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신문의 뉴스 저작권 보호 움직임

서명준 한국언론진흥재단 독일통신원
베를린자유대 언론학 박사


독일 신문업계는 신문의 사회적 기능을 뉴스 저작권 강화의 근거로 제시하면서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저작인접권 도입을 추진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종이신문을 구매하지 않는 대신 무료 인터넷 콘텐츠 이용 문화는 결국 신문업계가 저작인접권을 요구하게 된 객관적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사회는 정신적 사유재산의 존재를 둘러싼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능동적인 콘텐츠 이용자와 저작권자 사이의 합리적인 조율이 요구되는 디지털 현실이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는 저작권자의 타당한 보상체계에 대한 주장이 우세한데, 최근 금융경제 위기 이후 더욱 급속히 진행되는 신문산업 구조변동과 뉴스 콘텐츠 유료화 추세가 맞물리면서 뉴스 저작권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 신문업계는 뉴스 저작권 보호를 위해 신문사 저작인접권을 마련하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도 이른바 퀄리티 저널리즘의 보존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법무부 장관, 저작인접권 도입 하겠다

지난 10월 자비네 로이트호이서 슈나렌베르거 연방 법무부 장관은 뮌헨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신문사 저작인접권 도입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시장이 디지털 세계에 진입한 현실에서 이 같은 법안 마련이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고 법무장관은 덧붙였다. 독일 신문업계는 신문의 사회적 기능을 뉴스 저작권 강화의 근거로 제시하면서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저작인접권 도입을 추진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예컨대 기본법(헌법) 5조 1항에 명시된 국가간섭에 대한 언론의 방어권과 자유언론의 존재 보장, 그리고 주신문법이 규정하고 있는 신문의 공공 임무 수행 기능은 신문사의 실존이 보장받아야 하는 법적 근거로 인식되고 있다. 더구나 디지털 복제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종이신문을 구매하지 않는 대신 무료 인터넷 콘텐츠 문화를 형성해 왔고 이것은 결국 신문업계가 저작인접권을 요구하게 된 객관적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문사업자 저작인접권은 현 집권 여당인 기민당(CDU) 미디어 정책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인데, 문화재로서 신문•잡지의 가치와 중요성을 이어 가는 것이 정치권과 신문업계의 공동과제이며 신문사가 온라인 분야에서 여타 저작물 제공자보다 불리한 입장에 처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콘텐츠 보호를 위해 저작인접권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야당인 사민당(SPD)의 뉴스 저작권 관련 미디어 정책은 다소 소극적인데, 문화•미디어 생산자, 예술가 등의 창조적 작업에 대한 정당한 보상체계 마련에 국한돼 있다. 다만 현행 저작권법과 저작자계약법을 중심으로 저작권 규제•관리 체계를 유지하되 별도의 문화요금제 도입을 추진해 왔다.

인터넷 전송량에 따른 과금도 검토

이것은 개인적인 디지털 복제는 물론 P2P 등 음악•영상자료 공유를 허용하는 대신 인터넷 전송량에 따른 인터넷 콘텐츠 요금을 징수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DSL 접속자는 매월 5유로의 콘텐츠 이용료를, 그리고 이보다 낮은 전송량인 ISDN 접속자의 경우 월 1유로의 요금을 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ISP)에 지불하면 다운로드 횟수 등 콘텐츠 이용 빈도에 따라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가 지불되는 방식이다.

기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자민당(FDP)은 현행 저작권법의 철저한 시행 및 규제 실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인터넷이 저작권의 탈규제 공간이어서는 안 되고 저작권을 훼손하는 인터넷 해적들이 문화 창조,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하에 자민당의 저작권 정책은 사민당의 문화요금제를 명백히 거부하는 대신 현행 저작권법의 데이터베이스 보호조항의 철저한 현실적 적용을 강조하고 있다. 또 유럽연합(EU) 저작권관리 단체들과의 경쟁에 대비해 독일 저작권 관리 단체들이 효율적이고 투명한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독일연방신문발행인협회(BDZV)를 중심으로 현행 저작권법에 대한 신문업계의 불만이 부쩍 늘고 있다. 협회 측 자료에 따르면 신문사들이 막대한 뉴스 콘텐츠 생산•유통 비용을 지출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합당한 수입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큰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편집 저작물과 데이터베이스 저작물의 저작권 보호를 규정한 현행 저작권법 4조는 선택과 배열의 편집과정에 대한 보호를 명시하고 있지만, 콘텐츠 보호를 규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신문사에 저작인접권을 인정함으로써 저작권 강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가 아니라도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을 전달하는 경우 인정되는 저작인접권에는 저작물의 배포에 불가결한 사업자가 속한다. 이것은 저작권법 11조에 규정된바 저작자를 보호하는 것이므로 신문사 저작인접권 도입에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독일은 20세기 초반인 1901년과 1907년 각각 제정된 문학•음악 저작물 저작권법과 미술•사진 저작물저작권법이 1965년 저작권법으로 통합되면서 저작물 중개자도 보호를 필요로 한다는 인식이 고착되었다. 이러한 현행 저작권법에 따르면 학술 저작물 발행사업자(70조), 사후 저작물(71조), 실연자의 실연물을 개최하는 사업자(81조), 음반제작자(85조), 방송사업자(87조), 영상제작자(94조) 등이 저작인접권을 갖는다.

신문사업자도 방송사업자와 같은 권리 누려야

방송사업자의 경우 방송 프로그램을 재방송하고 공중에게 전달하거나 녹화•녹음물로 수록하고, 사진으로 가공하며, 대여를 제외한 녹화•녹음물 및 사진을 복제•배포하는 행위에 대해 독점적 권리를 갖는다. 입장료를 내는 장소에서 방송이 공중에게 인지될 경우에도 독점적 권리가 인정된다.
 
저작인접권 대상이 시대에 맞춰 확대돼야 한다는 시각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막스플랑크연구소장과 뮌헨대학 법학교수를 역임한 독일 저작권법 권위자인 게르하르트 슈리커는 아직 저작권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분야로 저작인접권을 확대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적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법 권위자인 아르투르악셀 반트케 베를린대학 법학교수도 방송사업자와 영상제작자가 누리는 저작인접권이 신문사업자에 적용되는 것에 반론이 없다는 견해이다.

독일 신문사업자 저작인접권 도입 논의는 뉴스 유료화 추세와 맞물려 있다. 협회는 디지털 콘텐츠에 종이신문에서와 같은 규모의 생산판매 유통 비용이 지출되지 않지만 기자들이 콘텐츠 편집작업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취재 경비 등 비용 지출이 있어 콘텐츠 유료화는 정당하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광고수입이 줄어들면서 판매수입의 의미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협회는 광고 우위의 수익구조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할 뿐만 아니라 경기변동 국면에 종속된 광고의 의존성에서 탈피하려는 모습이다. 자동차•부동산 광고 등의 광고주 대부분이 인터넷으로 이전하는 양상도 뚜렷한데, 이런 광고변동이 다시 종이신문으로 회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바로 여기에 신문사의 경제적 기반 상실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렇게 되면 신문의 여론형성 기능과 퀄리티 저널리즘이 궁극적으로 불가능해진다는 것이 독일 신문업계의 유료화 논리이다. 그리고 여기에 신문 콘텐츠 저작권 강화 논리가 겹쳐지고 있다.

신문사가 저작권 관리 자회사 설립

이런 맥락에서 신문 저작인접권이 마련되면 일단 몇 가지 수익원이 보장되는 셈인데, 먼저 콘텐츠 불법 이용을 효과적으로 추적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개인적인 콘텐츠 이용이 아닌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될 경우 라이선스 계약 체결이 가능하다. 콘텐츠 수집•편집•배포•관리 등 콘텐츠 통합관리자(Aggregator)와의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통한 수익창출의 방법도 있다.

한편 신문사가 저작권 관리 자회사를 설립한 사례도 있다. 쥐트도이체 차이퉁(SZ) 신문출판그룹인데, 자회사인 DIZ(Dokumentations-und InformationsZentrum Muenchen GmbH)를 설립해 콘텐츠 저작권 및 판권 관리를 전담하도록 하고 있다. DIZ는 △콘텐츠 △사진•화보 △자료 아카이브 등으로 나뉘어 관리된다. SZ 신문출판그룹이 생산한 신문 보도기사 및 콘텐츠를 신문, 잡지, 서적, 광고물, 시디롬 등의 여러 형태로 복제해 이용하려면 DIZ로부터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보도기사의 가격은 기사의 규모와 판매부수에 따라 개별적으로 맺은 계약에 따라 성립된다<표>.

DIZ가 제공하는 콘텐츠는 계약기간이 끝난 후 반납해야 하며 이용고객의 디지털 저장 목록에서 삭제해야 한다. DIZ가 제공하는 콘텐츠로 인한 프라이버시 또는 저작권 침해에 대해 회사는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콘텐츠를 제3자에게 위임하거나 복제권 및 용익권을 제3자에게 위임하려면 별도의 계약이 체결돼야 한다. 사진 자료에는 작가의 성명과 함께 ‘SV-사진 서비스’가 표기되어야 하고, 보도기사나 도표에도 작성자의 성명과 ‘SZ’가 명시돼야 한다. 디지털 콘텐츠의 온라인 재현은 1회로 한정되고 그 이상 재현될 경우에는 사전허가를 받아야 하며 추가비용을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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