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뉴스 저작권 사업 현황과 과제

임영섭

한국디지털뉴스협회 집행위원장
전남일보 경영기획국장


‘뉴스는 무료이고 창작물도 아니다’라는 뿌리 깊은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국내 신문업계의 협업과 공조는 ‘디지털 뉴스 저작권 신탁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겨우 4년 전에야 시작됐다. 음악저작권사업의 역사가 22년인 점을 감안해 볼 때 그동안 신문업계가 얼마나 안일하고 무능하게 대응해 왔는지 알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은 신문업계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는 ‘양날의 칼’이다. 지금까지는 기회 요인보다 위기 요인으로 작용해 왔지만, 신문업계의 대응전략 여하에 따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많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핵심적 전략은 저작권 보호와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 협업・공조, 수요자 관점의 유비쿼터스적인 멀티 콘텐츠 유통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뉴스 저작권 보호 본격화 4년째

특히 뉴스 저작권 문제가 배제된 해법은 사상누각(砂上樓閣)이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지난 15년 동안 세계의 모든 언론은 뼈저리게 체험했다. 디지털 시대의 자사 이기주의와 유아독존(唯我獨尊) 전략은 윈-윈이 아닌 공동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교훈도 얻었다.

‘뉴스는 무료이고 창작물도 아니다’라는 뿌리 깊은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국내 신문업계의 협업과 공조는 ‘디지털 뉴스 저작권 신탁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겨우 4년 전에야 시작됐다. 음악저작권사업의 역사가 22년인 점을 감안해 볼 때 그동안 신문업계가 얼마나 안일하고 무능하게 대응해 왔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무단복제・전재・전송・배포・전시・방송, 무단게시, 링크, 2차적 저작물의 작성(번역・편곡・변형・각색) 등의 뉴스 저작권 침해를 방치한 상황에서는 ‘백약이 무효’라는 점에 공감치 못하는 언론인들이 많아 뉴스 저작권의 앞날은 여전히 험난하다. 저작권이야 침해되든 말든, 뉴스가 공짜로 유통되든 말든 자신의 기사가 웹사이트에 널리 유포되는 것만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기자들의 인식은 ‘제 발등 찍기’의 부메랑이 되고 있다.

뉴스 저작권 침해 94.2%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09년 모니터링 결과 뉴스 저작물을 업무에 사용 중인 1,605개 공공기관과 기업 중 1,512곳(94.2%)이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뉴스 판매시장 가격 기준(건당 1년 사용료 10만 원)으로 연간 400억 원이 넘는다. 또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저작권보호센터는 2008년 한 해 동안 온・오프라인상의 불법복제물 2,851만 점을 단속(전년 대비 226.6% 증가)했는데, 이 해의 저작물시장 침해액을 2조 4,234억 원으로 분석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역시 2009년에 온라인 불법복제물과 관련, 159개의 OSP(웹하드 140개, P2P 14개, 포털 5개)에 대해 3만 5,345건의 시정권고(전년 대비 196% 증가) 조치를 내렸다. UCC 역시 80% 이상이 불법으로 추정(2008 저작권보호센터)된다.

이러한 저작권 침해 풍토로 수천만 국민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전락할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으며, 고용손실과 산업손실, 창작자와 사업자의 권익 침해, 유통구조 붕괴와 투자 위축 등 경제・사회적인 후유증도 매우 크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2007년 한국을 지적재산권 감시 대상국으로 선정하는 등 국제분쟁의 소지도 안고 있다.

포털을 통한 무료 뉴스 서비스 및 뉴스의 미끼 상품화, 저작권 침해의 만연에 이어 만일 앞으로 스마트폰(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등)을 통한 뉴스 무료 서비스와 전자책 사업자에 의한 뉴스 콘텐츠의 보조 상품화까지 이뤄진다면 전자신문이 종이신문의 대체재로 탈바꿈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10여 년 후에는 신문산업의 기반이 송두리째 붕괴될 수도 있다.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협업과 공조의 윈-윈 전략을 통해 블루오션을 창출해 나가기 위한 국내 신문업계의 공동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동안 신디케이트 모델은 실패로 끝났고, 한국신문협회의 공동포털 구축 노력도 장기 표류하고 있다. 대리중개 모델 역시 사진 이외의 부문에서는 실패했다. 개별사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추진된 디지털 뉴스 전략 역시 아직까지는 성공 사례가 극히 드물다.

반면 국내 뉴스 저작권 집중관리제(ECL)는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돼 가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음악 분야 3개(음악저작자, 음반제작자, 음악실연자), 어문저작물 분야 4개(어문・만화・미술・사진저작자, 방송작가, 시나리오작가, 복사전송권자), 영화 분야 2개(영화제작자, 영상산업자), 방송 분야 1개(방송실연자), 공공 콘텐츠 분야 1개, 뉴스 저작물 분야 1개(뉴스 저작권자) 등 모두 12개의 저작권 신탁관리 단체가 있다.

음악・방송・어문・만화・미술・사진의 저작권은 1988~1989년부터 제도적으로 보호받고 있지만 뉴스 저작권에 대한 신탁 허가는 2006년 6월 7일에야 이뤄졌다. 이후 뉴스 저작권단체(한국디지털뉴스협회) 설립과 각종 규정 마련, 신탁계약 체결, 시스템 구축, 운영위원회 구성, 대행사 선정,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의 과정을 거쳐서 뉴스 저작권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2006년 12월로 이제 겨우 4년이 됐다.

뉴스코리아 2010년 매출 41억원 예상

지난 4년 동안 국내 뉴스 저작권 사업은 뉴스코리아(저작권 신탁사업)와 뉴스뱅크(저작권 대리중개) 등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뉴스코리아가 뉴스 저작권의 종합백화점이라면, 뉴스뱅크는 이미지(사진)에만 특화된 전문 대리점에 해당된다. 뉴스코리아는 2007년 6억 3,000만 원, 2008년 17억 원, 2009년 32억 6,000만 원, 2010년 41억 원(추정) 등 지난 4년 동안 97억 원의 매출을 기록, 6.5배 성장했다. 뉴스뱅크도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할 경우 2011년에는 매출이 1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스코리아는 한국디지털뉴스협회(회장 고광헌 한겨레신문 사장)의 52개 회원사(61개 매체)가 자신들의 저작권을 한국언론진흥재단(뉴스저작권 신탁기관)에 신탁한 뒤 분야별 마케팅 대행사들이 뉴스 콘텐츠를 판매해 유통 수수료를 제외한 수익금을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통해 회원사에 분배하는 방식의 사업이다. 개별 언론사에서는 별도의 시스템 구축비와 마케팅비, 전담 인력의 투입 없이도 비즈니스가 가능할 뿐 아니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저작권 보호와 홍보 활동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

뉴스코리아의 경우 저작권자는 저작권 침해예방·보호와 저작권의 가치 제고, 마케팅비 절감, 수익 증대를, 그리고 이용자는 효율성(시간・비용・편의성) 제고와 개별화 된 통합적 맞춤형 콘텐츠 활용을, 또 유통사는 마케팅 비용 절감과 수익 증대, 시장 지배력 강화를, 또한 정부는 콘텐츠 강국으로서의 입지 강화와 저작권 침해 풍토의 개선 등의 효과를 각각 거둘 수 있다. 저작권자들은 또 협업・제휴를 통해 2차적으로 다양한 원소스 멀티유즈 사업과 시너지 창출, 상호보완적 역할 분담, 해외 저작권자와의 공조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즉 모두가 승자가 되는 윈-윈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뉴스코리아는 현재 텍스트, PDF, 보도사진, e-NIE, ‘TV신문(IPTV)’ 등 5가지 유형의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이 밖에 여러 가지 신규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52개 회원사 61개 매체의 뉴스콘텐츠(DB)에 기반을 둔 맞춤형 통합뉴스 서비스를 하기 위해 ‘뉴스미’(www.newsme.co.kr)를 2010년 10월 27일에 오픈, 내년부터 뉴스 검색 기반의 광고사업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용 모바일 뉴스서비스와 전자책 서비스(PDF)도 추진 중이다.

2007년 1월에 10여 개 언론사 뉴스 콘텐츠의 대리중개 방식으로 출범한 뉴스뱅크는 텍스트 부문에선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해 현재는 보도사진에 특화된 서비스로 방향을 전환했다. 뉴스뱅크는 보도사진 부문에서는 국내 1위의 브랜드 정립에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2011년에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1단계로 일본과 중국, 2단계로 홍콩과 대만 진출을 겨냥해 4개 국어 동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뱅크를 운영하고 있는 박창신 DCN미디어 대표는 “현재 260만 건의 보도사진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할 경우 2011년에는 보도사진 매출이 10억 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판시장의 침체와 보도사진의 낮은 해상도로 인한 광고 부문에서의 상업적 활용 제약 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무료사진+광고’ 방식의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다행히 정부에서도 디지털뉴스콘텐츠 구매비로 내년 예산에 24억 원을 처음으로 책정했고,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는 언론사들의 인터넷·모바일 부문 뉴스 서비스 인프라 구축비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디지털뉴스 유통 시스템’ 및 스마트폰(아이폰, 안드로이폰)에 적용할 애플리케이션까지 개발해 지원을 준비하는 등 저작권 사업의 여건은 크게 개선돼 가고 있다.

신문업계의 공동 대응이 중요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많다. 디지털뉴스 콘텐츠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전제돼야 비로소 창조적・발전적인 윈-윈의 비즈니스가 가능한데 신문업계 내부의 인식과 역량은 여전히 미흡하다.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개별사의 브랜드는 별 의미가 없고 단지 콘텐츠가 중요할 뿐이다. 또 콘텐츠는 집적화, 통합화, DB화, 표준화, 효율화(이용편의성)될 때 가치가 크게 증대된다. 따라서 모든 당사자가 윈-윈할 수 있는 디지털 에코 시스템 구축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럼에도 일부 신문사들은 여전히 배타적, 이기적, 근시안적 디지털 뉴스 비즈니스에만 집착하고 있다. 절대 다수의 기자들도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고 보호하고 키우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거시적 안목이 결여돼 있다. 윈-윈의 길을 외면한 채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길에 집착하고, 온・오프라인을 상호보완재로 활용하기보다는 ‘뺄셈의 대체재 관계’로 만들어 가면서 오히려 위기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권리 위에서 낮잠 자는 것은 법도 보호하지 않는다’는 격언을 되새겨 볼 때다. 1957년에 제정된 국내 저작권법은 지난해 7월 23일 일부 처벌 규정을 신설, 강화하는 쪽으로 15번째 개정됐다. 하지만 아무리 처벌 규정을 강화해도 저작권자가 스스로 그 권리를 지키고 활용하고 키우지 않는다면 신문 산업의 미래는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현행 저작권법에 따르면 DB의 경우 제작자의 저작권이 제작 완료 후 5년에 불과하지만 뉴스는 단체(법인) 저작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생산 후 50년간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큰 권리를 제대로 지키지도, 활용하지도, 키워 나가지도 못하고 있는 게 한국 신문업계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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