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언론계가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서버와 스토리지에 엄청난 돈을 투자해야 한다. KT는 저렴한 비용으로 그런 서비스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로 제공할 수 있다.
언론계를 클라우드 컴퓨팅의 중요 시장으로 보고 관련 스터디를 시작했고, 한국언론진흥재단과도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병현 조선경제i 이사

KT이석채 회장을 1월 2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던 2011년 기자 회견장에서 만났다. 이 회장은 기자회견장에서 거함 KT를 이끄는 선장으로서 지난 2년의 활동을 ‘스마트 혁명’이라고 요약하고, 올해부터 글로벌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회사로서 본격적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특히 “KT는 능력 있는 전문인력 영입을 위해서라면 국적, 회사, 나이와 관계없이 영입해 왔고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면서 외부 인력 수혈과, 신세대 신입사원 공채 확대 등을 통해 KT 내부 혁신을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이폰 도입 등 스마트 혁명의 불씨 제공
이 회장은 기자들의 여러 가지 질문에 특유의 직설 화법을 바탕으로 머뭇거림 없이 명확하게 답변했고, 낙하산 인사 비판 등 까다로운 문제에 대해서도 정공법으로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이 회장은 이날 지난 2년간 경영자로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재벌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KT가 애플사의 아이폰을 국내에 독점 도입하는 과정에서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협공으로 겪었던 어려움을 돌이켜 보기도 했다.

국내 최대 유무선 통합 통신업체 KT를 이끌고 있는 이석채 회장은 여러 측면에서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그는 정통 경제 관료출신이지만,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인연으로 인하여 1990년대 한국 IT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매김 해왔다.

그러나 이 회장은 정부 교체기에 외풍을 맞아 8년에 걸쳐 법정 투쟁을 하는 등 오랜 기간 동안 야인 생활을 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정책 분야에 중용될 것이라는 주변의 예상을 깨고 KT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올라 한국 IT 업계에 복귀했다.

특히 KT를 맡자마자 KTF 합병, 아이폰 도입 등 굵직한 현안을 단칼에 해결하는 등 해결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국내 IT산업계를 뿌리째 뒤흔들어놓았다.
실제 스마트폰 열풍, 소셜 미디어 유행, 태블릿의 부활, 벤처투자 붐 조성 등 현재 대한민국 사회를 휩쓸고 있는 스마트 혁명의 불씨를 이 회장이 아이폰 도입을 통해 제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그의 아이폰 도입은 국내 시장의 과점 지배에 오랫동안 익숙해있던 SK텔레콤을 넉다운 직전까지 몰고 갈 정도로 국내 통신업계에 충격을 가했다. 또 이회장의 과감한 전략은 최고 글로벌 브랜드로 입지를 굳힌 삼성전자가 아이폰 및 아이패드 대응에 사운을 걸고 총체적 대응에 나설 정도로 위기의식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임기 3년차를 맞이한 이회장의 행보는 여전히 국내외 IT 및 미디어 업계의 최대 관심사이다. 특히 이회장이 촉발한 스마트혁명의 직접적 영향권에 속해 있는 언론계는 이회장이 KT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회장의 회견 중에서 언론계 입장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스마트 트렌드를 가정으로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스마트홈’ 전략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였다.

이회장이 제시한 스마트홈 전략은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 스마트 기기와 네트워크를 이용, 개별 가정을 교육과 휴식은 물론 업무 공간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KT는 이를 위해 올 4월 주부, 학생 등 고객의 유형과 취향에 맞춘 전용 태블릿 PC를 출시하고, 제품별로 교육패키지, 북 카페, 가족 앨범 등 다양한 기능을 넣어 특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는 또 올해 7~8종의 태블릿PC를 출시해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고, 스마트폰은 25~30종을 출시해 가입자 650만 명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디어 업계의 관심사는 마트홈 전략과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보급은 기존 뉴스 콘텐츠 소비 행태가 종이, TV, PC모니터에서 스마트 디바이스의 스크린으로 급속도로 이동할 것을 예고한다. 예를 들어 시장 조사회사인 IDC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패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등 태블릿PC의 경우 2010년 1,700만대가 보급됐고, 올해는 4,460만대가 지구촌에 깔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태블릿은 오락 콘텐츠와 뉴스 콘텐츠를 이용하는 미디어 라이프에서 강력한 중심 플랫폼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콘텐츠가 다양한 스크린을 통해 언제 어디에서든지 서비스되는 N스크린(Nscreen)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는 것을 뜻한다.

KT가 스마트홈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구할 경우, TV 와 태블릿 플랫폼에서 어떤 뉴스 서비스가 어떤 형태로 제공될 것이냐가 언론계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종합편성채널의 새로운 콘텐츠가 N스크린과 어떻게 접목될 것인가도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다.

이회장은 또 올해 KT 핵심 사업의 하나로서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을 내세웠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개인이나 기업이 컴퓨터나 서버 등 고가의 IT(정보기술) 인프라를 일일이 직접 사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을 통해 빌려 쓰고, 쓴 만큼만 요금을 내는 것을 뜻한다.

KT는 네트워크 사업자로서 강점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개인 자료 보관서비스 등 다양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이 분야의 확실한 선도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언론계 입장에서 KT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새로운 경영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언론계가 그동안 CTS, 인터넷 신문서비스, 모바일 서비스 등 새로운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서버, 스토리지 등 장비 구매와 네트워크 이용에 적게는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돈을 매년 투자해왔으나, 늘 투자비에 비해 수익이 못 미치는 악순환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로 언론계 신규 서비스 비용절감 가능
이회장이 공식 기자회견장에 밝힌 내용을 바탕으로 언론계와 관련된 핵심이슈를 추가로 질문하였다.
언론계는 핵심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하나이다. 언론사마다 온라인 서비스를 위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온라인 관련 시스템 유지 보수에 매년 수십억 원대의 돈을 사용하고 있다. KT 입장에서 적지 않은 시장으로 보인다. 언론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개척을 위한 계획은?

앞으로 언론계가 태블릿 대중화에 맞춰 동영상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서버와 스토리지에 엄청난 돈을 투자해야 한다. KT는 저렴한 비용으로 그런 서비스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로 제공할 수 있다. 언론계는 기술에 더 이상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물론 외부에 데이터처리를 맡기는 것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세가 되면 그런 우려는 작은 부분이 될 것이다.

KT는 언론계를 클라우드 컴퓨팅의 중요 시장으로 보고 관련 스터디를 시작했고, 언론진흥재단과도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언론계는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을 감안해, 기존 생산 패턴을 변화시켜야 한다. 같은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가공해서는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프가 애플과 손을 잡고 아이패드(iPad) 전용 신문을 준비하고 있다. 머독의 실험이 성공할 것으로 보는가?

루퍼트 머독을 아이패드가 출시되기 전인 2010년 3월에 아부다비에서 만났는데, 그 때 머독이 태블릿용 뉴스 서비스 구상을 내게 말해줬다. 당시 구상은 여러 신문을 한데 모아서 유료로 판매하는 모델이었는데, 한국 언론계의 풍토상 이런 모델이 한국에서는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문사 경영 현실을 보면 인쇄비가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태블릿을 이용하면 인쇄비와 배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으로도 신문을 이용하는데 별다른 지장이 없다. 따라서 언론계는 통신사가 이끄는 스마트 혁명과 같은 트렌드에 맞춰 콘텐츠를 발굴하고 제작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박찬욱 감독이 아이폰을 갖고 영화를 만들어 개봉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마트 전략에서 KT는 어떤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가? 그리고 콘텐츠를 가진 곳과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콘텐츠가 킹’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곳에서 플랫폼마다 가격을 매기는 기존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는 N스크린 시대에 이용자의 욕구에 맞춰 제대로 서비스를 할 수 없다.

콘텐츠를 가진 곳과의 협업 모델은 애플이 훌륭하게 제시했다. 애플이 앱 개발자에 70%를 주는 3대 7 수익배분 전략은 혁명적인 것이다. KT 역시 혼자서 다 하려는 방식을 버리고 파트너들과 함께 하려고 한다. 언론사가 매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면 KT의 오픈 플랫폼에서 얼마든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콘텐츠가 킹’ 언론사 등콘텐츠 제작사와의 협력 중요
올해 종합편성채널방송이 시작되고 태블릿 보급이 확대되는 등 본격적인 미디어 빅뱅이 전개될 것이다. 언론계에 어떤 조언을 하고 싶나?

앞을 내다보면서 뉴스 제작 능력을 키워야 한다. 만약 내부에서 그런 능력을 갖추기 어렵다면 과감하게 외부에서 인력을 아웃소싱 해야 한다. 외국인이라도 스카웃해 와야 한다. 또 애플 앱스토어 전략처럼 남이 제작한 것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KT 사례를 보자. KT는 새로운 성장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익숙한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이 불가능하다. 내부 인력은 기존 모델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내부 인사에 의존해 천천히 주저앉을 것이냐 아니면 외부 인사를 거침없이 영입하느냐를 놓고 우리는 성장을 위해 후자를 택했다.

KT는 글로벌 ICT 리더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국적, 회사, 나이와 관계없이 인재를 영입할 것이다. 언론사 역시 인재가 모이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제3의 안목으로 바라봐야 변화를 할 수 있다.

이회장은 KT 전 직원들에게 나눠줬던 애플의 아이패드를 회견장에 들고 나와 직접 손으로 스크린을 자료를 터치하면서 브리핑하면서 실행력을 몸으로 보여줬다. 이회장이 그런 실행력을 스마트 혁명의 핵심 파트너인 언론계와 윈윈 할 수 있는 길을 찾는데도 발휘할지 지켜 볼 일이다. 
 
Posted by inhana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