 인프라 구축(황치성), (10) 인프라 구축과 홍보 방안 (김기태), (11) NIE 활성화 방안 리뷰(정문성)로 나누어 발제하고 논의하였다.

 결론 도출 과정은 주제에 대한 발제와 위원들이 의견을 개진하는 자유로운 토론 과정을 거쳤다. 상충되는 의견을 포함하여 다양한 의제들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의견을 합의해 가는 방식으로 최종 결과보고서에 포함시킬 내용을 도출하였다.

 한 예로 뉴미디어 분과의 경우에는 토론 과정을 종합하여 최종보고서의 전 단계로서 '대토론회'에서 제시할 주제를 선정하기 위한 별도 실무 작업에 착수하여 5월 6일과 7일, 17일에 대토론회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주요 기준은 보다 시급히 시행해야 할 과제들이었다.



 자유로운 토론과 합의 통한 결론 토출

 결론에 대한 의견이 모아진 뒤에는 보고서에 담는 방식을 정하였다. 예를 들어 읽기문화의 경우 '총론'을 두고, 본론은 홍보 및 캠페인, 인프라 구축, NIE, 독자참여 활성화, 마지막에 조사연구 사업으로 정하고 각 장의 대표 집필자를 선정하고 원고가 작성된 후에 위원들이 검토하고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가지기로 하였다.

 분과별 결론 도출은 전적으로 각 분과의 책임으로 진행되었다. 모든 주제와 논의는 각 분과가 자율적으로 선정하고 논의하였으며 외부로부터 어떤 요청도 없었다. 분과별로 선정된 주제가 중복되는 경우에는 위원장과 각 분과위원장이 참여하는 분과위원장 회의에서 의견을 나누어 대토론회의 효율적인 논의를 위해 조절하였다.

 대토론회의 진행과 주제에 대한 전체 의원들의 이해와 논의를 위해 워크숍 형식으로 중간발표회를 가졌다. 각 분과에서 진행되고 있는 논의를 다른 분과의위원들이 잘 알수 없기 때문에 전체 위원들이 모여 다른 분과의 논의에 대한 상호 이해를 높이면서 앞으로의 진행과 주제들에 대하여 의견을 공유하고 필요한 수정을 하기 위한 중간 점검의 시간이었다.

 신문 저널리즘은 한 사회의 공동체적 운영과 민주사회 발전의 핵심이다. 대토론회에서 도출한 결과물은 이러한 신문의 역할을 인식하고 신문이 겪고 있는 위기의 본질과 극복방안에 대해 시간과 정성을 들인 노력의 산물이다. 이 과제들은 분명하게 실재하는 신문의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적인 집단 지혜이다. 이해관계가 다른 신문 종사자와 다양한 전공을 대변하는 전문가들이 대규모 참가하여 오랜 시간에 걸쳐 논의한 이번 대토론회의 결과물은 시기를 초월하는 가치를 지닐 것이다. 이제 문제는 어떻게 실행하는 가이다. 무엇보다도 신문사 자체의 뼈를 깍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신문 권력에 안주해온 습성에서 탈피하고 과거의 온실에서 과간히 뛰쳐나와 상전벽해로 변하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환경이라는 광야에서 경쟁력과 자생력을 길러야 한다. 밀실형의 배타적인 정보 생산 가공 유통이 아니라 광장형의 융합 정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남은 것은 구체적인 실행

 대토론회가 출발하면서, 신문 문제를 다루었던 과거의 유사한 연구모임들과 신통치 않았던 결과들을 회상하며 대토론회에 대해서도 냉소적인 반응이 있었다. 모여서 적당히 이야기하다가 기한이 되면 종료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였다. 그러나 회의 진행 초입부터 열의는 높았으며, 이번에는 형식적으로 끝나지 말자는 각오가 형성되었다. 거의 모든 위원들이 매주 열리는 분과 회의에 매번 참석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언론진흥재단과 문화체육관광부도 도출되는 결과가 실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하였따.

 대토론회의 위원들은 네 가지 점에 충실하려고 했다. 신문사별 이해 때문에 상충되는 점이 많더라도 개개 신문사 입장을 떠나 공공적인 집단 지혜를 모으자는 것, 이번 논의를 신문의 전문성을 높이는 기회로 만들어 보자는 것, 이론적인 공방에 매몰되지 말고 신문이 겪고 있는 경험에 근거하자는 것, 그리고 논의의 결과물은 정부의 정책이나 언론사의 시책, 신문지면을 통해 실행될 수 있는것에 우선순위를 주자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구체적인 실행이다. 위원 50여 명이 들인 각고의 노력이 결과물로 정리되었다. 지난 6월 4일 최종발표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물론이고 주요 일간지 책임자, 국회의원, 학계의 전문가 등 여러 토론자들은 대토론회의 결과물을 담고 있는 내용의 필요성과 실행을 위한 협조에 뜻을 같이 하였다.

 쉽지 않은 만장일치의 일체감을 이룬 것은 신문의 위기가 절박하고, 대토론회가 이 위기를 정확히 진단하고 필요한 지원방안을 적절하게 대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작이 제대로 되었다면 남은 건 하나하나 실행을 통해 끝까지 가는 일이다.
Posted by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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