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자드의 ‘공상제작소’
(
http://catchrod.tistory.com/)

안병도 티스토리 파워블로거


글을 써서 올리고 나면 끝이 아니다. 블로그의 진정한 의미는 그 후의 소통에 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독자들의 반응을 기다린다. 블로그 글이 도움이 되었고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블로그 이웃부터 유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댓글과 메일을 보내 주었다.


오늘날 한국은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정보기술(IT) 강국이다. 집집마다 전화와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고 빠른 광대역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다. 컴퓨터 보급률을 비롯해 게임과 텔레비전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은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이제는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공식석상에서 한국의 인터넷 기술을 부러워할 정도다.

날카로운 시선과 분석
유머가 담긴 IT 평론

그러나 이런 한국에도 아쉽게 빠져 있는 분야가 있었다. 바로 IT 업계를 분석하고 조망하는 IT 평론이란 분야다. 외국에는 월스트리트저널이나 타임, 이코노미스트, 맥월드 등에 다양하고도 재미있는 IT 평론이 실리고 있다.

평론가들은 어려운 기술이나 업계 동향을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날카로운 시선과 분석을 유머와 함께 실어 독자들에게 전해 주고 있다.

필자가 2010년 ‘니자드’라는 닉네임으로 IT 평론을 올리게 된 것은 바로 이런 공백 때문이었다. 인터넷에 지식은 넘치지만 그 지식을 관점에 따라 분류하고 비교해 주는 지혜가 들어 있는 블로그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해 주지 않는다면 나라도 해 보자고 생각했다. 즉 블로그를 통해 딱딱하고 어렵게만 여겨지는 IT 관련 소식을 쉽고 재미있게, 관점을 담아 전달해 보자. 이것이 필자가 IT 평론가로 활동하게 된 동기이자 목적이었다.

오늘날 블로그의 발전 형태는 참으로 흥미롭다. 처음에는 개인의 사적인 기록으로 일기장이나 다를 바 없었다. 나 역시 초기에는 그랬다. 주로 내 개인적인 소설 집필 자료를 담아 놓는다든가 일상의 잡담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곧 많은 블로그들이 개인적이 아닌, 미디어로서의 블로그를 지향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신변잡기에서 벗어나 사회의 거대 담론과 이슈를 정면에서 다뤄 보려는 것이었다. 나 역시 1인 미디어로서 블로그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 된 이후 달라졌다. 미리 블로그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꼼꼼히 수집하고 어떤 관점으로 보고 평론을 할지에 대해 긴 시간을 생각해야 했다.
그렇게 글을 써서 올리고 나면 끝이 아니다. 블로그의 진정한 의미는 그 후의 소통에 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 글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을 기다린다. 블로그 글이 도움이 되었고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가깝게는 친해진 각 분야의 블로그 이웃부터 멀리는 미국 버클리 대학에 다니는 학생, 영국에 거주하는 한국 유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그런 댓글과 메일을 보내 주었다.

부정적인 의견도 물론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이나 아이폰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취할 때 등이 대표적이다. 애플과 애플 제품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필자의 관점과 의견은 종종 논리적이지 않거나 특정한 목적이 있는 경우로 매도당하기도 한다. 심지어 국내 모 대기업의 알바로 몰리기도 했다.

필자의 IT 평론 블로그 공상제작소.


IT 평론과 문화 분야 다뤄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블로그를 통해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소통의 과정이다. 우리가 사물에서 장점만 가지고 오기 어렵듯이 소통을 하다 보면 좋은 말만 들을 수는 없다. 더구나 필자는 다른 IT 업계를 비판하는 입장인데 정작 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블로그와 블로그를 통한 소통을 매우 좋아한다.

필자의 IT 블로그 ‘공상제작소’는 크게 나눠 IT 평론과 문화 두 가지를 다룬다. IT 평론은 첫 번째로 과거 유명한 기업과 기업가들이 했던 결정과 제품의 흥망 과정을 가지고 마치 역사처럼 다루며 그 안에서 교훈을 찾아보려는 ‘과거편’이 있다. 두 번째로 막 올라온 따끈따끈한 뉴스를 가지고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며, 업계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따지는 ‘현재편’이 있다. 세 번째로는 개별 제품과 기업구조 변경을 둘러싸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흐름이 움직여 갈 것인지를 예측하는 ‘미래편’이 있다.


한 달 만에 다음 IT분야 랭킹 1위
지금은 하루 3,000명 이상 방문

티스토리에 있는 필자의 블로그는 이 세 가지가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있다. 또한 다른 IT 블로그들이 제품 사용기나 개봉기, 체험담 등 리뷰에 주로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관점이 있는 의견 제시를 주된 기능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어떤 분석이든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에 대한 언급도 꼭 들어 있다.

마지막으로 문화 영역은 필자가 여행한 곳이나 경험한 문화를 소개하는 곳으로 딱딱한 평론과는 달리 더 유머러스하고 가볍게 피로를 풀 수 있는 글로 이뤄져 있다.

독자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첫 번째 글 ‘애플과 아이폰 열풍은 과장된 허상이다’부터 시작된 IT 평론은 거의 매번 다음뷰의 메인 화면에 노출되었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2010년 4월 아무런 기반도 없고 갓 블로그에 IT 평론을 올리기 시작한 필자는 한 달을 조금 넘은 시점에서 다음 IT 분야 랭킹 1위에 올랐다. 처음에 시작할 때 단 100명만 내 글을 봐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지금은 하루 평균 3,000명 이상이 찾는 유명 블로그가 되었다. 상당히 이례적인 성공이었다.

블로그가 이렇게 발전하고 보니 좋은 일도 많이 생겼다. 우선 다음뷰로부터 좋은 글을 쓰는 황금펜 블로그로 뽑혔다. 여행과 게임, 문화, 요리, 취미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좋은 블로거를 알게 되고 많은 이웃이 생겼다. 출간 제의도 받아서 지난해 12월에는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애플을 벗기다’라는 제목의 경제경영서를 출간했다.

연말에는 더 많은 일들이 생겼다. 다음뷰의 베스트 블로거 300명 안에 뽑혔으며, 그해의 다음뷰 블로거 대상에서 IT 분야 최종후보에 올랐다. 또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하는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의 IT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초등학교 글짓기 대회 때 수상한 이후 처음으로 받아 보는 전국 단위의 상이었다. 이렇게 많은 상과 명예가 주어진 것에 새삼 블로그가 참으로 많은 것을 내 삶에 가져다 줄 수 있구나 하는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즘 점점 블로거의 힘이 커지고 있다. 이것은 거꾸로 말하면 언론 권력의 중심이 일정 부분 이동해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단 IT 분야에 한정 지어 말해 보자. 인터넷에 밝은 세대들은 기존 언론에서 좋다고 칭찬하거나 나쁘다고 비판해도 그대로 믿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광고 수주를 하고 대접을 받는 언론 기자들이 특정한 목적으로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가능성이 적은 개인 블로거가 쓴 기사를 더 신뢰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바로 블로거의 힘이 커진 원동력이다.

대한민국 블로그 대상 수상 장면


개인 미디어인 블로거의 힘 점점 커져

근래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파워블로거 얼라이언스’ 창간식에서 이런 힘을 느꼈다. 네이버와 다음, 티스토리, 중앙조인스 등 포털을 아우른 파워블로거들이 모여 만든 이 인터넷 단체의 창간식에는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등 평소에는 티브이에서나 보던 분들이 대거 참여해 축사를 해 주고 같이 샴페인을 터뜨렸다.

이야기를 들어 보면 이분들도 평소 잘 모르던 블로거의 힘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됐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 행사나 각종 문화행사를 홍보하려면 보통 큰돈을 들여 언론에 광고를 하거나 방송을 해야 한다. 그러나 파워블로거와 제휴를 맺고 각 블로그에 포스팅하면 그 효과가 신문광고보다 더 컸던 것이다. 더구나 블로거는 생활 속에서 친밀한 형태로 글을 쓰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장점이 많다.

이 때문일까. 요즘은 점점 블로그를 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개인도 많고 기업체나 관공서에서도 적극적인 홍보와 소통 수단으로 블로그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인과 기업을 막론하고 성공한 파워블로거가 되기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미디어로서의 블로그는 좋은 글이 꾸준히 올라와야 한다. 보통 한 가지 주된 분야를 잡고 글을 쓰기 마련인데 이 블로그 사이에서도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있다. 블로그를 오래 해온 사람들은 나름의 노하우와 쌓인 신뢰를 가지고 있는데 갓 뛰어든 블로거도 이들과 동등하게 경쟁해서 나란히 서야만 인정받는다.

필자의 경우에는 좀 특이한 경력이 도움이 되었다. 필자는 글쓰기와 IT를 늘 취미로 삼고 있었다. 때문에 대학에서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했지만 남는 시간에 컴퓨터통신에 소설을 썼다. 이후 ‘일본정벌기’, ‘격류’, ‘난중기담’ 등 굵직한 역사소설을 주로 썼다. 이렇게 출간을 하고 전업 소설가가 된 후에도 심심하면 컴퓨터 서적과 각종 IT 잡지를 탐독했다.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었던 셈이다.

현재 한국의 IT 블로그는 엔지니어 출신이라 딱딱하고 재미없거나 반대로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신변잡기나 감상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필자는 저런 두 가지 경력이 IT 평론가로서 관련 분야를 이해하고 이를 재미있는 문장으로 풀어 쓸 수 있게 했다. 이런 독특함과 꾸준히 질 좋은 평론을 올린 덕분에 ‘공상제작소’는 주목받았다. 메인 화면에 자주 노출되고 트위터로 소개되면서 자연스럽게 방문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단지 좋은 글을 쓴다는 것만으로 블로거로 성공하기란 매우 어렵다. 실제로 좋은 글을 쓰지만 형편없는 방문객 수를 기록하고 조회 수가 적은 블로그도 있다. 이들 중에는 블로그의 기본인 소통에 게으른 경우가 많다. 성공한 블로그의 소통은 의외로 매우 간단한 원리에 입각해 있다.

자기를 보아 달라고 하기에 앞서 다른 사람을 먼저 방문하고 봐 주면 된다. 다른 사람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글을 읽고 공감하거나 의견을 달아 놓는다. 또한 자기 글을 봐 주는 사람들의 댓글에 친절하게 답을 달아 주고 그 사람들의 블로그에도 방문해 본다. 작은 마을에서의 교류를 생각해 보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소통 방식은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기에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열어서 실시간으로 교류를 늘려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즘은 트위터로 친해진 분들이 필자의 글을 적극적으로 리트위트해 퍼뜨리고 주요 IT 뉴스가 나오면 쪽지로 직접 이에 대한 평론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모든 것이 소통과 블로그를 성공시키는 방법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좋은 글을 발행하면서 먼저 다른 사람을 방문하며 나를 알려라’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성실함만 더해지면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해 준다.

주제의식이 분명하고
진실이 담긴 글을 쉽고 간결하게

블로그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자연히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찾는 분들이 많다. 방법을 가르쳐 달라는 사람은 많은데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은 적다. 그래서 나는 블로그 안에 ‘좋은 블로그 글쓰기’란 카테고리를 마련해 몇 가지 기본적인 팁과 기술을 적어 놓았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관세청 직원들을 상대로 ‘스토리텔링’에 대한 강의를 하기도 했다. 과연 어떻게 하면 좋은 블로그 글을 쓸 수 있을까? 가장 핵심이 되는 포인트를 몇 가지 소개한다.

1) 주제 의식이 분명해야 한다. 블로그 글은 대부분 부드럽고 친절한 어투로 쓰기에 언론 기사와 달리 읽기 쉬운 게 장점이다. 하지만 자칫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모를 정도로 사소한 내용 위주로 흐르기 쉽다. 글을 쓰기 전에 생각을 분명히 정리하고, 쓰면서도 수시로 주제를 떠올리며 집중하자.
 
2) 진실한 마음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평소 마음에 없는 말을 하면 어색한 표정이 되고 들키기 쉽다. 글도 마찬가지다. 진실이 모자란 글은 겉치레에 불과하다. 화려한 문장을 자유자재로 구사해도 마음이 없으면 호소력이 생기지 않는다.

3) 어려운 단어나 문장을 피하고 쉽고 간결하게 쓰자. 일반적으로 교수들이나 업계 전문가들이 쓰는 문장을 많이 사용하면 유식해 보인다. 속된 말로 폼이 나기도 한다. 그러나 블로그 글을 즐겨 읽는 사람들은 학회에 나온 교수들이 아니다.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다면 어떤 어려운 분야라도 반드시 쉬운 말이나 비유로 풀어 쓸 수 있다. 그래야 좋은 블로그 글이 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여기에 또 하나의 기법을 쓰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비교분석’이다. 다른 블로거들이 주로 하나의 뉴스와 정보를 가지고 글을 쓰는 데 비해 나는 두 가지 이상의 상이한 뉴스를 가지고 대조해 보면서 분석한다. 그러다 보면 마치 행간을 읽는 듯이 모순점이 발견되고 일치되는 관점이 나온다. 그것을 가지고 글을 쓰면 사람들이 많이 놀라곤 한다. 이는 역사소설을 쓸 때 배운 방식으로 전문 분야가 확실한 블로거들이 글을 쓸 때 도움이 된다.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나온 경제경영서 ‘애플을 벗기다’(왼쪽). 필자가 출간한 소설 가운데 하나인 ‘난중기담’.


삼성과 애플을 비교하는 책 집필 중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는 말이 있다. 블로거로서 겨우 한 해 만에 부쩍 성장한 내 경우가 그렇다. 나는 어느새 한국 블로거 가운데 유일한 IT 평론가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게임 쪽으로도 평론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매체에 내 IT 평론을 싣고 싶다. 또한 각급 회사와 학교에서 스토리텔링에 대한 강의를 해 보려고 준비 중이다. 올해 출간을 목표로 삼성과 애플을 비교하는 경제경영서 원고도 쓰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블로그를 진정한 1인 미디어로 만드는 것이 나의 목표다.

지금 나에게 블로그는 세상과 교류하는 거대한 문이다. 예전에 컴퓨터 통신에 연재하던 소설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던 때의 소중한 추억과 재미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지금은 블로그를 통해 또 다른 나를 발견하면서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직접 오프라인에서 보고 친해진 블로거들이 생긴다는 것도 너무 기쁘다. 앞으로도 더욱 힘차고 좋은 글을 써서 많은 사람들에게 생활의 지혜와 즐거움을 전해 주고 싶다. 
 
 

Posted by inhana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shinsee 2011.03.14 15: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병도님의 <무림파괴자>를 읽은 적이 있는데 같은 분인 줄은 몰랐네요. ㅎㅎ 글 잘 보고 갑니다. ^^