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파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 추진 현황과 과제

임성기 KBS 미래미디어기획부 차장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은 2012년 아날로그 TV 방송이 종료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확인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규모가 작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지상파 아날로그 TV 방송을 종료하는 사업이다. 아날로그 TV 방송이 종료되면 안테나를 통해 아날로그 TV 방송을 시청하는 가구는 별도의 준비가 없으면 TV 시청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1년부터 본격화되는 정부 지원 절차나 방법, 수신환경 개선 등을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점검하고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벌였다.

경북 울진군에서 국내 최초로 2010년 9월 1일 오후 2시에 지상파 아날로그 TV 방송이 종료됐다. 이어 10월 6일 전남 강진군, 11월 3일 충북 단양군에서 차례로 지상파 아날로그 TV 방송이 종료돼 디지털 TV 방송만 보내지고 있다.
 
울진, 강진, 단양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

2009년 9월 2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의결된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 정책방안은 2010년 울진군・강진군・단양군을, 2011년 제주도를 시범 지역으로 선정했다. 시범 지역에서는 지역방송 등 대중매체와 시청자 지원센터를 통해 홍보를 하고, 아날로그 TV로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디지털 컨버터와 안테나를 지원하며,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 3개월 이전에 디지털 TV 방송을 개시하고 지자체, 방송사 등과 시범사업추진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후 구체적인 시범사업 시행계획이 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서 의결되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시범사업 추진체계 구축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 준비단을 중심으로 시범 지역별 ‘시범사업 추진협의회’, ‘시청자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시청자지원센터와 연계해 전국 단위 콜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추진협의회는 지자체, 지역 방송사, 지역단체, 우체국, 방통위, DTVKOREA, 전파진흥협회 등으로 구성해 추진현황을 공유하고 시청자 지원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시범 지역별로 1곳씩 구축하는 시청자지원센터에서는 주민대상 홍보 및 디지털 컨버터 설치, 안테나 개보수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디지털방송콜센터에서는 정부 지원 대상・내용 등을 안내하고 디지털 컨버터 설치・사용방법 설명, 지원신청서 접수, 도우미 방문지원 접수, 정부 지원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하기로 했다.

② 시범사업 홍보
시범 지역 모든 가구를 대상으로 정부 지원 내용이 포함된 안내문과 홍보물을 발송하며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고, 홍보 차량을 이용해 마을 5일장, 지역 축제 등에서 대민 홍보를 하기로 했다.

③ 직접 수신 가구 대상 자막 방송, 가상 종료 방송 실시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로 영향 받는 직접 수신 가구를 대상으로 종료 5개월 전부터 아날로그 방송 종료 안내 자막방송을 하기로 했다. 정규 아날로그 TV 방송을 일시 중단하고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 안내방송을 실시하는 가상 종료방송을 종료 1개월 전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④ 디지털 TV 방송 실시
시범 지역 주민의 디지털 TV 방송 시청 준비기간을 고려해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 3개월 이전에 디지털 TV 방송을 하기로 했다. 중계기 구축은 방통위에서 지원하며 울진군은 5월까지, 강진군은 6월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⑤ 직접 수신 가구 지원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로 영향 받는 직접 수신 가구를 경제적 취약계층, 기술적 취약계층 및 일반계층으로 구분해 지원하기로 했다. 디지털 전환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의 디지털 전환 유도 및 선택권 보장을 위해 디지털 컨버터(1대) 무상지원 또는 보급형 디지털 TV 구매 보조(10만 원) 중 선택해 지원하고, 디지털 컨버터 등의 설치・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장애인에 대해서는 디지털 전환 도우미가 직접 방문해 설치를 지원하며 일반계층은 정부 지원으로 인한 대규모 유료방송 해지 방지 등을 위해 예치금 1만 원(3년 약정)을 조건으로 디지털 컨버터 1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공동주택 거주자에 대해서는 디지털 컨버터 보급 대신 공동 수신 설비 개선을 지원하기로 했다. 디지털 컨버터 등의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TV 방송 시청이 곤란한 경우 디지털 전환 도우미를 통해 안테나 개보수를 지원하고 안테나 개보수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TV 방송 시청이 곤란한 경우에는 난시청 해소를 지원하기로 했다.

⑥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
지역별 추진협의회에서 디지털 TV 방송 개시 시기, 디지털 컨버터 보급 기간, 지역별 행사 등을 고려해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일을 선정하기로 했다.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 이후 재난상황 대비, 디지털 미전환자 안내를 위해 KBS 아날로그 1TV는 종료일로부터 1개월간 연장 운용한 후 종료하기로 했다.

디지털 컨버터 무상지원
디지털 TV 구매 보조 중 선택

2010년 시범사업의 총예산은 90억 원이다. 3개 지역의 가구 수는 5만 6,381가구, 인구 수는 12만 7,367명으로 가구당 약 16만 원, 1인당 약 7만 원이 책정됐다. 유료방송사에서 제출한 자료로부터 추산한 직접 수신 가구 비율은 약 24.7% 1만 3,933가구로 2009년 12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조사한 전국 직접 수신 가구 비율 12.1%1)의 두 배로 조사됐다. 2011년부터 정부 지원을 검토 중인 저소득층 비율은 35.6%로 많은 가구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기술적 취약계층인 노인과 장애인은 전체 인구의 29.3%로 나타나 디지털 컨버터와 안테나 설치 등에 어려움이 예상됐다. 또한 TV 수신료 면제 가구 수도 울진, 강진의 경우 40%에 육박해 대표적인 난시청이 예상됐다. 시범사업으로 디지털 TV 중계기가 설치되었을 때 난시청이 얼마나 해소되고 TV 시청 행태가 어떻게 변하는지도 주목할 사안이었다. 그러나 시범 지역 선정 후 2009년 10월 DTVKOREA에서 조사한 직접 수신 가구는 <표1>과 같이 나타나 유료 방송사에서 제출한 자료와 큰 차이를 보였다. 직접 수신 가구 비율이 3.2% 1,800가구에 불과한 상황에서 90억 원을 투입해 시범사업을 할 것인지가 고민스러운 대목이었으나 이미 시범사업 지역 선포식이 거행돼 대안으로 제주도 시범사업을 조기에 추진하기로 했다.

시범 지역 군수를 의장으로 하고 지자체, 방통위, 지역방송사, 우체국,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지역별 추진협의회를 개최해 아날로그 방송 종료일을 결정, 기관별 역할 분담 등 주요 사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시범사업 관련 추진현황을 공유했다. 결정된 종료일은 <표2>와 같다.

시청자지원센터는 시범사업을 총괄하는 센터장, 실무를 총괄하는 팀장, 대민 지원을 하는 도우미로 구성했다. 시범사업추진단에서는 선발된 도우미에 대해 디지털 전환, 디지털 컨버터 설치, 안테나 개보수 교육을 해 시청자 지원에 만전을 기했다.

디지털방송 콜센터에는 시범 지역 주민들에 대한 지원과 전국적인 디지털 전환 상담을 위해 관리자를 포함, 10명의 상담원을 선발해 배치했다. 약 3주간 교육 후 2010년 2월 23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디지털 중계소 추가 구축도 중요 과제였다. 울진군은 기존 현종산 디지털 중계소 외에 온정 중계소를 추가 구축했다. 강진군은 군동•한학•도암에, 단양군은 두산•영춘에 디지털 중계소를 구축했다. 이중 지상파 매체 5개가 모두 설치된 곳은 온정•군동•두산뿐이어서 시범사업으로 지상파 5개 채널이 모두 수신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던 한학•도암•영춘 지역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들의 불만이 우려되었다.

성공적인 시범사업을 위해 설명회와 홍보자료 배포 등 다양한 홍보활동도 병행했다. 지역별 시청자지원센터에서는 마을 이장, 지역 단체를 대상으로 울진군 13회, 강진군 11회, 단양군 12회 등 총 36회의 설명회를 개최해 시범사업의 취지, 정부 지원 내용을 홍보했다. 마을 이장들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수의 안내방송을 하고 가구를 방문해 전환을 독려했다. 시범 지역 전 가구를 대상으로 센터장 인사말, 정부 지원 안내문, 시범사업 리플릿을 발송했고 마을회관과 버스승강장에 ASO고지 및 콜센터 전화번호를 기재한 포스터를 부착했다. 안내문은 무료로 디지털 컨버터를 지급하는 저소득층과 1만 원의 예치금을 납부하는 일반 가구를 구분하기 위해 색상을 달리해 작성했다. 종료 1개월 전부터는 해당 지역에서 홍보차량이 순회하며 홍보책자를 배포하고 설명 및 체험행사를 벌였다.

자막방송은 자막발생기 설치가 지연돼 아날로그 방송 종료 2개월 전부터 했다. 종료 시기가 임박할수록 자막이 차지하는 화면비율을 50%까지 증가시켰으며, 종료 1개월 전부터는 정규방송을 일시 중단하고 종료 안내 내용만 내보내는 가상종료를 30분, 1시간 동안 했다<표3>. 종료 후에는 KBS 1TV 아날로그 방송을 1개월간 유지하며 화면의 80%에 종료 관련 안내문을 방송해 미전환자가 전환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정부 지원 신청서는 디지털방송콜센터로 요청하거나 우체국, 관공서 등에서 수령할 수 있으며, 접수는 우체국에서만 가능토록 했다. 디지털 컨버터는 우체국 택배를 통해 발송되었으며, 디지털방송콜센터를 통해 설치 지원을 요청하는 가구는 시청자 지원센터 도우미가 방문해 처리했다.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가구가 아날로그 TV를 2대 이상 보유한 경우 1대는 우체국을 통해 신청하면 배송해 주지만 두 번째 TV는 도우미가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 뒤 지급했다.

시범기간 문의 접수 7,267건
컨버터, 안테나 설치요청 35.2%

공동 수신 설비 개선을 신청한 단지는 3개 군마다 1곳씩뿐이었으며, 울진군의 2곳이 마을공시청 설치를 요청했다. 전체 공동주택 113단지 중 3단지만 신청한 이유는 대부분 유료방송에 가입돼 있어 공동수신설비 개보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시범사업으로 가입자 이탈을 우려한 유료방송사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며 단체가입을 추진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2010년 11월 5일 현재까지 시범기간 동안 7,267건의 문의가 접수되었고 종료가 임박한 8월, 9월, 10월 콜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된 후에도 울진 지역은 788콜(전체 콜 수의 25.0%), 강진 지역은 536콜(전체 콜 수의 19.8%)의 문의가 접수돼 이에 대한 분석 및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지역별로는 울진군이 가구당 0.14콜, 강진 0.15콜, 단양 0.1콜이 걸려와 시범 지역 평균 0.13콜로 나타났다. 단양 지역 종료 후의 콜을 고려하면 3개 지역 평균 0.14콜로 추정된다. 전국 가구 수를 고려할 때 267만 콜이 걸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9월까지 접수된 주요 문의 내용은 <그림>과 같다.



1차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이 종료되었다. 현재 평가기관에서 결과에 대한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범사업 추진의 의미에도 불구하고 평가는 심도 있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시범사업을 본 사업에 대비하기 위한 문제 도출에 초점을 맞춘 영국과 미국, 일본과 달리 시범사업 자체의 성공 여부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더욱 엄정한 평가 작업이 필요하다. 시범사업을 실시했음에도 결국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일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미국의 사례를 다시금 돌이켜볼 시점이다. 
 

<주>
1) 2대 이상의 TV를 소유한 유료방송 가입 가구 중 1대라도 유료방송에 가입한 가구는 직접수신 가구에서 제외.
2) 강진 시청자 지원센터에서 안테나를 설치한 가구를 전수 조사하여 수정.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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