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IFABC 서울 총회

박용학 한국ABC협회 사무국장

 한국ABC협회가 주관한 제24차 국제ABC연맹 총회가 세계 18개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0월 10일부터 13일까지 JW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총회는 창립한 지 20년이 지난 시점에 가장 큰 변화를 맞는 한국ABC협회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각 기구의 위기감이 절묘하게 섞여 새로운 ABC제도를 갈구하는 내외의 요구가 분출되고 논의된 중요한 자리였다.

ABC제도 변화 요구 분출

 국제ABC연맹의 시작은 1963년이다. 1963년 IAA의 세계 광고대회가 스톡홀름에서 열렸는데, 당시 대회에 참가한 10개국의 ABC대표가 모여 국제ABC연맹 설립을 결의했다. 이후 짝수 해마다 국제ABC연맹 총회가 열렸고 이번 서울 총회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총회는 국제ABC연맹 제24차 총회로 아시아에서는 도쿄, 뉴델리, 쿠알라룸푸르에 이어 네 번째로 개최되는 총회다.

 국제ABC연맹 설립 당시 목적은 회원국 간의 정보와 경험 교환과 공사기구의 확산이다. 이런 전통적인 가치는 오늘에도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35개국 38개 기구를 회원기구로 두고 있을 정도로 ABC의 가치 확산에는 어느 정도의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를 전후로 등장한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은 각국의 ABC기구 및 국제ABC연맹에 ABC제도의 새로운 리더십이란 과제를 부여했다. 2008년 멕시코 칸쿤 총회에서도 당시 회장이었던 크리스 보이드(영국ABC대표)는 서한을 통해 각 기구가 디지털 미디어 측정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2008년 총회 이후부터 회원 간 디지털 및 모바일 미디어 측정과 관련된 자발적인 사전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졌다. 2010년 서울 총회의 주제는 이미 2008년 총회 때부터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국제ABC연맹 회장인 에우세비오 세라노 회장은 11일 있었던 개막 연설에서 ABC제도의 새로운 모델,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개막사를 시작으로 국제ABC연맹 총회 공식회의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미 이날 오전에 개막식에 앞서 있었던 아시아태평양지역ABC(APABC)와 유럽지역ABC(EMEA)의 지역 기구회의에서 각국의 상황보고와 논의되었던 주요사항도 이런 미디어 환경과 관련된 문제였다. 특히 유럽지역ABC는 예정된 3시간의 회의 시간을 초과해 2시간 더 토론할 정도로 각국 대표들이 이번 총회에 임하는 자세는 뜨거웠다.

디지털 간행물의 중요성 증가할 것

 리처드 포언(영국 ABCe 전무이사)는 12일 ‘디지털 모바일/측정’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2014년 디지털 간행물이 미국 정기간행물 시장의 28%를 점유하고 시장가치로 평가하면 약 85억 달러에 이를 것이며, 2020년의 경우 전체의 58%를 점유하고 금액은 197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디지털 간행물이 미디어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시대 조류에 따라 디지털 매체를 측정하고, 표준화된 측정도구를 갖는 것도 국제ABC연맹을 포함한 각국 기구의 역할임을 역설하고, 디지털 측정 표준화를 위해 국제ABC연맹 내에 새로운 디지털위원회의 확대 구성을 제안했다. 또 디지털위원회는 국제ABC연맹 회원국의 디지털 이슈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안내하는 역할과 함께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정의, 측정 방법, 데이터의 보고 방법에 대한 연구 및 국제ABC연맹과 WAN, FIPP, WFA, IAA 등 관련 국제기구와의 협력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발표에 나선 글렌 한센(미국BPA대표)은 디지털 미디어의 변화무쌍함을 강조하며 복잡한 미디어 환경에서 광고주들은 매체를 구매하기 전 단계에서 매체 계획을 하며, 이 단계에서 광고주들은 신뢰할 만한 자료에 의존하게 되는데, 디지털 미디어 분야에서는 JICWEBS(The Joint Industry Committee for Web Standards)와 같은 기구의 표준을 신뢰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표준 원칙에 대한 소개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대한 측정기준 제안과 함께 디지털 구독자의 새로운 정의를 시도했다. 그는 미국BPA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종의 온라인 광고 집행 사실 확인에 관한 검증인 AdSafe 서비스에 대한 소개도 곁들였다.

 오스트레일리아 대표로 참석한 폴 도바스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례 발표를 통해 오스트레일리아 ABC 산하 측정기구인 ABA의 창립 배경, 측정 항목, 측정에 따른 업계의 이익 등에 대한 사례 발표로 디지털 미디어 세션의 대미를 장식했다.

 총회 마지막 날인 13일 총회 특별연사로 초청된 푸쉬카 사네(StarCom MediaVest Group)는 디지털에 대한 정의를 시도하면서, 디지털의 세계는 아직도 안개에 싸여 있다고 평가할 정도로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우며, 이에 대한 표준화 및 측정 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의 초청 연사로 참여한 오택섭(카이스트 미디어 경영정보대학원) 교수는 브로드캐스트 → Web1.0 → 소셜 웹(Web2.0)의 비즈니스 모델 변천사를 설명하며 소셜 미디어의 현황과 특징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효과 측정 현황을 소개했다.

 총회는 13일 제리 라이트(영국 대표), 에우세비오 세라노(스페인 대표), 호무즈드 마사니(인도 대표), 페드로 시우바(브라질 대표), 실비유 이스파스(루마니아 대표), 폴 도바스(오스트레일리아 대표), 조지 볼란드(네덜란드 대표), 이와나 스체스나(폴란드 대표)를 새로운 이사로 선임했다. 회장에는 제리 라이트를 추대하면서 총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차기 총회지인 마드리드에서 만날 것을 기약했다.

 디지털로 시작해 디지털로 마무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이번 총회에서 한국의 ABC제도 상황은 외국 대표에게도 관심거리였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 및 광고주들이 보였던 ABC제도 정착에 대한 열기를 느끼는 동시에 한국처럼 발전한 나라에서 ABC제도가 정착되지 못한 것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는 듯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제는 1,000여 개에 달하는 매체들이 공사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이번 총회가 디지털 분야의 표준화와 한국ABC협회의 ABC제도 정착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Posted by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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