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국제신호 제작기
허진_KBS G20주관방송단 단장

                   
MPC 전경

지난 11월 9일 11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에서IMC(International Media Center) - IBC(Inter-national Broadcasting Center)와 MPC(Main Press Center)로 이루어짐 - 개소식이 열렸다. 사공일 서울G20정상회의 준비위원장과 김인규 KBS 사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테이프 커팅과 함께 시작된 이 행사는 서울 정상회의가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감을 알리는 자리였다.

‘위기를 넘어 다함께 성장’을 슬로건으로 한 서울 G20 정상회의는 11월 1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서울 G20 정상회의의 국제신호 첫 작품은 G20 국가는 아니지만 5개 초청 국가의 하나로 선정된 아프리카 대통령의 입국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1월 9일 오후 6시 30분쯤 말라위 대통령 빙구 와 무타리카가 전용 비행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도착 장면은 주관방송 KBS의 공항 주관 방송사(HB) 취재팀이 녹화해 코엑스에 있는 주조정실(MCR)을 거쳐 각 방송사에 분배되고 전 세계로 송출되었다. 주관 방송사 입장에서는 비록 G20 국가는 아니지만 미국이나 중국 정상 못지않게 말라위 정상의 도착 영상을 제공하는 것에도 한 치의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됐다.

이어 10일 오전부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인천, 성남공항을 통하여 속속 입국했다. 이런 영상들은 주관 방송사 KBS를 통하여 생생하게 각국에 전달되었다.

워싱턴 회의를 시작으로 다섯 번째로 열리는 이번 G20 정상회의는 우선 규모 면에서 20명의 G20 회원국 정상 외에 말라위, 에티오피아, 싱가포르, 스페인, 베트남 등 다섯 개의 초청국 그리고 유엔 사무총장,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7개 국제기구 수장 등 33명의 정상급 인사와 4,600명의 정부 대표단, 경호원, 기자 등 참가 인원이 1만 명을 넘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기존의 국제행사와 차원이 다른 행사였다.

내용 면에서도 한국이 G7이 아닌 국가로는 처음으로 의장국이 되어 G20 정상회의를 개최함으로써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이어 주는 역할을 했다. 전쟁으로 치닫던 환율 갈등을 진정시키고 경상수지 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도 원칙을 세우면서 유연성을 발휘, 각국의 사정을 감안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내년 상반기까지 경상수지 불균형에 대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작성하도록 하였다. 결론적으로 규칙 준수자에서 글로벌 규칙 제정자로서 역할을 수행하여 나름대로 성공적인 마무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장관급에서 정상급으로 격상된 G20 정상회의는 당초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한시적 협의기구 성격이 강했으나, 2009년 9월 제3차 피츠버그 정상회의를 계기로 세계경제 문제를 다루는 최상위 협의체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경제의 주요 이슈와 실천적인 행동 전략까지 논의하는 장이 된 것이다.

회원국은 선진 경제국인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와 신흥경제국을 대표하는 대한민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19개 국가, 그리고 유럽연합(EU) 등이다.


주관 방송사로서 중립적 입장에서 제작

KBS는 지난 2월 공모 절차에 의해 서울 G20 정상회의의 주관 방송사로 선정되었다. 주관 방송사로 선정되면 자사 입장이 아닌 중립적인 입장에서 제작에 임하여야 하는데 주관 방송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바로 국제신호이다.

국제신호는 일반적으로 기본적인 영상 외에 오디오 채널 1, 2에는 현장음을 위주로 하고 CH 3에는 공용어인 영어를, CH 4에는 프랑스어나 독어, 스페인어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국제관례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KBS는 한국에서 열려 국내 언론이 다수 참여하는 것을 감안해 CH 4에는 한국어 통역을 제공하였다.

고품질의 국제신호를 제작하기 위해 KBS는 행사장인 코엑스 내에 국제신호 제작 및 분배의 중추 역할을 할 국제방송센터(IBC)를 설치•운영했다. 국제방송센터 조성을 위해 8월부터 9월까지 2차에 걸쳐 부스, 국제신호, 스탠드업 포지션(간이 스튜디오) 등에 대해 참가 방송사 수요 조사를 했고 이를 국제방송센터 시설공사와 방송장비 동원계획에 반영했다.

그 결과 코엑스 1층 국제방송센터에는 BBC, NHK, EBU, ZDF, AP, 로이터 등 세계 유수의 방송사 및 통신사들과 국내 방송사 KBS, MBC, SBS 등 36개사 132개의 부스가 들어섰다. 신문사를 포함하면 전체적으로는 50여 개국에서 3,164명의 기자가 참여했다. 1박 2일 동안 MPC와 IBC에는 언론인들의 취재 열기로 행사 내내 긴장감이 흘렀다.

11일 오후 6시쯤 중앙박물관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업무 만찬을 위해 정상들이 속속 들어왔다. 정상들이 차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 다음 청사초롱을 든 남녀 아동이 안내하는 가운데 중앙박물관 으뜸홀로 들어서면 대한민국 대통령이 영접을 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중요한 행사라 라이브로 국제신호를 제공하기 위해 KBS는 카메라 9대를 설치할 수 있는 최고급 중계차인 HDTV 1호차를 배치했다. 지미집(Jimmyjib) - 크레인과 같은 구조 끝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장비로 생동감 있는 영상을 제공할 수 있어 근래 많이 사용 - 과 스테디 캠(steadicam) - 카메라맨이 조끼를 입고 그 조끼에 부착된 보조팔 위에 카메라를 부착하고 이동 촬영하는 특수장비로 하이앵글에서 로앵글까지 상하 높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으며 카메라의 패닝(panning)이나 틸팅(tilting)까지도 동시에 조작할 수 있다 - 등 특수장비를 활용하여 생동감 있는 영상을 제공하였다.

       주관방송 주조정실

지미집과 스테디캠 등 특수장비 활용

그러나 날씨도 좋지 않은 데다 교통이 막혀 정상들이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미•중•러 국가가 서로 제일 나중에 도착하기 위해 신경을 쓰기 때문에 연출자로서는 다음으로 넘길 영상이 애매한 경우가 허다했는데 주관 방송사 중계팀에는 큰 애로였다. 결국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제일 늦게 중앙박물관에 나타나면서 막을 내렸다. 국내 모든 방송사들이 생중계를 하였고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 평일 저녁 오후 6시 방송임에도 KBS 1TV에서 시청률 11%를 기록, 방송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였다.

12일 8시쯤 정상들을 영접해야 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시작으로 정상들이 코엑스 3층 회의장으로 속속 도착했다. 이 장면 역시 국제신호로 제작하여 전 세계에 생중계했다. KBS는 정상들이 도착하는 모습을 밀착된 느낌으로 보여 주기 위해 이곳 역시 스테디 캠을 사용하여 생생하게 보여 주었다.

정상회의장 안에서 이루어지는 회의 모습은 비공개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회의 전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영상을 녹화하여 각 방송사에 분배했다. 이 장면이 바로 서울 G20 정상회의의 핵심 영상이라고 할 수 있다. 본격 회의에서 한목소리를 내기로 한 정상들은 서로 마지막 의견 조율을 하는데 이번 정상회의가 단순한 정상들의 의례적인 모임이 아닌, 치열한 국제 전쟁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주변으로 각국의 정상들이 모여 드는 것을 보고 날로 확대되고 있는 중국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영상들은 각국의 정상들을 단독 숏이나 그룹 숏으로 골고루 신속하게 잡아야 한다.

전 세계 언론이 가장 기다리는 영상이기 때문에 녹화 즉시 분배하는 것도 중요하다. LSM(Live Slow Motion) - 여러 카메라에서 나오는 영상신호를 압축해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다양한 카메라 화면을 실시간으로 돌려볼 수 있고 재생 속도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 장비를 이용해 녹화 즉시 바로 분배함으로써 세계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주요행사 국제신호 생방송

KBS는 주요 행사를 라이브 국제신호로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즉 성남공항을 이용하여 도착하는 G7 국가정상 도착장면, 중앙박물관 정상 만찬, 12일 아침에 있었던 정상들의 코엑스 도착장면, 12일 오후 4시 의장국 이명박 대통령 기자회견, 연이어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이 주관 방송사를 통하여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다.

KBS가 제공한 국제신호를 정리해 보면 정상들의 성남공항과 인천공항 도착, 중앙박물관 리셉션, 코엑스 정상회의장 도착, 정상회의, 패밀리 포토, 의장국 기자회견 및 프랑스와 브라질, 캐나다, 영국 등의 국별 기자회견, 리움미술관과 창덕궁, 가구박물관에서 이루어진 정상 부인 행사, 11월 10일부터 11일 정상회의와 별도로 워커힐에서 열린 비즈니스 서밋의 개막식, 4개의 섹션회의 및 기자회견 등이다. 또한 오피스(Booking Office・예약센터)를 운영해 참가 방송사들에게 다양한 미디어 편의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KBS는 최고 수준의 제작 인력과 최첨단 디지털 장비도 대거 투입하였다. 국제신호를 제작하는 데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프로듀서, 엔지니어, 촬영기자, 카메라 등 KBS 내 최고 수준의 제작 인력 180여 명과 외부인력 70여 명 등 총 250여 명을 투입하였다.

또한 최첨단 HD 중계차 6대와 VCR 등 영상장비 550여 대, 오디오 콘솔 등 음향장비 90여대 등 총 730여 대의 장비를 동원하였다. 국제신호 전송용 광회선은 이중화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였고 국제방송센터 내 주관방송사 주조정실(MCR)의 방송장비는 충분한 예비기기를 준비하여 방송 사고에도 철저히 대비하였다.

이 밖에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준비하였다.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문화, 역사 등을 담은 60분짜리 영상물을 제작하여 희망 방송사에 G20 정상회의 관련 프로그램 제작에 무료 사용토록 하는 아카이브 서비스를 하였다.

또한 G20 정상회의를 실시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다시 볼 수 있도록 주관 방송 인터넷 홈페이지(http://g20.kbs.co.kr)를 개설하였고,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G20 정상회의의 영상을 확인할 수 있게 모바일 서비스(http://m.g20.kbs.co.kr)도 했다. 그 밖에도 KBS의 뉴스, 드라마, 오락 등 우수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 정상 및 수행원들에게 자연스럽게 다양한 한국 문화를 소개하였다.

그동안 KBS는 200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2005 APEC 정상회의, 2000 ASEM 정상회의, 2000년 남북정상회담 등 주요 행사의 국제신호를 독점적으로 제작했다. 대규모 인력과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런 행사를 치를 수 있는 곳이 우리나라에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KBS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에서 열렸던 기존 네 차례의 G20 정상회의를 뛰어넘는 고품질 국제신호와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자부한다.
Posted by inhana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