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짱의 image or real (http://nermic.tistory.com)
















안용태
티스토리 파워블로거

블로그에서 트래픽은 일종의 마약 같은 것이다. 글 하나에 몇 만 명이 매일같이 유입된다면 광고 수입도 상당하니 말이다. 트래픽은 신기루 같은 것이기도 하다. 신기루를 잡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나만의 강점을 이용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발레? 오페라? 에이 그런 걸 누가 봐요? 그런 건 돈 많은 부자들이나 보는 거지.” “그림요? 머리 아프게 예술 그런 거 굳이 알아야 하나요?” “영화는 그냥 웃고 즐기면 되는 거 아닙니까?”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아닐까? 인문학과 비평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내가 블로그에 주로 올리는 콘텐츠는 전반적인 문화 비평이다. 그중에서도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들을 위주로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굳이 작정하고 위의 말을 댓글로 남기진 않더라도 많은 분들이 접하기 힘든 문화 콘텐츠에 대해 이런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이런 반응을 볼 때마다 난 항상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더 지독하게 문화  콘텐츠를 소개해야겠구나.’

주 콘텐츠는 문화비평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게 된 것은 2년 전이지만 지금의 형태로 자리 잡게 된 것은 1년 남짓한 기간이다. 과거에도 지속적으로 문화매체에 대한 평을 썼지만 인터넷에 공개한 적은 없었다. 그냥 노트에 써 가지고 있는 식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블로그라는 매체를 알게 되었고 유심히 살펴보니 홈페이지와 비슷한 형태인데 접근성이 뛰어나 보여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방향을 잘못 잡아 신문기사 비판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TV 방송에 대해 인문적 접근을 시도한 글이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리게 되었다. 그때부터 문화 콘텐츠로 방향을 잡게 되었다. 블로그가 익숙하지 않았고 시스템도 잘 몰라 그냥 방송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게 늘어놓는 식이었다. 인문적 접근이라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주제임에도 점차 사람들의 반응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TV 방송은 사실 한계가 뚜렷하다. 학계에서 흔히 말하듯 방송 콘텐츠는 시청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주된 대상자의 전체적인 수준이 일정 정도를 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할 수 있는 말에 한계가 있어 방송 콘텐츠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여기까지 진행되니 결국 블로그는 내가 가장 잘하고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되었다.

 트래픽이라는 욕심을 버리니 다양한 문화 소개라는, 더 넓은 길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블로그에서 트래픽이라는 것은 일종의 마약 같은 것이다. 글 하나에 몇 만 명이 매일같이 유입된다면 광고 수입도 상당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트래픽은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다. 허공에 붕 떠 있는 신기루 같은 것이다. 이 신기루를 잡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나만의 강점을 이용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 블로그 '용짱의 image or real' 초기 화면

트래픽 연연말고 장기적 안목 가져야

 문화 콘텐츠 소개라는 것은 아주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객관적인 사실만 나열해 놓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평만을 적어 놓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다못해 어떤 설명도 없이 작품만 제시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방식보다는 좀 더 시각을 전문화해 평을 하는 게 더 낫다. 엄밀한 이론의 제시와 그것의 적용을 통한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바로 내가 지향하는 바다. 즉 인문과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수준 높은 종합 블로그 말이다. 이러한 종합 블로그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블로그 자체가 가지는 전체적인 짜임새가 아주 중요하다. 즉 어떠한 글을 보든 그 글에서 사용되는 배경 이론에 대한 이해와 작품이 가지고 있는 독창성에 대한 지적이 있어야 한다. 각 글이 서로 연계되어야 한다. 더 크게는 예술가에 대한 전체적인 성향과 배경을 뚜렷하게 제시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말은 참 쉽지만 이게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일단 혼자서 하는 일이기에 물리적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 책상에 수많은 참고서적과 논문들을 쌓아 놓은 채 주말엔 정말 쉬지도 못하고 끝도 없이 글쓰기에 매달려야 한다. 단순히 글만 써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콘텐츠를 바라보고 나름의 독창적인 시각을 도출해 내는 일련의 과정도 필요하다. 이 모든 것들이 시간과 직결되는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시간적 제약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팀블로그를 하게 된다. 아무래도 혼자보단 두세 명이 훨씬 나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팀블로그를 하게 되면 전체적인 흐름이 무너지게 된다. 즉 시선의 다양화가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블로그라는 공간은 개인의 의견을 피력하는 곳이기에 자신이 쌓아 올린 일련의 체계는 반드시 지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생각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문제점이 발생했다. 물리적 시간의 절대적 부족으로 인해 블로그 내의 콘텐츠에 오류가 발생하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그런 경험이 몇 번 있다. 빨리 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텍스트를 제대로 보지도 않은 채 해설을 하게 되었고 여기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생해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런 경우 블로거는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할까?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좋은 정답은 그냥 마음을 열어 놓는 것이다. 과감하게 수용할 것은 받아들인다. 오류가 있다면 고쳐야 한다.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블로그 전체가 오류에 빠져 신뢰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신뢰가 떨어진 블로그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더 안 좋은 영향을 준다.

오류, 인정하고 수정해야 신뢰 얻어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무한에 가까운 것 같지만 특정 분야에 대한 주 소비층은 어느 정도 한정돼 있는 양상을 보인다. 인터넷이 무한이라는 것은 소비층이 하는 클릭이 무한이라는 뜻이다. 하나의 글을 보면 다른 글은 보지 못하는 선택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정된 소비층 사이에 안 좋은 소문이 퍼지면 장기적으로 결코 좋을 수가 없다. 더욱이 포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블로거의 특성상 언제까지고 포털의 선택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블로거는 이러한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

 블로거라면 대부분 1인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생각하게 된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이 블로그를 통해 문화 전반에 대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기를 꿈꾼다. 이를 위해 첫째로 필요한 것이 노출이다. 제 아무리 최고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고 한들 노출이 안 된다면 의미가 없다. 이러한 노출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게 바로 이웃 블로그의 존재다. 혹자는 이웃과 노출이 무슨 관계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포털은 블로그의 소통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다음’ 같은 경우는 이웃 블로거들을 통해 한 단계 걸러지는 효과를 이끌어 내게 된다. 하루 수만 개의 글이 쏟아져 나오는 블로그의 특성상 글을 한 단계 걸러 내는 시스템으로 이웃과의 소통을 상당히 중요하게 바라본다는 점이다. 수많은 블로거들이 이웃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이유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혐오(1965)포스터

 블로그 이웃을 대하는 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진심이다. 1년 가까이 수많은 블로거들을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눈에 보이는 것이 있는데 진심으로 다가오는 사람과 형식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딱 구분된다는 것이다. 사실 이웃 블로그와 소통한다는 것은 말이 쉽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힘든 일이고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일이기도 하다. 대단히 피곤한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추천이 필요하다 보니 아주 기계적이고 형식적으로 다가서는 사람들이 많다. 이 역시 좋은 선택이라고 볼 수 없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답이 나오는 것 아닌가? 나에게 누군가가 찾아온다고 했을 때 진심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좋겠는가? 형식적이고 기계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좋겠는가? 스스로 대접받고자 한다면 그에 걸맞은 대접을 해야 한다. 남이 다가오기 전에 스스로 먼저 다가서 진심을 보여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대접받고 싶다면 대접하라

 오늘날 한국 사회는 부의 총량 증가와 절대적 빈곤층의 감소로 외면은 상당히 진일보한 양상을 보여 주지만 내면은 오히려 과거보다 빈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심각한 부분은 문화 전반에 대한 적대적 태도와 무관심이다. 무관심이야 개인차에 기인하는 것이 크지만 적대적 태도라는 것은 개인차라기보다는 사회 전반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과 뭔가 화려해 보이는 외관에서 비롯되는 비싸 보이는 느낌. 이러한 느낌들이 상대적 빈곤에서 오는 박탈감을 자극하게 되고 문화 자체에 대해 적대적인 양상을 보여 주게 되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갭이 크다는 것인데 이 갭이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면 그 자체로 사회 전체의 구별 짓기 기준이 되어 버린다. 고급문화에 대한 이해능력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나누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블로그스피어라고 해서 딱히 다를 건 없다. 수많은 문화 관련 블로그들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전부 티브이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의 문제점은 문화 전반의 다양성 부재를 불러오게 된다는 점이다. 결국 블로그라는 것이 겉으로는 집단지식체제가 오픈된 형태로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명백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양적으로는 팽창했지만 질적으로는 답보 상태인 것이 블로그스피어의 현실이다. 이를 더 큰 틀에서 바라본다면 국내 인터넷 환경의 질적 하락을 의미하게 된다.

 현재 국내 인터넷 환경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불분명한 정보들이 자기복제하여 지속적으로 유지가 된다는 점과 지나칠 정도로 가십거리에 치중된다는 점이다. 이 차이는 영어권 인터넷 환경과 비교해 보면 더욱 커지게 된다. 정보의 질적 수준이 이미 상당한 격차로 벌어졌다는 뜻이다. 이것의 의미는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정보 수급 차이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그 자체로서 또다시 구별 짓기의 기준이 되어 버린다. 대중을 위해 만들어진 인터넷이 또 다른 권력이 되어 버리는 현상이다.

                                           김기영 감독 대표작 하녀(1960) 포스터

문화적 변두리에서도 콘텐츠 접할 수 있게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꿈꾸는 것은 간단하다. 저소득층에 속해 있거나 문화적 변두리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많은 문화 콘텐츠를 접할 수 있고 그것들에 대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영화가 끝나면 발레, 발레가 끝나면 회화, 회화가 끝나면 음악. 이 모든 것들을 전부 다 터치하고 깊은 이해를 위한 지식을 제공하는 것이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궁극적인 목표다.

 비단 문화 콘텐츠뿐만 아니라 인문 지식 전반에 대한 제시와 그것을 논술로 풀어내는 방법도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독특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올 초에 어느 학생이 방명록에 이러한 댓글을 달았다. “이 블로그에서 공부를 해서 대학 논술시험을 잘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였다. 감사한다.” 이건 정말 아주 강렬한 경험이다. 한편으론 기쁘면서 또 한편으론 가능성을 확인하고 성공했다는 것이니 말이다.

 내가 언제까지 이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을지는 쉽게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지만 한계도 뚜렷하니 말이다. 감히 제안하건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을 통해 지식을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국내 인터넷 환경은 더욱 풍족해질 테고 그때 인터넷은 본래적 의미인 새로운 가능성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Posted by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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