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개 신문 공동 모바일 뉴스 포털 '온뉴스'
김수섭 한경닷컴 대표이사 사장

 2010년 5월 28일. 12개 중앙일간지의 닷컴 회사가 모여서 만든 모바일 뉴스 포털 '온뉴스(On news)'가 첫 서비스에 들어간 날이다. 12개 신문사 닷컴의 모임인 한국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가 뉴스 포털을 추진한 지 1년 2개월 만에 이룬 작은 결실이다.

 온신협이 지난해 이 사업을 추진할 당시만 해도 12개 언론사 모두가 한 배를 탄다는 데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온신협이 웬만큼 좋은 그림을 그리더라도 모든 회원사의 이익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었다. 따라서 막판에 1~2개 회사가 이탈할 경우 도미노 협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든 회원사가 다 참여하는 단결력을 보여 줬다.

 불행히도 '온뉴스'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뉴스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겠다는 창의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신문산업이 이대로 가다간 고사될수 밖에 없다는 절박감에서 출발했다.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10여 년 전 인터넷 열풍과 같은 큰 변화가 이뤄질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가 감지되었다. 신문이 지난 10여 년간 인터넷에서 영향력을 송두리째 빼앗겼듯이 이번에는 모바일에서 당할 차례라는 위기감을 느꼈다. 그것이 '온신협' 출범의 가장 강한 동력이 되었다.

 온신협에서 모바일 뉴스와 관련한 문제 제기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4월 10일이었다. 전북 군산에서 열린 온신협 대표자 워크숍에서 '포털의 모바일 뉴스 서비스 현황 및 대응 방안'이라는 짧은 발표가 이뤄진 것이 출발점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당시만 해도 인터넷 포털이 모바일 분야에서도 뉴스 서비스를 강화할 움직임인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이동통신 3사가 휴대폰을 무료 뉴스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는 것에 대한 심각성도 지적되었다. 포털과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에 모바일 뉴스 유통의 주도권을 넘겨줄 경우 신문사와 신문사 닷컴의 영향력 저하는 물론 뉴스의 무료화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이 경우 신문산업의 수익성도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날 워크숍에서 "모바일만이라도 신문사의 이익을 제대로 지켜내자"는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인터넷 포털의 뉴스 서비스에 온신협 회원사의 뉴스를 공급하지 않고 모바일 뉴스는 유료화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되었다. 이처럼 출발은 모바일 분야만큼은 뉴스 유통의 주도권을 포털에 빼앗겨선 안된다는 개념에서 시작되었다.

 그해 5월 온신협 내에 모바일 TF가 구성되면서 논의가 급진전되었다. 논의의 초점은 신문사의 뉴스를 어떻게 한 곳에 집중시켜 뉴스 유통권을 확보하느냐에 모아졌다. 그 방안으로 온신협 회원사들이 공동출자하여 모바일 뉴스 독점권을 갖는 뉴스 유통회사 설립, 온신협 공동 모바일 뉴스 포털의 구축이라는 두 가지 의견이 나왔다. 뉴스를 한 곳에 모아두면 협상력이 커질 수 있어 우리의 권익이 어느 정도 보장 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모바일 뉴스 유통 회사를 설립하는 문제는 회원사 별로 여건이 서로 달라 진척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지만 유통회사 설립에 동의할 만큼의 여건부터 먼저 만드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우선 공통 포털을 만들어 뉴스를 한 곳에 모으는 일부터 추진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가장 큰 애로가 공동 포털 구축에 필요한 돈이 없었다. 이 사업의 필요성은 모두가 인정하지만 회원사 전체가 필요한 자금을 투자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그렇다 보니 공동 포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개발비와 관련 컴퓨터 장비 구입비 등이 필요한데 이를 조달할 마땅한 방법이 없었고, 공동 포털은 헛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무일푼으로 시작한 일이어서 우호적인 파트너부터 찾는게 급선무였다. 다행히 모바일 TF 참여자들이 자신들의 회사 일을 제쳐두고 헌신적으로 뛴 결과 온신협모바일 뉴스 포털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자 하는 콘텐츠 서비스 및 개발 업체를 선정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일이 가능했던 것도 신문사 주도로 뉴스를 한 군데 모은다면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뭉치면 산다"는 원리가 통했다.

 이렇게 온신협의 모바일 포털 구축 의지가 확고해지고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 제시되자 사정은 달라졌다. 먼저 구글부터 러브콜을 보내오기 시작했다. 구글코리아 측이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주는 대신 모바일 광고는 구글에 맡기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뉴스의 유료화에 동의하지 않는 눈치여서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유료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척시켜 오늘의 '온뉴스'가 탄생하게 됐다.



 갤러시S부터 '온뉴스'가 기본으로 탑재

 독자들은 '온뉴스'애플리케이션만 다운로드 받으면 주요 언론사의 뉴스를 모두 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온뉴스에 기사를 전송하는 신문은 국민일보, 경향신문, 동아일보, 매일경제,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전자신문, 한국일보, 한겨레신문, 한국경제(가나다 순) 등 12개다. '온뉴스'의 서비스가 정착된 이후에는 신문 수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온뉴스'는 모바일에 기반을 둔 뉴스 포털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포털에서의 뉴스 서비스 기능을 모두 다 갖춘 것은 기본이고 신문 지면보기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신문 지면보기 서비스는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으로도 신문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화면을 신문 지면 크기까지 확대해 볼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과거 신문 찾아보기 기능은 모바일 신문 지면보기 서비스 가운데 가장 우수한 기능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문기사뿐 아니라 각 언론사에서 생산되는 실시간 속보, 각종 사진과 화보 등 다양한 뉴스 콘텐츠도 함께 서비스된다. 앞으로 유료화가 이뤄질 경우 포털에 공급되는 정보보다 더 많은 고급정보가 제공될 가능성도 높다.

 '온뉴스'만이 갖춘 서비스도 적지 않다. 신문 기사를 한 꼭지씩 스크랩한 뒤 정치·사회·경제 등 분야별로 보여 주는 '분야별 지면기사' 서비스는 '온뉴스'만의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뉴스를 신문 스크랩 형태로 볼 수 있어 기존의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뉴스를 보는 것과는 매우 차별적이다. 키워드 설정 기능은 맞춤형 뉴스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독자들이 키워드를 설정해 두면 해당 단어가 포함된 12개 언론사의 뉴스를 한 곳에 모아서 볼 수 있다. 이슈를 추적하거나 관심 분야의 뉴스를 지속적으로 체크할 수 있어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다.

 '온뉴스'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모바일 뉴스 포털로서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기본 애플리케이션으로 탑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자들이 앱 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지 않고서도 곧바로 뉴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부터 '온뉴스'가 휴대폰에 기본으로 탑재된다. LG, 팬택 등의 제조회사와도 이 문제를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온뉴스' 출범의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 될 수 있다. 독자의 입장에선 12개 언론사 뉴스를 한 군데 모아 놓은 뉴스 포털이 생겨서 편리해진 점을 먼저 꼽을 것이다.

 하지만 언론사의 편에선 뉴스 포털은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궁극적인 목표는 모바일 뉴스 유통의 주도권을 우리 언론사가 쥐는데 있다. '온뉴스'의 출범은 뉴스 유통의 주도권을 언론사가 확보하기 위한 출발점이 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온뉴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바일 뉴스 서비스는 유료화 해야 한다"는 강함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작은 희망의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뉴스의 모바일 유통 주도권을 잡아야

 '온뉴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도 험난하다. 8월부터 유료화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유료화가 정착되기 위한 전제조건이 있다. '온뉴스'의 유료화와 함께 개별 언론사의 뉴스 애플리케이션도 유료 서비스로 전환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온뉴스'를 유료화하더라도 개별 언론사들이 계속 무료로 서비스한다면 독자들은 무료 서비스 쪽으로 몰리게 되고 모바일 뉴스 시장에서의 유료화는 물 건너가게 된다. 이 때문에 '온뉴스' 참여사의 경우 유료로 전화하기로 하는 확약서를 써놓고 출발했다.

 포털이나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가 무료 뉴스 서비스를 강화할 경우에도 유료화는 불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온신협은 올해부터 포털에는 모바일 뉴스를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일부 회원사들은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뉴스의 유료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12개 언론사만으론 불가능하다. 뉴스 시장에는 대체 수단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뉴미디어 독자들은 이미 인터넷 포털을 통해 무료로 뉴스를 소비하던 습관이 있기 때문에 대체 수단이 있으면 언제든지 매체를 갈아탄다. 따라서 가장 강력한 대체 수단인 연합뉴스의 유료화가 필수적이다. 지방지 등 다른 전통미디어도 유료화 진영에 합류해야 유료화가 진척될 수 있다. 나아가 600개가 넘는 인터넷 미디어 가운데서도 유력한 매체의 상당수가 유료화할 때 완성된 그림이 나오게 된다. 이만큼 갈 길이 멀다.

 다행히 50여 개 언론사 뉴스 콘텐츠의 신탁 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모바일 뉴스 포털과 유료화에 공조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어 전통 미디어의 공조 가능성은 높아졌다. 유료화가 이뤄지더라도 뉴스의 유통체계를 바로잡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다. 온신협은 회원사들이 출자하는 모바일 뉴스 유통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유통회사가 설립될 경우 뉴스의 유통단계에서 언론사의 이익을 지켜줄 수 있어 신문 독자가 모바일로 대폭 옮겨가더라도 신문의 영향력과 합리적인 가격을 고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모바일 뉴스 시장에서 질서를 잡은 후 성공 모델을 구축한다면 인터넷 뉴스 시장에서 지난 10년간 신문사들이 잃어버렸던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Posted by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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