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뉴욕타임스는 미디어와 관련된 세 가지 코너를 운영한다. 이들 가운데 '편집국과의 대화'와 '퍼블릭 에디터' 섹션은 뉴욕타임스 신문이 독자의 신뢰를 얻고, 유지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서비스다. '미디어'섹션은 미국 저널리즘 현장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게 해 주는 가장 신뢰할 만한 정보원이다.

 뉴욕타임스 (www.nytimes.com)

 이번 호에 소개하려는 미디어 관련 사이트는 너무나 유명한 뉴욕타임스(www.nytimes.com) 신문이다. 물론 이 신문을 모두 다루려는 의도는 아니다. 저널리즘이나 미디어와 관련된 세 가지 코너를 소개하려고 한다. 첫째는 '편집국과의 대화(Talk to the Newsroom)' 섹션이고, 둘째는 신문과 잡지, TV등에 관련된 뉴스를 게재하는 '미디어' 섹션, 그리고 마지막은 '퍼블릭 에디터(The Public Editor)' 섹션이다.

 이들 가운데 '편집국과의 대화'와 '퍼블릭 에디터' 섹션은 뉴욕타임스 신문이 독자의 신뢰를 얻고, 유지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서비스다. '미디어' 섹션은 매일매일 급변하는 미디어 관련 쟁점들을 신속하면서도 깊이 있게 전달해 미국 저널리즘 현상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게 해 주는 가장 신뢰할 만한 정보원이기 때문에 소개한다.

 편집국과의 대화

 "뉴욕타임스는 스스로에 대한 보도를 어떻게 합니까?" 한 독자가 뉴욕타임스 미디어 담당 데스크에게 보내온 질문이다. 2007년 10월이었다. "워싱턴포스트나 월스트리트저널에 대해서도 똑같은 기사를 쓸 것인가? 이러한 질문을 제기하는 자세가 우리가 스스로를 다룰 때 지키려는 기본적인 접근법이다. 우리는 우리 회사 문제를 보도할 때 최대한 직접적으로 처리합니다."

 위에 소개한 질문과 답변은 뉴욕타임스 홈페이지에 제공되는 '편집국과의 대화' 섹션에 게재된 내용이다. 이 섹션은 뉴욕타임스의 주요 데스크와 기자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 일주일씩 독자의 질문에 답하는 공간이다. 2007년 10월 9일부터 16일까지는 미디어 담당인 브루스 헤들램 에디터다 답하는 기간이었다. 그러나 독자들은 가장 까다로운 질문을 정면에서 제기했다. 뉴욕타임스의 자사 보도가 혹시 구조적으로 굴절되지는 않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헤들램 에디터의 답변 요지는 뉴욕타임스는 다른 경쟁 신문들에 대해 공정하게 보도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자기 스스로에게는 필요한 경우 가혹할 정도의 비판적 보도 자세를 취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5년 동안 '편집국과의 대화'섹션을 유지해 왔다. 최근까지 질문에 답한 사람은 100여 명에 이른다. 빌 켈러 편집인(Executive Editor)이나 질 에이브러햄슨 편집국장(Managing Editor)등 주요 에디터들은 그 사이 두세 차례식 독자의 질문에 답해 왔다.

 1,200여 명에 달하는 기자들을 지휘해 세계 최고의 신문을 만들어 내는 켈러 편집인은 2009년 1월 가진 두 번째 독자들과의 대화에서 줄곧 고급 저널리즘(Quality Journalism)이 뉴욕타임스가 추구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고급 저널리즘은 공급이 자꾸 감소합니다. 수요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저는 경험 많은 기자들이 현장을 방문하고, 취재원의 증언을 확보하고, 기록물을 파고들며, 사실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작업의 결과물이 고급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디터들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행위 기준을 요구해야죠. 이러한 저널리즘은 비록 불완전하더라도, 신뢰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그리고 독자가 참여하는 시민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수준 높은 정보를 공급합니다." 독자들이 켈러 편집인에게 한 질문은 이 밖에도 인터넷 등장으로 인한 종이신문 기반의 붕괴 현상에 대한 대책과 20년 후에도 신문이 존재할 것인가 등 신문의 미래에 대한 내용, 온라인 독자에게는 언제부터 어떠한 방법으로 요금을 부과할 것인지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편집국과의 대화'는 저널리즘에 관심이 있는 기자나 학생들에게는 자료의 보고다. 정치, 과학, 문화, 스포츠, 비즈니스 등 각 분야 에디터들이 자신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독자들에게 매우 상세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편집국에서 1년을 함께 생활해도 이처럼 많은 현장과 밀착과 정보를 얻기는 불가능하다.



 미디어 섹션

 두 번째 코너는 미디어 섹션이다. 뉴욕타임스의 미디어 섹션은 홈페이지에서 비즈니스 섹션을 누르고 들어가면 선택할 수 있는 메뉴 가운데 하나다. 미디어 섹션에서는 저널리즘과 텔레비전, 영화, 광고, 잡지 등 다양한 미디어 영역을 모두 다룬다. 이 섹션의 기사들은 매일 업데이트 된다. 여기에는 데이비드카 기자가 쓰는 고정 칼럼이 게재되고, 그때그때 주목을 끄는 주제를 소개하는 '미디어 디코더(media decoder)'라는 해설성 기사를 모아 놓은 코너도 잇다. '미디어 디코더'의 부제는 "스크린의 뒷면에 행간을 찾아서(Behind the screens, Between the lines)"라고 붙어 있다.

 미디어 섹션의 중심 내용은 역시 스트레이트성 기사들이다. 특히 저널리즘 쟁점에 관련된 기사들의 내용이 매우 심층적이다. 예를 들면 최근 프랑스의 르몽드 시눈이 사원 주주들의 지분을 매각하는 상황을 보도한 기사는 이 시눈의 특수한 소유 구조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지난 몇 년간 진행된 감원의 규모, 그리고 꾸준히 지속되는 구독자와 광고의 감소 현황 등을 보도했다. 그리고 이 신문의 지배주주가 되기를 원하는 응찰자들이 어떠한 배경을 가진 기업인들인지, 그들의 성향과 편집의 독립은 어떠한 관계 가 있는지 등에 대한 내용도 다양한 취재원의 이야기를 통해 기사 속에 포함시켰다.

 지난 6월 13일에는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The Federal Trade Commission)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저널리즘을 구원하기 위해 돈키호테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제레미 피터스 기자가 쓴 이 기사는 일련의 공공포럼을 통해 뉴스를 취재하고 보도하는 저널리즘 사업을 진흥할 수 있는 제안들을 검토하는 연방거래위원회의 작업을 다뤘다. 이 포럼에서 제안된 생각들은 온라인 뉴스에 요금은 편하게 부과할 수 있도록 담합규제 제도를 완화하는 안에서부터 아이패드를 포함하는 전자기기들에 세금을 부과해 취재비용의 일부를 보조하는 안과 젊은 기자들을 지원하는 공공기금을 창설하는 안 등을 망라하고 있다. 이 기사에는 물론 이러한 제안들의 소개와 함께 저널리즘에 관한 일은 근본적으로 정부가 개입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기자와 교수들의 주장도 소개돼 있다.

'퍼블릭 에디터'는 '편집국과의 대화'와 함께 뉴욕타임스의 투명성을 대표하는 제도다. 우선 이 자리에 임명되는 사람은 절대로 뉴욕타임스 출신이면 안 된다. 내부에 이해관계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2년 동안만 근무하는 계약직이다. 진급이나 기간 연장이 '퍼블릭 에디터'의 비판적 기능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퍼블릭 에디터 섹션

 같은 날 에릭 패너 기자가 쓴 기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1개 회원국의 뉴스산업을 분석한 보고서를 다뤘다. 이 기사를 보면 다른 OECD국가들 상황에 비해 미국 신문산업의 처지가 상대적으로 나쁘다는 자료가 제시된다. 예를 들면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미국 신문산업의 수입은 30%정도나 감소한것으로 조사됐다. 그에 비해 영국은 같은 기간 21%, 독일은 10%, 한국은 6%, 호주는 3% 정도만 수입이 줄었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신문 구독률 자료도 제시하는데, 미국 성인의 신문 구독률은 50%가 안 되는데 아이슬랜드 사람들은 96%가 정기적으로 신문을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고 의존도는 미국 신문이 87%에 달하는데 비해 독일 신문은 53%, 영국은 50%, 일본 신문은 35%에 그치는 것으로 보도됐다. 이 기사는 이밖에도 정부가 신문산업을 보조하는 활동도 언급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가장 많은 보조를 제공하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경우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이 가장 적은 나라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거꾸로 정부 지원이 금기시되는 독일은 신문 구독 형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서 패너 기자는 정부 보조정책과 신문산업의 진흥이 꼭 긍정적 상관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다고 기술했다. 6월 6일자 데이비드 카의 칼럼은 주인이 바뀌게 돼 있는 뉴스위크 잡지의 변신 방향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뉴욕타임스의 퍼블릭 에디터 제도는 '편집국과의 대화' 섹션과 마찬가지로 2005년에 신설됐다. 이곳은 뉴욕타임스 홈페이지에서 오피니언 섹션을 클릭하고 들어가면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나온다. 현재 퍼블릭 에디터로 일하는 사람은 클라크 호이트다. 호이트는 30여 년을 다른 언론사에서 기자와 편집책임자로 일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주로 나이트리더(Knight-Ridder)신문그룹에서 에디터 역할을 했다. 퍼블릭 에디터는 우리나라에는 옴부즈맨으로 알려져 있는 직책이다. 주요 임무는 독자들이 기사에 대해서나 기자, 신문사에 대해 제기하는 문제를 독자적으로 조사해 답변을 제시하는 일이다. 또 2주에 한 차례씩 신문에 칼럼을 게재하는 일도 한다.

 이 코너를 특별히 소개하는 이유는 뉴욕타임스가 '퍼블릭 에디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여기 들어가면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퍼블릭 에디터'는 '편집국과의 대화'와 함께 뉴욕타임스의 투명성을 대표하는 제도다. 우선 이 자리에 임명되는 사람은 절대로 뉴욕타임스 출신이면 안 된다. 내부에 이해관계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자리는 2년 동안만 근무하는 계약직이다. 진급이나 기간 연장이 '퍼블릭 에디터'의 비판적 기능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퍼블릭 에디터'가 쓴 칼럼은 아무도 에디팅할 수 없다. 문법이나 철자 정도를 손볼 수 있을 뿐이다.

 '퍼블릭 에디터' 코너에는 이렇게 지난 5년 여 동안 게재된 칼럼들이 올라와 있다. 익명 취재원 사용의 문제에서부터 기사 베끼기, 기자들의 개인 이익과 저널리즘 원칙의 충돌, 급하게 올려야 하는 인터넷판 기사의 문제 등 뉴욕타임스에서 발생했던 실제 문제 사례들에 관한 칼럼들이 빼곡하게 있다. 한국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공개를 생각하기 어려운 사실들이 공공의 정보로 제공된다는 뜻이다.

 지난 6월 11일은 호이트가 자신의 마지막 칼럼을 게재하는 날이었따. 그 칼럼의 제목은 '내 사과로부터의 마지막 보고서 (A Final Report from Internal Affairs)'였다. 이 글에서 그는 자신과 편집인 빌 켈러의 관계와 설즈버거 발행인과의 만남 등을 담담하게 회고한다. 이 글을 보면 호이트에게 전달되는 독자의 메시지는 매일 300건에 달한다. 많을 때는 1,000건이 넘을 때도 있다. 그의 임무는 이들을 모두 검토하고 심각한 사건은 회사 안의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공개적으로 독자들에게 보고하는 칼럼을 쓰는 것이다.

 여기 소개된 세 개의 코너는 뉴욕타임스를 세계 최고의 신문으로 유지하는 중심 제도들이다. 한국저널리즘에도 이러한 제도를 벤치마킹하는 시도가 등장하기를 바란다.
Posted by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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