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채널 선정사의 전략과 구상_CSTV

고종원 조선일보 경영기획실 기획팀장


CSTV는 철저한 기획과 유통 중심의 퍼블리셔 모델을 한국 시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제작사들과 저작권을 효율적으로 나누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총 1,000억 원 규모의 보스턴뉴젠 콘텐츠 펀드를 통해 개별 단위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이다.



수돗물 같은 방송. CSTV가 생각하는 방송의 모습이다. 언제 어디서든 수도꼭지를 틀면 나오는 수돗물처럼 시청자들이 원하는 때, 원하는 장소에서 함께하는 방송이 되겠다는 포부다. 수돗물 사용에는 신뢰가 전제된다. 그런 의미에서 CSTV는 시청자들이 안심하고 볼 수 있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10년 12월 31일 CSTV를 비롯한 종편이 4개 선정됐다.
이로써 유료방송 시장, 나아가 전체 방송 시장에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 새로 만들어진 종편끼리 경쟁과 협력을 해야 한다. 종편은 또한 큰 틀에서 지상파 방송은 물론 기존의 PP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다만 정부가 4개의 종편 채널을 허가함으로써 채널 운용 전략에 대한 일부 수정과 재검토도 필요할 전망이다. 어떤 상황에서건 CSTV는 강력하고 공정한 보도와 유익하고 가족 전체가 즐길 수 있는 오락 그리고 시청자들의 지적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교양 등이 균형 잡힌 채널이 될 것이다.

조선일보와 조선일보 종편의 컨소시엄 참여사들이 CSTV 사업 참여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지상파를 중심으로 한 방송보도가 문제점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정확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이뤄진 보도와 왜곡된 정보의 폐해는 시청자뿐 아니라 국민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실제 조선일보 종편에 투자한 주주 가운데는 수익률을 따지기에 앞서 ‘제대로 된 방송을 만들어 보자’는 의지에 공감해 참여한 사례가 많다.

tv 스튜디오

CSTV는 방송보도에 있어서도 사실에 철저하게 기초한 프리미엄 저널리즘을 구현할 것이다. 이를 통해 제대로 된 방송보도의 전형을 제시하려고 한다. 교양 및 오락 영역에서는 ‘막말 방송, 패륜 방송’을 극복하고자 한다. 그간의 우리나라 방송은 건전한 가족 중심의 가치관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했다. 해리 포터 작가인 조앤 롤링이 자신의 상상력 원천을 어렸을 때부터 보아온 BBC 프로그램이라고 지목했던 것과는 대조가 되는 부분이다. 저널리즘에 충실한 방송보도와 질 높은 교양・오락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채널을 국민들이 누릴 시점이 됐고, 그 역할을 CSTV가 담당하고자 하는 것이다.

CSTV는 철저한 기획과 유통 중심의 퍼블리셔(Publisher) 모델을 한국 시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보도 부문을 제외한 상당수의 프로그램이 외주제작 형태로 공급될 것이다. 타 종편은 물론 일부 지상파도 기획과 유통 중심의 방송을 표방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떻게 제작사와 방송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것인가 하는 점이다. CSTV는 제작사들과 저작권을 효율적으로 나누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총 1,000억 원 규모의 보스턴뉴젠 콘텐츠 펀드를 만들고 이를 통해 개별 단위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이다. CSTV는 방통위 심사에서 타 경쟁사를 제치고 콘텐츠 진흥계획 부문에서 유일하게 100점 만점에 90점을 넘겼다.

유통은 CSTV가 1차 윈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사전 기획 단계에서 국내외 이해 당사자들을 다수 참여시킴으로써 윈도의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CSTV의 강점은 일본과 중국의 핵심적인 방송사와 제휴를 맺었다는 점이다. 아울러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권과의 제휴도 계속 확대할 것이다. 예를 들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싱가포르에서 CSTV가 상당한 지분을 갖는 ‘아워 아시아’ 채널을 운용하는 방안도 이미 사업계획서에 포함되어 있다. 싱가포르 정부와 관계가 있는 투자자금과의 협업을 통한 중국 및 동남아 시장 진출 계획도 서 있다. 따라서 CSTV가 허브 역할을 하며 한국 콘텐츠의 국내 유통은 물론 아시아권 진출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콘텐츠의 수급은 ‘오픈방송’이라는 CSTV의 철학을 그대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방송을 제외한 타 분야에서는 선도적인 기업들이 오픈 이노베이션 개념을 도입해 성과를 거두었다. 혁신의 원천을 회사의 내부와 외부를 막론하고 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은 CSTV에서는 다양한 콘텐츠 제작 주체가 시나리오 개발, 포맷 개발, 기획 과정 참여, 프로그램 공급 등의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모든 콘텐츠의 원천인 스토리 분야에서는 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진행하는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등 다양한 루트를 확보해 놓았다. 포맷 개발 역시 이스라엘의 도리 미디어, 국내 일부 대학과의 제휴 등을 통해 미래의 핵심 산업 분야로 키울 것이다. 드라마 분야에서는 국내 최대의 제작사인 삼화네트웍스가 CSTV의 주주로 참여하는 등 확실한 라인업을 갖췄다. 또 다른 PP와의 상생 차원에서 콘텐츠의 공동수급 등도 전개할 계획이다.

킬러 콘텐츠는 초기에는 보도와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재의 단편적인 TV 리포트 방식을 벗어난 다양한 형태의 보도 기법을 동원하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인 전략을 공개하기 어렵지만 ‘CSTV 뉴스를 보면 뉴스의 핵심을 알 수 있다’는 평가를 시청자들로부터 받고자 한다. 드라마 분야는 이미 김수현 작가를 비롯해 유명 작가군과 논의가 진행 중이며 킬러 콘텐츠가 될 만한 작품도 확보해 놓았다.

참여형 프로그램 전면 배치

편성의 기본적인 철학도 오픈이다. 따라서 다양한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며, 참여형 프로그램을 편성의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과거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은 ARS나 핸드폰 문자 메시지 정도였으나 스마트폰의 보급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확산 덕분에 참여형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간편해졌다. 다양한 기술적 역량도 확보해 놓았다.

CSTV는 편성 비율은 3(보도):4(오락):3(교양)을 큰 골격으로 하고 있다. 타 종편사들은 교양의 비중이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CSTV가 상대적으로 오락의 비중이 크게 보일지 모르나, 실제 CSTV에서는 교양과 오락(예능)의 경계가 애매한 프로가 많다. CSTV는 예능 분야에서 가족형 예능, 교양형 오락 프로그램을 지향한다.
CSTV의 인력 운용 철학은 인건비는 적게 쓰되, 처우는 최고 수준으로 한다는 것이다. 즉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은 최대한 억제하되 개개 구성원에 대한 보상은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인력 정책은 CSTV가 기획과 유통 중심의 조직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핵심 인력은 기획과 유통, 그리고 채널의 성격을 좌우하는 보도 쪽에 집중 배치되고, 나머지 인력은 자회사 설립, 아웃소싱, 산학협력 등 다양한 형태로 확보된다. CSTV는 종편 심사를 통과하기 전에도 제작 분야에서 전문 인력을 확보했으며, 심사 통과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방송업계의 핵심 인력을 접촉하여 확보하는 중이다.

CSTV는 초기 자본금이 3,100억 원으로 다른 경쟁 컨소시엄에 비해 적다. 이는 법인 설립 이전부터 주주들에게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동시에 경영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 또 CSTV는 2013년 다른 종편보다 가장 먼저 흑자 경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았다. 종편과 기존의 지상파가 경쟁하는 상황에서 자금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놓겠다는 생각에서다.

조선일보는 CSTV의 출범을 준비하면서 기존 방송의 여러 가지 문제점과 한계를 분석했다. 낮은 1인당 부가가치는 조직의 비효율과 경영의 방만함을 대변하는 지표였다. 기존 방송의 경영을 답습한다면 많은 사람들의 우려처럼 3,000억 원이 아니라 4,000억, 5,000억 원도 부족할지 모른다.

조선일보는 대한민국 신문업계에서 효율적 경영과 질 높은 저널리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이 CSTV의 경영에도 효과적으로 접목된다면 한국 방송사에 한 획을 긋게 되며, 여타 방송사는 물론 몸집이 큰 지상파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글로벌 미디어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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