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사의 트위터 활용

김광현 한국경제 IT전문기자

언론사의 트위터 활용에 관해 얘기할 때 맨 먼저 거론할 수밖에 없는 게 있다. 매셔블(Mashable)이다. 트위터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두 번은 리트위트(RT)를 통해 매셔블 기사를 접했을 것이다. 매셔블은 미국 블로그 매체다. ‘소셜 미디어 전문’을 표방하지만 테크놀로지(IT) 전반을 폭넓게 다룬다. 우리나라 테크놀로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선적으로 체크해야 할 매체로 꼽힌다.

매셔블은 상근 기자가 10명에 불과한 조그마한 언론사다. 지원 인력도 서너 명뿐이다. 30명이 넘는 외부 필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이들이 올린 글은 20%도 안 된다. 매셔블은 2005년 창업 초기부터 흑자를 기록했고,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가장 수익성 좋은 매체’라고 평하기도 했다. 비결은 뭘까? 테크놀로지 블로그가 수익성이 좋기 때문인가, 미국이라서 가능한 것인가?

중요한 것만 써서 먼저 올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알린다
 
매셔블 방식은 간단하다. 이것저것 쓰지 않고 중요한 것만 써서 남보다 먼저 올린다. 그 다음이 중요하다. 블로그에 이런저런 글을 올렸다는 사실을 트위터(@mashable)와 페이스북으로 알린다. 매셔블 트위터 팔로어(follower・독자)는 212만 명, 페이스북 팬(독자)은 33만 명이나 된다. 구글 버즈나 RSS로 읽는 사람을 제외해도 이 둘만으로 245만 명에게 글이 전달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매셔블 글을 읽은 사람들은 리트위트(퍼뜨리기)를 하거나 ‘좋아요’ 버튼을 눌러 퍼뜨린다. 매셔블 글은 대부분 리트위트 횟수가 1,000번을 넘는다. 2,000번 이상 리트위트된 글도 있다. 1,000번, 2,000번 리트위트되면 테크놀로지에 관심 있는 전 세계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글이 전달된다고 봐도 된다. 퍼뜨리기가 많이 되는 것은 소문낼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매셔블은 트위터를 통해 글을 알릴 때 제목을 쓰고 글이 실린 사이트의 압축 주소를 붙인다. 이걸 클릭하면 매셔블 사이트가 뜬다. 매셔블 사이트에는 이런 식으로 트래픽이 몰린다. 트래픽이 몰리다 보니 광고가 붙는다. 사이트에 주렁주렁 걸린 광고를 보면 20명도 안 되는 상근 임직원이 먹고살기엔 부족하지 않을 것 같다. 매셔블은 2007년 3월부터 트위터를 이용했다.

이제는 트위터 이용해
콘텐츠 직접 뿌리고 반응 확인 가능

매셔블은 언론사가 트위터를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한 사례다. 트위터를 이용하기만 하면 모든 언론사가 매셔블처럼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어라는 이점을 살려 전 세계 테크놀로지 분야 관계자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에 트래픽이 몰리고 광고가 붙는다. 우리 언론사가 한글로 트위터에 글을 올려 200만 명의 열혈 팬을 확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도 매셔블이 우리 언론계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트위터가 디지털 콘텐츠를 배포하는 새로운 채널로 유용하다는 점이다. 종래는 홈페이지에 콘텐츠를 올려놓고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든지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업자들이 메인 화면에 올려 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기다리지 않고 트위터를 이용해 콘텐츠를 직접 뿌리고 고객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언론사들이 트위터 계정을 만든 것은 대부분 2009년 중반 이후다. 동아일보(@dongamedia), 전자신문(@IMETNEWS), 조선일보(@TheChosunilbo), 한겨레(@hanitweet), KBS TV(@KBSTV) 등이 2009년 6~8월 중 비교적 빨리 시작했고, 대부분 올해 시작했다. MBC(@withMBC) 1월, SBS(@SBSNOW) 2월, 경향(@kyunghyang) 3월, 한국(@hankookilbo) 4월, 연합뉴스(@yonhaptweet) 5월, 중앙(@Jlookmag) 6월, 매일신문(@dgtwt) 8월 등이다.

팔로어 수는 트위터를 언제 시작했느냐, 어떤 전략을 쓰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대체로 먼저 시작한 언론사일수록 팔로어가 많지만 ‘선팔-맞팔 전략’을 쓰느냐 마느냐에 따라 더 큰 차이가 난다. ‘선팔’은 먼저 팔로잉(following・상대 글을 받아 보는 것)을 하는 것이고 ‘맞팔’은 선팔에 팔로잉으로 화답하는 걸 말한다. 이 전략을 사용하면 누구든지 팔로어를 단기간에 늘릴 수 있다.

선팔-맞팔로 팔로어 늘려

선팔-맞팔 전략을 통해 팔로어를 늘린 언론사는 대체로 팔로잉 수와 팔로어 수가 비슷하다. 심지어 팔로잉이 더 많은 경우도 있다. 선팔-맞팔을 통해 확보한 팔로어는 자발적으로 팔로잉한 팔로어와 달리 충성도가 떨어진다. 호불호를 떠나 선팔했으니 맞팔한다는 식이기 때문이다. 충성도가 높은 팔로어라야 기사에 대해 리플라이(reply・대꾸) 하거나 리트위트를 해 퍼뜨려 준다.

지방신문들은 대부분 선팔-맞팔로 팔로어를 늘리고 있다. 11월 22일 현재 부산일보 매일신문 국제뉴스 충청투데이 대구일보 중부매일 등은 팔로잉이 팔로어보다 많다. 부산일보(@busantweet)는 팔로잉 3만 2,000여 명에 팔로어 3만여 명, 매일신문은 팔로잉 1만 5,000여 명에 팔로어 1만 4,500여 명이다. 팔로어가 많은 것은 좋지만 선팔-맞팔로 늘린 팔로어는 충성도가 낮다.

지방신문뿐이 아니다. 연합뉴스 한국경제 매일경제 오마이뉴스 시사인 등도 선팔-맞팔로 팔로어를 늘렸다. 팔로잉-팔로어 수가 연합뉴스(@yonhaptweet) 1만 8,051명-1만 8,334명, 한국경제(@hankyungmedia) 2만 1,598명-1만 9,715명, 매일경제(@MK_Sokbo) 8,252명-8,199명, 오마이뉴스 3만 9,550명-3만 6,008명, 시사인 3만 6,743명-3만 5,821명 등이다. 연합뉴스를 제외하곤 모두 팔로잉이 더 많다.

한겨레와 경향신문(@kyunghyang)은 선팔-맞팔을 않고 자발적 팔로어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팔로잉-팔로어가 한겨레는 15명-1만 8,326명, 경향은 79명-4,903명이다. 영자신문인 코리아타임스(@koreatimes)는 선팔-맞팔을 않고도 5,191명의 팔로어를 확보했다. 방송사에서는 MBC가 선팔-맞팔을 않고도 가장 많은 팔로어를 확보했다. 팔로잉 1만 977명에 팔로어가 4만 288명이다.

조선 중앙 동아 등은 트위터 활용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조선과 동아는 지난해 7월 다른 언론사보다 먼저 트위터를 시작했지만 11월 22일 현재 팔로어가 각각 2,477명과 2,192명에 불과하다. 선팔-맞팔을 안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트위터 이용자들이 진보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중앙은 올해 6월 뒤늦게 트위터를 시작해 팔로어가 1,000명에 불과하다.

언론사들은 트위터 계정을 왜 만들었을까? 트위터를 통해 무엇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을까? 많은 사람의 얘기를 들어 보진 못했지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트위터로 기사를 알림으로써 언론사 사이트의 트래픽을 올린다. 둘째, 언론사 브랜드를 노출시킴으로써 인지도를 높인다. 셋째, 고객과 소통함으로써 고객이 원하고 고객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기사나 프로그램 알리기와
고객과 소통 노력

언론사가 트위터를 이용하는 이유가 딱 하나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위의 세 가지 모두를 대부분 생각하고 있다. 어느 것에 방점을 두느냐가 다를 뿐이다. 신문사 방송사들이 트위터에 올리는 글을 보면 조금씩 생각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기사나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알리기만 하는 언론사가 있는가 하면 고객(독자 또는 시청자)과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언론사도 있다.

덧붙이자면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언론사도 있는 것 같다. 일부 언론사 트위터 활용 실태를 분석해 보면 명확한 방향을 잡지 않고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트위터를 이용해 기사를 뿌리면 트래픽이 늘겠지 하고 막연히 기대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아무렇게 해도 트래픽이 늘어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목표와 전략 없이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트위터를 철저하게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매체로는 한겨레를 꼽을 수 있다. 한겨레는 공식 계정(@hanitweet) 외에 부문별 계정을 따로 운영한다. 한겨레 블로그(@haniblog), 한겨레21(@han21_editor), 생활문화 섹션(@hani_esc), 책 이야기 북하니(@bookhani), 한겨레경제연구소(@HERItweet), 대중음악 웹진 100비트(@100beat), 독자 서비스 하니누리(@haninuri) 등이 있다.

한겨레 자매 트워터는 아직 팔로어 수가 많지 않다. 한겨레경제연구소와 오피니언 사이트 ‘훅’이 3,500~3,900명 대, 사이언스온이 1,500명 대일 뿐 나머지는 수백 명에 불과하다. 부문별로 독자층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돋보이나 지나치게 잘게 나누면 시선이 분산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은 생길 수 있다. 프로필 이미지에 한겨레 컬러인 그린을 쓰지 않은 계정도 여럿 눈에 띈다.

한겨레는 고광헌 대표(@hanijjang)도 직접 트위팅을 한다. 고 대표는 올해 초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하루 평균 6개의 트위트(트위터에 올리는 140자 이내의 글)를 날린다. ‘삼성 이재용 체제에 대한 한겨레의 비판과 훈수입니다’, ‘북한과 미국과 3대 세습에 대해 김지석 논설위원이 브리핑 합니다’와 같이 생각을 담은 트위트가 대부분이다. 독자와의 소통도 활발한 편이다.

미국은 뉴스를 뿌려주는 방식
우리는 사람 냄새나는 소통 추구



소통을 잘하는 언론사로는 MBC를 꼽을 수 있다. MBC는 지난 1월 프로그램 홍보 계정을 만들었다. MBC 방송 프로그램에 관한 정보를 트위터로 제공하는 한편 팔로어들이 묻는 질문에 성의껏 답변해 호평을 받곤 했다. 사람 냄새가 난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 ‘오늘 밤 11시 50분 언더 커버보스 시즌2 시작합니다~! 내레이션은 거성 박명수 형님이 합니다~^^.’ 이런 식이다.


미국에서는 매셔블이든 CNN(@cnnbrk)이든 뉴욕타임스(@nytimes)든 트위터에서는 뉴스를 뿌리기만 한다. 그래도 다들 팔로어가 200만 명이 넘는다. 우리나라에서는 기계적으로 뉴스를 뿌리면 큰 호응을 받지 못한다. 사람 냄새를 풍겨야 소통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하려면 트위터 전담자를 둬야 한다. 상당수 언론사는 기계(봇)로 트위트를 날리기도 한다.

트위터는 언론 환경을 바꿔 놓고 있다. 독자나 시청자는 사건이 발생하는 순간 뉴스를 접하고 싶어 한다. 오늘 발생한 사건을 다음날 아침에 알려 주거나 오전에 발생한 사건을 밤 9시에 알려 주면 옛날만큼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하루 한 차례 발행하는 종이신문은 분석기사, 기획기사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트위터는 종이신문의 속보성을 보완해 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독자나 시청자가 언론사 트위터에 바라는 게 속보 외에 더 있다.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이다. 과거에는 언론사가 제공하는 뉴스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평가하는지 보고 싶어 한다. 신문사나 방송사 입장에서는 고객 반응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고객이 환호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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