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도 언론 관련 판결 분석

이재범 언론중재위원회 교육팀

 언론중재위원회(이하 중재위)는 최근에 2009년도 언론 관련 판결에 대한 통계적 분석과 함께 주요 사례를 실은 <2009년도 언론관련판결 분석보고서>를 발간했다.[각주:1]는 위원회 홈페이지(http://www.pac.or.kr) 정보자료실에서 PDF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다." valign="top"> 이 글에서는 언론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고자 해당 보고서의 통계적 분석을 요약하여 게재한다. 분석대상은 2009년도에 우리나라 각급 법원에서 선고한 판결 중 언론 등의 보도 또는 매개로 인한 인격권침해를 이유로 언론사나 인터넷뉴스사업자, 언론인을 상대로 제기된 민사소송 판결이다. 여기에는 상소심 없이 하급심만 존재하거나 하급심 없이 상소심만 존재하는 판결도 포함되어 있다.
 
1심 66건, 항소심 24건, 상고심 16건

 정정보도, 반론보도, 추후보도, 손해배상, 기사삭제 등을 구하는 청구와 배포나 방영금지 등을 구하는 신청, 그리고 이와 병합된 사건만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이상과 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판결을 법원도서관에서 검색, 수집한 결과 분석대상 판결은 총 108건이다.[각주:2]  여러 언론사가 공동으로 피소된 사건도 있어, 피소된 언론사별로 각각 나누는 경우 매체별 빈도는 128건이다. 또한 128건도 여러 청구가 병합되어 제기된 경우가 다수인데, 청구권별로 환산하면 183건이 모수가 된다. 가령 홍길동이 A신문, B신문을 상대로 정정, 손배를 각각 청구하였다면, 판결은 1건이나 매체별 빈도는 2건, 청구별 빈도는 4건이 된다.

 분석대상 판결을 대상으로 심급별 빈도를 살펴보니, 1심이 66건(61.1%), 항소심이 24건(22.2%), 상고심이 16건(14.8%), 대법원의 원심파기에 따른 환송후심이 2건(1.9%)으로 각각 나타났다. 1심 사건과 항소심 사건을 대상으로 이후에 상소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보았더니, 1심 판결 66건 중 항소한 사건은 44건으로 항소율은 66.7%였다. 그리고 항소심 판결 24건 중 상고한 사건은 11건으로 상고율은 45.8%로 나타났다. 즉 1, 2심 판결 90건 중 55건이 상소를 하여 전체 상소율은 61.1%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한 사건에 여러 청구가 함께 제기된 사건을 각 청구권별로 나누어 이를 합산해 본 결과, 손해배상청구가 121건(66.1%)으로 제일 많았고, 그 다음으로 정정보도청구 49건(26.8%), 반론보도청구 7건(3.8%) 등으로 나타났다. 원고는 피해구제방법으로 실효성이 높은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를 가장 선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원고가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인격권을 기준으로 침해유형을 분류하였더니, 명예훼손이 82건(75.9%)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신용훼손 6건(5.6%), 초상권/사생활 침해 4건(3.7%) 등으로 나타났다. 침해유형이 복수인 경우 이를 분리하여 각각의 침해유형별로 단순빈도를 구해 본 결과, 명예훼손 88건, 초상권 침해 10건, 사생활 침해 9건 등이었다.

 매체유형별 소송빈도를 보면 일간신문이 44건(34.4%)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방송 35건(27.3%), 인터넷매체 24건(18.8%) 등으로 나타났다. 일간지 중에는 중앙종합일간지가 33건(75.0%)으로 다수를 차지하였으며, 방송 중에는 중앙방송이 30건(85.7%)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원고승소율은 52.8%

 재판 결과에 따른 원고승소율(원고 일부승소 포함)을 산정해 본 결과, 원고승소율은 52.8%로 나타났다. 이를 심급별로 살펴보면 1심 사건의 경우 51.5%, 항소심 사건의 경우 50.0%, 상고심 사건의 경우 62.5%로 조사되었다. 항소심 24건과 상고심 16건을 합산한 40건을 대상으로 원심판결 유지여부를 조사해 보니,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사건이 37건(92.5%)으로 나타났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사건의 절반 이상이 상소를 하지만 대부분의 상급심에서 원심을 유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구별 처리결과를 살펴보면, 반론청구는 66.7%, 정정청구는 61.2%, 손배청구는 47.0%가 원고 승소하였다. 반론보도청구는 법률에서 정한 예외적인 사유[각주:3] 가 없는 경우에는 법원에서 폭넓게 인용하기 때문에 원고승소율이 높게 나타났다. 한편, 정정보도청구는 인용하였으나, 손해배상청구는 기각한 사건도 일부 있었다.[각주:4]

 10건 이상의 빈도를 보인 사건 중 원고유형별 처리결과를 보면, 승소율은 공직자가 71.4%(14건 중 10건 승소)로 가장 높았으며, 일반인은 51.2%(43건 중 22건 승소)였으며, 공적인물은 41.2%(17건 중 7건 승소)로 낮게 나타났다. 공직자와 공적인물을 합한 공인의 경우 원고승소율이 54.8%(31건 중 17건 승소)로 일반인보다 조금 높게 나타났다.

 법원은 공인 등 공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공직자의 도덕성·청렴성이나 그 업무처리의 정당성 등)에 관한 보도에 대해서는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므로 쉽게 제한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정당한 언론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으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각주:5]

 매체유형별 원고승소율을 보면 인터넷매체 대상이 70.8%(24건 중 17건 승소), 일간신문이 65.9%(44건 중 29건 승소)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방송을 상대로 한 사건의 원고승소율은 31.4%(35건 중 11건 승소)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손해배상 최고액 2억 7,288만 원

 손해배상청구 121건에서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사건으로 코딩에 부적합한 6건을 제외한 115건 중 원고가 일부승소한 사건은 54건으로 원고승소율은 47.0%로 나타났다. 기각된 61건의 기각사유를 살펴보면, 보도의 진실성이나 상당성을 이유로 기각한 경우가 41건(67.2%)으로 제일 많았다. 그리고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거나 의견표명으로 적법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기각한 경우가 각 8건으로 나타났다. 그 외 이익형량에 의해 피해자의 법익보다 공공의 이익이 우선한다고 판단하여 기각한 경우가 5건이었다. 참고로 하나의 사건에 기각사유가 여러 개인 경우 중복 코딩하였다.
 
 손해배상청구가 인용되어 금전배상이 이루어진 54건에 대해 인용액을 살펴보면, 평균액은 2,348만 원, 중앙액[각주:6]은 800만 원으로 평균액이 중앙액의 3배에 가까웠다<표1>. 법원이 가장 빈번하게 선고한 손해배상액인 최빈액은 500만 원이었다. 손해배상 인용 최고액은 2억 7,288만원으로 원고 회사가 멜라민 검출이 의심돼 국내 유통이 중단된 분유를 베트남에 수출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예상된다고 보도한 사건이다.[각주:7]  그리고 인용 최저액은 10원으로 지율 스님이 지구 생태환경을 무시한 인간 편의의 사고에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상징적으로 화폐 최소단위인 10원을 청구한 사건이다.[각주:8]

 손해배상액 분포를 보면 500만 원 이하가 37.0%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배상액이 500만 원을 초과하되 1,000만 원 미만 경우가 27.8%로 나타났다<표2>.

원고 승소율 정정보도 62.1%, 반론보도 66.7% 

 정정보도청구사건 49건 중 원고가 일부승소한 사건은 30건으로 원고승소율은 61.2%로 나타났으며, 대부분은 손해배상과 병합한 사건이었다. 기각된 18건 중 진실성이나 상당성과 관련해서 기각한 경우가 16건(88.9%)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 외 부제소합의로 인해 각하된 사건이 1건 있었다.
 
 반론보도청구사건 7건에서 예비적 청구로 법원의 심리를 받지 않은 1건을 제외한 6건 중 원고가 일부승소한 사건은 4건으로 원고승소율은 66.7%로 나타났다. 기각사유로는 요구하는 반론보도문이 사실에 반하거나 지엽말단적이어서 정당한 이익이 없는 경우였다.

 2009년 법원에서 정정보도, 반론보도, 추후보도(이하 정정보도등)를 명한 사건은 34건이다. 이를 매체별로 분류하면 일간신문이 15건, 인터넷이 8건, 월간지와 방송이 각 5건 등으로 나타났고, 인용한 보도별로 분류하면 정정보도가 29건, 반론보도가 3건, 정정보도 및 반론보도가 1건[각주:9], 추후보도가 1건이었다.
정정보도 등의 위치가 원보도와 같은 지면이나 프로그램에 보도하도록 명한 경우가 27건(79.4%)이었고, 원보도와 다른 지면이나 프로그램에 보도하도록 명한 경우가 2건(5.9%)이었다. 그 밖에 주문에 따로 명시하지 않은 경우가 5건(14.7%)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보도위치는 정기간행물의 경우 1면이 3건, 방송의 경우 첫머리가 3건, 인터넷의 경우 제목과 내용을 모두 초기화면에 게시한 것이 2건으로 총 8건(23.5%)이 비중있는 위치에 보도하도록 명하였다.

 보도제목은 ‘정정보도문’이나 ‘반론보도문’ 형식으로 명한 것이 16건(47.1%)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에 대한 정정보도문’ 형식이 8건(23.5%), ‘바로잡습니다’ 형식이 5건(14.7%), ‘일반 기사의 제목’ 형식이 4건(11.8%) 등의 순이었다. 참고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6항, 제16조 제3항, 제17조 제3항은 정정보도등을 원보도와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08건의 판결 중 중재위를 거친 사건은 36건(33.3%)으로 3건 중에 1건은 중재위의 조정을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청구권별로 환산해 살펴봐도 183건 중 56건(30.6%)이 중재위를 거쳐 이와 비슷한 결과를 얻는다. 2009년 한 해, 중재위가 처리한 손해배상청구사건 중 조정성립 등을 통해 금전배상이 이루어진 사건의 조정액과 법원에서 선고한 손해배상청구사건 인용액을 비교해 보았다<표3>.

 분석결과, 중재위 조정액 평균은 약 359만 원으로 법원 인용액 평균 2,348만 원의 15.3%로 법원의 인용액에 비해 약 1/6.5 수준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중재위 조정액의 중앙액은 200만 원으로 법원 인용액의 중앙액 800만 원의 1/4 수준이었다. 한편, 중재위 조정액의 최빈액은 300만 원으로 법원 인용액의 최빈액 500만 원보다 조금 낮았다. 그러나 손해배상액 산정은 사안의 성격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제도적 환경 등에 따라 다양한 요인들이 개입하므로 중재위의 조정액과 법원의 인용액을 일률적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전체적인 추이를 살펴볼 목적으로 두 기관의 손해배상청구사건에 대한 인용액을 분석해 보았다.
          




 

  1. "<2009년도 [본문으로]
  2. 판결에 관한 검색어는 ①정정보도 ②반론보도 ③추후보도 ④보도&명예훼손&손해배상 ⑤보도&초상권 ⑥보도&성명권 ⑦보도&음성권 ⑧보도&사생활 등으로 하였으며, 판결문 수집은 법원도서관에서 판결문을 검색한 후 법원의 판결문 제공제도를 이용하였다. 참고로 화해권고결정, 강제조정, 조정성립 등은 검색이 되지 않아 수집 및 분석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본문으로]
  3. 반론보도청구의 예외사유(「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제15조 제4항, 제16조 제3항) 1. 피해자가 반론보도청구권을 행사할 정당한 이익이 없는 때 2. 청구된 반론보도의 내용이 명백히 사실에 반하는 때 3. 청구된 반론보도의 내용이 명백히 위법한 내용인 때 4. 반론보도의 청구가 상업적인 광고만을 목적으로 하는 때 5. 청구된 반론보도의 내용이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단체의 공개회의와 법원의 공개재판절차의 사실보도에 관한 것인 때 [본문으로]
  4. 서울고등법원 2009. 9. 16. 선고 2008나96088 판결 (주식회사 강원일보 VS 주식회사 강원도민일보 외 2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11. 18. 선고 2009가합76176 판결 (재단법인 ○○영어마을 VS 주식회사 한국일보사 외 2인) 등 [본문으로]
  5. 서울고등법원 2009. 9. 30. 선고 2008나103825 판결 (임인배 VS 주식회사 동아일보사 외 4인) 등 [본문으로]
  6. 중앙액이란 사례를 순위대로 배열하여 사례수가 홀수인 경우에는 한 가운데에 위치한 사례의 액수를, 짝수인 경우에는 한 가운데 위치한 두 개 값의 평균액을 말한다. [본문으로]
  7. 서울남부지방법원 2009. 9. 29. 선고 2009가합2126, 2009가합2133(병합) 판결 (○○○○ 주식회사 VS 파이낸셜뉴스신문 주식회사 외 2인) [본문으로]
  8.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9. 2. 선고 2008가합36218 판결 (지율 스님 VS 주식회사 조선일보) [본문으로]
  9. 서울고등법원 2009. 6. 17. 선고 2008나80595 판결 (농림수산식품부 VS 주식회사 문화방송). 법원은 정정보도가 필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정정보도를, 반론보도가 필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반론보도를 각각 명하였다. [본문으로]
Posted by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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