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통합 뉴스룸 사례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서로 독립된 편집국을 운영하면서 기획과 평가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상호 교차 촉진을 수행하는 등 협력하는 교차매체 모형은 온•오프라인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통합 모형으로 뉴욕타임스, 가디언과 BBC 등 대부분의 ‘전통 매체+인터넷 매체’ 결합 사례가 여기에 해당된다.



뉴스룸 통합에 대한 논의는 오래되었지만, 최초의 통합에 대한 논의는 주로 오래된 매체의 뉴스를 새로운 매체에 ‘재목적화’(repurposing)하기 위한 방법론처럼 들렸다. 즉 그것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매체를 이용하는 뉴스 이용자에게 접근하기 위한 것으로서, 신문의 내용을 웹 버전으로 옮기거나 방송 뉴스를 재편집해 인터넷 동영상 버전으로 만들어 제공하기 위해 기존 편집국에 새로운 부서와 인력을 보강하는 전략처럼 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통합의 경험이 축적되고 그에 대한 복잡한 평가가 내려지고 있는 지금 다양한 방식의 뉴스룸 통합이 가능하고, 그 효과도 다차원적임이 확인되고 있다.

새로운 매체의 뉴스 이용자에게 접근하기 위한 것

아빌레스와 그의 동료들(Aviles et al., 2009)은 매체 간 융합의 범위, 편집국의 운영, 저널리즘 실천 등의 기준을 들어 다음 세 가지 방식의 뉴스룸 통합 모형을 제시한 바 있다. 그들의 모형을 기준으로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상호조정 모형이 있다. 이는 사실상 분리된 두 개 언론사의 편집국이 상위 수준에서 상호 조정을 통해 경영을 조정할 뿐 일상적 수준에서 제작은 물론 기획과 취재에도 통합된 실천을 하지 않는 모형이다. 예를 들어 오스트리아의 슈탄다르트는 인터넷 매체인 ‘데르슈탄다르트(derstandard.at)’를 소유, 운영하고 있지만 인터넷 매체는 완전히 독립적인 편집 원칙에 따라 뉴스를 제작한다. 그렇게 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단 인터넷 버전은 출판된 신문 기사를 구매한 뒤 온라인으로 다듬어 인터넷에 제공하기도 한다. 즉 가치 실현의 차원에서 신문과 온라인이 연결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교차매체 모형이 있다. 이는 서로 독립된 편집국을 운영하면서 기획과 평가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상호 교차 촉진을 수행하는 등 협력하는 모형이다. 흔히 인터넷 버전이 등장하면서 온•오프라인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채택되는 통합 모형으로 미국의 뉴욕타임스, 영국의 가디언과 BBC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전통 매체+인터넷 매체’ 결합 사례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 경우 온라인에서 먼저 보도할 것인지 아니면 온라인은 단지 맛보기만 제시하고 오프라인 매체가 본격적으로 뉴스를 제공할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는 전략적으로 선택된다.

셋째, 본격적인 완전 통합 모형이 있다. 미국의 탬파 트리뷴, WFLA-TV, TBO.com 등 세 매체가 통합된 탬파 뉴스 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스페인의 엘 문도, 독일의 디벨트,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 등의 사례가 여기에 속한다. 통합 모형의 특징은 전체 매체를 총괄하는 중앙 편집국장(superdesk)이 다매체 편집을 총괄하며, 통합적 제작 체계를 도입해 뉴스 제작 플로를 개선하고, 공동의 조직 문화를 창출하기 위한 인사 및 조직 정책을 강력하게 수행하는 것이다. 주로 매체 간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통합 뉴스룸을 만드는 경우에 채택되는 예가 여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런 통합은 흔히 대규모 구조조정을 동반하기도 한다.

뉴스룸 통합에 따른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은 무수하다. 그런데 그중 ①누가 매체 간 조정을 담당하는 최종 책임을 지며, ②기존 매체와 다른 뉴스 제작 및 공급 사이클을 갖는 ‘온라인 뉴스’ 정책은 무엇이며, ③새로운 조직과 뉴스 제작 환경에 적합한 인력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등이 중요하다. 유연하지만 분명한 통합의 논리로 무장된 뉴스 조직, 온라인과 오프라인 아웃렛의 역할 분담이 분명한 매체, 그리고 전통적인 언론인의 자질인 쓰기 능력, 인터뷰 능력과 더불어 다중매체 활용 능력을 갖춘 인재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언론사가 통합 뉴스룸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

머니투데이와 이데일리, 본격 통합 모형

지금까지 국내 뉴스룸 통합은 주로 뉴스 생산 체계의 합리화와 조직의 비용 절감 차원에서 논의됐다. 또한 통합의 범위는 주로 신문 및 방송 뉴스의 온라인 제공 경험과 관련된 것이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뉴스룸 통합은 이종 매체 간의 융합이나 협력 모형이라기보다는 신문이나 방송이 인터넷과 모바일에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력을 충원하고 제작 과정을 정비하는 수준이었다. 일종의 ‘후견 모형’에 머무르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머니투데이 MTN과 이데일리 정도가 본격적인 통합 모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특화된 경제 분야에서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국내에서 뉴스룸 통합은 흔히 뉴스의 다중 플랫폼 제공(multi-platforming)방식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연합뉴스는 B2B 뉴스 텍스트 및 사진 제공 이외에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뉴스를 제작한다. 이를 위해 2009년 이래 인터넷 뉴스, 휴대전화 뉴스, 네이버 뉴스, 케이스용 뉴스 등 다중 플랫폼을 위한 뉴스 제작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제한된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통합 뉴스룸 경험은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뉴스룸 통합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종 매체 간 협업 수준을 넘어 뉴스 생산 체계와 조직의 재구성, 그리고 인력의 공급 방식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는 것만 해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작은 규모의 통합 시도가 성공하더라도 스케일 업을 통해 동일한 정도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인식과 다중 플랫폼 제공이 성공하더라도 수익 모형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 등이 공유되는 것도 소득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통합 뉴스룸이 출현하지 않았다고 평가하는 것이 정당해 보인다.

이렇게 보면 올해 중 출범이 예정된 종합편성 채널의 등장은 흥미로운 관찰의 대상이 된다. 종편 채널에서 뉴스 및 시사 프로그램이 담당하게 될 역할을 생각해 보면 신문이 방송을 후견하거나 방송이 신문을 후견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을 것 같다. 결국 대안은 기존 신문사의 편집국이 방송 뉴스 편집국과 완전히 통합한 모형으로 출발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구분된 두 개의 편집국이 상호 협력하는 모형을 택하게 될 것이다.

전자는 과감하게 비용 요인을 통제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뉴스를 제작함으로써 기존의 뉴스제작 방식을 탈피하는 등 위험 부담은 크지만 다각적 통합 효과를 노리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후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매체별 제작 관행을 답습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만 통합에 따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리더십과 관행 만들어져

과거 편집국 통합은 주로 비용절감의 차원에서 논의 됐다. 다중 플랫폼을 위한 생산과 배급을 위해 제작 체계를 정비하고 다중 매체 제작 능력을 갖춘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 미국 NBC 네트워크 뉴스가 CBS와 유사한 비용으로 더 많은 플랫폼에 더 많은 뉴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통합 뉴스룸을 통해 ‘비용을 나누는 구조’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젠킨스의 지적 이래로 융합은 단순한 구조의 합리화 문제만이 아닌, 새로운 내용의 창의성을 진작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뉴스룸 통합은 수익성이 낮아지는 언론의 비용 절감을 위한 대안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었다. 편집국 통합의 요점은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뉴스를 생산하고, 매체 간 결합 광고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에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편집국 통합에 대한 최초의 보고서가 나오기 시작했던 2000년대 초 편집국 통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대체로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일정한 성과를 보였지만, 저널리즘 품질의 관점에서 볼 때 과연 바람직한지 알 수 없다는 정도였다. 조직적인 관점에서 진정한 융합적 관행이 도입되지 않고, 매체 간 불필요한 경쟁이 유발되거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언론인들의 반발에 따라 혼란이 초래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매체 합병에 따라 신문과 텔레비전 편집국이 통합된 경우 특정한 방향으로 편집 방침이 굳어져서 특정 정파에 편파적인 논조를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편집국 통합이 일반화된 2000년대 후반에 이르면서 평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됐다. 기사의 다양성이 증가하고, 이용자가 늘어나고, 더 많은 뉴스는 물론 새로운 형식의 흥미로운 뉴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평가의 변화는 두 가지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다.

첫째, 통합 뉴스룸 환경에서 다중 플랫폼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진 공동 기획과 취재의 성과가 축적되기 시작하고, 플랫폼 간 경쟁이 아닌 플랫폼별로 특화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단순한 뉴스의 양산 수준을 넘어선 일종의 질적 도약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특히 대규모 통합 사례에서 관찰된다. 예를 들어 탬파 뉴스 센터의 경우 스포츠 보도 국장은 텔레비전, 신문, 웹 뉴스 기자들을 모두 관리하면서 세 매체의 내용을 동시에 담당한다. 어떤 뉴스가 웹을 통해 먼저 나가고, 어떤 비디오 장면이 저녁 불레틴에 맞춰 편집되어야 하며, 어떤 해설과 논평이 다음 날 아침 신문에 실려야 할지 지시하는 것이다. 새로운 제작 환경에서 새로운 리더십과 관행이 만들어지고 있다.

둘째, 편집국 통합이 대세가 됨에 따라 다중 매체 제작 능력을 갖춘 새로운 유형의 언론인들이 기존의 오래된 언론인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는 대규모 통합 뉴스룸에서보다 소규모 통합 사례에서 분명하게 관찰된다. 대부분의 신문 기자들은 신문과 동영상 뉴스의 아웃풋 이미지를 동시에 고려해 뉴스를 기획하고 취재한다. 실제로 뉴스 제작 과정에서도 직접 스트레이트 기사를 작성하면서 동시에 동영상에 더빙하고, 자막 작업을 하고, 편집의 요점을 전달한다. 즉 하나의 매체에 특화되었던 오래된 언론인들이 새로운 멀티 미디어형 언론인으로 진화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언론인들에 의해 점차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가 함의하는 바는 명백하다. 오래된 저널리즘 연구의 격언대로 ‘뉴스 관행이 내용을 결정’하며, 뉴스란 ‘언론인이 뉴스라고 부르는 것’이라면 새로운 관행의 도입과 새로운 언론인의 등장은 새로운 저널리즘의 도래를 의미한다.

그것은 물리적 매체의 특성을 넘어 뉴스의 내용을 기획하고, 전달 양식을 고민하며, 새로운 방식의 접근과 수용을 고민하는 저널리즘의 등장을 의미한다. 통합된 뉴스룸은 비용 절감이 아닌 비용 구조의 재편을 마련한다. 통합된 뉴스룸은 내용을 다중 플랫폼으로 ‘재목적화’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플랫폼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새로운 형식의 뉴스를 산출하게 만든다. 내용적으로 보면 뉴스는 그대로 뉴스다. 그러나 뉴스와 관련된 모든 형식과 구성이 변화하고 있다. 
 

Posted by in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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