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 국가경쟁력과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1980년대 후반 이후 한국 사회에서는 신문의 과거 행적, 시장경쟁 구조, 정치적 논조 등을 두고 치열한 논란을 벌였다.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 신문사와 신문사 간의 명확한 대립전선이 형성되고, 한 치의 양보와 타협도 없는 논쟁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신문 관련 법도 정권에 따라 수시로 바뀌었다. 그 과정에서 신문 구독자는 절반으로 줄었고, 광고주도 줄줄이 떠나갔다. 신문을 화두로 다투던 다양한 세력들 간에 그나마 이견이 없던 명제가  ‘신문의 위기’가 도래했다는 점이었다.

물론 신문의 위기는 한국에만 국한된 상황이 아니다. 일부 개발도상국가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신문의 성장세가 멈췄다.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을 비롯한 뉴미디어들이 과거 신문의 기능을 대체하고 있는데, 아직 신문산업이 인터넷을 비롯한 뉴미디어에서 대체 수익을 충분히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이신문에서 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뉴스의 전달 경로가 변화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신문들이 도태되는 것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시장경쟁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재무구조가 취약한 일부 신문만이 아니라 신문산업 전체, 즉 신문이라는 미디어 자체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고, 이러한 신문의 위기는 신문뿐만 아니라 국가사회 전체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문의 위기는 국가사회에 손실 초래

신문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 즉 신문의 경제적 가치는 신문을 생산하는 신문사나 이를 소비하는 광고주나 독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문을 이용하지 않는 비독자들도 신문으로 인한 간접효용을 획득한다. 예를 들어 신문에서 물가인상에 관한 기사가 게재된 후 물가인상이 통제되었다면, 그 효과는 신문 독자뿐만 아니라 비독자에게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신문이 제공하는 양질의 정제된 지식과 정보를 다수의 독자들에게 신속하게 제공하는 신문의 기능이 위축된다면 국가경제나 기업경영에도 부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신문산업이 국가경쟁력이나 시장경제에 미치는 영향, 혹은 기여하는 가치에 관한 학계의 연구는 거의 존재하지 않고 있다. 신문 혹은 신문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연구들은 대부분 신문의 정치•사회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문이 국가경쟁이나 기업활동에 기여하는 측면은 계량화된 수치로 입증하기 힘든 부분이 적지 않다. 따라서 이 연구는 연구방법론 차원에서 신문의 가치를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우선 한국은행에서 제공하는 산업연관표를 주된 분석의 도구로 활용해 신문산업이 국민경제에 어떠한 파급효과를 보였는지 측정했다.

그러나 신문이 국가경쟁력과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숫자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국가경쟁력이나 기업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매우 다양하고, 그중에서 신문이 미치는 영향만을 골라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신문이 국가경쟁력과 기업활동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인과관계를 구별해 통계적으로 입증하기도 매우 어렵다. 그래서 이 부분의 연구는 사례분석과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신문의 국가경제 측면에서의 영향력을 추론하는 질적 연구방법을 선택했다.
 

산업 연관효과 분석

한국의 문화 콘텐츠 산업은 2000년대 들어 10% 내외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21세기 주력 산업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신문•출판 산업이 문화 콘텐츠 산업 내에서 차지하는 상대적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2002년 10조 6,627억 원(30.4%)에서 2007년 13조 364억 원(25.7%)로 나타났다. 신문산업의 취업자 수도 1995년 4만 7,588명을 정점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 연관효과 측면에서 신문산업은 전반적으로 중간투입률이 부가가치율보다 높아 제조업과 비슷한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그렇지만 신문산업의 부가가치는 타 문화산업과 비교해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1995년에 1조 원에 달하는 부가가치액을 기록한 이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출판 산업은 산업 전체, 제조업 및 기타 문화 콘텐츠업보다 생산유발 효과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향력계수(후방연쇄효과) 및 감응도계수(전방연쇄효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신문산업은 기술력이나 정보력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보다 저임금 구조로 많은 인력을 요구하는 전근대적 생산 및 유통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증하고 있다. 따라서 신문산업은 콘텐츠 생산 부문의 고도화(고급 정보지) 및 유통 부문의 고효율화(배달, 유통, 판매 방식의 고비용 구조 탈피)가 당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국가경쟁력에 미치는 영향 분석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신문이 기여하고 있는 점을 부정부패 방지 기능, 사회갈등 조정 기능, 정책홍보 기능 등 세 분야로 나누어 분석했다. 부정부패 행위는 그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와 신뢰를 위배하는 것으로, 사회적 조직의 질서와 기능을 쇠퇴시키고 효율성도 저하시킨다. 궁극적으로는 그 조직의 생존까지 위태롭게 한다. 한국 사회는 민주화를 거치면서 부패 척결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지만, 선거운동 부문을 제외하면,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나 시민단체의 활동은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신문은 권력 감시 기능을 통해 부정부패 척결에 기여한다. 이는 부정부패인식지수와 국가별 신문 구독률의 관계를 통해서도 추정해 볼 수 있다. 국제투명성기구의 국가별 부정부패인식지수와 세계신문협회가 발표한 국가별 신문 구독률을 비교해 본 결과 신문 구독률이 높을수록 부정부패인식지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신문을 읽는 인구 비율이 높은 국가일수록 부정부패가 낮다는 주장이 가능한 것이다.

신문이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기여하는 또 다른 측면은 사회적 갈등 조정 기능이다. 사회적 갈등을 선동, 조장하거나 방치할 경우 사회분열을 초래하고 국가 발전이 지체되기 마련이다. 사회 갈등은 구성원 간 신뢰형성을 저해하고, 타협과 합의를 어렵게 만들어 공동체로서 기능을 마비시킨다. 사회적 갈등을 원만하게 해소시키지 못하는 국가는 자연히 국가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갈등 해결 수단으로서 신문의 가치를 살펴보기 위해 삼성경제연구소가 제시한 국가별 사회갈등지수와 세계신문협회연감에 제시된 국가별 신문 구독률을 비교했다. 총 23개 국가의 사회갈등지수와 신문 비구독률을 비교한 결과 사회갈등지수가 높은 국가일수록 신문 구독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갈등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손실, 그로 인한 국가경쟁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신문 구독자 감소를 범국가적 차원에서 우려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신문은 국가의 정책홍보에도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민주주의 국가는 국정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적은 비용으로 다수 국민들에게 국정에 대해 소개하고 민의를 수렴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홍보방법은 언론을 통한 홍보이다. 신문의 정책홍보 효과를 지면분석을 통해 살펴본 결과 신문의 정책홍보성 기사는 정부로 하여금 많은 홍보예산을 절감하게 해 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따라서 신문시장이 위축되고 신문 독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정부의 정책 홍보를 어렵게 하고, 정책홍보 예산 지출을 늘리도록 만든다. 정책홍보의 효율성 저하는 정부 운영의 효율성 저하로 이어지고, 결국 국가산업 전반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신문이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기능적 측면을 분석한 결과 현 시점의 한국 신문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부패 방지 기능과 사회갈등 조정 기능, 정책홍보 기능 모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는 권위주의 시절의 신문 제작관행이 민주화 이후 신문산업에도 잔존하기 때문이다. 즉 식민지 이후 독재정권을 거치면서 한국의 신문은 부정부패나 사회갈등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정책홍보 기능도 권력과 국민의 소통이라기보다는 일방적인 선전수단으로 활용되었다.

둘째는 민주화 이후 신문의 자유경쟁 체제하에서 신문사들은 신문 고유의 기능을 회복하고 보강하기보다는 판매경쟁에 몰입했고, 이는 신문의 수익성 악화로 귀결되었다. 신문은 부정부패 방지 기능이나 사회갈등 조정 기능, 정책홍보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는 데 필요한 인적•재정적 자원이 부족했다. 신문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기대는 크게 저하되었다. 그 결과 신문이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유용한 수단이라는 인식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 분석

광고주와 광고대행사 그리고 전문가 인터뷰 결과 신문은 신뢰성과 전문성, 심층성, 오피니언 리더들이 선호하는 매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문은 기업의 광고와 홍보를 담당하는 여러 미디어 중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업들은 신문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며, 위기를 관리한다. 신문광고에 대해서도 광고집행 액수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신문의 광고 효과를 평가하고 있다. 한 광고학자는 신문광고의 직간접 효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해 제시했다.

“신문사 측면에세 신문광고는 신문기업 경영의 중요한 재원 조달 역할 담당, 기사와 더불어 제품・서비스의 정보 전달 기능(즉각적인 정보 전달 및 정보의 장기적인 보존가치 담당)이 있다. 기업 측면에서는 양질의 제품・서비스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역할, 신제품 개발 등의 소식을 전달함으로써 기업 이미지 제고, 구체적인 제품이나 서비스 관련 정보 외 공익적인 행사나 이념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기업 이미지 제고, 활자 매체의 신뢰성에 바탕을 둔 광고의 신뢰성 확보 등 확인하기 어려워도 부정할 수 없는 역할들이 있다.”

신문은 광고 이외에도 경제와 시장에 관한 보도기사를 통해 기업활동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즉 기업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활동을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게 해 준다. 신문 이외에도 방송이나 인터넷 같은 매체를 통해서 기업 홍보가 가능하지만, 신문만큼 효율적인 기업홍보 수단은 없다는 것이다.

“신문은 기사를 통해 광고주들인 기업의 활동과 신제품 등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 양과 질에서 텔레비전이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하다. 만약 신문에서 이를 보도하지 않는다면, 기업들은 이를 직접 홍보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신문이 꼭 필요하며, 이는 광고주들인 기업이 신문에 광고를 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다만 기사가 기업의 활동에 기여하는 효과를 구체적으로 측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신문보도의 가치
광고・홍보의 2배~10배

비록 신문 보도기사의 홍보효과를 측정하는 방법은 다양하고, 정확하게 측정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지만, 광고와 홍보 분야 종사자들과 전문가들은 신문의 보도 가치를 광고나 홍보의 효과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 이상으로 인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문이 없다면, 과연 기업활동과 시장경제가 원활히 유지될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즉 신문이 공정성과 신뢰성을 기반으로 한 주도적 언론으로서 그 기능을 계속 발휘한다면 신문은 기업경영과 시장경제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로서의 위상을 잃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신문의 질적 가치를 높이려는 신문의 노력이 필수적임을 공통적으로 강조하면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신문사와 광고・홍보 대행사, 기업의 인터뷰 대상자 모두 일방적인 호의적 보도나 홍보성 기사를 통한 광고 수주, 협찬 지원을 지양할 것을 제안했다. 즉 독자나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졌고, 원칙과 객관성, 공정성, 심층성을 갖춘 기사가 아니라면 신문과 기업 모두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대신 신문사, 광고・홍보대행사, 기업 모두 국민과 독자들에게 긍정적인 가치와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고양시킬 수 있는 캠페인 및 생활에 꼭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해 줄 수 있는 기획기사 발굴, 취재 등을 통해 신문의 질적 가치를 높여 갈 것을 제안했다.

한국의 신문산업은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그 파급효과가 일차적으로는 신문사에 돌아가지만, 결국 국가사회 전반적으로도 여파가 미칠 수 있다. 신문의 위기는 시장경제 활성화와 국가경쟁력 제고에도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고려해 범국가사회적 차원에서 신문산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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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deira plastica 2012.02.28 2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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