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신문과방송> 2009년 2월호 집중점검 - IPTV 2009년 경영 전망

경쟁·공존 전략 모색이

필요한 시기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IPTV 서비스 사업자들은 핵심 채널 구성 및 다른 플랫폼과 구별되는 특성화된 서비스 구성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서비스 가격으로 콘텐츠 플랫폼을 차별화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는 광고 기반의 서비스 시장에 적합한 것일 뿐 가입자가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적절한 전략이 아니다.

IPTV 사업자들은 다른 플랫폼 사업자들과 가격만으로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기 보다는 기존 유료 미디어 서비스 시장을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정보, 콘텐츠 통합 시장으로 재구성하는 데에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거대 방송통신 융합 미디어 시장을 새롭게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도 KT를 시작으로 주요 통신사들이 IPTV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콘텐츠 구성이나 결합 서비스 판매 가격의 다양성, 전국 서비스 지원 등의 측면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콘텐츠 측면에서 IPTV는 케이블TV가 제공하는 수준에서 다양한 핵심 채널들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상파TV의 재전송 문제는 대부분 해결되었지만 스포츠 채널을 포함해 주요 유료방송 채널들이 IPTV 서비스 구성에 아직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와 myLGtv 등은 전국망 구축에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존의 케이블TV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를 갖게 된 IPTV 서비스 사업자들이 보급률을 늘려 빠른 시간 내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전략적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방송 시장 규모를 감안하여 본다면 IPTV 서비스는 단순히 TV의 기능적 확장이 아니라 통신 서비스와의 결합 판매 시장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IPTV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능적으로 단순히 방송 및 통신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한다는 차원을 극복하고 새로운 차원에서 이용자를 위한 정보 및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본 글은 IPTV 서비스 진화 방향에 대한 전략적 평가 등을 통해 이들 사업자의 경영 전망을 살펴볼 것이다.

콘텐츠 포털 모델로서의 IPTV 서비스
IPTV 사업은 기본적으로 케이블TV와 속성은 유사하지만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서비스를 재구성하여 이를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콘텐츠 포털 모델의 특성을 갖고 있다. IPTV 사업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가치 모델이기 보다는 콘텐츠 유통을 통해 다양한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는 사업 모델에 가깝기 때문이다. 현재 IPTV 서비스 사업은 대체로 다른 유무선 통신 서비스 상품과의 묶음 팔기 등을 포함하여 VOD와 같은 비선형 서비스(non linear service)를 통해 기존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마케팅, 판매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가령 국내 IPTV 서비스 사업자들 모두가 통신 서비스와 방송 서비스를 번들로 재구성하여 이를 할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IPTV 서비스가 틈새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화된 미디어 서비스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사업자가 콘텐츠를 기획, 제작, 편성하는 기존의 수직 통합된 가치 사슬을 구성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IPTV 서비스 사업은 자체 제작된 콘텐츠를 기반으로 이를 유통시키는 기존의 방송 모델이 아니라 인터넷 포털과 같이 기존의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구매하여 이를 재구성하거나 패키징하여 새롭게 판매하는 모델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IPTV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될 가능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단순히 기존 방송 및 통신 서비스만을 결합하여 재판매하는 매개 기능만으로는 미래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 IPTV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IPTV 사업자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러 IPTV 사업자들이 단일 사업자로 통합되거나 핵심 콘텐츠 자산을 수직 계열화된 방식으로 확보하여 플랫폼 가치를 늘리는 한편 가격 경쟁보다는 특화된 서비스 제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이용자들이 쉽게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편의성 등을 강화해야 한다.
주요 국가들에서도 다채널 유료방송 플랫폼 시장이 확대되면서 기존 사업자들이나 시장의 변동성도 같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복수 이상의 사업자들이 활동하던 유료방송 플랫폼 시장은 이제 1 플랫폼 1 사업자라는 구조를 갖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시 말해 기존 사업자들이 새로운 경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개별 플랫폼별로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단일 사업자 구도로 시장을 통합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케이블TV와 위성방송 사업자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하나의 단일 사업자로 통합되고 있다. 이는 IPTV 사업자들에게 여러 가지 함의를 제공한다. IPTV 사업자들 대부분이 통신 서비스 시장의 낮은 성장률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방송통신 결합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려는 공통적인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IPTV 사업자들 간의 경쟁 역시 치열하기 때문에 개별 사업자들은 전략적으로 서로의 통합을 검토할 수 있다. 핵심 콘텐츠 자산 확보 및 전국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유료방송 서비스와의 경쟁뿐만 아니라 IPTV 사업자 간의 경쟁 역시 높은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IPTV 사업자들 역시 서비스 및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사업자들에 의해서 단일 사업자로 통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적지 않다.

플랫폼 차별화가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가장 중요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단일 사업자로 통합되면서 플랫폼 간의 차별화는 시장 점유율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되었다. 대체로 플랫폼 간의 차별화는 서비스 상품 다양성이나 가격, 핵심 콘텐츠 제공 등의 요인을 통해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스포츠 중계권이나 영화와 같은 핵심적인 콘텐츠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가의 여부가 가장 중요한 차별화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케이블TV는 위성방송 도입 이후로 케이블 온리 전략을 통해 케이블TV에서만 송출 가능한 채널들을 유지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케이블TV 서비스가 오랫동안 저가 콘텐츠 서비스 가격 구조를 유지하면서 비록 시장 점유율은 높여왔지만 디지털 케이블TV 서비스로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감소시켜온 것도 사실이다. 반면 IPTV 서비스 사업자들은 독자적으로 다른 플랫폼과 구별되는 채널들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IPTV 서비스 사업자들은 핵심 채널 구성 및 다른 플랫폼과 구별되는 특성화된 서비스 구성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서비스 가격으로 콘텐츠 플랫폼을 차별화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는 광고 기반의 서비스 시장에 적합한 것일 뿐 가입자가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적절한 전략이 아니다.
IPTV 사업은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수직 계열화할 수 있는 유인이 약한 편이다. 통신사들이 추진하는 IPTV와 케이블TV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거의 수직 결합 구조를 유지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콘텐츠 거래를 통해서 프로그램 구매한 뒤 이를 재판매하는 사업 영역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통신사들은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기 보다는 주요 핵심 콘텐츠 자산들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유통시키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유료방송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누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될 수 있는 가이다. 시장 지배적 지위를 점유하게 되면 채널들과의 협상력이나 사업 운영 측면에서 매우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핵심 콘텐츠 자산을 수직적으로 통합하고 있다면 서비스 가격의 결정에서부터 서비스 구성에 이르기까지 유연한 전략 운영이 가능하다. 물론 수직적 결합 전략의 선택은 불확실성이 높고 많은 투자비를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IPTV 사업자가 시장을 확대하고 기존의 유료방송 시장을 새로운 정보 및 콘텐츠 시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콘텐츠 유통뿐만 아니라 제작 및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반면 단순히 채널이나 콘텐츠를 구매하여 다시 재판매하는 현재의 사업 구조를 감안한다면 IPTV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IPTV 서비스 시장은 광고 기반이 아니라 가입자 기반 서비스 시장의 특성을 보다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 채널 구성
특성화된 서비스에 집중해야
2000년대 중반부터 서비스가 시작된 프랑스 IPTV 시장이 유럽 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성장한 이유는 주요 도시별 위성방송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 확보, 네트워크 품질의 고도화, 경쟁적인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시장의 형성, 낮은 다채널 서비스 보급률 등에 따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가 기존 서비스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비용 대비 이용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통신 네트워크의 기술적 안정성이나 확장성과 함께 가격 대비 서비스 구성을 특성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핵심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과 함께 다른 미디어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반드시 필요하다. 새롭고 차별화된 서비스들이 제공되어야 기존의 유료방송 시장의 규모 역시 확대될 수 있다.
IPTV를 포함한 미래의 유료방송 시장은 광고뿐만 아니라 가입자 지출에 의존하는 서비스 시장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서비스 요금 인하를 통해 저가 시장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특화된 서비스 도입이나 독점적 콘텐츠 확보를 위한 수직계열화 조직 구조로의 변화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은 서로 경쟁 및 제휴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KT와 스카이라이프가 공동으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여 채널 및 VOD 콘텐츠 서비스를 공동으로 제공하려는 시도 역시 기존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 간에 무한 경쟁뿐만 아니라 경쟁 기업들 간에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IPTV 사업자들은 유료방송 시장에서 제로섬 게임 방식으로 다른 플랫폼 사업자들과 가격만으로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기 보다는 기존 유료 미디어 서비스 시장을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정보, 콘텐츠 통합 시장으로 재구성하는 데에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전략을 통해 방송뿐만 아니라 기존 인터넷 시장 등이 통합된 거대 방송통신 융합 미디어 시장을 새롭게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시장을 확대해야 다양한 콘텐츠 및 채널사용사업자들이 활성화될 수 있으며 효율적 경쟁을 통해서 서비스의 다양성이나 품질도 증가할 수 있다. 미디어 시장이 발전하고 혁신되기 위해서 이와 같이 새로운 사업자들이 기존 사업자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제휴하고 실험하는 장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기존 유료 미디어 시장에만 안주한다면 이는 IPTV 사업 자체가 질적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단순히 틈새 서비스 시장으로만 머무르게 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IPTV 서비스 사업자의 시장 안착은 기업들의 다양한 전략적 선택에 따라 매우 가변적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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