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문사의 해외 진출과 외국 미디어그룹의 한국 진출

김택환 중앙일보 멀티미디어랩 소장/언론학 박사


한국일보는 미국, 캐나다와 독일을 포함해 해외 15개지역에 지사를 두고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아시아의 미디어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미주 및 아시아 지역에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내일신문은 중국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망' 서비스를 하고 있다.


 새 방송법에 따라 신문과 방송의 겸염이 가능해 지면서 복합 미디어그룹, 글로벌 미디어그룹을 지향점으로 밝히는 언론사가 늘고 있다.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포나과 태블릭 PC, 전자책 등의 등장으로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 환경도 좋아졌다. 정부에서도 미디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 중이다. 한국 미디어기업의 글로벌 전략과 주변국의 움직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세계 무역 장벽이 낮아지고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미디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무한 국제경쟁 사회에서 미디어는 이데올로기적 차원을 넘어 콘텐츠 재화 생산과 문화 수출의 첨병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드라마 ‘겨울연가’나 ‘대장금’의 경우 드라마 콘텐츠 직접 수출액을 넘어 한국산 제품의 수출, 한국 관광, 국가 이미지 제공 등에 미친 것을 감안한 경제적 가치는 1조 원이 넘는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현 정부는 미디어 정책의 핵심 과제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미디어 정책의 수장인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은 국회 2010년 국정감사 자리에서 “글로벌 미디어 육성이나 콘텐츠 산업 활성화라는 종합편성채널(종편) 선정의 목표를 세부심사계획안을 만들 때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콘텐츠 경쟁력이 곧 국제 미디어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자국의 미디어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탈규제와 더불어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미디어 최강국 미국은 백악관에 ‘미디어 글로벌 위원회’를 설치해 자국 미디어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신문, 방송의 겸영뿐만 아니라 통신과의 융합을 법적으로 관철시켰다.

 한국은 아직 미디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외치지만, 선진 외국과 비교할 때 미디어 산업에 대한 규제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높다.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출현이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 신문·방송의 해외 진출 현황과 해외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한국 진출 현황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한국 미디어 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바람직한 정책이나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서다.

한국일보, 중앙일보, 내일신문 적극

 박소라 교수는 ‘미디어 기업의 사업 다각화 성과와 전략’이라는 조사연구서에게 “한국 신문 산업은 글로벌 다각화의 필요성을 모두 느끼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기엔 여건상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물론 콘텐츠의 경쟁력을 가지고 해외에 진출하는 방송사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지만, 신문사의 경우 아시아 진출을 시도하거나 해외 교포를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를 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다만 박 교수는 “두드러지게 글로벌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는 언론사는 중앙일보, 내일신문, 그리고 방송사들"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일보는 가장 먼저 1967년에 뉴욕에서 신문을 발행했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에 이어 캐나다와 독일을 포함해 해외 15개 지역에 지사를 두고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한국신문으론 가장 먼저 해외 교포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진출을 한 셈이다.

 중앙일보의 경우 아시아의 미디어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미주 및 아시아 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1974년 미주 중앙일보가 로스앤젤레스(LA)에서 처음 창간되었다. 창간 지역을 확대해 현재 중앙일보는 한국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욕, 워싱턴 DC,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애틀랜타 등 6개 도시에서 직영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미주 8개(캐나다 포함) 지역에서 프랜차이즈를 두고 있다. 2004년에 미주 일간스포츠를 창간해 중앙일보와 같은 지역에 배포하고 있다. 또한 미주 중앙일보는 라디오 방송과 모바일 사업에도 진출했다. 중앙일보 자회사인 중앙m&b는 일본에서 잡지 여성중앙과 쎄시, 대만에서 레몬트리, 그리고 중국에서 쎄씨와 웹사이트 사업을 하기도 했다.

 내일신문은 중국 진출을 희망하거나 이미 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망’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국의 국정홍보처에 해당하는 중국 판공실이 제공하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뉴스, 법령, 조례, 인사정보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번역해 서비스하는 시스템이다.

 한국 신문사들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해외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앙일보,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자사 웹사이트에서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본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에서 많은 트래픽을 기록 중이다. 특히 조인스 일본어 서비스의 경우 한류 붐을 타면서 하루에 많게는 60만 이상의 일본 네티즌이 방문할 정도다. 인터넷의 세계화와 궤를 같이하고 있는 대목이다.

 한국 방송의 경우 이미 한류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확인한 셈이다. 드라마 등 방송 프로그램 수출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0년 상반기 방송 콘텐츠의 전체 수출액은 약 9,700만 달러로 같은 기간의 수입액 500만 달러에 비하면 약 20배나 많은 액수다. 한국 방송 콘텐츠의 경쟁력을 보여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타임워너나 바이컴 같은 글로벌 미디어 그룹같이 직접 해외 채널 혹은 방송 사업자로 진출하는 경우는 없는 셈이다. 지상파 독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KBS, MBC, SBS는 계열사로 콘텐츠 프로그램 수출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 비즈니스 차원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MBC나 SBS 글로벌 비즈니스 관계자들은 “우리도 해외에 직접 진출해 채널을 운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해외에 지속적으로 한국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판매보다는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해야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3개지 한국서 인쇄

 전통적인 글로벌 미디어 기업은 초국적 자본의 형태로 국가의 장벽을 넘어 전 지구적으로 미디어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새로운 형태로 애플사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보여 주듯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웨어가 융복합화된 형태로 세계 시장을 공략해 성공 사례를 써 가고 있는 중이다.

 수평적·수직적 매체 간의 결합 형태를 보여 주는 전통적인 글로벌 미디어 기업으론 미국의 타임워너, 독일의 베텔스만, 호주 뉴스코퍼레인션, 프랑스 유니버셜 비벤디, 일본의 소니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출판, 잡지, 신문, 방송, 영화, 인터넷, 모바일, 통신 등 그야말로 모든 미디어 영역에 진출해 ‘원 소스 멀티 디바이스’ 모델을 완성해 가고 있는 중이다.

 이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한국을 포함해 해외에 진출해 있는 국가 수를 살펴보면 미국 타임워너는 방송과 영상 등에서 28개국, 독일의 베텔스만은 잡지와 방송 등에서 45개국, 호주 뉴스코퍼레이션은 신문과 방송 등에서 45개국, 프랑스 유니버셜 비벤디는 음악과 영화 등에서 100개국, 일본의 소니는 오락과 가전에서 130개국에 진출 중이다. 그야말로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규모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2010년 신문법에 따르면 외국인 또는 외국의 법인이나 단체가 한국에서 일간신문 혹은 특수신문의 주식이나 지분을 소유할 수 있는 비율은 일간신문의 경우 지분의 100분의 30, 다른 신문의 경우 100분의 50으로 제한하고 있다. 해외 법인이나 단체가 한국에서 한국 신문을 직접 경영하는 사례는 없다.

 다만 외국 신문이 한국 시장에 직접 인쇄, 배달되는 사례들은 찾을 수 있다. 일간신문으로 대표적인 예가 미국 뉴욕타임스가 소유하고 있는 파리에 본부를 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의 경우 중앙일보가 인쇄 및 영업을 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고급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아시아 월스트리트저널을 한국에서 인쇄·영업하고 있으며, 영국의 경제 고급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한국에서 인쇄·배달하고 있다.

 잡지 시장은 그야말로 외국의 라이선스들이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 매거진으로 미국의 코스모폴리탄, 프랑스의 엘레 등 수많은 잡지들이 한국에 진출해 있다. 시사 잡지들 역시 한국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 계열사들은 CEO 잡지인 포브스 코리아, 뉴스위크, 코스모폴리탄, 엘레 등 수많은 외국 잡지들을 발행하고 있다.


외국 신문이 한국 시장에 직접 인쇄, 배달하는 사례는 뉴욕타임스가 소유하고 있는 인터내셔널해럴드트리뷴, 미국의 경제지인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 영국의 경제 고급지인 파이낸셜타임스가 있다.


 외국 미디어 그룹 혹은 방송사의 한국 진출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직접 자본을 투자하는 사례로 종합유선방송(SO)이나 위성방송 지분 참여다. 방송법으로 외국 자본이 SO나 위성방송에 참여할 수 있는 비율은 지분의 49%까지 가능하다. HBO, MTV, 카툰 등을 들 수 있다. 다만 새로 인허가할 종합편성방송이 보도 채널엔 각각 20%와 10%로 제한돼 있다.

 둘째로 프로그램 계약을 들 수 있다. 블록 시간대를 편성하거나 프로그램을 구입해 방송하는 형태다. 대표적으로 BBC, 아시아 블룸버그 등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채널 재전송을 들 수 있다. 한국 사업자가 해외 방송사업자와 계약을 맺어 전체 프로그램의 일정 정도 내에서 편성하는 형태다. 대표적인 채널로 CNN, 디즈니 채널 등을 들 수 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전략과 한국의 대응방안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세계 전략은 크게 3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자국에서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다. 미국의 타임워너가 투자해 제작한 ‘아바타’가 대표적인 예다. 영화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세계를 강타했다.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세계 시장을 어떻게 장악하는지를 잘 보여 준 사례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만이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유료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킬러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가에 미래가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사업 다각화 방향이다. 전통적인 매체는 뉴미디어로, 미디어 제조회사는 콘텐츠 회사로의 컨버전스가 진행 중이다. 뉴스코퍼레이션의 경우 신문사에서 출발해 미국의 폭스 네트워크 방송사를 인수 합병했고, 심지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인 마이스페이스까지 진출할 정도로 다각 경영의 폭을 넓혀 가고 있는 중이다. 프랑스의 유니버셜 비벤디 역시 방송, 영화, 음악, 와인 시장에까지 진출했다.


 마지막으로 현지화 전략이다. 단순히 콘텐츠 혹은 프로그램 수출을 넘어 신문과 잡지, 방송 채널로 진출하고 있다. 구글과 야후 인터넷 사업자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럼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미디어 산업에 대한 탈규제가 중요하다. 미국, 일본 등 선진 외국같이 신문과 방송, 방송과 통신, 신문과 통신의 기술적 컨버전스가 비즈니스 차원으로 연결되도록 겸영 등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 시장에서 경쟁이 활성화되도록 미디어 규제의 벽을 허무는 작업이다. 원 소스 멀티 디바이스가 효율적으로 작동되도록 생태계를 지원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덩치를 키워야 국제적으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국제적으로 대표되는 미디어 그룹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종합편성채널 인허가가 출발점일 수 있다. 
Posted by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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